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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많은 리우올림픽이 ‘기적의 올림픽’으로 불릴 수도 있다는데···.

많은 화제를 낳았던 리우올림픽이 17일간의 열전을 마치고 오늘 끝났습니다. 우리 선수단은 당초 목표했던 금메달 10개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를 목에 걸면서 종합 순위 8위로 이번 대회를 마감했습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후 4개 대회 연속 종합 10위 안에 포함되는 쾌거를 기록한 셈이죠. 우리 선수단의 성적에 대해 ‘절반의 성공’이라는 표현도 있던데 우리 스포츠 여건을 감안하면 기적 같은 성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리우올림픽도 우리가 놓치지 쉬운 기적을 쓰고 있습니다. 경기장·숙소 건설 지연, 불안한 치안, 지카 바이러스까지 여러가지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지만 전문가들로부터 이번 올림픽이 저비용 고효율의 표준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개막식과 폐막식입니다. 많은 분들이 감명받은 이번 올림픽의 개막식과 폐막식 행사는 이전 올림픽만큼 화려하거나 첨단 기술을 자랑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삼바에 재즈를 가미한 보사노바와 춤은 열정적인 브라질 특유의 색깔을 그대로 드러냈고 아마존과 브라질 자연, 이민 역사를 표현한 퍼포먼스는 한 편의 서사시라 불릴만했습니다.
브라질만의 색깔을 전세계인들의 마음에 제대로 각인 시켰다는 평가를 받았죠. 더욱 놀라운 것은 이번 올림픽 개막식과 폐막식 행사에 투자하는 비용이 고작 5590만 달러(약 620억 원)에 불과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20분의 1이고, 2012년 런던올림픽의 12분의 1입니다. 고비용 저효율로 비난받던 올림픽 행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셈이죠.
이에 대해 한 방송국 PD는 “선진국은 자기들의 부를 과시하려 하지만 가난한 나라인 브라질은 영혼(soul)과 지구촌 가치(value)를 담아내 세계인을 감동시켰다”고 호평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한 재미난 자료가 있어 소개할까 합니다. 최근 세계 경제 포럼이 옥스퍼드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1964년 도쿄 올림픽 이후 열린 역대 올림픽에서 개최국이 쓴 비용을 공개했습니다. 화폐 가치 및 단위는 2015년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비교해 본 것입니다. 단 대회 전후로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정확한 화폐 환산이 어려운 1968년 멕시코 시티와 1984년 사라예보 올림픽 등은 제외했다고 합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4번의 하계 올림픽 개최에 사용된 비용은 평균 52억 달러(약 5조 7000억원) 정도입니다. 규모가 훨씬 적은 동계올림픽도 평균 31억 달러(약 3조 9000억원)로 만만치 않습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은 돈이 들어갈까요. 보고서에 따르면 운영 비용과 직접 비용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운영 비용은 대회 준비 과정과 행사 중에 직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교통, 노동비, 운송 수단, 보안, 음식 공급, 의료 시설, 부대 행사 등입니다. 직접 비용은 선수촌이나 국제 중계 센터, 취재석 등의 방문 국가를 위해 투자한 것을 말합니다.
놀라운 것은 이렇게 엄청난 비용에 간접 발생 비용은 제외했다는 점입니다. 예를들어 경기장까지 철로를 놓거나 공항을 건설하는 사회 기반 시설 등은 다 뺀 것입니다. 게다가 올림픽 직후에 열리는 장애인 올림픽도 포함하지 않습니다.
그럼 어떤 올림픽이 가장 돈이 많이 들어갔을까요. 1위는 놀랍게도 2014년 소치올림픽입니다. 동계올림픽은 하계보다 비용이 덜든다는 속설을 완전히 무너뜨린 것이죠. 이는 러시아가 구소련 시절인 1980년 모스크바 하계 올림픽 이후 34년 만에 자국에서 열린 대회를 위해 아낌없이 돈을 퍼부었기 때문입니다. 그 규모가 무려 220억 달러(약 24조 3000억원)입니다.
이는 이전 12번의 동계올림픽(1988 사라예보 제외)에서 쓰인 비용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33억 달러나 더 많은 수치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인구 40만명에 불과한 도시에 들어선 시설물 14개를 관리하는 데 연간 17억~22억 달러(약 1조9060억~2조466억원)의 비용이 들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2위는 2012년 열린 런던 올림픽입니다. 무려 150억 달러(약 16조 6000억원)을 썼다고 합니다. 하계 올림픽 평균보다 3배가량 많은 금액이죠. 그런데 개최 이듬해인 2013년 영국 정부와 런던시가 집계한 1년간의 올림픽 경제효과는 127억 달러에 그쳤습니다. 무려 20억 달러를 넘는 돈을 손해 본 셈입니다.
황영조의 마라톤 금메달로 기억되는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도 고비용 저효율의 대명사로 꼽힙니다. 무려 97억 달러(약 10조 6000억원)을 퍼다 부어 역대 3위입니다. 이는 이전 올림픽과 비교해 역대 최다 종목, 최다 참가 선수 등의 타이틀을 가지기 위해 무리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스페인도 상당한 경제적 고통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죠. 예산의 720%를 초과 지출해 엄청난 적자를 기록했던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은 부채를 갚는 데 무려 30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공항 건설 등에 막대한 돈을 투입했던 2004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은 그리스 경제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고 199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노르웨이의 릴레함메르는 올림픽이 끝난 뒤 호텔의 40% 도산했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10조원 이상 적자를 기록한 1998년 일본 나가노 올림픽은 조직위원회가 아예 최종 결산 기록을 불태워버리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지상 최대의 서커스: 올림픽과 월드컵 개최에 숨은 경제적 도박’ 저자인 미국 스미스대학 앤드루 짐발리스트 교수는 “IOC가 4년마다 올림픽 개최권을 놓고 낭비 경쟁을 시키고 있다”며 “이는 규제 없는 국제적인 모노폴리 게임”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올림픽 유치는 100억~150억 달러 이상 밑지는 장사라는 겁니다. 짐발리스트 교수에 따르면 요즘 하계올림픽 유치비용은 경기장 건설과 보수, 대회운영과 보안유지, 추가 인프라건설 등을 포함해 보통 150억~200억 달러(약 16조~22조원) 사이입니다.
수입에서는 스포츠 중계권 규모가 큽니다. IOC가 75%, 개최도시가 25%를 챙깁니다. 여기에 국내외 후원사, 입장권 판매 등으로 얻는 수익을 합치면 겨우 35억~45억 달러로 추정됩니다. 올림픽 유치로 인한 경제적 효과라는 말 자체가 유효성을 잃었다는 주장이죠.
다행스러운 것은 이번 리우올림픽을 계기로 고비용 저효율의 관행을 깰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입니다. 리우올림픽도 아직 결산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리우 올림픽 주최 측이 밝힌 비용은 41억 달러(약 5조원)에 불과합니다. 물론 이보다는 훨씬 커질테지만 예전 올림픽 보다는 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고작 5590만 달러(약 620억 원)으로 개막식과 폐막식 행사를 훌륭해 치렀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2년 후 평창올림픽입니다. 리우올림픽은 206개국에서 28개 종목 1만 1000여 명의 선수가 출전했습니다. 평창올림픽에는 그 절반 수준인 95개국에서 15개 종목 6500여 명의 선수·임원이 참석합니다. 그런데도 평창올림픽 개·폐막식 예산은 700억 원으로 리우 대회 예산보다 많습니다. 이 때문인지 평창올림픽 관련 예산은 계속 불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당시 평창올림픽 관련 예산은 104억 6600만달러(11조 5968억원)로 잡혀있었습니다. 그런데 강릉스피드스케이트장과 하키센터가 영구 시설로 전환이 결정됨에 따라 200억원이 추가됐고 개폐회식이 열리는 올림픽플라자도 사각형에서 오각형으로 변경하면서 사업비가 367억원 가량 늘었습니다. 게다가 정선 알파인 경기장도 IOC가 요구하는 조명을 설치하려면 250억원의 비용이 더 필요합니다. 인구 4000명의 강원도 횡계리에 1226억원짜리 3만5000석 규모의 개·폐회식장 건설, 600억원을 들인 식수전용 댐 등은 누가봐도 심각한 과잉 투자라는 지적입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의 올림픽 준비만으로도 강원도는 3000억원, 강릉은 600억원, 평창은 370억원 가량 빚을 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삼성경제연구소와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를 인용하면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인한 생산유발효과가 무려 65조원이나 되니 걱정할 것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생산유발효과에 함정이 있다는 점입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경기장과 교통망 등 개최를 위한 총 투자 규모는 7조2555억 원이라고 했는데 일반적으로 이 금액은 비용입니다. 하지만 생산유발효과에는 이 금액이 고스란히 반영됩니다. 이로인해 생산이 늘고 고용도 창출되고 하니 생산유발효과가 16조4000억 원에 달한다고 평가합니다. 이런 식으로 펑 튀기 하니 평창올림픽 생산 유발효과가 65조원이나 되죠.
게다가 전세계인들이 보는 축제인데 폼나게 치러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합니다. 자칫 외국 손님 모셔놓고 홀대하는 것은 안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나친 환대는 오히려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요. 외국인이라면 모든 것은 VIP 급으로 맞춰주고 대접해야 하는 것일까요.
여담으로 명동이나 서울광장 등에 가면 외국인 안내원이 이 더운 날씨에도 상주해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난 점은 어느 외국인도 이 안내원들에게 지리를 물어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스마트폰만 켜면 지도가 나오는 요즘같은 시대에 지리를 알려주는 안내원이 왜 필요할까요.
게다가 주요 상가에 가면 외국인 관광객 전용 버스란 표지판을 붙인 차량들이 마구잡이로 주차돼 있습니다. 교통체증이 발생해도 막무가내입니다. 항의라도 하면 외국인 관광객이 타고 있으니 이해해 달라고만 합니다. 외국인들의 면세점 쇼핑을 위해 내국인을 희생해야 한다는 논리가 아니고 뭡니까. 불합리하더라도 외국인에게는 무조건 잘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요.
전 세계인들의 축제인 올림픽을 멋진 시설과 경기장에서 치른다면 폼도 나고 국격도 높아질 것입니다. 하지만 폼 한번 내려 10조원이 넘는 빚을 지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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