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masque
2 years ago5,000+ Views
패션아이템 중에서도 가방은 알면 알수록 신비롭고, 때로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단순히 물건을 담는 용도를 넘어서, 최근에 출시된 가방들은 굉장히 멋진 미적 요소들도 포함하고 있다.
가방은 어떤 면에서는 건축과 닮은 점이 많다.
안정적이고 튼튼한 구조와 편리하고 유용한 기능, 아름다운 감동을 주는 미적 요소까지 3가지를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동선을 깊이 고민하여 생활의 질 자체를 향상시키는 것이 건축이라면,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민하여 활동성을 유용하게 개선하는 것인 가방의 본질이다.
건축에서도 미니멀리즘의 영역이 점점 확장되고 있다.
이는 어쩌면 부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소유는 최소한으로 하되, 그 최소한으로 소유한 것들에서 오는 만족감은 최대치이다.
거추장스러운 여러 개보다 제대로 된 한 개의 아이템, 겉만 화려한 물건들보다 잊지 못할 추억이 담긴 물건, 물질적인 것으로 내적인 공허함을 채우는 것보다 평온하고 사색적인 공간에서 정서적인 안정감을 유지하는 습관.
투 머치가 넘치는 트렌드에 당당하게 반기를 든 마이웨이다.
가방 디자인을 할 때도 항상 고민되는 요소들이 있다.
예쁘고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를 생각하며 만드는 것은 당연하지만,
라이프스타일을 드라마틱하게 연출할 수 있도록 조연 역할에 얼마나 충실하게 하느냐 이다.
가벼운 외출을 하거나, 갑작스러운 1박 2일 여행을 떠나거나, 거래처와 미팅을 하거나, 카페에 홀로 앉아 잠시 쉬거나.
각각의 상황에서 가방은 철저하게 조연 역할을 해야 한다.
품위를 유지하면서 적당한 일탈도 있어야 하고, 규칙적으로 사는 듯하면서도 단추 몇 개쯤은 풀어놓아야 하고, 썸남과 갑작스러운 외박을 하더라도 절대 당황하지 않는 마법의 소지품들이 꽉차게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
사실 미니멀리즘은 프렌치시크의 감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
패션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듯한 무드를 연출하는 것이다.
사치스러운 사람은 아니지만, 멋부릴 땐 누구보다 한 몸에 시선을 끄는 능력.
몸을 둘러싼 하나하나의 아이템이 브랜드와 가격으로 뭉쳐서 잘난 척하는 게 아니라,
나의 취향과 그날의 기분에 따라 조금씩 변화를 주며 포인트로 시선을 끄는 것.
애초부터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무척이나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다.
남들 시선보다 나의 주관과 기분이 더 중요하고, 당장 지금 이 순간 나의 행복이 중요하다.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과 놓쳐선 안될 것들을 잘 알고 있고, 그것들을 유지하기 위해서 정말 열정적으로 산다.
그들에게 어울리는 가방을 만드는 것, 그게 항상 가장 큰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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