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은 이제 조금 외로운 방...)
이 집으로 이사를 온 지도 벌써 7개월이 다 되었네요. 어제 방세를 냈으니 진짜 딱 7개월. 이전에 살던, 여태 살았던 집들 중 가장 좋아했던 옥탑방 사진도 빙글에 올렸더랬는데 지금 사는 집도 방밍아웃 좀 해야지 않겠습니까.

너무 좋아하던 동네를 두고 떠나온 이 곳은 이렇게 서울이 내려다 보이는 곳이에요. 많이 옛날 동네인지라 정감가는 모양새지만 사실은 조금 지저분하기도...ㅜ.ㅜ 아 진짜 제발 쓰레기는 쓰레기 배출일에 맞춰서 내 놓읍시다...

그래도 밤이 정말 아름다운 곳이죠. 남산타워도 보이고. 탁 트인 덕에 방 두개는 창문만 열어둬도 센 바람이 (지금처럼 미친 더위일 때 빼고) 에어컨 틀어놓은 마냥 슝슝 들어온답니다. 물론 제 방 말고요...(내방만 반대방향이라 찜통임ㅠㅠㅠㅠ)

'제 방 말고요'를 보시고 대충 짐작하셨겠지만 저는 혼자 살고 있지 않습니다. 이 시대 청년들의 삶을 드러내는! 쉐어룸에 살고 있는 것이지요. 방 세개 사람 네명. 큰방에 둘, 작은 방에 각각 한명씩. 그리고 거실과 주방, 화장실이 하나씩 있어요.
여기는 거실로, 잘 보시면 이전 제 옥탑방 시절 아이템들이 곳곳에 포진되어 있습니다 훗훗. 원래 저 문 열려 있는 방으로 통하는 문이 두갠데 보기 싫어서 문 하나는 커튼으로 가리고 책장을 놓았어요.

마음에 드는 소파 찾느라 정말 일주일을 넘게 검색을 해댔는데, 겨우 가격 대비 그럴싸한 소파를 찾았어요. 세명이 넉넉히 앉을 수 있는 너비! 그리고 소파 옆으로 보이는 저 문을 열면 제 방이 있습니다 *_* 열어 볼까요?

이전에 살던 집은 몰딩도, 문도 죄다 흰색이어서 너무 좋았는데 이번 집은 너무 싫은 체리색... 진짜 체리목은 예쁜데 이런 시트지 바른 문은 너무 싫어요 엉엉. 게다가 문에 저 가로세로선은 뭐람... 하지만 세입자가 뭔 힘이 있나유. 이 문을 좋아하려는 노력으로 좋아하는 사진들을 붙였습니다.

이건 제 방에서 거실로 나가는 쪽의 문. 히히. 덕내 풀풀 풍기지요. 나만 보니까! 문 열면 또 벽에 가려서 안 보이는 부분이라 더욱 좋습니다 >_<

이건 막 이사오고 한달여쯤 지났을 때의 모습이에요. 침대 아래 종이박스를 넣어서 옷들을 정리해 둡니다. 종이박스 꽤 튼튼하고 좋더라고요. 많이 들어가고!
커튼을 사야 하는데 사야 하는데 생각만 하다가 아직도 커튼 없이 천쪼가리 걸어뒀지만 제가 진짜 곧 사고 맙니다.

그러니까 지금 커튼 대용이 이 천쪼가리거든요. 길이가 커튼용으로는 좀 짧아서 아침에 일어날 때 오만 인상 다 쓰면서 일어나게 돼요. 어우... 내 얼굴 기미 10개는 더 늘어난 듯. 에코백 만들려고 산 천인데 게으른 나님 덕분에 벽에만 매달려 있네요. 미안...

사실 방이 좁아서 방밍아웃 할 것도 없어요. 여태 살아온 방들 중 가장 좁은 방이랄까... 정말 여자치고 옷 없는 사람인데(집에 놀러온 선배가 여자애가 뭔 옷이 이것 뿐이냐고 타박까지 했는데ㅜ.ㅜ) 수납공간을 만들 곳이 마땅찮아서 정말 많은 고민을 했더랬죠. 옷을 두긴 해야겠고, 안예쁘기는 싫고...

그래서 침대보다 그냥 매트리스만 놓고 자는걸 선호하는데도 침대를 들여서 아래 빈 공간을 수납공간으로 쓰고, 침대를 두니 책상을 둘 곳도 마땅찮아서 800짜리 작은 책상을 사서 침대 옆으로 넣고, 책상 앞으로 또 자주 안 쓰는 것들을 다 쌓았습니다.
그리고 침대에서 앉아서도, 의자에 앉아서도 책상 사용이 가능하게 만들었어요.

그리고 이케아 스틸프레임옷장을 사서 다른 계절 옷들을 넣었지요. 옷장 위에도 수납용 박스를 올려 두고, 정면에서 박스 보이는 게 싫어서 작년에 샀던 가림막으로 시야를 차단했슴다. 가장 맘 놓고 즐거웠던 때가 2015년이어서 그런지 쥬뗌므 2015가 왠지 슬프네요 또르르...
옆에는 대따 예쁜 나뭇가지 모양 원목 옷걸인데 옷을 걸면 나뭇가지따위 안보여서 넘나 슬픕니다. 어차피 옷 걸면 안 보일거 나는 왜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고른거지...

방에 초록이 좀 많았으면 했는데 너무 좁아서 욕심대로 다 하기는 무리인지라 드라이플라워를 사서 걸어뒀어요. 그리고 원래 데리고 있던 초록을 둘 공간을 고민하다가 창틀에 거는 선반을 사서 걸고 화분들을 올렸지요.

그리고 책상 앞 물건들을 쌓아놓은 자리는
목도리로 덮고, 그 위에 장식용 조명들을 올려 뒀어요. 으아. 북램프 넘나 아름답지 않나요. 알라딘에서 북램프를 샀더니 책들이 따라오더라고요. 꺄핫핫핫

세젤예 내 라디오는 아직도 위용을 뽐내고 계시고요(이사오고서는 라디오만 따로 찍은 사진이 없어서 그나마 제일 클로접됐지만 제일 배경같은 사진을 첨부합니다)

그리고 이건 막 이사와서 아무것도 꾸민게 없을 때 외롭지 말라고 침대 옆 캐비넷에 붙여 놓은 우주를 유영하는 무민입니다. 무중력상태라 저렇게 거꾸로 있어도 문제 없어요. 그리고 여기서 알 수 있는건 무민이 알고 보니 우주복을 입고 있었다는 것! 데헷
막 이사왔을 땐 겨울이어서 추웠던지라 머그컵에 워머를 씌웠더랬는데 지금 보니 덥네요... 아 진짜 넘나 더운 것

그럼 마지막으로 고르느라 네이버지식쇼핑 쿠션 페이지 한 40페이지는 넘겨본 쿠션을 인증하며 마무리를 해 봅니다. 어우 한국의 미가 느껴져!!! 하면서 샀는데 사고나니 예쁘기만 하고 천이 넘나 구려서 너무 많이 피어요... 산지 4달 밖에 안됐는데 엉망이 됨ㅜ.ㅜ
예쁘다고 다 사면 안된다는 사실을 또 깨닫습니다. 그리고 이제 할 말이 없으니 끝냅니다 끝!
참. 내가 너무 사랑하는 성산동의 이전 집 사진은 여기로 가시면 보실 수 있습니당
https://www.vingle.net/posts/1300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