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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진학 위한 '고의 지명', 올해는?

"신인드래프트에서 프로 구단에 하위 순위(8~10라운드)로 지명되면 해당선수의 고교 감독은 “프로에서도 눈독을 들이는 선수라는 것이 증명됐다”는 명분을 앞세워 대학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이런 사례가 최근에도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고의 지명',
순수한 뜻으로 대학을 선택한 선수들까지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대학에 보내려고 구단과 협상하는 경우가 아직도 있다.”
모 구단 스카우트가 충격적인 얘기를 했다. 일부 고교감독이 프로구단과 입을 맞추고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한 고졸 선수를 고의로 지명한다는 것이다. 대학진학이 결정된 선수를 ‘찔러나 보자’고 지명하는 경우도 있지만 애매한 기량의 선수를 일부러 지명하는 사례도 있다. 대학에서 선발하기에 살짝 부족한 선수를 프로구단이 지명하면 그 프리미엄으로 진학한다는 얘기다. 신인드래프트에서 프로 구단에 하위 순위(8~10라운드)로 지명되면 해당선수의 고교 감독은 “프로에서도 눈독을 들이는 선수라는 것이 증명됐다”는 명분을 앞세워 대학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이런 사례가 최근에도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복수 구단 스카우트들의 증언이다.
물론 프로구단이 순수하게 해당 선수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결심한 경우도 있고, 4년 뒤 상위순위로 지명돼 당당히 프로에 입성하겠다고 큰 뜻을 품는 선수도 있다. 그러나 해당 선수와 계약하지 못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구단이 고교야구 감독과 입을 맞춰 지명권을 행사하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지명권 10장 중 단 한 장이었다고 해도 그 순간을 위해 10년 이상을 야구에 ‘올인’한 또다른 선수 한 명이 기회를 박탈당하기 때문이다.
올해 열린 드래프트에서도 지명을 받은 100명 가운데 73명이 고졸 예정자였다. 이들 중 프로 입단의 꿈을 잠시 접고 대학진학을 선택하는 선수가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순수한 뜻으로 대학을 선택한 선수들까지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고의지명이 야기할 부정적인 파급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는 의미다.
최근 수도권 구단의 한 단장은 “실행위원회에서 드래프트에 대한 논의가 있지 않을 것 같다. 대졸예정자들에게 취업 기회를 확대하고 프로와 아마가 윈윈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학선수는 2학년을 마친 뒤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도록 기회의 문을 열어두고 프로에 지명된 고졸 선수를 대학에 위탁하는 산-학 협동 체계를 구축하는 등 현실적인 논의가 있어야 한다. 각 구단 스카우트들도 “수 년간 각종 대회에서 만난 선수들이 실업자가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국내 실정에 맞는 솔로몬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함께 반드시 검토해야 할 것이 ‘고의지명’ 여부다. 고의지명은 ‘클린베이스볼’을 전면에 내세운 KBO리그의 방향성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위다. 프로야구의 젖줄인 아마야구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 수 있는 구체적이고도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KBO가 하지 않으면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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