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NEFIT
2 years ago5,000+ Views

영국이 버려진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

올해 대학교를 졸업한 사회초년생 김예술. 서울 시내에 작업실을 구하려고 하는데 신경 써야 할 것이 너무 많다. 뉴스를 보면 서울 곳곳에 공실률*이 높아서 문제라고 하지만 정작 임대료가 비싸서 예술 씨가 들어갈 곳은 없다.
*공실률: 업무용 빌딩에서 임대되지 않고 비어 있는 사무실이 차지하는 비율
한쪽에서는 들어갈 장소가 없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들어올 사람이 없는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골칫거리가 아니다. 영국 역시 한때 같은 문제를 겪었다. 대표적인 지역은 런던 북서구의 브렌트구 웸블리(Wembley)로 2000년대 초반, 악명 높은 범죄 지역이기도 했다. 2008년, 영국에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웸블리는 많은 상점이 동시에 문을 닫으며 방치된 상가들이 넘쳐나게 되었다.
런던시는 고민 끝에 민간업체와 손을 잡고 재개발이 진행되는 10~15년간 빈 건물을 활용하는 ‘공간 혁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공간 혁신 프로젝트는 공동체 이익회사*, ‘민와일 스페이스(Meanwhile Space)’의 주도로 이루어졌다.
*공동체 이익회사(CIC): 주주보다 공동체 이익을 고려하는 유한회사의 한 형태
민와일 스페이스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민간에서 빈 건물을 빌린 뒤 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이를 활용하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이들은 빈 건물을 거의 무료로 소상공인이나 작업실이 필요한 예술가들에게 임대했다. 세입자는 전기세, 난방비 등 관리비만 부담하면 된다. 혜택은 세입자뿐만 아니라 건물주에게도 있다. 건물주는 빈 건물을 빌려주는 대신에 세금 감면을 받을 수 있다. 그 결과, 세입자는 자신이 바라던 일을 할 수 있었고 웸블리 지역은 상가를 방문하는 손님들로 인해 예전과 다른 활기를 되찾았다.
한편 민와일 스페이스는 지역재생을 위해 주민을 위한 사업도 진행중이다. ‘커밍순 클럽(Coming Soon Club)’은 주민들이 서로 빈 공간을 어떻게 쓸 지 의견을 나누고 결정한다. 몇 가지 규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아이디어도 실현될 수 있다. 지금까지 커밍순 클럽을 통해 사진 전시, 영화 상영 등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졌다.
이 밖에도 35년간 방치되었던 자동차 전시장 ‘코트렐 하우스(Cottrell house)’를 개조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영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민와일 스페이스는 단시간 내에 눈에 띄는 성과를 냈고, 덕분에 이제는 민와일 재단을 통해 영국 어디서나 ‘공간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
죽은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고 세입자와 건물주 모두 행복한 방안을 마련한 민와일 스페이스. 이들이 보여준 공간 활용법은 공간을 둘러싼 우리 주위의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0 comments
Suggested
Recent
8
Comment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