casaub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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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사 크리스티의 실종 하니까 무슨 크리스티의 소설 제목 같은 느낌인데, 이 기묘한 이야기는 애거사 크리스티 그녀 자신의 실종을 다루고 있다. 정확히는 1926년 12월 3일부터 12월 14일까지 그녀는 실종 상태였다.
하지만 누가 추리소설 작가 아니랄까봐 그녀의 실종은 대단히 드라마스러웠다. 로저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을 막 출판했던 그녀는 아직 황금기까지는 오지 않았으나 촉망 받는 추리소설 작가 반열에 올라 섰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가정 문제가 있었다.
남편인 아치볼드 크리스티가, 자신은 새 애인이 생겼고 가족보다 소설 집필에 몰두한다면서 그녀에게 이혼을 요구한 것이다. 그리고는 12월 3일 저녁.
당시 7살이었던 딸 로잘린드에게 키스한 애거사 크리스티는 비서에게 모든 일정을 취소해달라는 편지를 남긴 채, 자동차를 몰고 나섰다. 그녀의 자동차는 헤드라이트가 켜져 있는 채, 이름부터 음침한(Silent Pool) 연못가에서 발견됐다. 단, 사고의 흔적은 없었다.
자동차 안에는 기한이 만료된 면허증과 그녀의 가죽 코트, 심지어 파우더 컴팩트도 발견됐다. 자살일까? 납치일까? 남편이 사주한 살인일까? 1천 명의 경찰과 1만 5천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그녀 수색에 나섰다.
그래서 신문은 애거사 크리스티가 변장했을 경우 이렇게 생겼을 것이다! 하고 3장의 별다른 사진을 내보냈다. 모자, 안경, 단발의 모습이다. 남장한 모습을 봤다는 증언이 나오고, 런던의 해럿에서 봤다는 증언도 나왔다. 홈즈의 작가 아서 코난도일 경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의 해결책도 황당했다. 영매에게 물어본 것이다. 영매의 답변은, 애거사는 살아 있고 곧 다시 나타날 것이었다.
과연, 영매의 말이 맞았을까? 12월 14일 북부 잉글랜드의 한 호텔에서 그녀가 나타났다. 남편이 찾으러 왔을 때, 그녀는 처음에 남편을 못 알아봤으며, 호텔 방 등록은 남편의 정부 이름으로 되어 있었다. 그녀는 조용히 집으로 돌아갔다.
그후로 애거사 크리스티는 자신의 실종사건에 대해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않았다. 남편을 훈계하려 했을까, 아니면 정신장애(참조 1)? 아니면 책 광고?
다만 알아두셔야 할 일이, 결국 1년 후 두 부부는 별거에 들어갔고, 다시 1년 후에는 이혼한다. Gone Girl의 그녀처럼(참조 2) 성공하지 못 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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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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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스토리 마저도 대가 답네요. 호텔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참 그런데 페이스북으로 거신 링크는 어떻게 하면 볼 수 있나요? 권한이 없어 보지 못한다고 나옵니다.
@arsenlupin 아, 제 친구셔야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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