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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ebs tv영화] '두 여인' '애정의 조건' 두 모녀 이야기가 주는 감동

[ebs 주말 TV 영화] - 8월19일 금요일 밤 11시35분 고전영화극장에서 마련한 작품은 두 여인(La Ciociara/ Two Women, 1961, 감독: 비토리아 데시카)입니다. 소피아 로렌, 장 폴 벨몽드, 엠마 바론 등 출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소설이 원작. 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 치오치아리아 지방에서 프랑스 원정군 소속 모로코 용병들이 자행한 집단 강간 및 살인이 작품을 관통하는 주요 사건으로 등장합니다. 파시즘을 앞세워 독일과 손잡고 전쟁을 벌였던 이탈리아는 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탈리아 소시민들에게도 이 전쟁은 고통만을 남겼습니다. 잔혹한 만행은 독일, 이탈리아 등 전쟁을 일으킨 나라와 연합국을 막론하고 양쪽 진영에서 모두 자행됐으며, 그 사이에서 민간인들은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쳤습니다. 두 여인은 전쟁 속에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모녀를 통해 전쟁의 잔혹함과 모성의 강인함을 그렸습니다. 어머니 체시라 역을 맡은 소피아 로렌은 촬영 당시 26세의 나이로 십대 딸을 둔 어머니를 열연했습니다. 두 여인으로 로렌은 비영어권 작품에 출연한 배우로는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그밖에도 칸 영화제 등 22개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또한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대표 주자 중 한 명인 감독 비토리오 데시카의 작품답게 2차 세계대전 당시 피난민들의 생활과 이탈리아 전원의 모습을 가감 없이, 담담하게 그린 점이 인상적입니다. - 8월20일 토요일 밤 11시45분 세계의 명화에서 감상할 작품은 애정의 조건(Terms of Endearment, 1983, 감독: 제임스 L. 브룩스)입니다. 셜리 맥클레인, 데브라 윙거, 잭 니콜슨, 제프 다니엘스 등 열연. 애정의 조건은 평범한 신파 서사의 가족 영화이지만 세심한 스토리텔링으로 모녀 사이의 애증을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광증에 가까울 정도로 핏줄에 집착하는 어머니와 그 폭격과도 같은 애정을 힘겨워하는 딸 사이의 줄다리기를 때로는 지난하게, 때로는 사랑스럽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얼마 전에 끝난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의 고두심-고현정 모녀가 연상되는 작품입니다. 래리 맥머티의 동명 소설이 원작. 제56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여우주연상(셜리 맥클레인), 남우조연상(잭 니콜슨) 등 5개 부문을 휩쓸었습니다. - 8월21일 일요일 오후 2시15분 일요시네마 시간에는 스타게이트(Stargate, 1994, 감독: 롤랜드 에머리히)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커트 러셀, 제임스 스페이더, 비브라 린드포스, 알렉시스 크루즈, 밀리 아비탈, 레온 리피 등이 나옵니다. 스타게이트는 SF적 상상력과 시대물이 만나 만들어진 일종의 허황된 영웅 서사물입니다. 피라미드 연구가 잭슨을 필두로 하는 현대의 인물들이 과거 이집트 세계로 시간 여행을 가 그곳의 노예들을 해방으로 이끈다는 면에서 할리우드 식 소영웅주의로 비춰집니다. 1994년도의 블록버스터 영화라는 점을 기억하고 봐야합니다. 지금의 기술력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보니 4차원의 세계로 진입하고 그곳에서 펼쳐지는 장면들이 기술적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또한 백인 남성들이 고대 이집트 사회를 해방으로 이끌어간다는 설정은 인종차별 및 문화적 우월성을 할리우드가 조장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권하고 싶지 않은 영화입니다. - 8월21일 일요일 밤 11시 한국영화특선에선 슈퍼스타 감사용(2004, 감독: 김종현)이 방송됩니다. 전설의 꼴찌 팀, 삼미 슈퍼스타즈를 아시나요? 삼미 슈퍼스타즈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직업스포츠가 선보인 1982년 프로야구 원년에 인천을 연고로 출범한 팀입니다. 그해 1할 8푼 8리 (15승 65패)라는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는 역대 최악의 전적을 남기며 6개 구단 중 꼴찌를 차지했습니다. 투수들은 상대 팀이 삼미라고 하면 서로 출전하겠다고 나섰고, 어쩌다 삼미가 이기기라도 하는 날엔 사람들은 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겠다며 비웃었습니다. 1983년, 재일교포 출신 투수 너구리 장명부의 영입으로 일약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지만 너무 과다한 출장으로 인해 철완에도 금이 가고, 삼미는 또다시 꼴찌로 내려앉습니다. 결국 삼미 슈퍼스타즈는 1985년 전반기를 끝으로 청보 핀토스(1985년 후반~ 1987년)에 넘겨졌고, 그 후 태평양 돌핀스(1988년~ 1995년), 현대 유니콘스(1996~2007년, 2000년부터 연고지 수원), SK 와이번스(2000년~ 현재)로 명맥을 이어왔습니다. 야구 선수 중 영화로 만든다면 누가 있을까요? 박철순, 선동렬, 이승엽... 우리에겐 프로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스타 선수들이 많습니다. 김종현 감독은 그 중에서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삼미 슈퍼스타즈의 패전투수 감사용을 선택했습니다. 감사용은 실제로 프로야구 원년부터 5년 동안 (1982년 ~ 1986년)삼미 슈퍼스타즈의 좌완투수 였으며 1승 15패 1세이브라는 초라한 전적만을 남겼습니다. 이 영화가 삼미 슈퍼스타즈 감사용에 주목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인생에도 수많은 삼미 슈퍼스타 들이 있는 까닭입니다. 우리 대부분은 패전투수 감사용인 까닭입니다. 세상은 1등만을 기억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1등만이 가치 있는 것은 아니지요. 한국 프로야구가 영웅만의 힘으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듯 이 세상을 이끌어 온 것도 대다수의 보통 사람들입니다. 작은 꿈과 사랑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감사용은 인생에서 최고가 되진 않았지만 최선을 다한 그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진정한 슈퍼스타입니다. 이 영화는 자신만의 1승을 위해 정말 온 힘을 다해 살고 있는 사람들, 바로 보통사람인 당신을 위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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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메이커', 비주류 정치인 투톱을 이루며 판을 뒤엎다
- 본질을 바라보는 상반된 시선의 빛과 그림자의 야심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정치 영화가 대통령 선거를 40여 일 앞둔 시기에 7080 세대의 향수를 자극한다. 마치 기성 정치인에 빙의된 듯한 메서드 연기의 달인, 설경구와 판세를 통찰하는 야심가로 변신한 배우 이선균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합을 이룬 영화 <킹메이커> 얘기다.  영화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에 이어 설경구와 5년 만에 다시 만난 변성현 감독의 신작이기도 하다. 영화는 유신 체제로 권력의 구도가 공고해진 정치판에서 정권 교체를 꿈꾸는 정치인 김운범(설경구 분)의 선거캠프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수 없는 선거전략가 서창대(이선균 분)가 뛰어들며 정치분야 비주류 두 남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도입부에서 김운범과 서창대가 마주 선 채 벌이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 관한 담론은 두 캐릭터의 정체성 대결에 복선으로 다가오면서 영화 전체의 정서를 지배한다. 김운범이 '정의가 바로 사회의 질서다'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에 비유해 공정한 선거를 통해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정치인으로서 신념을 내세우자, '정당한 목적에는 수단을 가릴 필요가 없다'는 플라톤의 철학에 비유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서창대가 응수하는 것. "이기셔야 그 대의를 이룰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이기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고 왜 이겨야 하는지가 중요한 법이요" 감독은 사건이나 사물의 본질을 바라보는 시선이 상반되는 두 사람이 어떻게 진흙탕 같은 선거판에서 의기투합하여 서로의 신념이 꺾이지 않은 채 선거를 치를 수 있는지에 이야기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 보였다. 실제 현대 정치사에서 말도 안 되는 금권선거가 횡행했던 1960~70년대 풍경 속에서 목표가 같은 두 사람이 한 명은 빛으로, 다른 한 명은 그림자로 정치적인 신념과 야망을 어떤 행보와 전략으로 비주류라는 열세를 극복해가는 지를 지켜보는 것이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김운범은 신민당 당내에서 40대 기수론을 내세우며 열세 속에서도 자신의 사람들에 대한 믿음으로 신념을 지켜나가는 정치인이다. 서창대는 청와대와 상대방 캠프에서 탐낼 정도의 기지를 발휘하며 흑백논리로 사람을 차별하는 세상을 바꾸려는 자신의 야심을 '선거판의 여우'답게 김운범을 통해 펼쳐낸다. 당시 대통령마저 선거에 개입해 금품으로 표를 얻는 혼돈의 정치판에서 후보자들 가운데 자금이나 세력에서 가장 열세인 김운범 선거캠프에 역설적인 빛이 되어주는 그림자 서창대는 마치 뛰어난 내정 능력과 인재를 보는 안목을 가지며 '삼국지'에서 적벽대전 최대 수혜자가 된 오나라 군주 손권의 숨겨진 책략사 노숙을 떠올리게 한다. 김운범은 인간 서창대를 보고 내부 참모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선거캠프에 중용했고,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어 판세를 뒤엎는 서창대의 뛰어난 외교술과 전략 덕에 김운범은 강원도 인제 재보궐선거 국회의원 부터 목포시 국회의원, 그리고 당을 대표하는 대통령 후보까지 도전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대통령 당선을 향한 모든 행보에 찬물을 끼얹는 김운범 사택의 폭발물 테러 사건이 발생하고, 중앙정보부는 물론 당 내에서도 용의자로 서창대를 지목하면서 '관포지교'처럼 끈끈했던 이들의 관계도 팽팽하게 평행선을 그으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자신의 야심을 점차 드러내며 정치적인 입지의 정당성과 명분을 찾는 정치인 김운범으로 변신한 설경구와 더불어 판을 뒤엎으며 빛이 되고 싶었으나 그림자가 될 수밖에 없는 영악한 캠프 참모 서창대로 빙의된 이선균은  <기생충> 이후 몰입도 높은 명대사를 내뱉으며 <남산의 부장들>에서 이병헌과 이성민의 아우라를 떠올리며  선 굵은 연기로 몰입감을 더한다. 설경구와 이선균을 비롯해 <이태원 클라쓰> 유재명, <내부자들> 조우진 그리고 선거캠프의 서은수의 존재감까지 자타가 공인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이들의 연기 대결을 보는 재미 또한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특히, 변성현 감독은 전작 <불한당>에 이어 배우들의 묵직한 연기를 스타일리시한 연출력으로 1960~70년대를 섬세하고 완벽에 가깝게 연출해낸다. 또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실제 컷을 삽입하지 않고 배우들이 당시 상황을 직접 연기해내며 빈티지 렌즈를 활용해 시대적인 질감을 구현했다. 작은 소품과 배우들의 의상, 그리고 70년대 거리의 모습은 물론 영화관에서 상영 전 틀어줬던 대한뉴스까지 8mm 필름에 담아낸 디테일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사물의 본질을 바라보는 상반된 시선의 빛과 그림자의 야심을 그려낸 영화 <킹메이커>였다. 개인적인 별점 ★★★★ (5점 기준)   /소셜큐레이터 시크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