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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티스’ 돈 180억 받아 리베이트 뿌리고… 90억 꿀꺽한 기레기 언론사 5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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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바티스가 의약전문지 5곳과 학술지 발행 업체에 181억원 규모의 광고비를 주고, 이들 5개 전문지와 학술지 업체를 통해, 종합병원 의사 등에게 26억원 규모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제약사→ 전문지→ 의사의 삼각관계를 이용한 ‘신종 수법’으로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해 물의를 빚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해당 전문지 5곳이 △청년의사 △메디칼리뷰 △메디칼옵저버 △후생신보 △메디칼미디어의 5곳이라고 밝혔다. ▲노환규 전 의사협회장 역시 9일 트위터에서 “(해당) 의약전문지는 ‘청년의사’입니다”라고 밝혔다. ▲‘청년의사’라는 자칭 의학전문지는 리베이트를 뿌린 노바티스에 대해 “3년 연속해서 존경받는 제약사 1위로 선정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코미디가 따로 없다. 김영란법의 조속한 시행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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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이 특정 제약사의 약품을 처방해주면, 제약사는 의사들에게 그 대가로 금품을 제공해준다. 이게 ‘의약품 리베이트’다. 이렇게 되면 리베이트 비용이 고스란히 약값에 반영돼, 결국 소비자들이 그 부담을 떠안게 된다. 환자들의 주머니 돈을 제약사와 의사가 나눠먹는 셈이 되는 것이다.
이같은 범죄행위를 막기 위해 정부는 2010년 11월 ‘리베이트 쌍벌제’란 것을 실시했다. 리베이트를 준 제약사와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 양측을 모두 처벌하는 제도다. 이전까지는 금품을 준 제약사만 처벌했었다. 정부는 나아가 2014년 7월 ‘리베이트 투아웃제’를 실시했다.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연이어 발각되면, 해당 제약사의 해당 약품을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서 제외하는 강경책이다.
그런데 리베이트 처벌이 면책되는 경우가 있다. 학술대회를 지원했거나, 임상시험을 지원한 경우, 또는 견본품을 제공한 경우에는 준 자와 받은 자 모두 처벌받지 않는다.
한국노바티스의 ‘스리 쿠션’ 꼼수
한국노바티스는 이 점을 악용했다. 이 회사는 2009년 3월~2011년 9월까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리베이트 관련 조사를 받고 있었다. 조사 중이던 2010년 11월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되자, 이 회사는 단속 위험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 의약전문지 5개와 학술지 발행업체 1개 등 6곳에 의약품 광고비 명목으로 181억원을 주고, 이들 매체를 통해 의사들에게 강연료 학회비 등의 명목으로 26억원 규모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이른바 ‘쓰리 쿠션’을 친 것이다.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수사단(단장 변철형)은 8일 의약전문지 5곳을 통해 약 25억9000만원 상당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한국노바티스와 △이 회사 문학선 대표이사 등 전현직 임원 6명, △범행에 가담한 의약전문지 5곳과 △5개 매체의 대표이사, △리베이트를 받은 허모씨 등 종합병원 의사 15명 △학술지 발행 업체 1곳과 △이 업체 대표이사 등 3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출석요구에 불응한 한국노바티스의 외국인 전 대표이사 2명에 대해서는 기소를 중지했다.
‘거간꾼’ 노릇하고 54억~90억원 챙긴 ‘기레기’ 매체들
노바티스는 2015년 국내 매출액만 4500억원을 기록한 초대형 다국적 제약사다. 이번에 검찰이 적발한 리베이트는 이 회사가 2011년 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쓰리 쿠션’이라는 신종 수법을 동원해 15명의 의사들에게 불법으로 제공한 것이다.
신종 리베이트 수법에 가담한 5개 의료전문매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청년의사 △메디칼리뷰 △메디칼옵저버 △후생신보 △메디칼미디어 5곳이라고 밝혔다. 노환규 전 의사협회장 역시 9일 트위터에서 “(해당) 의약전문지는 ‘청년의사’입니다”라고 밝혔다.
이들 5개 매체와 학술지 발행업체는 한국노바티스로부터 의약품 광고비 명목으로 181억원을 받고, 호텔 등 고급 식당에서 좌담회 등 각종 학술행사를 열었다. 그러나 이들 매체가 개최한 학술대회나 좌담회는 실제로는 리베이트 통로였다.
이 과정에서 5개 의약전문지와 학술지 업체는 행사가 진행될 식당을 예약하고, 명패를 부착하는 등 형식적 업무만 담당했다. 대상 의사를 선정하고 접촉해서, 자료를 제공하고 리베이트 금액을 결정하는 주요 업무는 모두 한국노바티스가 맡았다. 검찰은 “의사들은 밥을 먹으며 둘러앉아 한국노바티스 제품의 효능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을 뿐”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5개 의약전문지 등은 인건비와 수수료를 포함해, 광고비 총액의 30~50%에 달하는 수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금액으로는 54억~90억원에 달했다.
이들 5개 의약전문지는 취재 형식을 가장해 노바티스의 약품을 처방하는 의사들을 호텔 등으로 초대해 약품효능을 논의하게 한 후, 1인당 30~50만원 상당의 '거마비'를 지급했다. 또 제약사가 선정한 의사들에게 외국 논문 번역을 의뢰한 뒤, 관련 책자 발간 명목으로 편집회의를 열어 1인당 50~100만원 상당의 감수료를 지급했다. 노바티스가 선정한 의사들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매달 100만원 상당의 자문위원료를 지급하기도 했다. 이들 매체는 해외학회 취재 명목으로 의사들을 객원기자로 위촉, 1인당 400~700만원 상당의 경비를 지급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조치됐다.
미국서는 ‘키 리더’, 국내에선 ‘키 닥터’라고 블러
검찰은 이들 의사들에 대해 “대부분 종합병원 소속으로, 의료계에서 담담 분야 여론을 선도하는 ‘키 닥터(Key Doctor)’로 꼽힌다”고 했다.
이같은 검찰 수사결과는 미국 그래즐리(Grassley) 상원의원의 폭로와 맥을 같이 한다. 그래즐리 의원은 2008년 6월 “하버드 매사추세츠 병원 소아정신과장을 역임한 조셉 비더만(Joseph L. Biederman) 박사(현재 마이애미 대학병원 정신과장)가 제약사들로부터 컨설팅료 명목으로 2000년~2007년에 걸쳐 160만달러(18억 5000만원)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뉴욕타임스는 2008년 10월 4일 ‘유명 의사, 제약사로부터 받은 돈을 숨겼다’(Leading Psychiatrist Didn’t Report Drug Makers’ Pay)는 기사에서 에모리 대학(Emory University) 병원 의사인 찰스 네메로프(Dr. Charles B. Nemeroff) 박사의 비리를 고발했다.
당시 그래즐리 하원의원과 뉴욕타임스가 사용한 용어가 ‘키 리더(KOL; key opinion leaders)’다. 서부지검이 한국노바티스 리베이트 수사를 발표하면서 사용한 ‘키 닥터(Key Doctor)’라는 표현과 같은 말이다.
제약업계에선 이들 저명 교수들을 ‘사고력 리더(thought-leaders)’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들‘키 닥터’들은 정부기관에 자문을 해주고, 학계를 이끌며, 수많은 사교모임과 식사자리에 참석하면서, 약을 선정하고 처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들로 각종 의학저널에 원고를 쓰고, 책을 내면서, 치료와 처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세우는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제약사가 의사들에게 제공하는 금품은 ‘자문료’의 형태를 띠기도 하고, ‘강연료’의 형식을 취하기도 한다. 이 역시 미국과 한국의 공통점이다. 의사들의 모임에 제약사가 ‘스폰서’를 맡는 방식을 취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의사들이 식사 대접을 받거나 선물을 받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 의사들이 참여하는 학회나 의사들이 만든 조직의 스폰서를 맡는 것도 제약사이며, 제약사 또는 에이전트가 쓴 기고문에 의사들이 자기 이름을 빌려주고, 대신 대가를 받는 경우도 많다.
미국 의대 교수의 3/5이 ‘뒷수입’
미국의학저널(The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은 2003년 1월 22일 ‘바이오메디컬 연구에 있어서의 재정적 갈등의 범위와 충격(Scope and Impact of Financial Conflicts of Interest in Biomedical Research)’이란 글에서 “이같은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사람이 대학병원 연구진의 2/3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 저널은 2007년 10월 17일 ‘의학계와 제약업계의 제도적 관계(Institutional Academic–Industry Relationships)’라는 글에서 “의과대학의 2/3가 제약업체로부터 별도의 수입을 올리고 있고, 의대 교수들의 3/5이 개인적으로 뒷수입을 챙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약사와 의사들의 부패 이야기(Drug Companies & Doctors: A Story of Corruption)’라는 글을 통해 미국 의사들의 리베이트 비리를 폭로한 마르시아 앤젤 하버드 의대 교수는 “제약사 측에서 아예 연구를 기획하고 분석해서 논문을 쓰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논문을 발표할지 말지, 발표한다면 어떤 형식으로 어떻게 발표할지를 결정하는 것도 제약사”라고 말했다.
그는 “연구 책임자들은 사실상 피고용인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같은 지적 역시 “로비 대상 의사를 선정하고 접촉해서, 자료를 제공하고 리베이트 금액을 결정하는 주요 업무는 모두 한국노바티스가 맡았다”고 한 서부지검 발표와 일치한다.
리베이트 살포 제약사가 ‘존경받는 제약사’ 1위라고?
마르시아 앤젤 교수는 “제약사와 의사들의 이같은 관계를 본다면, 의료전문지가 보도하는 의약품 관련 기사가 왜 ‘호평’ 일색인지를 알 수 있다”면서 “부정적인 연구 결과가 나온 경우엔 아예 발표가 되지 않고, 긍정적 결과가 나왔을 경우에만 반복적으로, 형태만 약간씩 달리하면서 지속적으로 보도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드물긴 하지만 간혹 부정적인 결과가 발표되는 경우도 있긴 하다”면서 “그러나 이런 경우엔 반드시 긍정적인 ‘다른 효과’가 뒤따라 붙게 된다”고 덧붙였다.
뉴잉글랜드 약학 저널(NEJM;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은 2008년 1월 17일 ‘우울증 치료제의 선택적 발표 효과(Selective Publication of Antidepressant Trials and Its Influence on Apparent Efficacy)’라는 글에서 “74차례에 걸친 우울증치료제 임상시험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온 것은 38건이었는데, 발표된 것은 이중 37건 뿐이며 부정적 결과가 나온 나머지 36건 중 33건은 아예 발표되지 않았거나, 긍정적 결과로 연결돼서 발표됐다”고 지적했다.
제약사와 의사들의 공생관계에서, 국내 ‘기레기 언론’ 5곳이 거간꾼 노릇을 하고 50억~90억원의 거액을 챙긴 사실이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이 5곳 중 하나인 ‘청년의사’는 리베이트를 살포한 “노바티스가 3년 연속해서 존경받는 제약사 1위로 선정됐다”는 기사를 2013년 보도하기도 했다. 코미디가 따로 없다. 김영란법의 조속한 시행이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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