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년의 한 여성이 소녀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고 있습니다. 그리곤 곧 포옹하고 정답게 얘기를 나눕니다. 마치 오래 전부터 알던 친척 혹은 모녀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이날 처음 만난 사이라고 하는군요. 무슨 사연이 있었던 걸까요?
미국 매체 인사이드 에디션은 19일(현지시간) 한 여성과 이제 갓 10살이 된 소녀의 만남을 담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중년 여성의 이름은 데비 스토너(Debbie Stoner). 알고 보니 데비가 귀를 대고 들었던 것은 친딸의 심장 소리였다고 합니다. 이 낯선 소녀의 가슴 속에서 하늘나라로 떠난 딸의 심장이 뛰고 있었던 거죠.

영국 서해안 지역 도싯 카운티의 크라이스트처치에 살던 데비의 딸 제이드 스토너(Jade Stoner)는 7살이었던 10년 전 자전거를 타고 가다 자동차에 치어 숨졌습니다. 당시 의사는 뇌사 판정을 내렸지만 제이드의 장기는 온전히 살아 있었고, 데비는 딸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제이드의 장기 중 심장이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이 소녀에게 이식됐던 것이죠.
이 소녀는 당시 출생 직후부터 심근증으로 고통받고 있었지만 부모부터 버림받은 상황이었습니다. 영국 서부 컴브리아에 살고 있던 에반스 부부는 가족이 없는 상황에서는 이 소녀가 제이드의 심장을 기증받을 수 없다는 얘기를 의사로부터 전해듣자 즉각 소녀를 입양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두 가족은 전직 경찰관이었던, 소녀를 입양한 아버지의 수소문으로 만나게 됐습니다. 입양 아버지는 신문기사를 찾아읽고 데비에게 연락했다고 합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너무도 슬픈 얘기”라면서도 “이 선한 사람들에게 축복을 내리소서”라고 소망했습니다. 소녀의 천진난만한 표정을 보고선 미소 짓다가도 데비가 소녀의 부모와 포옹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저절로 눈시울이 붉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