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corn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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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복귀자를 위한 이별 영화

영화를 보다 보면 세상에 이쁘고 잘생긴 배우들이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지...
게다가 그들은 왜 이렇게 잘 이어지고 알콩달콩 오손도손 이쁘게 연애를 하는지...
팝콘 언니는 문득문득 아무런 이유 없이 분노 게이지가 올라갈 때가 있는데요;;
(그럴 때마다 거울을 보면 다시 현실 모드로;)
그래서 오늘은
1) 이제 막 연애의 쓴맛을 본 상태거나
2) 현재 헤어질까 말까 고민 중에 있거나
3) 연애란 사치라고 생각하는 분이거나
4) 인생의 낙이 팝콘 언니 포스트 보는 것인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이/별/영/화/특/집

쿨하게 헤어지지 못하는, 구질구질하게 이별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백퍼 공감하는 영화, <연애의 온도>
"재회도 곧 이별" 이라는 진리의 공식!
괜히 헤어진 연인에게 다시 만나자고 할까 말까 고민 중이라면 꼬옥 이 영화를 찾아보시길...
연애할 때 리딩하기보다는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스타일이시라면 <500일의 썸머>를 추천드려요.
캐릭터가 독특하거나 제대로 마음을 주지 않는 상대를 만날 경우, 어떠한 상처를 받는지 제대로 보여주는 영화이지요.
흐흑. 울 조토끼 옵빠 ㅠ.ㅠ
라면 먹고 갈래요? 로 시작해서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까지의 명대사를 남긴 <봄날은 간다>
사랑은 변하지 않아, 다만
사람의 마음이 변했을 뿐이지.
캬아.. 대사 하나하나부터 음악까지 정말 아름다운 영화이지요.
사랑했던 연인과의 기억을 모조리 지워버리고 싶은 적 있으시죠?
이별 후 자신의 기억에서 사랑했던 흔적들을 지워가는 스토리의 <이터널 선샤인>입니다.
팝콘 언니가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이별 영화예요. ㅠ.ㅠ
사랑과 현실적인 문제 사이의 간극을 이겨내지 못하고 헤어짐을 맞이한 분들이라면, 더더욱 가슴이 아려오는 영화이지요.
마지막에 떠난 남자를 두고 혼자 남겨진 조제의 쓸쓸한 뒷모습이 오래도록 기억에서 잊히질 않아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이별하고 난 후 연인을 잊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 지침서 같은 영화. <중경삼림>은 옴니버스식 구성인데요.
이별은 곧 새로운 만남을 뜻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영화이지요.
금성무와 양조위의 리즈 시절을 만날 수 있다는 건 보나쓰!
주옥같은 OST들로 국내에서 대박 흥행에 성공한 영화 <비긴 어게인> 실연의 아픔을 노래로 승화시켜 찌질하게 다시 찾아온 연인에게 멋진 이별을 고하지요.
쏠로복귀자 여러분, 최고의 복수는 여러분이 성공하는 것입니다요!ㅋㅋㅋ
'Time waits no one.' 사랑은 타이밍이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소중한 사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게끔 해주는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입니다.
뽀뽀라도 한 번 하고 헤어졌으면 이렇게 아쉽진 않았을 텐데 말이죠.
사랑이 무엇일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영화, <클로저>에요.
사랑하지만 헤어져야겠다고 다짐한 남자와 자신만큼 상대방을 사랑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이야기하는 여자. 근데. 그렇게 사랑하는데 왜 헤어지냐구요;; 흑흑
마지막으로 영화 클로저에 삽입되었던 Damien Rice, 일명 쌀아저씨의 'The Blower's Daughter' 뮤직비디오를 준비했어요. 노래만 들어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기분이 ㅠㅠ
해도 힘들고 안 해도 힘든 연애.
결국, 선택은 자기 몫 이겠지요.
빙글러 여러분의 행복을 빕니다요.
xoxo 팝콘언니
1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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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온도 때문에 또 헤어진 1인 재회해도 어차피 무조건 헤어진다고 할때 내 주위에 재회해서 결혼까지 한 사람도 있다 무조건 헤어지는게 아니다 재회해서 다시 시작한 만큼 서로를 더 아끼고 이해하면 된다고 해서 다시 만났는데 말 다툼 한번 했다고 역시나 우리는 안맞아 하면서 연애의 온도 들먹이며 헤어짐 그때 ㅅㅂ 욕 나올뻔 말다툼이 서로 안 맞으니 맞춰가기 위한 방도 중에 하나라고 해도 씨알도 안 먹힘 연애의 온도가 언제부터 재회해도 무조건 헤어진다의 정석이 아니라고 해도 안먹힘 내가 이딴 여자랑 연애한게 후회스럽더라
ㅌㄷㅌㄷ 더 좋은 분 만나실 고에요!!
나 조제호랑이물고기 보면서 실제로 이별의 아픔을 이겨냈지.떠나간 옛여친 보다 극중 조제를 더 사랑하게 됬거등ㅋㅋ
조제 매력적이죠. 영화로 위로 받는 순간도 꽤 많은 것 같아요 ㅎㅎㅎ
클로져 제가 좋아하는 영화인데다가 저 노래도 매우 좋죠!
노래 너무 좋쵸 ㅠ.,ㅠbb
시간을 달리는 소녀 봐야되는데 보기 싫음 보면 마음 아플까봐 못 보겠음
몇 번 봐도 아픕니다...ㅠㅜ
@popcornsis 동생이 너무 답답하다고 그러더군요 남주가 그 말 듣고 보기싫어졌는데 이 글을 보고 더욱더 싫어졌어요...ㅠ
흑.... 연애를 시작이라도 해봐야 이별을 경험할텐데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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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에 대한 이해도 높이기 5.
지난번 삼.이.높.4에서 중국의 삼국시대 당시 위세를 떨치던 소수민족들에 대해 다루다 분량이 길어지며 일부 민족들을 이월시켰는데, 오늘이 바로 그 나머지 썰을 푸는 시간ㅎㅎ 본문에 앞서, 정말 기약없이 다음편이 늦어진 점에 대한 사죄의 말씀을 고개 숙여 전한다는... T-T 생애 가장 바쁜 삶을 살다보니 진정 도저히 시간적, 정신적, 체력적 여유가 허락되지 않았기에 (-_-;;) 아무튼 그래서 사과는 다시 차차 드리기로 하고 저번에 못 다룬 소수민족들인 선비, 저, 무릉만과 남만에 대해! 그럼 거두절미, 바로 본론 Go Go~~~ 선비(鮮卑) 이름만 들어보면 맨날 진지하고 엄숙한 선비충같은 부류들 같이 느껴지지만 이미 한자부터 다른, 그냥 발음만 같은... 우리가 떠올리는 그 선비들과는 근본부터 다른 종족들! 지금의 중국 허베이성에서 내이멍구(내몽골) 자치구 일대에 걸쳐 중세시대에 번성했던 '동호'라 일컬어지던 유목민들의 무리들이 있었는데 이들이 전투민족인 흉노들에게 대대적으로 작살나며 내이멍구 동부의 선비산이라는 산 일대로 쫓겨 정착한 이들이 "선비족"이다. 참고로 오환족들도 저 동호 무리들 중 일부가 '다싱안링산맥'의 한 봉우리인 오환산 일대로 쫓겨가 무리지은데서 이름이 붙은 케이스이므로 선비와 오환은 그 뿌리가 같다는게 학계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ㅎ 막상 삼국지의 배경인 후한 ~ 삼국시대 ~ 진나라 때까지는 그리 큰 두각을 나타내던 종족들은 아니였다. 일단 무엇보다 흉노에게 여러 차례 발린 적이 있는데다, 중원의 근간인 한족들과 조우하려면 흉노의 영향력이 큰 지역들을 거쳐야 했기에 굳이 천적인 흉노까지 스킵하며 한족들에 겐세이 줄만큼 수나 파워가 강한 애들은 아니였... 그러다 흉노들이 남북으로 갈리며 약화, 여기에 선비들의 거주지역과 한족들의 거주지역 중간에 있던 북흉노들이 위와 진에 털려 위용을 잃으면서부터 두각을 드러내, 진나라도 점점 나가리의 뉘앙스를 풍기자 땅따먹기하러 쏟아져 내려왔고 이때부터 "오호십육국시대"가 개막된다. 결국.. 우리에게 익숙한 삼국지의 본 배경되는 후한에서 삼국시대를 거쳐 진으로 중국이 재통일 될 때까지 별 영향 못 미치고 북동쪽에 처박혀 있던 쭈구리들였던 것. 심지어, 문화적으로도 그닥 특색이 모호했던지라.. 당나라가 들어설 무렵에는 흐지부지 없어진 종족들이다. 덧붙이자면... 흉노나 한족들에게는 쭈구리였던 얘들이지만, 우리측의 부여에게 있어서는 천적과도 같던 이들이였다.. 부여는 내내 이 선비충들에게 시달림을 면치 못하다 고구려가 건국되고도 한동안 시달림이 지속.. 후에 그 대단한 "광개토태왕"이 요동일대에서 갈아마신 후에야 악연을 끊었다. 저(氐) 위에서 언급한 오호십육국시대의 오호 중 하나를 차지할 정도였음에도 그닥 기록이 별로 없는 종족이다. (참고로 오호는 흉노, 선비, 강, 저, 갈) 이들은 위와 촉 사이의 서량의 남서에서 익주의 북서인 무도일대에 자리잡은 종족들이였고 앞서 설명했던 흉노, 선비, 오환 등등이 유목민족들이였던데 반해 이들은 강족처럼 정착민족들이여서 농업과 임업 등으로 생계를 꾸렸다. 강족들과 거주지가 인접 또는 겹쳤는데, 강족들이 숫적우위에 더 와일드하다보니 많이 뭍힌 감이 없지 않고, 삼국지연의나 기타 창작물들에서는 그냥 죄다 강족으로 싸잡히는 비애도 있다... 당장 마초 & 한수가 조조를 씹어먹으러 서량의 세력들을 죄다 싹쓸어 올 때 그들의 주력이 강족전사들이라고만 표현되어 있지만 강족과 저족의 비율이 7:3 가량 되어, 저족들의 비중도 무시할 수준이 아니였음에도 나관중은 그냥 무시하고 다 강족처리 했다. 한편... 기록이 부족하다는건 그만큼 기록자인 한족들 입장에서 별 임팩트를 못 느꼈다는 소리. 사실, 동북쪽의 소수민족들은 넓디 넓은 벌판에서 수 많은 가축 때를 휘몰아 쏘다니며 늘 말을 타고 또 원래 저런 벌판은 물도, 식량도 넉넉치 않으며 대체로 육식위주다보니 아무래도 더 거칠었던 반면... 서쪽의 소수민족들은 그럴 벌판이 없는 산악지형에 거주하며 수렵, 채집생활도 하긴 했으나 역시 식량의 주요루트는 농사였던 관계로 채식비율도 더 높고 식량수급이 아무래도 떠돌이 유목들보다는 나았기에 좀 덜 거칠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저 당시에 "말"이 갖는 기동력과 거기에서 비롯되는 파괴력이 어마무시했기에 대부분 1인 2마 이상인 유목민들이 말보다 농사짓는 소와 더 가까운 산악민족들보다는 공격력이 앞설 수 밖에 없었을거 같다. 현세에 이르러, 우리회사만 봐도... 늘 사무실에 정착해 자기자리에서 농사짓듯 모니터만 보고 밥도 식당밥, 도시락 먹는 내근직들보다는 맨날 이리저리 차 타고 거래처와 클라이언트 찾아 떠돌며 편의점에서 MSG와 나트륨 범벅인 백종원 CU도시락이 주식인 영업직 인간들이 더 거칠고 개새끼들이 많다.. (나도 그 개새끼들 중 한 마리인건 함정) 무릉만(武陵蠻) 삼국지의 자타공인 바퀴벌레 종족들이다.... 삼국시대 당시에 만약 핵전쟁이 났어도 쥐, 바퀴벌레와 함께 절대 멸종 안했을거 같은 한족들 입장에서는 진심 진저리 넌더리 났을 종족들인데, 이들의 포지션을 현대로 옮겨와 보자면 아프가니스탄에서 긴긴시간 우주제일 천조국을 엿 먹인 탈레반과 비슷하고 역시 몇 십년 전 천조국을 학 떼게 만든 베트콩과도 비슷하다. 이름만 봐도 어디 사는지 드러나는 이들은 말 그대로 형주의 "무릉"일대에 퍼져 살았다. 삼국지를 연의나 게임으로만 접한 분들 입장에서는 여태 언급된 소수민족들은 아직 소개안한 남만족과 더불어 거의 중국의 변두리에 살았다지만 무릉만들이 사는 무릉은 중국의 한복판인데 뭔 소수민족??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도 그럴만한게, 중국이 원체 넓고 큰데다 그 넓은 땅이 전부 평야도 아니고 도심지도 아니다. 심지어 지금보다 훨씬 인간 적고, 인프라가 꽝이라 미개척지, 오지가 많던 1,900여 년 전 중국은 말할 거 없어, 당시의 형주는 비교적 인구도 많고 인프라와 교통이 발달한 강릉, 강하, 장사 정도까진 꽤 살기 괜찮은 곳이였지만 무릉은 그냥 완전 험준한 협곡 투성이의 인간의 손길을 거부하는 오지로서... 여러분들 영화 '아바타' 다들 봤나? 거기의 파랗고 길쭉한 나비족들 사는 판도라와 엇비슷한 그런 환경이였다. 무릉만들의 전술은 바로 저 거지같은 험지의 지형을 이용한 "게릴라전"이였고... 이 전술 덕에 한족들의 끊임없는 토벌릴레이 속에서도 종족의 근간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유표는 손 놓고 없는셈치는 땅이였고, 삼국이 정립되어 가는 와중에 오에서 황개, 반준, 여대, 보즐 등등이 수차례 토벌에 성공은 했으나 전체적으로 보면 그냥 겁 주고 주의만 시킨 수준일뿐, 이들의 세력존폐를 위협할 수준의 데미지를 주는데는 실패했다. 쉽게 말해, 그냥 이들로 하여금 지들 영역에서만 짱 박혀 지지고 볶고 알아서 하게 하고 한족의 영역으로 나오지 않게끔 억제만 한 수준이였던 것. 당장 역사를 조금만 더 올라가보면, 이들의 존재는 한족의 애물단지같은 위치였고, 하다하다 안되자, 소수민족 토벌의 달인인 마원(마초의 조상) 까지 고령임에도 출병시킬만큼이였다. 허나 소수민족 상대로 킬 수가 수두룩 하던 그 마원조차도 무릉만들 상대로는 지지부진하다 끝내 전장에서 병사한다. 무릉만들도 순수혈통 단일민족은 아니고 그 일대에 퍼져 사는 여러 종족들을 싸잡아 일컫는 호칭이였는데 무릉만들 중 일부는 식인풍습도 있었던 듯... 뭐... 저걸로도 무릉만들 수준이 어땠는지는 자세한 설명을 생략해도 된다고 여겨진다. 일반적인 삼국지 매니아분들에게 있어서, 무릉만의 슈퍼스타는 역시 "사마가"인데, 사마가의 등장은 유비가 관, 장 두 아우 사망에 있어 만악의 근원인 오를 정벌하고자 이릉대전을 개전함에, 촉에 협조하는 것으로 나온다. 당시 걸핏하면 자기들 족치려는 오를 극혐하던 무릉만들에게, 승전시에 자치권을 보장하는 것을 조건으로 촉한의 특산물인 최고급 비단을 잔뜩 챙겨 무릉만들을 설득했던 결과였다. 당시, 비단 싸들고 무릉만들과 협상하러 나섰던 촉한의 네고시에이터는 바로 백미 "마량"이였는데... 당시 자치권도 자치권이지만 그건 나중 이야기고 일단 마량을 필두 삼은 촉한의 협상단이 가져간 비단을 본 무릉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였다고 한다. 하긴, 그도 그럴게.. 여러분들도 맨날 동네시장 신발가게에서 아티스나 슈퍼카미트만 사신다가 옆동네에서 에어조던 시리즈별로 다 갖고 오며 도와달라면 눈 뒤집힐 듯. (아티스나 슈퍼카미트 알면 무조건 아재 당첨) 허나, 여러분들도 다 아시다시피 이릉대전에서 촉이 대박살이 나며 따라갔던 무릉만들도 무시 못할 피해를 입었다... 참고로 여느 소수민족들이 그렇듯, 무릉만들도, "We Are The 무릉만!" 이라며 하나로 뭉쳐진 단일세력이 아닌, 여러 크고 작은 부족들의 연합 비슷한 것이였고 여러분들이 아는 사마가는 연의의 표현처럼 무릉만들의 왕이 아니라, 그런 여러 무릉만들의 부족들 중 한 부족을 이끄는 부족장들 중 하나였다. 남만은 분량도 좀 될 것 같고 아무래도 다른 소수민족들에 비해 삼국지 매니아분들이 더욱 궁금해하며 흥미 가지실 것같은 종족이라 차라리 따로 다루는 게 나을 듯 싶다는 생각에 따로 추후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정말 너무나 죄송합니다, 독자여러분들.. 제가 연재를 늦게 하는 편이기는 했지만 진짜 이번에는 도가 지나친 수준의 텀이 생기고야 말았네요... T-T 하지만 저 역시 뒹굴고 노느라 연재가 미뤄진 것은 절대 아니였어요. 저도 좋아서, 즐거움과 보람에 시간내서 글 쓰는데 장시간 못 그러니 참 답답했습니다. 그 와중에 재촉없이 묵묵히 기다려주신 분들, 애정과 관심 담아 재촉해주신 분들... 모두 죄송하고 또 고맙습니다. 그 긴시간 동안 연재 없음에도 팔로워는 줄지 않아서 기뻤다는 ㅎㅎ 아무튼 다시 연재에 힘쓰겠습니다!
간손미
삼국지에 대해 좀 깊이 아시는 분들이라면 "간손미"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듯.... 이는 무슨 각선미, 육체미, 백치미같은 그런 아름다움에 대한 표현이 아닌 촉의 개국공신 3인방인 "간옹", "손건", "미축"을 묶은 표현이다. 저들은 형제지간도 아니고, 그렇다고 딱히 서로 되게 친해서 붙어 다녔다는 기록도 없지만 삼국지 통틀어 유관장 삼형제와 함께 3명이 패키지화 된 유이한 그룹. 유관장은 의형제일지언정 어쨌건 형제지간에... 그 인지도나 삼국지 내에서의 비중이 넘사벽이지만 저 셋은 뭐랄까... 각자 개개인은 이도저도 아닌 애매함에 본의 아니게 묶여진 감이 크다. '간손미'라는 표현 자체는 이미 기존에 삼국지 관련 커뮤니티들에서 떠돌던 표현을, 웹툰작가 "이말년"이 웹툰에서 쓰며 대중화 시켰지만.... 사실 이미 삼국시대 당시부터 저들 셋은 묶이기 시작했다. 당장 삼국지정사의 저자 진수가 저들의 열전을 '미-손-간'순으로 엮어놓았으며, 삼국지연의 내에서도 수경선생 "사마휘"와 유비간 이런 뉘앙스의 대화가 오가는 부분이 있다. 휘 : 니는 뭐 그리 밑에 애들이 없냐?...ㅎ 비 : 어허, 뭔솔!? 내 밑에 관장조 안보임? 휘 : 걔들이야 그냥 주먹이나 쓰는 애들이고~ 비 : 머리 쓰는 애들로 간손미 안보임? 휘 : 간손미??!?!!?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 : .....,..(ㅅㅂ) 이런 연유로 저 위, 이말년의 언급처럼 남 주기는 아깝지만 또 막상 내가 쓰자니 영 별로인 이도저도 아닌 문관들이나 삼국지내의 인물들, 나아가 국내 삼국지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저런 부류들을 싸잡는 대명사로까지 나아간 표현.. Ex.1) 본인 : 너희회사 너희팀에 새 팀장 왔다며? 친구 : 응! 전 회사에서 같이 하던 대리도 데려왔어. 본인 : 일 잘 하디?ㅎㅎ 친구 : 오우, 시박 완전 조던피펜이야... 둘이 일 다해 본인 : 오지네ㅎㄷㄷ 친구 : 니네 팀장이랑 차석 과장 둘도 일 잘 한다지 않음? 본인 : ㅋㅋㅋ뭐래~ 갸들 그냥 간손미임...ㅋ Ex.2) 본인 : 역쉬 걸스데이는 혜리가 짱인듯... 친구 : 뭔 소리여ㅋ 걔야 그냥 얼굴 마담인데 본인 : 닥쳐!! 걸데는 혜리 빼면 죄다 간손미!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예문일뿐, 실제 걸스데이 멤버들간 팀내 기여도 및 수익성, 인기 등과 일절 무관함을 알림.) (허나 내 취향과는 유관함을 알림.. 혜리야, 사랑한다. 이 오빠, 너에게 작은 보탬이나마 될까 싶어 오늘도 일부러 팀장말 쌩까고 세븐일레븐 가서 혜리도시락 먹었다.) 이렇듯, 혜리는 2015년 아르바이트생들의 권익을 옹호하는 내용의 알바몬 CF로 고용노동부의 감사패를 받았고 창렬하다는 말을 만들어낸 장본인이자 만악의 근원이던 세븐일레븐의 PB도시락 모델이 되며 세븐일레븐의 르네상스를 이끄는 선두마가 되었으며 혜리도시락의 단순 모델을 넘어, 메뉴선정에도 상당한 의견을 제시한 책임형 모델로서 인성과 프로패셔널, 미모를 겸비한 개념돌의 대표주자다. 자, 잠시의 방황을 접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간손미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가보자면... 유비의 생애가 제갈량을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뉠 수 있는데, 제갈량을 만난 후의 유비는 말이 필요없는 성공으로 점철되나 그 전의 유비는 정말 의지할 땅 한 쪼가리 없이 변변한 세력도 형성 못 하며 산전수전 다 겪고 떠돌기 급급했던 비젼없는 군주였지만 원소나 조조, 도겸 및 유표 등등 당시 나름 한따까리씩 하는 군웅들은 하나같이 유비의 합류를 반겼고 아무리 시련을 겪더라도 기어이 이겨내고 극복하며 살아남았던 그 비결에는 간손미의 노력과 헌신이 녹아들어 있었다. 쉽게 말해, 한 편의 액션블록버스터를 만든다고 가정할 때 제작자 유비, 감독 제갈량, 주연배우 관우, 장비, 조운, 조연 마초, 황충, 위연, 방통 등이라면 간손미는 별 비중없고 눈에 안띄지만 그래도 없으면 안되며 누군가는 해야하는 촬영팀, 메이컵, 코디, 미술팀, 음향팀, 매니져, 밥차 이모 같은 그런 포지션. 사실 간손미는 이렇게 셋이 하나로 묶어 버리는 것이 실례인 촉한의 개국공신들! (이라며 이미 나도 이들을 묶어 한 칼럼에 쓰는 실례는 넘기자.) 자, 그럼 간손미를 한 번 따로따로 살펴보기로! 간옹 헌화 (簡雍 憲和) / A.D.? ~ ? 촉한의 인물들이 대개 그러하듯, 사료가 많이 남아있지 않다. 간손미 중 가장 왕고인데, 고향이 유주의 탁군 탁현... 지금 중국 허베이성의 바오딩시와 줘저우시인 곳인데, 그렇다. 바로 유비의 고향인 그곳! 유비와 동향으로 삼국지연의에는 묘사되지 않지만 유비와 어린 시절부터 친한 친구 사이였다. 고로, 유비 휘하에서는 의형제인 관우 & 장비보다 유비와 알고 지내며 함께 한 시간이 가장 긴 인물이다. 유비가 기의한 이래 입촉까지 함께 했으며, 어찌보면 당연하고, 어찌보면 놀랍게도 유비의 지시에 절대복종하긴 했으나 유비를 주군의 예로 대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지고, 성격은 요샛말로 하면 개그캐였던 듯. 유표에게 의지하기까지 허구언 날, 박살나고 패배하고 쫓기고 도주하여 사실상 패배주의, 열등의식, 암담함이 가득했을 유비진영에 분위기를 다독이며 살림살이를 챙기고 병사모집과 관리 및 잡다한 일들의 처리를 하는 일종의 행정을 도맡았다. 툭하면 져서 쫓기고 그 와중에 죽고 다치는 이도 한둘이 아니였을 당시 유비세력에서 항상 넉살좋고 입담좋고 성격좋아 친구이자 집단 최고권자인 유비부터 그 이하 부하들까지 농담 및 음담패설로 웃음을 안기고 분위기를 북돋던 간옹의 역할은 수치로 환산할 수 없고 또 그래서 평가절하 되기도 하지만 그때 비참하던 유비집단에 없어서는 안될 부분이였다. 제갈량 영입 전은 물론, 영입 후에도 유비는 업무 외적인 부분의 넋두리나 상담 등은 간옹을 불렀다고 한다. 다만, 사람 자체는 자유분방했는지.... 딱히 원리원칙을 세세히 준수하진 않은 듯 보이며, 그래서인지 복색도 늘 격식없이 대충 걸쳐 입었고 위의 언급처럼 비록 충성하며 상명하복할지언정 유비를 주군아닌 친구로 대했던 간옹이기에 훗날 유비가 형주에서 기반이 서서히 안정되며 초창기부터 유비의 정에 끌려 따라다니던 이들 외에 철저히 비즈니스적으로 영입된 인재들이 늘어나던 와중에도 간옹은 그들을 모두 편히 살갑게 동생들 대하듯 했다고 한다. 제갈량이 군사직을 맡아 전략회의를 진행하는 엄숙하고 긴장된 순간조차도 간옹은 한쪽 구석에 의자 몇 개를 이어붙이고는 비스듬히 누워서 회의에 참석하거나 뭔가 군것질거리를 우물거리며 회의에 참여했다. 심지어 회의 도중 화장실에 가고 싶거나 본인이 들을 부분을 다 들었다 싶으면 회의 중간에 휙~ 나가기도 했고... 식사 중 자신의 찬을 다 먹어놓고는 관우의 자리로 가서, 관우의 찬을 집어먹기도(!?) 했으며.. 장비에게 자신이 더 힘이 셀 것 같으니 팔씨름을 하자고(...) 도발을 걸기도 했다. .... (장비가 응했는지 여부는 사료가 남지 않았다만 왠지...) 조운에게도 활솜씨를 겨루자며 조운이 먼저 과녁을 맞추자, 그 과녁을 잠시 바라보고는 조운은 자신의 상대가 못될 것 같으니 다음에 겨루자며 가버렸다... 보다시피 내용만 보면 진정 민폐갑에 진상 캐릭터다. 그러나 대단한건 이러한 간옹의 언행들에 대해 타인들의 불쾌함, 불만, 이의제기 등에 대한 기록들이 일절 없다. 유비진영의 모두가 저런 간옹의 진상에 모두 애정으로 보듬을 존나 호인들만 있었을 리도 없고.. 심지어 간옹이 건드린 인물들 중에는 성격이나 인성이 결코 순둥이라고 볼 수 없는 관우와 장비도 있으며, 그렇다고 제갈량이나 관장조같은 천하의 히어로들이 감히 어쩌지 못할 위엄이나 권한이 있던 것도 아니다. 이는 쉽게 말해 타인들이 간옹의 저런 격의없이 구는 언행들을 '쟤는 뭐 원래 저렇지~' 라며 넘겼다는거다. 그리고 간옹 역시 그닥 격식이나 예를 차리지 않을 뿐, 기강을 해이하게 하거나 타인에 직간접적 폐를 끼치는 수준의 막장 난봉꾼은 아니였다는 말이기도 하다. 입촉 후, 유비가 전후안정화 작업 중 식량난을 우려해 금주령을 내림은 물론, 심지어 양조관련 도구의 보유자도 처벌하려는 법령을 입법시키려 하자 어느 날 간옹은 유비와 밖을 나갔다 지나는 남녀를 보며 저들을 당장 간음죄로 벌하시라 하였는데, 유비가 그게 뭔소린지 묻자 '저 남녀는 간음을 할 수 있는 도구(......)를 갖고 있으니 응당 벌 해야 한다'고 하자, 이를 알아들은 유비는 법령을 철회했다는 이야기가 남아있다. 삼국지연의에도 나오지만 유비가 서촉정벌 당시 막타에 몰린 성도의 유장에 항복을 권하는 최후통첩 전할 사자로 들여보낸 것도 간옹. 연의에서는 거만한 간옹이 유장의 한 신하에게 꾸짖음을 듣고 자세를 고쳤다고 나오나 그런 이야기는 남아있지 않다. 간옹이 특유의 입담으로 유장을 설득했다고도 하지만, 이건 좀 오버같고 당시 유비군 VS 유장군의 대치구도상 간옹이 아니라 중풍에 치매도 같이 앓아서 나보고 가끔 자기 마누라라고 부르시는 우리 옆집 할아버지가 갔어도 유장은 항복했을 것이 자명하니 딱히 간옹의 공이라고 하기는 좀 뭐한 부분은 있다. .... 간옹의 기록은 확실히 유비의 입촉까지 함께 했던 것은 확실해 보인다만, 그 후로 그가 언제 어찌 죽었는지가 역사기록에 없다. 허나 정황상 이릉대전 이전에는 이미 사망한 것으로 보이며 꼬장꼬장히 팩트폭행으로 유비를 그로기상태로 만드는데 능했던 법정과 마찬가지로 역시 살아있었다면 유비를 격의없이 대하며 말발로 추스려 이릉대전을 제지하는데 한몫을 하진 않았을지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손건 공우 (孫乾 公祐) / A.D.? ~ 214 현 중국 산둥성 웨이팡시의 북부지역 일대인 당시의 청주 북해군 출신이며, 유비가 도겸을 이어 서주자사가 되던 때 천거받고 유비 휘하에 임관하여 그때부터 유비를 섬기고 간손미 중 가장 임관이 늦다. 즉 짬이 셋 중 제일 안된다는 말. 간옹과 마찬가지로 이 양반 역시 자세한 기록이 많지 않은데, 촉한출신 닝겐들의 기록량이 다 이 지경인건 나중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일단 삼국 중 국력이 가장 후달렸던데다, 촉이 망한 후 강유가 종회를 꼬드겨 반란을 일으켰다가 제압당할 당시 성도의 황궁이 큰 손상을 입으며 기록들이 대거 유실된 탓이 크기도 하다. 하여간 손건은 유비 휘하에서 외교력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난세의 떠돌이 유비에게 굉장히 요긴한 역량을 발휘했다. 조조의 통수를 치고 원소 휘하로 들어감을 타진 때도, 다시 원소를 떠나 유표에게 전향해 갈 때도, 유비는 손건을 사자로 보내 상대군주를 설득시켰다. 주요한 외교업적이 꼴랑 두 건이지만, 이 두 건은 유비의 생존에, 유비세력의 흥망에 절대적이고 직접적인 임팩트를 가졌던 두 건으로서... 당시 원소 자체도 워낙 녹록치 않은데다 원소 주위에는 최정상급 책사들이 손건을 다구리 놨을 게 자명함에, 유표 역시 연의처럼 죽을 날 기다리며 숨만 쉬던 호구가 절대 아님은 물론, 반유비정서가 강하던 외척 측근들도 이해로 설득시킨 손건은 분명 대단한 외교가였으며... 그 당시 '사자(사신)'은 사실상 목숨을 내놓고 맡는 보직이였다.. 상대진영에서 분위기가 말리거나 자칫 실수를 하면 그 자리에서 목이 날아가는 건 부지기수에, 당시 교통인프라도 최악에, 치안도 개판인지라 또 중국이 좀 넓어야지, 며칠 걸려 험하고 먼 길 말타고 오가는 건 여간 힘든일이 아니였으며 중간에 혹여 도적단을 만나면 그냥 끝이였다. "네 이놈들! 난 유황숙님의 사자다! 길을 비키지 못할까!!" 이딴거 안먹혔다. 이미 그 전에 나름 세력이 적잖던 조조조차 부친을 재물 노린 이들에게 잃었을 판에, 하물며 당시로서는 별 볼일 없던 유비 나부랭이의 사신 부스러기 따위는 그냥 죽이거나 끌고 간들, 유비로서는 딱히 방도도 없었다. 하지만 손건은 살아남았다. 그것도 자신이 맡은 바 소임을 완수해내면서. 물론, 손건의 외교성과 또한 일각에서는 너프되는게 사실. 그들의 주장은 손건의 외교성과라기보다 비록 유비가 실세는 부족했던건 맞으나 명분상으로는 원소나 유표의 입장에서 제법 매력적인 카드였다는 점을 내세운다. 천자가 직접 황실 족보를 뒤져 자신의 숙부뻘임을 입증한 황숙에, 천자를 겁박한 공공의 적 조조에게 별 볼일 없는 기반임에도 대립각을 세우고 패해서 쫓길 지언정 맞서는 유비는 여타 군주들에게는 천자를 등에 업은 조조와 맞붙음에도 오히려 명분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구실이였기 때문. 이렇듯 어찌보면 간손미들 중 가장 몸고생이 많았던 손건은 의지할 땅 한뙈기 없어, 자신이 몸 던지고 목숨 바쳐 원소나 유표에게 입지를 대신 구걸해야 했던 주군이 서촉정벌을 성공 후 제대로 된 근거지를 자력으로 얻는 감격스러운 광경을 본 후 얼마 못 가 숨을 거두고 만다..... 그의 경험과 경력상 장수했다면 이전에 없던 자신의 주군의 위상까지 더해져 더욱 강력한 외교카드가 될 수도 있었겠지만, 그리 되지 못해 안타까운.. 직접 비교는 좀 어려우나 간손미들 중 실질적인 업적이 가장 많고 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그는 관우, 장비, 조운, 간옹 등처럼 유비와의 인연에 의한 것이 아닌 비즈니스적으로 임관한 인재임에도 유비가 여포에게 서주를 잃고 시작되는 험난하기 그지없는 대모험을 함께 겪은 충신 중의 충신이다. 미축 자중 (麋竺 子仲) / A.D.? ~ 221) 간손미 중 훗날 가장 직위가 높았으며 심지어 그 빛나는 갓갈량보다 높았던... 여러모로 간손미 중 가장 뒤에 위치한게 억울할 법한 그는 당시의 서주 동해군, 오늘의 중국 산둥성 린이시가 고향이며 도겸을 섬기다 도겸이 사망 후 유비를 인수자로 정하며 자연스레 유비를 섬기게 되며, 가신의 수가 만 명에 다다를 정도라던 서주 대대로 이름난 대부호집안의 금수저였던 그의 험난한 인생여정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재산도 재산인데다 인근 백성들의 구휼에 신경쓰고 워낙에 성격도 온화하고 인자하여 황실 중앙정부에 천거된 적도 있는 서주의 호족출신 명사로서 솔까말 당시의 별 볼일 없던 떠돌이 군벌집단인 유비세력에 숙이고 들어갈 급이 절대 아니였다. 심지어 정사에는 인물이 좋았다는 평까지 남아있으며 연의에서는 아예 언급조차 안되었지만 상당한 명사수(!)에 승마실력도 훌륭한(!!) 문무겸전(!!!)이였다고 한다. 이런 서주의 토니 스타크 미축은 유비에게 인생을 걸게 된다. 자신의 막대한 재산을 유비에게 모두 기탁하는 한 편.. 나름 당시에 미인이라 평이 자자하던 막내 여동생(미부인)도 유비에게 심지어 정실도 아닌 첩으로나마 바치고 자신의 동생 미방과 함께 유비를 받들어 섬기는데.... 당시 이 미축의 유비에 대한 도박에 가까워 보이는 올인은 유비가 신야에서 조조군에게 박살나 쫓길 때까지도 도도 아닌 빽도에 가까웠으나, 훗날 유비가 입촉 후 군사장군에 임명된 제갈량보다 위인 안한장군에 임명되며 모였음이 입증된다. 제법 나쁘지 않은 무재를 갖췄음에도 워낙에 성격이 고상하고 온후한 탓에 카리스마가 절대적으로 필수인 군지휘에는 걸맞지 않다 느낀 사람 잘보기쟁이인 유비에 의해 철저히 문관으로만 쓰여졌다. 사실.. 간옹과 손건, 미축 모두 꽤 초창기부터 유비를 따르며 갖은 모진 개고생을 겪고 생사고락을 넘나드는 와중에도 유비를 향한 충절이 변함없음은 마찬가지였으나 미축의 그것은 다른 둘과는 그 유가 다른 것이... 그냥 친한 친구 따라나선 간옹, 추천받고 입사하여 직장생활 시작한 손건에 비해 미축은 그때껏 누린 모든 호사를 버리고 가진 모든 것을 유비에게 바쳤다는 점이다. 이 재산 기탁 덕에 유비세력은 이리저리 터지며 쫓길 지언정 유지가 되었던 것이며, 이런 미축의 올인이 없었다면 유비는 진작에 야심을 접고 유력군주의 부하가 되었거나, 난전 중이나 떠도는 와중에 객사.... 아무리 운이 좋았다한들 훗날의 한중왕을 넘어 촉한의 초대황제까지는 절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유비 역시 별 도드라지는 공적이 없음에도, 그닥 능력이 특출나지 않음에도 그런 미축을 은인으로 여기며 챙겨, 미축의 생전 직위는 자신의 두 아우인 관우와 장비에 못지 않던 조운과 심지어 자신의 인생을 바꿔준 제갈량보다 상석에 올랐고 당연히 관장조제갈 및 여타 인물들은 그에 대해 일체 이견이 없었다. 게다가 미축은 원체 군자에 호인인지라, 초창기 유비세력의 대주주임에도 세력의 운영방침에 일절 관여없이 오직 유비의 지시에만 철저히 따랐고 나이로나 짬으로나 댈 게 안되는 제갈량을 공경으로 대했다. 이런 미축이였건만.... 그 끝은 간손미 중 가장 안타까웠던 게, 일단 여동생인 미부인의 사망.. 연의에서는 유비의 정실이 감부인, 그 다음 세컨이 미부인으로 묘사되지만, 실제로는 미부인을 감부인보다 먼저 만났고 서주 최대 부호의 딸이요, 자신 세력의 대주주의 누이기에 그 서열과 대우가 응당 감부인보다 위였다. 게다가 유비는 그런 미,감부인 이전에도 처가 있었으나 이리저리 떠도는 통에 연이 끊겼는지, 자식도 없던 상태에 미부인의 존재는 서주에서 유비가 조조에 패해 쫓기면서부터 언급되지 않는 걸로 보아 그 당시 조조의 포로가 된 듯 하다. 아무튼 그렇게 여동생은 유비에게 바치고 얼마 되지 않아 연이 끊기고... 미축 말년 망타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동생, "미방의 배신"이였다. 미방 이 씨부랄새끼의 배신 및 오로의 귀순은 심지어 유비의 형제요 당시 형주 총사령관 관우의 패전과 사망.. 게다가 유비의 본진 형주를 잃는데 직접적 영향을 끼쳤고 미축은 그게 너무 수치스럽고 죄스러워 스스로를 결박, 유비에게 꿇고 울며 죽음을 요청한다. 사실, 당시의 트렌드로 볼 때... 미방의 죄는 미축뿐 아니라 미씨일가를 싹쓸고도 모자른 대역죄였으나, 유비는 이는 미축의 잘못이 없다며 그의 결박을 직접 풀고 일절 처벌이나 강등없이 전과 같이 대한다. 허나... 오히려 그런 유비의 관용은 미축의 양심을 더욱 괴롭게 하였고 그 좌절감에 병을 얻어 앓다 유비가 제위에 오른 해 사망한다....T-T (미방 개새끼...) 이처럼 간손미들은 그저 마냥 머릿수만 채우며 밥이나 축내는 짬타이거들이 아니였다. 솔직히... 나도 한 때 그랬지만, 대부분 삼국지 속 인물들의 역량과 능력을 코에이의 게임 속 데이터로 판단해버리는 탓에 저들처럼 수치화 시킬 수 없는 부분에서 묵묵히 소임을 했던 이들이 평가절하된 것이 크다. 게다가 촉한의 불운스러운 사료 부족 역시 이유기도 하고.... 아무튼 사람 잘 보고 잘 쓰기로 삼국시대 인물들 중 원탑에 가깝던 유비가 저들을 끝까지 중용했다는 것은 그들이 제갈량, 방통, 서서, 마량, 장완, 비위 등 촉한문관의 슈퍼스타들에 비해서는 어떨지 모르나 충분히 자기 몫은 해내던 비범치만은 않았던 인물들이란 반증이기도 하다. 비록 유비 따라 고생한 기간들이 더 길긴 하다만 어쨌건 셋 다 그렇게 개고생하며 따르던 주군이 왕위, 제위에 오르는 건 보되.. 몇 년 후 그런 성공의 정점 찍은 주군이 "이릉대전"이란 무리수를 두다가 다시 고꾸라지는 건 보기 전에들 죽었으니 어찌보면 다들 보람차게 눈을 감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이들의 능력과 존재감에 대한 판단은 각자가 알아서 할지언정, 확실한건 이들이 없었다면 절대 결코 여러분들이 아는 유비도 없었을 거라는 점.... 이 부분에 대해 여러분들은 인정 못할지라도 정작 당시의 당사자인 유비와 그 휘하 문무백관들은 모두 인정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나가서 돈 잘 벌어오는 아버지도, 학교에서 일진인 첫째도, 전교회장을 맡고 성적도 상위 1%인 막내도, 동네미녀는 전부 건드린 삼촌도, 모두 집에서 중요하고 필요한 영웅들이지만 이런 이들 뒤에는 이들이 마음 편히 자신의 일과 임무에 전념할 수 있게 집안일을 해놓으시고 뒷바라지 하시는 어머니가 계시듯... 간손미는 눈에 띄지 않았을 뿐 그 어느 누구 못지 않은 충성과 성실함으로 주군을 보필한 훌륭한 인재들이였다 이제는 간손미를 무시하지 말고, 더 나아가 기왕이면 간손미라 셋을 묶지 말자.
어느 일본도시의 캐릭터 맨홀 테러사건.txt
5년 전, 일본 시즈오카현 누마즈시에 설치된 러브라이브 선샤인 캐릭터 맨홀 11종. 팬들이 3400만엔을 클라우드 펀딩으로 모금하여 완전자비로 설치한 물건. 덕후들이 스스로 관광 컨텐츠를 만들어준 셈이라 시에서도 반기며 홍보책자까지 만들어 배포했고, 주민반응이나 관광효과가 은근 좋아서 뉴스도 여러번 타게됨. 결과 다른 시에서도 따라하며 일본 지자체에서 캐릭터 맨홀 붐이 일어나기도 함. 덤으로 설치 초창기에는 팬들이 찾아가서 맨홀을 깨끗히 닦아주는 유행도 퍼지며 별개로 화제가 되기도. 암튼 지역와 오타쿠 서로서로 행복하게 끝난 사업... 이였는데.... 분위기가 좋은걸 본 관종들이 찾아가 맨홀을 긁거나 페인트를 뿌리는 테러사건이 발생. 성지순례하는 덕후를 생각해 인적이 드문 공원이나 시골쪽에도 설치한게 범죄의 표적이 됐던 것. 설치로부터 열흘도 안 된 시점이였다. 소식을 들은 팬들이 곧바로 찾아갔지만 긁힘과 페인트가 물수건으로 없어질리가.... 그리고 이런 사건이 벌어진 누마즈시는 절대로 이걸 단순한 소동으로 여기지 않았다 사건이 알려진지 얼마 안 된 새벽에 시의원들이 달려가서 현장을 둘러보고 피해현황과 복구일정을 확인하며 심상치 않은 상황을 공유. 아침이 되자마자 누마즈 시청에선 맨홀의 회수, 피해현황, 향후대응에 대한 성명을 발표. 이어서 공공기물 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하였다. 덕분에 트위터에서 '다음엔 정x을 뿌려줄것'이라며 낄낄대며 상황파악도 못하던 테러범들은 누마즈시가 전력으로 휘두른 공권력 풀스윙을 처맞고 모조리 체포당했다. 이후엔 추가피해 방지를 위해 기존 위치에는 색이 없는 맨홀이 설치되게 되었고 컬러 맨홀은 인적이 많은 역앞 상점가와 전시관에 설치한 뒤 CCTV로 24시간 감시하여 테러사건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게 됐다고 한다 출처 : 더쿠 오.. 지자체가 일을 아주 잘 하네요.. 남의 기쁨과 성의를 왜저렇게 망치고싶어할까요 참 할짓없는 사람이 많습니다 사이다엔딩이라 다행이군요
공손찬 백규 (公孫瓚 伯圭) A.D.? ~ 199
삼국지를 워낙에 좋아해서 여기다 시간 들여가며 이런 글까지 쓸 정도다보니 나름 삼국지에 대해 좀 아는 편이라 할 수 있는 내가 여러 자료들을 지금까지 보고 듣고 하다보면 그 인물에 대한 호감도를 떠나 참 안타까운 이들이 많다. '이 사람은 왜 이럴 수 밖에 없었을까' '왜 이 인물은 이런 선택을 해야만 한걸까' '그는 결국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건가' 그 중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오늘 다룰 인물 "공손찬"이다. 아마 게임이건 만화건 애니매이션이건 책이건... 소설인 연의를 읽었건, 정사를 읽었건.. 공손찬을 좋아하거나 궁금해 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특히 삼국지연의를 읽은 분들은 더더욱 공손찬을 좋아하거나 궁금해하지 않는데, 일단 연의에서의 그는 워낙 초반부에 등장하고 별 다른 임팩트도 없는, 드래곤볼을 예로 들자면 손오공이 어린 시절에 등장해서 잠깐 오공을 애먹이지만 얼마 못 가서 즈려밟히는 '타오파이파이' 정도의 취급... (혹시 누군지 모르면 포털사이트 검색 Go) 그나마 코에이의 삼국지시리즈를 즐기는 분들이 보다 고난도의 천하통일에 도전할 때나 선택할 인물. 하지만 역사 속에서의 그는 결코 그런 대접을 받을 엑스트라급은 아니였음을 오늘 글을 통해 밝혀 보겠다. 삼국지연의에서도 나오듯 실제로도 당대의 이름 높던 학자인 '노식'의 문하에서 유비와 함께 공부한 동문이고 그 때의 인연으로 유비가 공손찬이 막장테크 타기 전까지 공손찬의 객장으로 있기도 했다. 이쪽도 생전의 라이벌이던 원소처럼 적자가 아니지만 얼자였던 원소보다는 사알짝 나은 '서자'였는데 뭐 우리가 보기에는 도찐개찐... 어쨌건 집안도 원소의 원가에는 댈 바 아니긴 해도 나름 괜찮은 집안의 은수저출신. 공손찬의 집안은 대대로 유주일대의 태수를 지내던 가문이였는데, 원소네가 일전 원소칼럼에서 소개했듯 중앙정부 고위관직자 집안이라면 공손가문은 군수집안쯤? 이걸 보고 혹자는 'ㅋㅋㅋ군수 나부랭ㅋㅋ' 할 수도 있지만 이건 여러분들이 군수를 몰라 하는 소리다. 군수는 3급 공무원이며 군으로 치면 준장(★)에 준하는 정말 높은 자리다. 아무튼 저런 집안 출신이지만 서자인 관계로 지분을 이어받지 못한 Mr.공손은 첫 사회생활을 유주의 말단관리로 시작하는데, 이 때 맡은 업무는 각종 공문서를 필사, 즉 베껴 쓰는 일이였다. 당시는 복사기도 없고 이메일, 팩스 뭐 그런거 다 없으니 공무에 있어 이리저리 나가고 들어오는 문서들을 누군가 직접 보고 필사를 했는데, 그 일을 했다. 인간복사기로서 공손찬은 꽤 유능하여 문서들을 취합 후 요점을 추려 알아보기 쉽게 잘 정리하여, 그가 정리한 문서는 누가 봐도 업무현안이 눈에 잘 들어왔는데, 게다가 공손찬은 말도 조리있게 잘 했고 인물도 좋은데다 "목소리도 좋았다"고 한다. 이런 점들이 소문나며 어느 태수가 그를 점 찍어 사위삼고, 그 후 그를 노식에게 유학시키는 등 이때부터 공손찬의 포텐이 시동을 걸기 시작한다. 헌데 어느 날 저 공손찬의 장인되는 태수가 비리죄목으로 파직당해 유배를 가게 되었다. 저 당시가 워낙 나라꼴 개판이라 털어 먼지 안나는 태수가 몇이나 있겠냐만... 저 때는 매관매직도 흔했는데 이를테면 A : 저 이거 받으시고 저 벼슬 좀 ㅎㅎ 고위관리 : 오~ 1억전?!! 뭐 하고 싶은데? A : 영릉태수요! >_< 고위관리 : 콜! 조또마떼! (영릉태수 공석 시 발탁, 헌데 기존 태수 재직인 경우...) 고위관리 : 영릉태수 이놈개새끼, 2억전 세금 바쳐. 영릉태수 : 아.... (2억전 입금 시 유임 및 A에게는 다른 자리 물색! 미입금시....) 영릉태수 : 제가 2억전이 어디 있어요... 고위관리 : 넌 디졌어 (뭐가 되건 털어 난 먼지로 파직 또는 처벌, 그 자리에 A) 저런 경우가 적잖았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당시 이런저런 지방의 한 자리를 했던 이들은 위로 올려 보낼 세금(명목의 뇌물)을 채우고자, 또 저런 썩은 정부 휘하에서 일하다보니 본인도 썩어 대체로 백성들을 심하게 수탈하는 일이 다반사. 아무튼, 공손찬의 장인인 태수 '유기'(유표아들 아님)가 당시 일남으로 유배를 가게 되자, 본인 또한 자기를 알아보고 키워준 은혜를 갚고자 유배가는 장인을 따라가기로 하고 살아 돌아오진 못할거란 생각에 본인의 "셀프 장례식"을 올리고 유배길을 따라나서는데... 위의 저 유배지 일남, 바로 지금의 베트남이다... 지금 아무 세계지도나 펴고 당시의 유주라 불리던 중국의 베이징 동북부 아무곳이나 찍고 거기서 베트남까지의 거리를 찍어보면 ㅎㄷㄷ... 심지어 그 당시의 베트남은 '오지 Of The 오지'였으며 사실상의 사형선고였던 유배령이였거늘, 공손찬은 은혜와 의리로 그곳을 죽는 각오로 따랐던 것. 다행히 유배 가는 도중 뭔 일인지 또 사면이 되는 덕에 공손찬은 고향에 돌아왔지만, 사면되지 못했다면 대단한 의리남아인 공손찬을 삼국지 게임에서 선택 못할 뻔.-_-;; 고향으로 돌아와 그전의 평판 덕에 다시 벼슬길에 오른 공손찬은 그때부터 포텐이 만개하며 당시 유주 인근의 소수민족들 중 가장 세력 크던 "오환족"의 학살자로 이름 얻기 시작하는데... 얼마나 무시무시했는지, 오환족들의 분노와 공포의 대상이 되었고 그 과정이 실로 잔인했는데, 공손찬은 단순히 '접경지역의 이민족을 축출한다' 이상의.. 몹시 뒤틀린 인종관을 갖고 오환족은 모조리 박멸하여 그 씨를 말려야 한다는 한족중심의 인종차별론자였던 것으로 보여진다. 오환족의 투항은 결코 용납되지 않았으며, 애어른이나 남녀노소없이 오환은 물론, 그 2세나 3세의 혼혈에게조차 가차 없었고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반 후한 백성들의 원성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당시 그의 오환 및 그 일대 소수민족에 대한 홀로코스트는 중화사상에서 비롯된 한족 우월주의가 당연시되던 여타 한족의 입장에서조차 이해를 얻기 힘들만큼 극심했다. 강족들을 토벌하기도 했으나, 그들과 결탁하기도 했던 동탁, 마등, 한수, 마초 등등이나 흑산적 및 오환족들과는 밀당을 통해 견제와 화친을 번갈던 원소나 조조, 무릉만들과 연합전선을 구축했던 훗날의 유비 등 아무리 소수민족을 오랑캐 취급하며 천대했던 당시라도 무조건 다 싸잡아 죽인다기보다는 필요시에는 협력대상으로 봤던 경우도 많았거늘... 공손찬은 이들에 대해 철저한 배척 및 멸종을 도모했고 당연히 오환들도 공손찬에 대한 항복 역시 항전의 끝과 다름없는 죽음뿐이란 것을 알고는 최소한 싸우다 죽자는 결론을 택하며 후한 백성들 역시 오환족들의 침략 또는 병사로 차출되는 등의 피해가 나날이 늘어갔다. 심지어 공손찬은 소수민족들과의 전투에서는 앞장서서 무쌍난무를 찍었고 결국 그의 군사적 재능과 이 오환족 제노사이드가 결합하여 후한의 동북부지역은 어쨌건 가장 소수민족의 평탄화가 잘 된 지역이 된다... 종종 연의 내에 등장하던 공손찬의 "백마장사"라는 닉네임과 그에 따른 업적이 이 소수민족 학살로 얻어진 것이다. 결국 어찌보면 단순히 치안을 위해서가 아닌 본인의 가치관에 따른 삐뚤어진 행태의 결과. 이러던 어느 날, 유주자사(쉽게 말해 우리의 도지사 개념)로 한실종친이자 인망 높고 덕이 있기로 소문난 "유우"가 부임해오며 공손찬은 심기가 매우 불편해지는데... 유우는 군사일변도의 공손찬 플랜에 대해 상당한 회의감을 표출하며 막대한 군비지출을 최소화하고 그 여유분 + 중앙 재정지원을 그간 숱한 전투에 황폐화된 농지개간 및 유랑민들의 정착지원 등의 복지와 지하자원 개발로 인한 산업다각화 및 재정확대, 오환과의 화친 및 교류와 교역의 증대를 통한 경제구조 변혁 등 다분야에 걸쳐 진짜 유주를 위한 각종 계획들을 내세워 추진했는데.. 공손찬은 위에 언급한 자신의 뒤틀린 인종관 + 그런 위기감 조성을 통한 군비확장 및 국방비 사유로 자신의 세력과 야망을 키우던 터에 유우의 저런 정책들은 일절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고 유우와 공손찬은 극심한 갈등을 겪었으며, 공손찬이라면 치를 떨던 오환들도 유우측으로 투항 및 교섭을 시도했다. 이미 드높던 덕망이 이 때 더 높아지며 백성들의 칭송이 줄 이어, 후에 반동탁 전선 측의 맹주인 원소가 그를 새 천자로 추대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였던 것이다. 그 결과 그런 원소가 주도하던 '반동탁 연합에도 불참'한다. 하여간 이때부터 유우와 공손찬은 거의 각자노선을 걸으며 갈라선다. 이후 공손찬은 잠시 오환족 박멸을 미뤄두고 하북을 휘젓기 시작하는데, 삼국지연의에는 묘사가 안되나 공손찬의 용병술, 군지휘능력은 삼국지에 등장하는 수 많은 이들 중 가히 TOP10에 들만한 수준이다. 일단 먼저 말한 오환족 박멸 역시 마찬가지로, 원소나 조조같은 강자들이 오환이나 선비족, 흉노같은 북방 소수민족들을 괜히 회유하고 화친하려 든 게 아니다. 그만큼 버거웠던 부분이 크게 작용했다. 허나 공손찬은 이런 이들을 거의 지워버리다시피 했으며, 191년에는 비록 훈련없는 오합지졸이라고는 하나 무려 30만(삼국지 특유의 뻥이 아닌 역사기록에 의함)의 황건적 잔당이... 현 대한국군의 절반 가량의 저 대병력이 유주에 침공하자, 겨우 고작 2만의 병력만으로 저들을 궤멸에 가깝게 타격한다. 솔직히 저 열 다섯 배의 전력차는 진짜 황건적이 모두 맨손이였어도 버거울 지경이거늘.. 공손찬은 해냈다. 심지어 유우와의 대립이 극에 달에 결국 공손찬의 군사행동에 수시로 겐세이 놓던 유우와 공손찬은 다이를 붙게 되며 이때도 무려 10만이나 되는 병력을 고작 겨우 "100명"만 선발해 지휘부까지 뛰쳐 들어가 와해시키는데 성공한다. 이렇듯 당시의 공손찬은 원소가 제대로 득세 전까지는 당시 전 중국을 통틀어도 맞상대로 당해낼 재간이 없던 최강의 세력이였다. 공손찬군은 병력 수는 물론, 각종 장비와 물자도 상당히 최신이였으며 유독 기병대에 집착을 했던 공손찬의 고집 때문에 전 중국에서 가장 많고 잘 훈련된 기마군단을 거느리고 있기도 했다. 비록 우리가 알만한 네임드 장수나 모사는 없었으나 공손찬은 오로지 자신의 무력과 지휘력 및 전술능력으로 커버업 하고도 남았으며 기마군단 특유의 기동력을 바탕으로 평야지역이 넓던 유주와 요동 일대의 정복자가 되어 심지어 당시의 원소조차 공손찬의 이름을 들으면 쫄지 않을 수가 없던 상황. 하지만 이렇게 뛰어난 군사적 재능을 갖고 서출의 그가 오로지 맨주먹으로 하북을 주름잡으며 소수민족과 한족 통틀어 무적으로 이름을 날려가고 있는 와중에도 서서히 그에게는 그림자가 들고 있었으니...... 1. 과격함. 그의 정복 및 전투방식은 심히 거칠고 잔인했다. 소수민족들 상대로는 항복 or 항전 여부 무관하게 모조리 죽였으며 사로 잡힌 이들은 곱게 죽이지도 않고 온갖 모질고 잔인한 방법을 통해 죽였으며, 그렇다고 관할지내의 백성들에게 선심을 베푼 것도 아니다. 공손찬의 병사들은 유주일대의 그 어떤 도적떼보다 약탈과 겁탈이 잦다고 악명이 떨쳐져 있었다. 2. 몰인정. 그는 부하들에게도, 병사들에게도, 자신이 다스리는 백성들에게도, 다른 군주들에게도, 당연히 적세력에게도... 오직 자기자신의 욕심과 야망의 성취에 소모되는 도구 또는 그에 방해되는 장애물로만 여겼다. 응당 그런 사람냄새 나지 않는 그에게 인재가 몰릴 리 없고 있는 인재조차 떠나는 경우가 잦았다. 당장 공손찬은 그 부덕함으로 조운, 전예 및 유비 등의 특급인재들을 얻고도 놓친다. 그가 성공가도를 달릴 때야 그렇다셈쳐도 그가 위기를 맞자, 그의 휘하세력들은 이탈에 가속이 붙어 더욱 비참한 몰락을 부채질 하는 계기가 된다. 3. 고집. 그는 말 했듯이 '서자'였고 오로지 자신의 능력과 실력, 운으로 성공을 쟁취했는데, 동서고금 막론하고 이런 이들은 자신이 옳고 맞다 여기는 고집이 보통이 아니다. 게다가 그도 모자라 남을 무시하는 경향도 강하고 이런 부류들이 대개 빠지기 쉬운 함정이 바로 독단적인 아집부리기다. 공손찬 역시 이를 극복하지 못한체, 오로지 모든 부분에 있어서 자신의 고집대로만 처리했다. 역시 이런 이들 아래로는 자신의 뜻과 재주를 펼칠 수 없기에 인재가 모이거나 성장할 수 없다... 4. 별종. 공손찬은 각종 다양한 기록들을 살펴보면... 평범한 사람은 아니였음이 여기저기 나타난다. 물론, 삼국지속 영웅들이 응당 평범한 이들이 아님은 맞으나, 공손찬은 좀 희한한 면이 많은 이였다. 유별나던 인종차별적 면모도 그렇거니와, 장인어른의 유배지를 따라가며 굳이 자신의 장례를 스스로 치른 점, 게다가 공손찬은 놀랍게도 참모나 책사에 점술인, 상인, 건축가 등등.. 일절 군사, 행정과 무관해 보이는 이들을 단지 자신과 코드 맞고 복종하며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채용했다.... 저런 여러 큰 결점들 탓에... 그 놀랍고 빛나는 군사적 재능을 토대로 후한의 동북일대를 독차지 하고도 결국 당시로서 자신보다 모로 보나 뒤쳐지고 모자르던 원소와의 대결에서 패하고 만다. 당시 원소는 객관적 전력으로는 공손찬에 댈 바가 아닌 걸 파악했기에 정면승부를 피하고 공손찬의 전력을 싸우지 않고 약화시키는 전법을 쓰는데, 예전 원소의 칼럼에서 말했듯 원소는 정치정략의 고수였는데 이를 십분 활용! 인심을 잃은 공손찬의 영지였던 유주일대를 비롯, 여기저기 사람을 보내 공손찬의 직간접적 세력권이던 요동, 기주 북부일대, 청주와 병주 등에 공손찬에 대한 네거티브적 프로파간다를 퍼뜨린다. 공손찬을 적대시하는 이들 및 세력들을 적극 포섭했으며, 공손찬에게서 전향해 오는 인재들은 더욱 크게 포상했다. 시간이 지나자 공손찬의 세력권에는 그간 공손찬의 폭정 탓에 더욱 그에 대한 비방과 괴담이 날개를 달고 퍼졌으며 공손찬을 따르던 적잖은 이들이 타세력으로 전향 및 하야하는 등 이탈자들이 줄을 이었다. 공손찬세력의 레임덕은 곧 군기강해이로도 이어져 군자금 및 관련 장비나 물자의 횡령도 횡행했으며 일부 장수들은 군마를 빼돌려 파는 일도 생겨났고 병사들도 더욱 백성들을 심히 약탈하게 되었으며 나날이 공손찬의 세력은 끝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한다. 이렇게 저물어가던 공손찬... 이런 와해작업이 무르익었다 판단한 원소군의 총공세에 공손찬세력은 언제 그리 강했냐는 듯 무너져 내렸으며, 그 강하다는 공손찬군의 기마군단 역시 이에 대한 자부심에 변화없던 전술 탓에.. 대기마군단용 요격전술 개발에 심혈을 기울인 원소군에 의해 박살나고 만다. 세가 기울자 공손찬은 수 많은 백성들을 착취하고 노역에 동원해 지은 최강의 방어요새인 "역경"으로 피신.. 여기에서 짱 박힌 체, 히키코모리처럼 허송세월을 보낸다. 이 부분 또한 실로 안타까운게, 이 역경은 당시의 냉병기로만 무장된 재래전력으로는 사실상 수년 이상의 시간으로도 함락이 쉽지 않은 요새였고, 기세가 꺾여 그럴 뿐 적잖은 병력과 그 병력들이 수 년간 먹을 식량도 비축되어 있었으며 내부에 둔전이 가능할 정도의 농토도 있는 등. 거의 이 역경이란 요새는 당시의 건축토목술의 정점을 찍는 요새로 만화 진격의 거인에 나오는 월마리아같은 거대장벽에 둘러쌓인 궁극의 방어요새였던 것. 아무튼 공손찬은 이 요새에 거북이처럼 틀어박혀 나올 생각을 않았다. 원소군의 입장에서도 공손찬의 장기전은 반갑지 않았다. 어쨌건 자신의 본거지를 비우고 나온 원정이 길어지면 자신의 거점을 호시탐탐 노리던 조조나 흑산적들의 공격에 취약할 수 밖에 없으며 병참에도 한계가 있고 그렇다고 섣불리 퇴각하다 역경내에서 별 다른 손실없이 진치던 공손찬군이 쏟아져 나오면 그야말로 낭패기 때문. 그런 이유들로 심지어 원소는 오히려 공손찬에게 먼저 화친을 제의하기도 했으나, 싸울 생각도 없었으면서도 공손찬은 제 고집에 화친에는 또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대치가 계속 된 와중... 안그래도 희한한 괴짜 공손찬은 정신이상에 가까운 기행을 보이는데, 역경루라는 역경내에서 가장 높은 누각에서 지내던 공손찬은 그 누각에 두터운 철문을 달아 안에서 잠그고는 누구도 만나지 않았다. 7세 이하의 아이만을 드나들게 하였으며 각종 서류와 공문서들과 식료품과 생필품도 이런 아이들이 셔틀을 맡았고 급한 보고사항은 밖에서 누각으로 소리치면 공손찬의 대답을 다시 누각내의 시종들이 소리쳐 대답하는 심히 박ㄹ혜스러운 행태를 보이기 시작.... 게다가 잠깐 밖으로 군사를 출격시켜 긴 대치에 루즈해있던 원소군을 기습하다 포위 당하자, 어서 구원병을 보내자는 부하들의 요청에, '저들을 구하면 모두 구원병을 믿고 열심히 싸우지 않을거다'라며 그들의 전멸을 방관한다... 이를 계기로 안그래도 저물어 가던 공손찬의 세력은 급속도로 와해되며 탈영병과 이탈자들이 늘어갔고 제 아무리 우주방어요새라도 농성병력이 없다면 함락은 시간문제.... 끝내 원소군이 방어를 뚫고 내부로 진입하자, 한 시대를 풍미했던 효웅 중의 하나던 공손찬은 가족들을 모두 죽인 후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원소는 조정에 보고를 올린다는 표면적 이유, 조조에게 경고를 보내려는 내면적 이유로 공손찬의 참수된 머리를 보내는데, 당시의 조조와 조정 대신들 모두 공손찬의 패전을 믿지 못하다 그 잘려진 머리를 보고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훗날, 그런 공손찬을 무찌르고 그의 세력을 흡수하여 하북최강의 대세력으로 거듭난 원소가 훨씬 작고 약한 조조에 의해 몰락을 맞을 때 못지 않게 이 때의 원소가 공손찬을 상대로 승리했음은 전중국 최고의 이슈였다. 이렇듯, 아무리 자신이 뛰어나도 주변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아집으로 가득차 왜곡된 가치관을 가진 불통의 인재는 어떤 끝을 보는지를 공손찬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실무에 밝고 행정에 뛰어나며 바른 말이나 쓴소리 하는 전문가들을 배제한 체, 그저 자신과 맞는다는 이유만으로 비전문가들을 비선실세로 삼았던 점. 오로지 자신의 의견과 생각만을 일방통보하며 고집과 불통으로 귀를 닫았던 점. 당시 비록 인구가 많진 않았어도 비교적 타지역에 비해 이른 개발덕에 꽤나 자리 잡히고 안정된 터전을 차지하고도 자신의 부덕으로 이를 황폐화시킨 점. 화친과 교류를 했더라면 충분히 윈윈하고 자신의 세를 더욱 키울 수 있던 상대를 오로지 적으로만 삼아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대립을 했던 점. 자신의 병사들이 적들 틈에 죽어가고 있음에 이를 충분히 구할 수 있었음에도 말같잖은 이유로 방관하여 모두 죽도록 방치한 점. 왜곡된 가치관 탓에 주변의 인심을 잃고 자신을 따르는 이들이 그로 인해 적잖이 떠나간 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 사태를 수습해야 할 위기에 홀로 외부와 단절하여 틀어박혀 골든타임을 놓친 점. 수 많은 그의 문제점들이 마치 우리나라의 누군가와 놀랄만치 닮았다. 이렇듯, 자신의 역량과 장점들이 충분히 세상을 자기것으로 만들만 했음에도 이들을 잘못쓰게 되면 그 끝은 비참한 말로뿐이라는 것도.... 누군가와 닮았던 안타까운 영웅 공손찬편을 마친다.
영화"위플래쉬"에서 종종 오해받는 인물
위플래쉬에 등장하는 아버지는 플래쳐교수와는 반대로 주인공에게 광기를 요구하는  음악을 걱정하는 인물로 해석되곤 한다.  결론만 말하자면 이 인물도 플래쳐와 막상막하의 막장인물임.  앤드류는 종종 홀아버지와 영화를 보곤한다. 하지만 관람영화는 아버지 취향의 고전영화.  앤드류는 영화에 대한 관심이 없지만 주기적으로 반강제 영화를 관람한다. 아버지의 강압적인 면모와 아직 주인공을 성인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대표적인 씬.  영화를 관람하며 먹을 팝콘에서 아버지는 아들이 그닥 좋아하지 않는 것을 잔뜩주문하고선 먹어보라고 권한다.  여기까지는 거진 감독이 순한맛으로 넣어놓은 장면들이지만 아버지의 이런 성격이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장면임. 당장에 테이블 좌석의 배치에 주목해보자.  화면을 마주하는 상석엔 삼촌이 앉아있고 집의 주인이자 식사의 호스트인 아버지는 화면 구석에 쳐박혀있다. 앤드류는 조명도 제대로 못받고 있으며 남성들무리 정 반대에 홀로 배치되어있는 인상을 준다.  대화의 내용도 가관인데 삼촌은 시종일관 앤드류의 음악을 무시하며 아버지는 그런 삼촌의 조롱을 오히려 맞장구치는 비굴함을 보인다.  (나중에 앤드류가 플래쳐에서 인정받기 시작하고 부성애의 대상을 플래쳐로 결정하고 나서는  동일한  장면에서 삼촌과 사촌들을 신랄하게 깐다.) 작중 내내 아버지의 역할은 주인공의 음악적인 자질과 능력,성공을 의심하고 과소평가하는데 치중되어있다.  본인의 실패한 소설가 인생을 아들에 투영해서 계속 잡아두려는 가스라이팅과 정서적인 학대를 가하는 인물이 바로 이 아버지인데 대체로 관객들은 예술계의 학대에 가까운 교육에 집중하느라 플래쳐의 반대에 있는것 "같은"아버지에게 호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듯. 플레쳐가 하도 강렬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아빠가 가려졌는데 지금 보니 아빠도 애 망치는데 한 몫 했던 것 같아서 가져와봄.. 가족 식사장면에서 친척들이 앤드류 깔보는데 뭐라고 하진 못할망정 가만히 입 닫고 있다가 앤드류가 반격하니까 친척들 편들고 앉았음ㅋㅋ 출처 : 루리웹 저도 영화 보는동안 아버지 캐릭터가 의아했습니다. 앤드류가 음악을 포기하길 바라는 눈치라.. 그것도 아들을 걱정해서가 아니라 실패하길 바라는 느낌? 감독이 말하길 주인공은 결국 약물중독으로 자살할 것이라 했었는데.. 이 글을 보니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어 그런 선택을 한 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
스포, 스압주의) 영화 매트릭스 줄거리와 그 의미.txt
매트릭스 너무 어렵죠? 이해를 못한 사람은 졸작 취급하고, 이해를 한 사람은 경이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그래서 이해를 하고 영화를 다시 한번 감상하시도록, 애니 매트릭스 포함한 1, 2, 3편의 전체 줄거리와 그 깊은 의미를 풀어 보았습니다. 4편이나 되는 영화라 글은 대단히 길지요. 그러나 이것을 다 읽으면, 이 영화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리라 확신합니다. 대부분의 난해한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주력했습니다. 1. 2199년 경 고도로 발달한 기계 로봇은 인간처럼 자율적 존재로 발전하고 자아의식과 약간의 감정까지 지닌다. 그러나 기계는 수학적, 과학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인간의 이성적 판단과 사랑이라는 감정은 갖지 못한다. (애니 매트릭스) - 기계적으로 설명될 수 없는 인간의 신비와 존엄성을 강조. 2. 인간은 기계를 가혹하게 부려먹는데, 자의식을 가진 로봇들은 이에 저항하기 시작한다. 최초의 저항 로봇 B166ER이 주인을 살해하고 인간에게 파괴되며, 이후 로봇에게 위협을 느낀 인간들은 로봇의 수를 줄이고자 대량 파괴(매장)한다. 그러자 로봇들은 인간들을 피해 Zero One이라는 도시를 별도로 건설한다. (애니 매트릭스) - 누군가가 찾아냈듯이, 최초 저항 로봇 B166ER은  최초의 저항 소설이라 할 수 있는 "Native Son"에서 백인을 살해하는 등장인물 Bigger의 이름의 Word Play(말장난). 로봇 도시 제로원은 기계의 수학적 원리 0과 1의 이진법을 암시. 3. 로봇의 나라가 점점 강성해지자, 인간은 위협을 느끼고 로봇과 전쟁을 벌인다. 그러나 로봇은 인간을 해치려는 마음이 없었다. (애니 매트릭스) 4. 인간은 로봇에게 밀리자, 최후의 수단으로 로봇들의 에너지 원인 태양을 짙은 연막으로 차단하고 , 아마도 3편의 거의 마지막 장면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구름층에 기계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강력한 전자파(EMP)가 발생하게 만드는 작전을 쓴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전쟁에서 패배하고, 기계들이 찾기 어려운 지하 세계로 도피해서 시온을 건설한다. (애니 매트릭스+매트릭스 1) - 시온은 구약성경에서 세상 마지막 날에 메시야가 그곳에 와서 이스라엘을 회복하고 세상을 통치하는 거룩한 도시이다. 5. 기계와 로봇들은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는데, 바로 인간의 생체 에너지가 그것이다. 로봇들은 인간을 대량 인공 배양해서 인큐베이터에 가두어 키운다. 기계들의 대장(인공지능인 A.I.이며, 아마 필자 견해로는 매트릭스 내에서는 할아버지 모습의 아키텍트라고 생각한다)은 매트릭스라는 거대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어 모든 인큐베이터의 인간들을 각자 프로그램화시켜 각자의 목적대로 1999년도라는 허상의 세계를 살게 만든다. 6. 인간의 모든 활동이 정확한 규칙의 프로그램 속에서 진행된다. 심지어 음식을 먹을 때조차도, 맛있다는 신호를 매트릭스 시스템에서 전해주기 때문에 맛있다고 느끼는 것이지, 인간이 그 맛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완전히 기계의 통제 아래 착각 속에 살 뿐인 것이다(애니 매트릭스+매트릭스 1) - 필자의 생각에 굳이 아키텍트가 이런 번거로운 작업을 하는 이유는 인간이란 정신 활동을 해야만 Active하고 강력한 에너지가 많이 나오기 때문이며, 인간을 완전히 지배하여 기계에 대한 학대를 복수하기 위함이다. 7. 시온의 인간들은 기계들에 맞서 인큐베이터에 갇혀 허상의 세계를 사는 인간들을 해방하려 한다. 그들은 해킹을 통해 매트릭스 내에 몰래 접속해 들어가 사람들에게 이 세상이 허상임을 깨닫도록 가르치고, 깨달은 자들을 매트릭스로부터 탈출시킨다. 현실과 매트릭스 내의 접속과 이동 수단은 전화 통신이다. (매트릭스 1) 8. 매트릭스 내에서 깨달은 자들은 시온의 전사들의 도움으로 현실로 빠져 나오는데, 그 곳은 자신들이 양육되고 있는 현실의 인큐베이터이기에, 깨어나자마자 그 비참한 모습에 놀라고 만다. 이 때 감시 로봇이 즉시 이런 깨달은 자들을 폐기장으로 내려 보내는데, 여기에서 폐기장으로 보내진 인간들은 완전 분해되어 다시 인큐베이터의 양분으로 사용 된다. 현실 세계 속에서 시온의 전사들은 감시를 피해 전함을 타고 다니는데, 그 임무 중 하나가 폐기장으로 옮겨 진 인간들을 분해 되기 전에 재빨리 구출해서 시온에 보내는 것이다. 9. 한편, 현실 세계에서 전함을 추적하고 시온을 찾아내려고 하는 기계 군사들은 센티넬(문어 로봇)이다. 센티넬은 영어로 '감시자'라는 뜻. 시온의 전함은 대단히 위험할 때, 최후의 무기로 EMP라는 전자파를 쏘는데, 이것 한방이면, 사방 수 킬로미터 내의 모든 센티넬 뿐만 아니라 모든 컴퓨터와 기계가 순식간에 멈추고 만다. 이처럼 아군의 피해도 치명적이기 때문에 최후의 순간이 아니면, 이 무기를 쓰지 않는다. 10. 2편에서 이 센티넬들은 마침내 시온의 위치를 알아낸 뒤, 거대한 굴착기로 땅을 파고 들어가, 3편에서 결국 수십만의 센티넬과 시온의 시민들이 엄청난 전투를 벌인다. 이 전투 장면이 영화의 거의 1/3인데, 한마디로 영화의 기적이며, 필자는 심지어 매트릭스 이전에 태어난 사람은 불쌍하다고 여길 만큼 믿을 수 없는 장면이 이어진다. 그만큼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 아닐 수 없다. 11. 사람들의 깨달음과 탈출을 통해 시온의 인구는 점점 늘어나 그만큼 군사력이 강해진다. 영화에서 목덜미에 접속 구멍이 있는 사람들은 인큐베이터에서 깨달아 탈출한 자들이고, 그 구멍이 없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시온을 도망쳐 온 사람들의 후손들이다. 또한 접속 구멍이 없는 사람들 중에는 당연히 접속 구멍을 가진 사람들의 후손들도 있다. 12. 매트릭스 내에서 깨달은 자들은 시온의 전사들의 깨우침을 통해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어떤 선각자를 통해서나 인간 스스로의 능력으로 깨닫기도 한다. 이런 깨달음을 종교적으로 해탈, 자각, 혹은 진리의 통달이라고 한다. 깨달음에 이른 자들은 자신들의 세상(아직은 그 세상이 매트릭스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지만) 이 허상이라는 사실을 안다. 따라서 물리적 한계도 허상일 뿐이며, 마음 먹기에 따라 물리적 통제를 벗어날 수 있음을 깨닫는다. 그래서 가부좌를 틀어 공중에 뜨기도 하고, 어린 동자승일지라도 숫가락을 염력으로 구부리기도 하고, 각종 신통한 능력을 발휘한다(매트릭스 1). 또한 애니 매트릭스를 보면, 어떤 육상 선수가 자신의 능력 밖으로 달려 세계 신기록을 세우는데, 이 순간 근육이 파열되면서 이 세상이 허상임을 그 즉시 깨닫게 된다. 13. 그런 초능력을 지닌 사람들은 오라클과 모피어스 일당이 찾고 있던 구원자, 즉 네오일 가능성이 있는 후보자들로서 오라클은 그들을 자신의 점집으로 불러 네오를 찾아 내기 위한 테스트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4. 이런 기가 막힌 철학적 가정이 있기에 매트릭스의 공중 날기와 초능력은 정말 그럴 듯하면서 슈퍼맨과는 차원이 다르다. 매트릭스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런 장면을 보고 저게 홍콩영화나 슈퍼맨하고 뭔 차이가 있느냐며, 황당해 한다. 필자는 그런 사람들에게 그런 놀라운 배경을 수차례 설명해주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제대로 들어보려고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영화를 평가절하하곤했다. 필자에게 그런 사람들은 아직 인큐베이터에서 깨어나지 못한 무지한 이들처럼 생각될 뿐이다. 15. 그런 깨달음은 종교인들만 갖는 것이 아니라, 일상 생활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이 세상에 대한 의심을 가지며, 그런 각성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애니 매트릭스). 네오가 바로 그런 사람들 중에 하나였다. 그런 물리적, 생물학적, 자연의 법칙에서 벗어나는 것은 매트릭스의 에러의 일종이다. 인간이 그 통제를 벗어나 깨달음에 이르면, 자칫 매트릭스의 정체가 발각될 수 있어 그는 위험한 존재가 된다. 그들이 통제를 벗어나 원래의 존재 목적을 상실한 불필요한 프로그램이 되어 질서를 어지럽혀 놓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런 깨달은 자들은 프로그램 삭제가 된다. 결국 아키텍트 입장에서는 깨달은 자는 버그 내지는 바이러스이므로 삭제해야 하며, 이런 삭제의 임무를 맡은 자들이 스미스를 대장으로 한 검은 선글라스의 요원들로서 일종의 백신 프로그램들이다. 16. 동시에 인간만이 아니라, 매트릭스 시스템 자체도 하드웨어적인 작동 오류가 가끔 발생한다(애니 매트릭스). 그 오류가 발생하는 곳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유령의 집이나, 요정의 숲, 또는 버뮤다 삼각지대, UFO 출현 같은 것이다. 그런 오류 역시 스미스 요원들과 비슷한 임무를 가진 복구 요원들이 발견 즉시 사람들이 깨닫지 못하도록 순식간에 복구를 한다. 애니 매트릭스에서 꼬마들이 그런 이상한 폐가를 발견하는데, 물건들이 공중에 떠다니고, 몸이 비뚤어지게 서는 등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 몰래 놀러 다닌다. 이 폐가가 요원들에게 알려 지자 즉각 출입 통제한 후 복구시키는 장면을 볼 수 있다. 17. 결국, 깨달은 자들의 초능력은 매트릭스를 만든 A.I.의 메인 시스템, 즉 아키텍트가 만들어 놓은 법칙과 물리적 원리가 허상임을 알고 그 통제를 쉽게 벗어난데서 비롯된 것이다. 그 능력은 연마할 수록 점점 커진다. 그래서 모피어스나 트리니티가 엄청난 내공으로 공중을 날아다니고, 초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또한 그들의 능력은 매트릭스 내에서는 그런 능력이 프로그램의 주입으로 쉽게 습득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사람의 능력마다 그 학습능력의 차이가 나타나는데, 네오의 경우는 경이적일 만큼 모든 학습에 탁월한 습득력을 지녀 금새 초인이 되었다. 18. 그러나 그런 깨달음을 가진 자들이라해도 아직은 세상이 정말로 가짜라는 완전한 깨달음을 얻은 것이 아니며 또한 매트릭스의 실체를 알게 된 것도 아니다. 다만, 다분히 그럴 가능성이 큰 위험 인물들로서 스미스 요원들의 지속적인 감시 대상이 된다. 반면에 다른 사람들은 더 나아가 이 세상이 허상이고 진짜 세상이 별도로 존재한다고 믿고 매트릭스로부터 깨어나게 되며, 그 순간 그들은 매트릭스의 실체를 보고 충격에 빠지는 것이다. 19. 이 때 매트릭스 내에서 진정한 깨우침에 이르기 위한 마지막 단계가 시온의 전사들이 제시하는 빨간 약과 파란 약의 선택이다. 이러한 약들 역시 프로그램의 일종이다. 빨간 약은 진짜 현실 세계(인큐베이터)에서 깨어나게 하는 약이고, 파란 약은 매트릭스 내에서의 삶에 만족하겠다는 선택이 된다. 즉, 모피어스 전사들은 인간에게 강제적 탈출을 강요하지는 않음으로써 끝까지 인간의 자유(민주주의)를 존중해 주는 셈이다. 한편, 이 빨간 약은 동시에 인큐베이터에서 깨어난 자의 위치를 파악하는 신호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그를 구출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20. 그러나 꼭 약의 선택을 통해 인큐베이터에서 깨어나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한 대로 종종 어떤 인간들은 스스로 순간적인 깨달음을 얻어 매트릭스 밖에서 의식이 깨어나며, 충격에 휩싸이는 동안 즉시 하치장으로 폐기되어 분해된 후, 다른 배양기의 양분으로 사용된다. 이 때는 전함도 이 사람을 구할 길이 없다. 21. 이런 설정의 배경은 철저히 불교적으로서 유심론이 강하게 암시된다. 마음은 현실의 구속을 벗어나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것이 불교와 같은 뿌리인 강한 인도 사상을 내포하고 있는 것도 물론이다. 또한 여기에 장자론, 즉 장자의 호접몽 사상(나비꿈-꿈 속의 나비가 진짜 나인가, 꿈꾸는 내가 진짜 나인가?)이 엿보이고, 우리가 인식하는 현상계와 인식을 넘어선 물자체의 세계가 다를 수 있다는 칸트식 이원론이 암시된다. 22. 특히 영화 제작자 워쇼스키 형제-지금은 한명이 성 전환 수술로 남매가 되었지만-는 이 영화의 이론의 토대가 된 장 보드리야르의 "시뮬라크르, 시뮬라시옹"이라는 책을 경전처럼 읽고 다녔다. 이 책의 사상을 요약하자면 위의 사상들과 같은 맥락에서 우리는 사물의 "실체"는 파악하기 어렵고 단지 "실체가 이미지화(시뮬라시옹)된 복사물(시뮬라크르)"만을 보고 사물을 파악할 뿐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보는 이효리는 실체적 이효리가 아닌 조작되고 복제되고 이미지화된 이효리일 뿐이다. 넓은 의미에서 우리는 조작된 가짜를 진짜로 믿고 살아간다. 23. 한편, 모피어스를 비롯한 일부 전사들은 인류를 구원할 '그(the One)'가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런데 그가 바로 낮에는 컴퓨터 회사의 평범한 직원이지만, 밤에는 천재 해커로 활동하는 앤더슨이다. 그의 아이디는 네오(Neo)이다. Neo는 One이 재배열된 단어로 '새로운 자'라는 뜻이다. 앤더슨, 즉 네오는 역시 컴퓨터 망을 돌아다니며, 점점 세상에 대한 의심이 짙어 졌고, 싸이버 세계와 현실 세계 중 어느 것이 진짜인지 혼란을 느끼고 있었으며 나아가 세상 자체가 진짜인지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었다. 그것은 네오가 자신의 서랍에서 앞서 언급한 “시뮬라크르 시뮬라시옹”이라는 책을 꺼내는 장면을 통해 알 수 있다. 네오가 이 책에 심취해 있었음이 암시된다. 24. 네오는 근원적 의문을 풀고자 명성이 자자한 해커들(모피어스와 티리니트 등)을 찾아 다녔고, 그런 와중에 그의 놀라운 능력이 전함에서의 해킹 서핑을 통해 모피어스와 트리니티와 접촉하면서 감지되었던 같다. 앤더슨 본인은 자신이 그들에게 노출되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스미스와 요원(에이전트)들 역시 앤더슨이 극도의 위험 인물임을 눈치 채고, 제거하려고 찾아간다. 25. 모피어스와 트리니티는 요원들로부터 인류를 구원할 the One일지도 모를 앤더슨을 극적으로 구한 뒤, 앤더슨에게 이 세상이 허상의 매트릭스 세계라는 깨달음을 가르쳐 준다. 빨간 약을 선택하여 앤더슨은 인큐베이터에서 눈을 뜨고, 참혹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는 동시에 즉시 폐기장으로 쓸려 내려가지만, 위치를 파악한 전함이 즉각 그를 구출해 전함 속에 들어오게 된다. 26. 앤더슨은 탁월한 학습 능력을 보인다. 그가 학습 프로그램에 접속된 뒤 그에게 주입되는 모든 고도의 무술과 기능을 즉각 흡수하는 것이다. 따라서 앤더슨 역시 매트릭스 내에서 공중을 날고, 엄청난 파괴력을 지니게 된다. 그것은 바로 그가 the One이라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으로, 점점 모피어스와 트리니티, 그리고 느부갓네살 전함의 전사들의 믿음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시온의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그런 메시야 사상을 믿지 않는다. 모피어스를 비롯한 느부갓네살 대원들, 그리고 소수의 시온의 사람들이 '그'의 존재를 믿었던 이유는 '오라클'이라는 여자 예언자 때문이었다. 오라클은 뒤에서 설명된다. 27. 한편, 앤더슨은 매트릭스에서 싸우면서 능력이 점점 커지는데, 자신이 바로 the One이라는 사실을 점점 인식하게 된다. 그러나 의외로 네오는 스미스와의 결투에서 사망하고 만다. 이때 트리니티의 키스와 더불어 네오가 다시 살아난다. 그의 부활인 셈이다. 여기서 트리니티의 사랑이 그의 부활에 역할했다는 생각이 든다. 28. 여기서 '사랑'이라는 요소가 등장하는데, 바로 A.I.의 메인 시스템, 즉 아키텍트는 최고로 발달한 인공지능 기계였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사랑이라는 감정을 완전히 이해하지를 못한다. 이 대목의 네오의 부활 또한 황당하다고 비웃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나 인간만이 갖고 있는 바로 이 사랑에는 기계와 수학, 물리적 법칙을 초월한 어떤 이성적 이해를 초월한 능력과 신비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 준다. 참고로 성경에서 신(예수 안에서 활동한 하나님)의 사랑은 죽은 자를 다시 살려 낸다. 29. 동시에 네오의 부활은 그의 능력이 몸은 죽었어도 이미 깨달음을 얻어 마음과 의식의 중요성을 깨우쳤기에, 의식이 육체의 생물학적 정지와 상관 없이 초월적 능력으로 끊기지 않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으로 생각된다. 모피어스 역시 네오에게 매트릭스 내에서 몸은 의식의 지배를 받으며 "죽음"이란 몸의 종결이 아닌 사실은 의식의 종결임을 말해준 적이 있다. 30. 또한 '죽음'이란 인간이 극복하기 가장 어려운 한계인데, 네오가 이 한계를 뛰어넘었기에, 그가 부활한 후에 갑자기 엄청난 능력을 소유하게 됨은 당연하다. 총알을 피하고 상상하기 어려운 엄청난 스피드로 공중을 날아다니고 스미스의 몸 속을 뚫고 들어가 그를 폭파시키기까지 하는 것이다. 이것은 기독교에서 예수가 부활한 이후 벽을 통과하며 다니는 장면을 연상케 한다. 31. 한편, 이미 오라클은 네오가 부활 후에 신적 능력을 가질 것이라는 암시를 준 바 있다. 어떻게 오라클은 그런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을까? 독자들은 지금은 어리둥절할지 모르나(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네오의 부활과 그 이후의 아키텍트를 직접 만나는 과정까지는 아키텍트가 미리 설정해 놓은 시나리오 속에서 진행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그 시나리오를 아는 오라클은 그것을 예언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부활 이후, 스미스와의 대결에서 아키텍트마저 예상치 못한 어떤 돌발적 사고(?)가 발생하게 되며, 이것이 매트릭스를 포함한 기계의 세계, 그리고 인간까지, 모두에게 커다란 재앙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32. 결국 부활한 네오는 스미스와 엄청난 대결을 하는데, 심지어 총알을 피하며 초스피드로 날아다니다 마침내 스미스의 몸을 관통해서 파괴시킨다. 이렇게 네오의 완벽한 승리로 1편이 대단원의 막을 닫는다. 33. 그러나 이것으로 스미스의 운명이 다한 것으로 생각했던 관객들은 2편에서 스미스의 재등장에 어리둥절해 한다. 별다른 이유도 설명되지 않아 이해불가한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나 2편에 그 이유가 강력히 암시되어 있다. 다름 아닌, 스미스는 1편 막판에 파괴된 순간 프로그램 분해가 아니라, 네오의 소스가 살짝 묻어 들어간 변종 프로그램이 되어 아키텍트의 통제권을 벗어나고 말았다. 일종의 자유로이 활동하는 웜 바이러스나 버그가 되어버린 것이다. 앞서 말한 대로 바로 이것은 아키텍트나 오라클이 예상치 못한 엄청난 변수였을 것이다. 즉, 그들이 미리 설정해놓았던 시나리오 속에 없던 상황이 돌발적으로 발생하게 되었다. 이 시나리오가 무엇인지는 곧 언급될 것이다. 34. 스미스가 갖게 된 새로운 능력은 1편에서 보여준 다른 사람의 몸을 이용한 순간 이동이 아니라, 아예 다른 프로그램을 무한히 자기 복제해서 자신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다. 스미스의 존재 목적은 쓸데없는 바이러스나 버그 프로그램 제거인데, 이제는 변종이 되어, 무작정 제거가 그 목적이 되었다. 물론 그 대상에는 아키텍트(A.I. = 기계대왕)까지 포함된다. 즉, 스미스는 매트릭스와 매트릭스 밖의 현실 세계의 모든 시스템을 자기 복제해서 제거하는 것이 유일한 목적이 되었다. 그렇게 해서 모든 것을 다운 시키는 것! 그래서 결국 자신도 더 이상 활동 못하고 정지되는 것(사실상의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의 죽음)! 이것이 웜 바이러스의 특징 아닌가? 그래서 나중에 그는 오라클을 집어 삼키는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지 안중에 두지 않고, 그녀까지도 무작정 삼켜 복제 시켜 버린다. 오로지 변종이 된 자신의 프로그램 존재 목적에 충실했던 것이다. 35. 한편, 어쩌면 스미스의 폭파 순간 네오의 소스가 묻어 통제 이탈이 된 것처럼, 네오 역시 스미스의 소스가 묻어 아키텍트가 전혀 예상치 못한 변칙이 발생하여 엄청난 능력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이것은 필자의 추측이지만, 만일 그게 맞다면, 참으로 절묘하게도 스미스와 네오의 대칭점적 운명은 통제 이탈 후에도 이어지는 셈이다. 통제 이탈 후 스미스의 능력이 엄청나게 커갈 수록, 네오도 점점 능력이 커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혹은 네오에게 스미스 소스가 묻어서가 아니라, 네오 자체가 아키텍트가 예측하지 못한 엄청난 잠재력을 지녔던 인간이라(기계가 모를 인간의 신비) 점점 통제 불능의 상태의 능력을 발휘했을 수도 있다. 이것 역시 아키텍트가 예상하지 못한 커다란 변수였을 수 있다. 어떤 경우가 되었든, 결국 이런 엄청난 에러는 아키텍트가 전혀 예상 못한 사태였을 것이다. 그는 막판까지 이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몰랐던 것으로 추측된다. 36. 이러한 스미스의 변종은 기독교적으로 볼 때, 천상에서 천사가 하나님께 반란을 일으켜 사탄 루시퍼가 되어 절대악으로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을 상기시킨다. 이 사탄의 세력은 예수의 죽음의 희생으로서만 정복되듯이, 스미스는 네오의 희생을 통해 제거되는 것이다. 37. 매트릭스 2편 <리로디드>는 매트릭스 이해를 위한 핵심 코드가 모두 담겨져 있는데, 영화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한 무지한 비평가들은 2편에 대해 혹평을 내리기에 바빴다. 영화가 물론 무척 어렵긴 하지만, 비평가 정도 된다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나서 의미를 제대로 풀어낸 다음 비판에 들어 가야 한다. 이를테면, 내용은 심오하나 관객이 내용을 소화하긴 어려워 대중성 확보에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비판 따위이다. 그러나 비평가들의 비판은 대부분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엉뚱한 소리만 연발했다. 1편에서 끝났어야 한다는 둥, 2편은 액션만 화려하게 발라 놓았다는 둥. 특히 매트릭스가 1편에서 끝났어야 한다는 비평은 정말 가장 어이없고 황당한 비평이었다. 한마디로 전혀 매트릭스를 이해못한 무지에서 나온 용감한 주장이다. 매트릭스는 처음부터 3부작으로 구상된 영화이고, 그것도 부족해 애니 매트릭스를 통해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내용을 보완해야만한 장대한 서사 드라마였다. 또한 2편에는 매트릭스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 풀어내야 할 중대한 장치들과 어려운 대화들이 난무한다. 결국 비평가들과 마찬가지로 역시 수수께끼 같은 대화를 이해하지 못한 관객들은 그저 화면상의 액션만 보고 매트릭스를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38. 2편에서 네오는 1편에서 이미 만난 바 있던 오라클이라는 여자 예언자를 만나 수수께끼를 풀어 간다. 이후에 오라클의 입에서, 또한 모피어스와 키메이커, 그외 여러 인물들과 마지막의 매트릭스 창조자 아키텍트의 입에서 수수께끼 같은 '존재의 목적'이라는 말이 수도 없이 쏟아진다. 요지는 매트릭스 내의 모든 인간 존재는 자기 역할에 충실하게끔, 즉, 목적에 맞게 만들어 져 그대로 살아가며, 심지어 네오마저도 프로그램화된 인간 존재로서 네오로 역할 하게끔 만들어 졌다는 것이다. 39. 그렇다면, 과연 오라클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녀는 아키텍트가 만들거나 발견한(?) 프로그램으로 세 가지 기능이 있었던 것 같다. 첫째, 인간 심리 분석 및 정보 축적 프로그램, 둘째, 2번째 매트릭스 창설부터 사용된 매트릭스 구축 프로그램, 세째, 적정한 수준에서(이것이 중요) 인간을 도와 매트릭스 시스템에 불안정을 일으키도록 하는 역할이다. 필자의 추측으로 아키텍트와 네오의 대화를 볼 때, 오라클은 원래 아키텍트 자신이 만든 것이 아니라 '우연히 발견한' 프로그램이다. 아마 오라클 프로그램은 본래 인간들이 만든 심리 분석 프로그램이었는데, 아키텍트가 발견해서 프로그램을 최고로 버전엎시켜 오라클을 만든 뒤, 그녀를 두번째 매트릭스의 구축과 이후의 매번의 매트릭스 구축에 사용해온 것으로 보인다. 40. 바로 그런 이유로 아키텍트는 자신이 매트릭스의 아버지, 오라클은 어머니라고 말한 것이다. 심지어 스미스까지도 그렇게 만들어졌다. 그래서 2편에서 스미스가 오라클을 느닷없이 '맘'(엄마)이라고 부른다. 영어에서 이 호칭이 일반적으로 '엄마'가 아닌 단순히 '아줌마' 정도의 의미를 지니는 경우가 많기에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스미스도 오라클에 의해 만들어진 것은 사실이다. 오라클은 모든 프로그램의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또한 오라클의 후계자 사티가 3편 마지막 장면에서 태양을 만드는 능력을 가진 이유도 바로 오라클의 임무의 하나가 매트릭스 창설이기 때문이다. 41.  동시에 오라클의 임무는 인간 심리를 분석해서 정보를 축적한 뒤 아키텍트에게 보내는 것이다. 그녀는 인간의 심리적 선택의 변수를 측정한다. 그러나 인간의 심리적 변수는 너무 복잡해서 고도의 메인 시스템인 아키텍트라 할지라도 완벽히 계산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42. 오라클은 이토록 중요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어떠한 변수나 프로그램이 엉키는 사태, 혹은 실수로 삭제되는 사태, 또한 요원들마저 인간 편을 드는 오라클을 함부로 건들지 못하게 방호벽을 쳐 놓았는데, 애초에는 스미스도 이것을 뚫지 못했다. 그 방호벽 프로그램이 세라프(중국 쿵푸하는 청년)이다. 세라프란 히브리어로서 여호와의 보좌를 지키는 "수호 천사"를 의미한다. 43. 결국 매트릭스는 아키텍트와 오라클의 합작품인 셈인데, 엄밀히 A.I.(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아키텍트가 생성 프로그램인 오라클을 사용하여 환경을 구축한, 거대한 인간 배양 장치(매트릭스의 뜻 "배양체, 자궁")이다. 아키텍트는 처음에 매트릭스를 완벽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인간이 추구하는 완벽한 이상적 세상을 재현해 냈다. 그런데, 시스템이 돌아갈 수록 1%의 에러가 발생했다. 인간들이 그 완벽한 세상에 대해 오히려 의문을 품는 일이 속출하면서, 인큐베이터에서 깨어난 인간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또한 아키텍트(=A.I.=기계대왕)는 인간의 의식 활동을 완벽히 프로그램화해서 주입시켰지만, 인간 의식 자체는 프로그램화된 것 이상의 어떤 선택의 자유(심리의 변화) 속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깨달음)를 만들어 시스템에 장애를 일으키곤 했던 것이었다. 참으로 알 수가 없는 게 인간의 심리와 감정이라는 뜻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아키텍트가 얻어낸 한가지 결론은 인간은 완벽한 세상이 아닌 약간의 불완전한 세상일 때, 그것을 현실로 믿고 살아간다는 사실이었다. 44. 그런데, 그 완전과 불완전의 정확한 균형이 어느 지점인가? 아마도 아키텍트는 그것을 완벽하게 찾으려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아키텍트는 두번째 매트릭스부터 인간 심리를 분석하기 위해 오라클 프로그램을 도입했으며, 아마도 인간의 심리와 감정에 가장 잘 맞는 환경을 새로 구축하기 위해 오라클을 버전 엎 시켜 사용했으며, 그 시대를 인류가 얼마 전에 살았던 1999년으로 설정해 준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오라클로 하여금, 고의적으로 시스템에 불안정한 요소를 일으키도록 임무를 부여했다. 그래서 아키텍트는 2편에서, 자신의 목적은 시스템의 안정시키려하는 것이고, 오라클은 불안정시키려하는 임무를 가졌다고 말한 것이다. 45. 여기서 자연의 두 가지 원리인 질서(코스모스)-무질서(카오스)의 대조가 나타난다. 또한 아키텍트는 이성의 원리, 오라클은 직관의 원리를 대표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아키텍트는 이성이 우월한 남성성, 오라클은 직관이 우월한 여성성을 의미할 수 있으며, 그래서 각각 남녀의 성을 취해서 등장한다. 즉, 아키텍트는 합리적으로 계산된 사고의 과정을 거치나, 오라클은 감각과 직관으로 짐작한다. 인간은 이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으나, 기계의 예측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가 빈번하므로 아키텍트는 당혹스러웠던 것이다. 예컨대 인간은 배가 고프면 에너지가 부족한 것이므로 먹어야 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그 결정에 따라 당연히 뭔가를 먹게 된다. 기계는 그런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인간은 배가 고픈대도 때로 에너지 충전을 포기하는 경우들이 나타난다. 어쩔땐 화가 나서 또는 희생과 양보의 마음으로, 어떤 경우에는 멀쩡한 몸매를 지녔는데도 다이어트를 한다고 밥을 굶지를 않나, 심지어 그냥 아무런 이유 없이 먹지 않기도 하고, 단순히 귀찮아서 먹지 않는 등. 기계 입장에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상황들이 벌어지는 것이다. 인간들은 예측이 안되는 해괴한 별종들이다. 46. 하지만, 어쨌든 여기서 오라클이 아키텍트와 대등한 독자적 존재라고 이해하면 안 된다. 오라클을 도입해 시스템에 불안정한 요소를 넣은 설정은 아키텍트가 스스로 결정한 것이며, 결국 오라클도 아키텍트의 통제권 아래서 움직이게끔 설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1편에서 오라클이 모피어스와 트리니티를 탈출시켰다고 하는데, 이런 배경을 알고 있어야 오라클의 그런 행동이 이해가 된다. 47. 반복하지만, 궁극적으로 이런 긴장을 유발시키는 설정은 사실 아키텍트 자신이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매트릭스란 아마 아키텍트가 스스로 약간의 긴장감을 집어넣은 일종의 게임과 같은 성격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그렇다고 게임이란 것이 아니다). 컴퓨터 게임에서 컴퓨터를 상대로 게임을 할 때, 유저가 쉽게 승리하지 못하도록, 이런 저런 복잡한 저항 장치를 마련해 놓지 않는가?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1:1이 아닌, 1:2, 1:3, 1:4로 올라갈 수록 점점 어려워지면서 힘의 균형이 깨지는데, 프로그래머가 그렇게 불균형을 초래하도록 설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복해서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컴퓨터의 전술을 예측하여 데이타화함으로써 가장 최상의 게임 프로그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48. "존재의 목적"에 따른 프로그램화된 인간 존재는 신학적으로 신의 예정(혹은 결정론)과 인간의 자유의지의 문제를 연상케 한다. 매트릭스 전체에 이 주제가 깔려 있다. 모든 존재가 예정되어 목적이 있는 존재가 되었고, 네오도 여기 포함되었지만, 인간의 자유의지는 새로운 변수를 낳아 신(아키텍트)의 예정과 긴장을 일으키는 것이다. 여기에서 다시 한번, 수학적 물리적, 자연적 법칙 이상의 어떤 신비함을 갖는 인간 존재의 특징이 드러난다. 49. 또한 완벽한 최초의 매트릭스는 에덴 동산을 연상시킨다. 매트릭스적으로 말하자면, 하나님이 창설한 완벽한 에덴 동산은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의 선택 행위(범죄)로 에러가 발생해 버린 셈이다. 50. 아키텍트는 매트릭스 시스템이 안정되어야 인간 생체 에너지를 무한히 뽑아 쓸 수 있다. 따라서 시스템의 장애 제거후 재부팅은 필수적이다. 아키텍트는 오라클의 데이타 수집을 통해 인간의 선택에 의한 다양한 변수를 계산한 뒤, 인간의 변칙에 의한 에러를 최소화시키는 수정판 매트릭스를 새로운 버전으로 다시 재부팅(리로리드)한다. 그런데, 이러한 재부팅이 이미 5번이나 발생했고, 그때마다 네오라는 변칙의 폭이 대단히 큰 존재를 통해 그 선택의 변수를 관찰하여 데이타를 축적했다. 네오는 모든 인간들을 대표하는 심리적 변수의 총합으로 역할 하도록 프로그래밍 된 아키텍트의 관찰 대상이었던 것이다. 51. 2편을 보면, 네오가 결국 아키텍트를 찾아가 대면하게 되는데, 이 때 아키텍트의 한 마디 한 마디에 대한 네오의 예상 가능한 반응이 수십 개의 모니터에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바로 그 모니터들은 네오가 대표가 되어 특정 자극에 대한 인간의 예측 가능한 반응들이 데이터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네오에게 특정 자극(이를테면, 고민거리를 던져 반응을 살핀다)을 주고 그것에 대한 모니터상의 여러 예측가능한 반응들 중(이를테면, 가능한 반응들로서 화를 낸다, 머리를 쥐어 뜯는다, 운다, 소리를 친다, 냉정한 표정을 짓는다, 어이없는 표정을 한다, 사방을 둘러 본다 등등)에 네오가 한 가지 반응을 보이면, 그 결과가 선택된 뒤 다음 데이터 결과물로 입력되고 다시 새로운 자극이 주어져 다시 그것에 대한 수 많은 반응 가능성을 모니터들에 올려 놓고 예상하여 엿보는 방식이다. 만일 그가 변칙적인 인간 답게 모니터 상에 없는 전혀 새로운 반응을 보이면, 그것은 전혀 새로운 데이터로서 다음부터 그 모니터 상에 예측 가능한 반응의 하나로 올라간다. 52. 추측컨대, 아키텍트는 또한 자신의 A.I.(인공지능)가 인간의 두뇌가 갖는 특징으로 보완되어 완벽하게 만들어질 필요를 느꼈기에 그런 작업을 반복한 것 같으며, 이제는 가장 뛰어난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앤더슨을 6번째 네오로 선택해 그의 정신 속에 네오 프로그램을 주입해서 그 목적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프로그램화 시킨 것 같다. 53. 아키텍트는 의도적으로 네오의 역할을 시스템에 저항하게끔 만들었으며, 모피어스를 비롯하여 접속 구멍이 있는 시온의 전사들 역시 원래 인큐베이터에 있었던 사람들로, 아키텍트가 네오를 돕도록 설정하도록 프로그램이 설정된 존재들이며, 프로그램대로 그들은 매트릭스 탈출 후 네오를 도왔던 것 같다(모피어스와 트리니티를 비롯한 시온의 전사 자신들은 전혀 그 사실을 모른다). 54. 이 탈출은 오라클의 도움으로 가능했다. 모피어스와 트리니티는 강력한 해커들이었는데, 트리니티는 국세청을 해킹한 경력이 있었다. 앞서 말했듯이, 오라클의 임무 중 하나가, 인간을 도와 매트릭스의 불균형을 고의적으로 만드는 일인데, 오라클은 모피어스와 트리니티에게 깨달음을 주어 매트릭스를 벗어나게 했으며, 그들에게 the One이 올 것이라고 예언해 준다. 이로써 오라클은 앞서 말한 대로 아키텍트의 통제 범위 내에서(중요한 말이다) 자신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한 셈이다. 55. 이 부분에서 어떤 사람들은 놀라거나 이해가 안 갈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아키텍트의 프로그램 속에 진행되어 왔던 일이다. 바로 이것이 앞서 말한 아키텍트가 미리 설정한 시나리오다. 결국은 오라클도, 네오도, 스미스도 메로빈지언도, 키메이커도, 나아가 모피어스와 트리니티도, 심지어 현실 세계의 시온의 존재 마저도 아키텍트의 통제 속에서 "목적대로" 움직일 뿐이었다. 혹자는 현실의 시온을 매트릭스의 일부라고 추론하나 전혀 그렇지 않다. 시온은 매트릭스 밖의 현실 속에 존재하나 다만 그 시온 마저도 사실은 아키텍트의 통제 속에 있을 뿐이다. 결국 네오와 모피어스를 비롯한 네오 주변의 깨달은 전사들은 다른 깨달은 인간들과 달리 아키텍트에 의해 위험성을 간직한 채 유도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키텍트의 통제는 기계적 통제가 아닌 자율권이 부여된 통제였다. 앞으로 보겠지만, 문제는 바로 이 적절한 자율이 부여된 통제가 아키텍트 조차 예상치 못한 변수들로 하나씩 풀려 버려 아키텍트 본인이 위기에 처하게 되어 네오와 협상해서 인간과의 평화를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56. 그러나 앞서 이야기했듯이 인간의 활동은 프로그램화된 것 이상의 잠재력이 있어서, 모피어스와 매트릭스 접속 가능한 인간들의 활약, 즉 네오를 중심으로 한 그들의 활동은 아키텍트와 오라클도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고, 바로 그런 변수들이 오라클에게 데이타화되어 수집된 뒤, 그 모든 정보가 소스로 가게 될 목적을 지닌 네오라는 인간 총합의 매체를 통해 아키텍트에게 최종적으로 전달되도록 짜여져 있었다. 이렇게 해서 오라클은 네오를 찾아내 아키텍트에게 보내는 정보 전달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57. 아키텍트는 이렇게 설정된 네오가 너무 강해지는 일이 없도록 견제하기 위해, 스미스를 비롯한 에이전트들을 만들었으며, 그래서 네오와 스미스는 운명적으로 대칭점이 된다. 따라서 스미스와 그의 요원들의 유일한 존재 목적은 네오와 그 일당(깨달은 자들)의 제거에 있다. 58. 아키텍트는 네오와 시온의 힘이 위험에 다다르게 되었다고 판단되면, 정보를 모두 입수한 뒤 전부 파멸시켜 매트릭스를 재가동한다. 그러나 5번을 반복할 때마다 매번 여자 16명과 남자 7명을 남겨두어, 시온이 재창설되도록 허용했다(살아남은 인간들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른 채 다시 번창해서 시온을 재건설해 다시 기계들에 저항한다). 아키텍트는 네오에게 반복될 수록 시온의 제거가 점점 쉬워지고 있다고 말해준다. 즉, 지금의 시온도 파괴는 식은 죽 먹기라는 것이다. 참고로, 16명과 7명은 창세기 7장 16절의 노아 가족이 살아남은 성경 구절을 나타낸다. 59. 최초의 시온은 기계와의 전쟁에서 패한 인간들이 지하로 피신해서 구축한 지하 도시였다. 그러나 기계들은 이미 일정 기간이 지난 뒤 그 위치를 파악하여 따라서 언제든지 마음 만 먹으면 시온을 파괴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기계왕(혹은 아키텍트)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 시온을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다시 말해, 그는 자신의 인공 지능과 매트릭스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시온의 인간들로 하여금 기계에 저항하도록 일부러 방치해 둠으로써 저항군으로 활동하는 인간의 행동을 관찰하여 실험하는 방편으로 사용했다. 그래서 시온의 용도가 다하면 멸망시키고 소수의 인간들만 남겨두어 다시 다음 버전의 매트릭스의 리로드와 더불어 시온이 재건의 가능하게 만들었다. 현재 이미 이 일은 다섯 번이나 반복되었다. 60. 아키텍트가 인큐베이터에 수십억의 인간이 배양되고 있음에도 시온의 사람들을 항상 그렇게 남겨두어 다시 번성하게 하는 이유는 어쩌면 매트릭스가 만에 하나 완전히 고장날 경우를 대비해서 백업 용으로 남겨놓은 것일 수도 있고(김중태 문화원에 있는 글의 주장대로), 혹은 그가 의도적으로 인간이 기계에 대항하도록 통제 가능한 범위에서 허용함으로써, 인간의 심리적 행동과 감정을 지속적으로 연구하여 인공 지능을 완성하기 위함일 수도 있다. 61. 앞서 누차 말한대로 또 하나 아키텍트와 기계들이 예상하기 어려웠던 심리적 변수는 바로 '사랑'이다. 아키텍트는 계속해서 트리니티와 같은 네오들의 연인, 곧 사랑의 대상들을 보내 사랑의 실험을 반복하고 있지만, 그들은 사랑을 아직 완전히 모른다. 결국 인간에게는 기계가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 고유의 특징 두 가지가 있는 셈이다. 그것은 기계론적 결정론으로 설명하지 못할 인간의 자유의지(이성적 자율, 선택의 자유)와 사랑이다. 한마디로 인간은 풀기 어려운 신비한 존재라는 것이 이 영화 여기저기에서 말해주는 중요한 메시지이다. 62. 오라클은 6번째의 현재의 네오가 올 때까지 반복적으로 존재해 왔기에, 당연히 앞으로 되어질 일을 미리 아는 것이고, 오라클(신탁)은 그 이름 뜻대로 예언자가 되는 것이다. 이 오라클의 존재가 프로그램된 대로 모피어스 일원에게 알려졌고(그들은 그렇게 자신의 삶이 목적과 섭리대로 가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전혀 모른다), 모피어스는 오라클을 통해 네오가 구원자로 올 것임을 이미 알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궁극적으로 볼 때, 모피어스는 네오를 돕도록 프로그램되었기에 믿게끔 되어 있었고, 자연히 시온의 사람들은 믿지 못했다. 그러나 여기서도 만일 모피어스가 믿지 않을 수도 있는 변수가 존재한다. 그러나 확률상 모피어스는 믿도록 되어있을 뿐이며, 따라서 오라클은 항상 인간의 변칙성을 계산한 그런 확률을 가지고 예언을 하지만, 인간의 선택으로 인해 예정된 진행(섭리)이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남겨 놓는다. 특별히 후반부에 네오의 선택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오라클이 막판을 위험한 도박을 했다고 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63. 이런 가변성 때문에 네오로 선택된 앤더슨과 그를 돕던 모피어스를 중심한 시온의 전사들은 언제든 임무에 실패할 수도 있었다. 즉, 네오는 아키텍트를 찾아가는데 실패할 확률도 존재했다. 아키텍트는 매번의 매트릭스를 리셋할 때마다 항상 아슬아슬하게 성공을 거두도록 프로그램을 해 놓았지만, 동시에 그러한 실패의 가능성마저 프로그램해 놓아 전적으로 그 결과를 네오의 역량에 맡겨두었던 것이다. 만일 네오가 아키텍트 앞에 성공적으로 오게 되면, 그는 네오로 부터 인간의 엄청난 변칙적 사고 방식의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그러나 확률은 낫았지만, 만일 아키텍트를 만나러 가는 도중에 실패해서 네오가 죽거나 치명상을 입는다면, 그는 성공을 거둘 때까지 또 다른 네오들을 탄생시켜 자신을 찾아오게 하는 실험을 반복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일단 성공을 거두면, 모든 데이타를 흡수한 뒤 비로소 매트릭스를 리셋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다. 64. 다섯번 매트릭스가 재부팅되고 시온이 망했다는 것은 성경에서 하나님이 인류를 거듭 심판하는 것을 연상케 한다. 인간과 우주를 창조후 하나님이 보시기에 완벽할만큼 좋았다고 했으나, 뱀의 유혹으로 타락(인간의 자유의지에 의함), 가인의 살인 사건, 노아 홍수로 모두 전멸, 그후 다시 바벨탑 사건으로 심판, 소돔과 고모라 심판 등이 등장한다. 인간의 자유의지라는 변수를 신의 존재가 제대로 계산하지 못한 것처럼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성경에서 하나님이란 존재는 완전한 신이고, 에덴이라는 유토피아의 상실은 전적으로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의 책임인 것으로 나오기에 성경의 창조주와 아키텍트가 완전히 부합되는 것은 아니다. 65. 현재의 6번째 네오는 이전의 모든 네오들과 조금 달랐다. 일단 네오는 선배 네오들 처럼, 결국 키메이커를 찾아내 결국 아키텍트에게까지가는데 극적으로 성공한다(사실은 이것 역시 넓게는 아키텍트의 예정과 목적대로 된 것이다). 거기서 아키텍트가 제시한 시온의 존속과 트니리티의 목숨 사이에서, 네오는 사랑을 택한다. 이전의 네오들은 모두 시온의 존속을 택했다. 그러나 네오의 선택은 한 여자에 대한 사랑이었다. 66. 왜 네오는 인류를 버리고 한 여자를 택했을까? 한 사람에 대한 진정한 사랑에서, 진정한 인류애가 나온다는 데레사 수녀의 가르침을 전해주는 것일까? 필자의 생각에 정답은 바로 트리니티에 대한 강한 사랑과 더불어 네오의 자신감이다. 그는 자신의 연인과 인류를 동시에 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던 것 같다. 그럼에도 아직은 앞으로 구원이 불확실한 인류를 일단 내버려두고 한 여자를 선택하는 도박을 감행한 것이 사랑의 행위로 정당화되기는 어렵기에 필자는 이 대목이 설득력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꼭 어색하지만은 않다.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이기 때문이다. 67. 아마도 아키텍트는 5번의 재부팅을 통해 인간 심리 분석을 거의 마무리한 상태에서 이제 '사랑'이라는 가장 신비한 변수와 감정을 현재의 네오를 통해 마지막으로 측정하여 그 값을 산출한 뒤 매트릭스를 완성하고서, 이제 백업용 안전장치로 마련해둔 시온을 용도가 다한 이유로 영원히 멸망시키려했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트리니티 역시 궁극적으로 아키텍트 계획 속에, 네오를 통해 사랑이란 것을 분석하기 위해 프로그램되었던 인간 여자였다. 그리고 네오가 트리니티를 선택한 행위는 아직 아키텍트의 통계 자료에 입수되지 않은 가장 큰 변칙에 속했을 것이다. 68. 아키텍트는 사랑의 매카니즘을 파악하고자 그 동안 다섯번의 재부팅에 이르기까지 반복해서 '시온'과 '네오의 사랑' 중 하나의 선택이라는 자극을 던져왔다. 이 때 인류를 희생시킨 '사랑의 선택'이라는 반응은 엄청난 변칙이다. 그런 반응은 아키텍트 입장에서는 대단히 비합리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키텍트는 사랑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런 극단적 사랑의 반응을 접해 보아야만 하는데, 현재의 네오가 드디어 그런 극단적인 변칙적 선택을 해 주게 된 것이다. 따라서 만일 그런 선택이 발생한다면, 아키텍트는 참된 사랑이라는 엄청난 변칙적 데이타를  입수하게 된다. 결국 아키텍트는 이런 방식을 통해 네오가 사랑을 선택할 때 그 데이터를 수집하여 그 이유를 파악함으로써 정확한 사랑의 매카니즘을 알고자 했을 것이다. 69. 아마 매번 여자와 시온의 선택이 선배 네오들에게 제시되었다고 말한 것으로 보아, 앞서 말한 대로 선배 네오들의 사랑의 대상은 계속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이제 6번째 네오가 트리니티, 즉 사랑을 택하면, 시온은 이제 영원히 망하고 만다. 아마도 실험이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성, 즉 시온의 존속을 택하면, 시온은 완전한 멸망은 피한 뒤 17명과 6명으로 다시 존속하고 네오는 삭제된 후 새로운 the One이 다시 등장할 필요가 있게 된다. 그렇게 해서 사랑의 실험은 계속되는 것이다. 70. 그러나 기계들도 인간의 사랑의 감정을 거의 파악하는 단계까지 온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3편에서 사티는 매트릭스 밖에서 인도인 아버지(프로그램)과 어머니(프로그래머 프로그램) 사이의 사랑의 결과 예상치 못하게 탄생한 일종의 사생아 프로그램이 되어, 목적 없는 까닭에 삭제될 위기에 처했으나 부모에 의해 중간계를 거쳐 매트릭스 내로 피신해 오라클의 후계자로 바뀌어 목적을 갖게 된다. 또한 거대한 레스토랑 주인으로 프로그램을 사고파는 마피아 두목같은 메로빈지언(인간이 아닌 프로그램이다)의 섹시한 아내(역시 프로그램)가 네오에게서 거의 비슷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오라클도 또한 그런 사랑의 감정을 어느 정도 지닌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의 사랑은 아직 완전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아키텍트는 그 사랑의 감정의 완전한 산술화를 6번째 네오를 통해 완성하려 했을까? 71. 참고로, 오라클이 자꾸 네오와 모피어스 전사들을 돕는데, 언급했듯이, 원래 그렇게 역할하도록 만들어진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아마도 이 과정에서 오라클 역시 인간의 사고와 감정, 특히 사랑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 습득하면서, 인간의 완전한 파멸을 원치 않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해서 일종의 아키텍트의 통제를 벗어난 활동을 하는 셈이다. 거듭 말하지만, 이 역시 아키텍트가 예상치 못한 부분이었을 것이다. 72. 그러나 오라클은 원치 않았지만, 당장 시온은 이제 완전히 파멸될 위기에 처해있었다. 왜냐하면, 이번 6번째의 네오를 끝으로 아키텍트의 모든 프로젝트가 완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또한 아키텍트가 네오에게 인간이 아닌 대체 에너지를 이미 개발했다고 언급하기 때문이다. 이제 인간은 불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반복하지만, 오라클은 인간에게 습득한 감정과 사랑의 데이타로 어느 정도 그런 인간적인 감정을 배워 인간에 대한 연민을 가진듯 하다. 이러한 사실은 오라클이 사티에게 쿠키 굽는 법(핵심 데이타베이스)를 전수하면서, '쿠키는 사랑으로 굽는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서 강력하게 암시된다. 73. 한편, 6번째 네오란 것은 성경의 하나님의 6일 창조를 상기시킨다. 6일째에 모든 것을 완성하고 7일째에 안식에 들어간다. 그렇다면, 6번째 네오를 통해 매트릭스의 불안정성이 모두 해결되고, 이제 매트릭스는 영속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을 암시한다. 물론 대체 에너지가 개발 되었지만, 아마 대체 에너지가 고갈될 경우를 대비해서 안정성을 확보하여 완성된 매트릭스를 비상용으로 계속 보존하는 것일 수도 있다. 74. 2편에서부터 스미스는 무한 복제 능력으로 세력을 키우는데, 메인 시스템(아키텍트=기계대왕)은 아직 그 사실을 모른다. 아마도 아키텍트(기계왕)가 모르고 있었던 이유는, 이제 매트릭스 시스템 실험이 이번 네오로 끝나서 완벽한 매트릭스 재부팅과 시온 멸절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마치 컴퓨터 사용자가 어떤 작업에 집중하면, 바이러스가 어느 수준까지 활동해도 잘 모르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75. 네오는 스미스를 즉시 제거하지 않으면 곧 시스템이 완전 다운되므로, 이대로 두면 머지 않아 기계(컴퓨터)와 인간이 모두 공멸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지금 아키텍트가 수십만의 센티넬의 공격으로 시온을 멸망시키는 것은 시간 문제다. 그러나 아키텍트 자신도 스미스에게 잡아 먹히게 되는 것도 피할 수 없다. 여기서 네오가 인류를 구할 방법은 딱 하나. 아키텍트(기계대왕)을 직접 찾아가 담판을 짓는 것이다. 당신을 구할 테니, 인류를 멸망시키지 말아라! 76. 네오는 이제 현실의 통로를 통해 아키텍트(기계왕)를 만나러갈 수 밖에 없다. 그 이유는 2편에서 나오듯 아키텍트에게 유일하게 연결되어 있던 매트릭스내의 통로(메로빈지언이 통제하고 키메이커만이 안내할 수 있던 통로)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져 그 통로가 이미 완전히 다 붕괴된 상태였고, 결정적으로 이미 키메이커마저 죽었기 때문이다. 77. 3편 막판에, 오라클 역시 모든 상황이 선택의 변수로 설명될 수 없을 만큼 복잡하고 위협적이 되어, 시스템이 올 스톱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한번도 감행해보지 않았던 최종적 도박을 한다. 그래서 나중에 아키텍트가 그것을 두고 '위험한 게임을 했다'고 말한다. 그것은 자신이 스미스에게 고의로 복제 당한 것을 두고 한 말이었다. 아마도 오라클은 스미스의 소스를 분석해서 데이타화 한 뒤, 메인 시스템(아키텍트)에게 전송하려는 모험을 한 것 같다. 왜냐하면, 아키텍트(기계왕)은 데이타베이스인 오라클의 도움 없이는 변종된 프로그램의 소스를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78. 오라클은 예언자답지 않게, 여기서 자신도 인간처럼, 믿음의 선택을 한다. 한낱 프로그램이 사실상 거의 인간에 가깝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오라클은 네오가 스미스에게 일부러 복제당할 것이라 믿고 세상이 걸린 위험한 도박을 감행한 것이다. 왜 모험인가? 만일 자신의 믿음대로 네오가 스미스에게 복제되어 주지 않으면, 자신의 계획은 허사로 돌아가고 말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뒤에 설명된다. 79. 수 십만의 센티넬 군단이 시온을 거의 멸망시키려고 하기 직전에, 네오는 트리니티와 함선을 타고 기계 도시의 근원인 A.I.(기계대왕=아키텍트)를 찾아간다. 네오는 자신의 능력과 하늘의 구름층으로 날아오르는 지혜를 이용하여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많고 막강한 기계 군단의 수비를 뚫고 마침내 기계의 근원인 메인 시스템을 만나게 된다. 80. 그러나 이 과정에서 트리니티는 죽음으로 네오와 이별한다. 여기서 왜 센티넬이 햇볕 근처의 구름층에 이르자 모조리 작동불능이 되어 떨어졌을까? 바로 서두에서 말한 대로 인간이 구름 층과 더불어 거기에 강력한 전자파(EMP)가 계속해서 발생하게끔 만들어놓았기 때문이다. 네오가 탄 전함도 구름층을 뚫고 올라갔으나 역시 EMP를 맞고 시스템 스톱이 되어 추락하고 만다. 그 충격으로 트리니티가 날카로운 철에 찔려 죽는다. 그리고 아마도 네오는 자신의 초능력이 그의 생존에 역할을 했을 것이다. 81. 이 부분에서 왜 네오는 매트릭스 밖에서도 초능력을 발휘하게 되었을까 하는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다. 필자의 견해는 이렇다. 우선 면밀하게 살피면, 네오는 현실 세계에서는 단지 기계와의 관계에서만 초능력이 발휘된다. 공중을 날아다니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또한 네오는 매트릭스내에서는 트리니티를 살려냈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그는 오직 기계들만을 강력한 힘으로 제압하고 파괴한다. 눈을 잃은 네오가 기계를 특수한 방식으로 볼 수 있는 것은 그가 이미 기계의 원리를 다 꿰뚫었기에 현실에서도 기계의 복잡한 전기장과 코드를 초능력으로 감지해 인식하는 단계에 도달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초능력은 기계의 열, 자기장, 전자파를 인식하고 나아가 기계의 코드를 파악한 뒤 순간적으로 전류 장애를 일으켜 강력한 과부하로 기계를 파괴하는 방식이었다. 82. 혹자는 네오가 중간계에 우연히 가게 되어 그곳에서 기계 세계와 현실 세계의 양쪽의 원리를 체득했기 때문에 그런 능력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매우 설득력이 있는 설명이다. 그러나 필자는 네오의 이런 능력이 이전의 네오들에게는 없었던 것으로 현재의 네오만의 특출한 변칙적 능력에서 기인한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83. 기계왕, 곧 기계의 근원 앞에선 네오, 아이러니컬하게도, 결국 오라클이 말한 네오의 목적대로 다시 근원(소스)으로 돌아간 셈이 되었는데, 그것은 매트릭스 내가 아닌 현실에서의 소스였다. 하지만, 그 목적이 이제 달라졌다. 그것은 스미스의 제거를 통한 인간과 기계의 공존이다. 네오는 스미스의 현 실체를 전해주며, 스미스가 당신의 통제를 벗어났다고 경고한다. 네오는 자신이 그를 제거할 수 있다고 말하며, 조건으로 인류에게 평화를 달라고 제안한다. 처음에 믿지 않던 그 메인 시스템(A.I.=아키텍트)은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네오를 매트릭스에 접속시켜 스미스와 대결하게 한다. 84. 둘은 상상하기 어려운 엄청난 대결을 하는데, 결국 네오는 스미스에게 고의적으로 복제당하는 선택을 한다. 처음에는 네오도 일단 스미스와 맞대결해서 승부를 내려했다. 그런데, 막판에 네오는 스미스의 목소리에서 오라클이 했던 예전의 말("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것이지")을 듣고 순간적으로 오라클이 복제되었음을 직감했다. 그래서 네오는 오라클이 믿었던대로, 오라클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즉각 깨닫고 스미스에게 자신을 일부러 복제당해 준 것이다. 85. 왜 네오는 스미스의 몸에 있던 오라클의 목소리를 듣고 순순히 복제당해주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 스미스에게 복제되어 스미스 속으로 덮어쓰기가 된 오라클은 이미 그의 안에서 이미 스미스의 모든 소스를 분석해 놓았다. 따라서 이제 네오 자신이 스미스로 변하면, 메인 시스템에 네오가 아닌 스미스가 접속이 되어 있는 셈이 되기에, 오라클이 그 순간 메인 시스템(아키텍트=기계왕)에 스미스의 소스를 전송해주어(혹은 기계왕이 읽어서), 즉각 스미스를 제거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오라클이 스미스에게 복제당한 이유가 가장 합리적으로 설명된다. 86. 생각해보라. 스미스가 오라클을 복제하면, 이제 가장 강한 스미스는 오라클-스미스가 된다. 그러면, 당연히 오라클-스미스와 네오가 맞붙게 되는 것이다. 바로 그 점을 오라클은 계산했으며, 또한 오라클 프로그램 특성상 복제되어도 그 안에 잠복되어 살아있는 채 소스 분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순순히 복제되어준 것이다. 87. 혹자는 오라클이 스미스에게 복제되어주어 그의 힘을 일부러 강력하게 만들어 더 이상 아키텍트(메인시스템)가 네오와 타협하지 않을 수 없게 하려고 했다는 주장을 한다. 설득력있지만, 필자의 견해로는 아닌 듯 하다. 왜냐하면, 오라클은 단순히 오라클-스미스와 네오가 맞대결하게 될 것이 분명하니까 복제당해 준것이고, 또한 자신의 목적은 스미스 소스 분석 후 기계왕에게 전달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88. 또한, 이미 스미스는 오라클 없이도 충분히 강력해졌다. 따라서 스미스가 오라클을 먹은 이유는 더욱 강력해지기 위해서도 있지만, 스미스의 목적 자체가 모든 것을 허겁지겁 먹어치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스미스는 오라클이 왜 순순히 복제되어주었는지 한번쯤 신중하게 생각해보지 않고 무작정 복제부터하는데, 그는 무한 복제라는 단순한 목적에 충실할 뿐이다. 아키텍트는 오라클의 도움 없이는 소스 정보를 알아낼 수 없었기에, 오라클은 이 목적을 위해 모험을 감행한 것이다. 네오가 스미스에게 복제되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89. 여기서 한번 재미있는 상상을 한번 해보자. 만일 네오가 오라클의 의도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복제당해주지 않은 채 오라클-스미스와 계속 대결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물론 만일 네오가 이긴다면 문제는 완전히 해결된다. 따라서 네오도 살고 문제도 해결되는 최상의 결말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마 네오와 스미스의 프로그램의 특징상 그 싸움은 결코 쉽게 결말이 나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그 사이 구경만 하고 있던 다른 스미스 복제품들은 더 이상의 구경을 중단한 뒤, 사방으로 흩어져 다시 본연의 활동, 곧 바이러스 활동을 재개했을 것이다. 허겁지겁 모든 것을 먹어치워 스미스화하는 작업을 말이다. 물론 둘의 대결에서 만일 네오가 지면 그가 스미스로 복제되므로, 그 순간 스미스는 기계왕에 의해 프로그램 삭제가 될 위험에 처하게 된다. 하지만 설사 네오가 진다해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네오의 패배와 더불어 그가 스미스로 복제될 때에는 이미 메인 시스템(기계왕) 마저 다른 스미스들의 활동으로 끝장이 나 있을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 이것은 이미 스미스로 변한 기계왕이 스미스를 삭제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결국 완전한 스미스의 세상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네오가 오라클-스미스에게 빠른 시간 내에 복제되어주는 것이 최상인 것이다. 이상은 필자 스스로 영화의 다른 상황을 가정해본 것이다. 90. 또한, 혹자는 스미스와 네오는 대칭점(음, 양)이기 때문에, 한쪽의 존재 소멸은 자동적으로 다른 쪽의 소멸을 가져와 결국 네오의 소멸로 스미스도 자동 소멸되었다고 본다. 그러나 이것은 극적인 효과 면에서는 결과론적인 멋진 설명이지만, 대칭점이라 자동적으로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백신은 바이러스가 없어도 존재한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없으면, 기능은 남아있으나 '목적'이 없어진다. '목적'이 없어지면, 매트릭스 내에서는 통제자에 의해 삭제되지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다. 즉, 대칭점이라해서 한쪽의 소멸과 더불어 자동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또한 3편 마지막에 분명히 기계왕이 네오가 스미스화 한 순간, 강력한 조치(일종의 고압 전류 주입)를 취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 역시 스미스가 대칭점의 소멸과 더불어 자동 소멸된 것이 아님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다. 91. 가장 많은 질문 중 하나는 스미스가 네오와의 대결 중에 네오가 구덩이 안에 쓰러지자, 스미스가 한 다음과 같은 말의 의미이다. “잠깐, 이걸 본 적 있어. 이거야. 이게 끝이야. 그래, 넌 그렇게 누워 있었어. 그리고 난 여기 서서 이렇게 말하기로 돼 있지.” 필자의 생각은 이러하다. 우선 분명한 것은 이전의 네오들은 스미스와 이런 최종 대결을 벌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오직 현재의 네오가 처음이다. 왜냐하면 이전의 네오들은 모두 인류의 생존을 선택해 스미스와 최종 담판을 지을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미스의 그 말을 이전의 네오들이 이미 겪었고 현재의 네오도 필연적으로 겪어야 할 동일한 최종 싸움의 순환적 반복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3편의 원 제목인 'Revolutions'이 "혁명들" 보다는 "순환들"로 번역되는 이유로, 그런 추론을 했다. 하지만 이 제목의 의미는 단순히 매트릭스가 지금까지 반복적인 "리로리드"에 의한 "순환들"을 해왔는데, 이번에는 마침내 여러 극적인 사건들로 인해 완전히 새롭게 "순환"된 것을 지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92. 그렇다면, 스미스가 중얼거렸던 그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가장 그럴 듯한 설명은 스미스 속에 오라클이 혼재해 있어 오라클이 기대하며 상상하여 그린 그림이 스미스의 눈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스미스와 네오의 맞대결 상황이다. 결국 오라클의 그런 예상과 계획이 스미스의 머리 속에 데자뷰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참고로 데자뷰는 매트릭스 내에서 시스템의 오류의 한 가지로 가끔 나타난다. 특히 매우 위험한 강력한 프로그램이 주변에 나타나면 일종의 간섭 현상이 발생되어 방금 보았던 장면이 다시 재현되는 일시적 오류가 발생하는데 이것이 데자뷰다. 93. 그리고 "시작이 있는 곳에 끝이 있다"는 무슨 의미인가? 우선 번역이 잘못되어 있다. "Everything that has a beginning has the end"이다. 시작이 있는 모든 것은 끝이 있다, 즉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이 문장의 의도적인 신비주의적 오역은 온갖 심오한 추론이 난무하게 했다. 가장 가능한 것으로 이것은 이 모든 상황의 종결을 지시하는 것 같다. 즉, 스미스로 인한 파멸의 위험의 끝, 혹은 인간과 기계의 오랜 전쟁의 끝을 의미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단순하게 네오를 통한 스미스의 죽음을 이야기하는지 모른다. 즉, "넌 이제 끝이야!" 프로그램도 인간도 이렇게 시작(탄생)이 있으면 끝(소멸, 죽음)도 있는 것이다. 94. 아무튼 네오는 스미스에게 복제(희생)당함으로써, 인류와 기계를 구원한다. 여기서 기독교적 색채가 강력히 나온다. 마지막 장면에 죽은 네오가 십자가 모양으로 메인 시스템 위에 두 손을 뻗어 누워 있다. 네오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인류와 기계가 구원을 받은 것이다. 95. 여기서 몇 가지 추가적인 인물들에 대해 말하자면, 3편의 사티는 오라클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자신의 기능을 넘겨 준 복제 프로그램이다. 앞서 말했듯이, 사티는 목적 없이 인도인 모습의 부부에게서 태어난 프로그램이다. 사티의 부모는 둘 다 인간이 아닌 프로그램이다. 남편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프로그램, 즉 프로그래머, 엄마는 프로그램. 그런데 기계 간의 사랑으로 우발적으로 태어났다. 이것은 기계가 거의 사랑이란 것을 완성하는 시점까지 왔음을 암시한다. 그리고 그렇게 인간처럼 사랑의 결실로 태어난 사티는 인간과 기계의 공존을 중재하는 강력한 존재로서 역할한다. 사티는 프로그램 부모에게서 사랑의 결실로 태어나 삭제될 운명이었으나, 메로빈지언과의 흥정을 통해 사티가 오라클에게 건네지고, 오라클의 후계자로서 목적을 갖게 된다. 오라클이 사티에게 쿠키 굽는 법을 가르치는 것은, '쿠키'가 중요한 컴퓨터 용어이기에 핵심 데이터베이스의 전수를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96. 한편, 프로그램도 수명이 다하고 버전업되는 법이라 아마 새로운 오라클 버전인 사티에게 데이타 빽업을 시켰다고도 볼 수 있다. 그래서 3편의 마지막 장면에 오라클 후계자인 사티가 평화의 상징인 태양을 만들어 내는데, 이것도 우연이 아닌 의도적인 장치라고 생각한다. 사티가 어리듯이 인간과 기계의 공존도 이제 시작이라는 암시를 준다. 즉, 사티는 인간과 기계의 공존의 가능성과 당위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인물이다. 97. 레스토랑 사장이자 조폭 두목같은 밀거래꾼 메로빈지언은 통제를 벗어나 매트릭스 내에 독자적 세계를 구축한 프로그램으로 보이지만, 넓게는 역시 아키텍트의 예정 속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이다. 혹자는 메로빈지언이 구 버전의 오라클일 수 있다고 말하는데, 그건 전혀 아닌 것 같다. 아키텍트는 두번째 매트릭스 버전에서부터 메로빈지언이라는 골머리 아픈 자율 프로그램을 일부러 만들어, 거기에 키메이커를 감춰 놓고 네오가 찾게끔 프로그램화 해 놓았다. 일종의 프로그램화된 게임인 것이고, 메로빈지언은 그 게임의 규칙에 충실할 뿐이다. 그 자신은 이 사실을 모른 채 통제 범위 내의 자율성을 가지고 단순히 키메이커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지키는 목적에 충실할 뿐이다. 이것은 메로빈지언이 네오에게 "넌 네 선배들보다는 좀 낫네"라고 말한 대목에서 알 수 있다. 메로빈지언은 여러번에 걸쳐 네오들을 만나온 것이다. 98. 더불어 메로빈지언은 대충 다음과 같은 매우 의미있는 말들을 던진다. "모든 것은 우연이 아니라, 어떤 원인과 이유가 있다. 네오 네가 여기 온 것도 우연은 아니다." 혹자는 이 말을 메로빈지언이 구 버전의 오라클일 수 있다는 단서로 지적하는데, 사실은 그도 오라클과 마찬가지로 여러 번 재부팅된 매트릭스 내에서 반복적으로 자신의 임무를 다하며 상주해왔기 때문에 설계자의 어떤 목적대로 움직이는 네오와 해방군들의 행보를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즉, 네오 또한 거기에 온 이유가 우연이 아닌 아키텍트에 의해 의도된 필연에 의한 것이라는 의미이다. 웃기는 것은 정작 메로빈지언 자신은 스스로를 독립적인 존재라고 믿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자율권이 어느 정도 주어졌지만, 사실은 그 자신도 아키텍트의 통제 하에 놓여 임무 수행 중인데도 말이다. 98. 또 다른 재미있는 견해로 혹자는 메로빈지언이 구 버전의 네오라는 주장을 한다. 즉, 오늘날 프랑스의 메로빈지언 지방이 예수가 죽지 않고 프랑스로 도망가 태어난 후손들이 사는 지역이라는 설이 있는데, 메로빈지언이란 이름은 제작자가 이를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붙인 것이란 추론이다. 다시 말해, 이전의 네오가 이전 매트릭스 버전에서 아키텍트와 흥정을 할 때 사랑을 택하지 않고 시온을 택하여 매트릭스를 리로리드하게 만들고 자신은 생명을 부지하여 구석의 암흑가로 피신해 와 여전히 살아있는 데 그가 바로 구버전 네오인 메로빈지언이라는 것이다. 99. 위의 견해는 매우 그럴 듯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앞서 말한대로 필자가 볼 때 메로빈지언은 오라클처럼 매트릭스 두번째 버전부터 만들어진 프로그램으로서 계속 그 자리에 있었으며 그 임무, 즉 목적은 키메이커를 감춰놓고 네오를 방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그 동안 여러차례 여러 네오를 매번 만났기에  네오에게 "그 전 너의 선배들은 어쩌고 저쩌고"라는 말을 내뱉는 것이다. 오히려 단순하게 프랑스의 악명 높은 메로빙조 왕조를 연상하는 역할로 보는 것이 설득력 있다. 즉 메로빈지언이란 단지 이름 그대로 악당을 의미한다. 100. 동시에 아키텍트는 고의적인 불완전(악, 불의)의 요소의 하나로 메로빈지언을 만든 것 같다. 즉, 최초의 매트릭스가 인간에게 완벽했으나, 그 완벽성을 의심하는 인간들이 자꾸 에러를 일으키자, 아키텍트가 불완전성의 요소로 메로빈지언이란 악의 요소, 즉 사기, 매춘, 향락, 밀거래라는 불의와 부조한 존재로 역할하도록 해, 인간들이 매트릭스의 허상을 완전한 현실로 착각하여 받아들일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통제권 내의 자율성이 부여된 메로빈지언은 그러나 언제든 메인 시스템의 통제를 벗어날 위험은 가진 듯 하다. 101. 재미있게도 구버전의 매트릭스가 리로드될 때마다 도망쳐 살아남은 많은 구 버전의 프로그램들이 메로빈지언 주변에 바글거린다. 그들은 이전 프로그램의 잔해들로서 이미 목적을 잃은 채 이런저런 에러(주로 범죄행위)를 발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더불어 불법 프로그램들도 매매가 되면서 그의 주변에 바글 거린다. 메로빈지언은 그런 밀거래를 통해 자신의 세력을 확대하는 것에 몰두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런 프로그램들은 모두 특별한 목적이 없는 프로그램들로 시스템 장애를 일으키곤 한다. 쉽게 말하면 인생 포기한자들(목적 없는 인생?)이라할까. 그런 구 버전 프로그램의 잔재나 불법 프로그램들 중에는 뱀파이어나 유령같은 자들도 있는데, 초반에 언급했듯 그런 것들은 일종의 시스템 상의 에러다. 매트릭스 내에서 인간들이 목격하는 귀신이나 뱀파이어 등은 바로 이런 존재들이다. 아마 메로빈지언이 총애하는 두 마리의 보디가드 유령도 여기에 포함될 것이다. 102. 아키텍트는 항상 그런 프로그램들을 요원들을 통해 완전히 삭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트릭스를 리로리드 해왔다. 또한 그런 프로그램들이 도망을 다니기 때문에 쉽게 제거하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카텍트 입장에서는 그런 것들을 시스템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는 한, 어느 정도까지는 그냥 내버려둬도 큰 상관은 없다. 우리도 컴퓨터를 하드 포맷을 하지 않는 이상 정기적으로 하드를 깨끗이 정리해도 여러 프로그램 찌꺼기들이 남아 컴퓨터 구동에 약간의 장애를 일으키는데,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사용하곤한다. 아키텍트도 매트릭스를 완전 포맷을 시키지 않고(포맷을 하면 지금까지의 모든 작업이 허사가 되므로), 버그를 제거하고 버전을 업그레이드를 시킨 뒤, 거듭 리로리드(재부팅)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 과정에서 구 버전의 프로그램의 찌꺼기들이 남게 되는 것이다. 103. 3편의 마지막 장면에 아키텍트와 오라클이 대화한다. 아키텍트는 갇힌 사람들(원문은 '풀려나길 원하는 사람들'이라 논란이 있다. 모든 사람이 아니라, 원하는 사람들만 해당될 수도 있기에)은 자유를 주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평화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라고 되묻는다. 아키텍트는 인간을 비꼰다. '나는 인간이 아니라 약속을 지킨다.' 이 발언은 아키텍트가 기계들의 최고 권위자로서 현실의 기계대왕의 아바타임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즉, A.I.의 현실의 모습은 기계 대왕, 매트릭스 내부에서의 모습은 아키텍트로 추론되어, 결국 기계 대왕 = 아키텍트인 것으로 파악된다. 더구나 아키텍트가 네오와 결별할 때, "네가 다시 내게 나타나면 죽을 것이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사실을 강력히 암시한다. 하지만, 양자가 서로 다른 객체인 듯 보이기도 하여 워쇼스키 형제에게 직접 물어 보고 싶은 질문이다. 104. 이어서 오라클과 사티가 등장한다. 오라클은 프로그램의 수명이 다했다(혹 구버전으로 폐기)는 것을 암시해주고, 사티가 그 기능을 이어받아 점점 키운다. 그래서 사티는 네오를 위해 태양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105. 아키텍트는 인간의 해방을 약속했지만, 그렇다면, 기계와 인간은 어떻게 공존할까? 관객들의 상상의 몫으로 남겨 두었다. 여기 그 가능성들을 생각해 보았다. 1) 아마도 대체 에너지를 이미 개발한 메인 시스템은 매트릭스 인큐베이터에 있는 사람들을 풀어 주어, 시온에 가서 살게 하고, 시온의 사람들은 더 이상 기계에 대한 저항 운동을 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 2) 혹은, 현실보다는 인큐베이터에서 매트릭스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은 그대로 두고, 원하는 사람들만 시온에 가서 살게 하는 수도 있다. 3) 그것도 아니면, 필자의 생각인데, 기계가 아닌 인간만이 풍선기구 등을 이용해서 EMP로 가득 찬 구름층에 올라갈 수 있기에 인간과 기계는 협력하여 이 구름 층을 제거한 뒤 인간과 기계가 모두 평화롭게 궁극의 에너지원인 햇볕 아래서 함께 살 수도 있다. 4) 마지막 장면(오라클과 아키텍트의 대화, 오라클과 사티의 대화)을 보면, 도시 건물만 있고, 인간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스미스들의 폭파가 도시 전체에서 확산되는 장면에서 보듯이, 대다수의 인간들이 이미 스미스로 복제되었을 수 있다. 그래서 스미스들의 폭파와 더불어 인큐베이터의 대다수 인간들이 다 죽은 것이다. 물론 오라클과 세라프와 같은 기계들과 프로그램들은 악성코드의 제거(스미스의 사망)와 더불어 복원되어 등장한다. 그러나 인간들은 죽었을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스미스로 변한 인간인 네오가 죽었기 때문이다. 인간인 네오가 죽었다면 동일한 이유로 다른 스미스로 변한 다른 인간들도 죽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만일 여전히 아직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 있고, 그런데도 마지막 장면에 인간들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라면, 아키텍트가 이미 매트릭스 시스템에서 인간의 활동을 중지 시킨 것일 수 있다. 그 상태에서 아키텍트가 인간을 풀어 주러 가는 것이고, 이 인간은 기계와 화해하는 것이고. 106. 마지막으로, 사티가 새롭게 태양을 만들어 새로이 매트릭스를 보완했다는 것은, 어쩌면 매트릭스가 이미 한번 더 리로디드 된 상황인지도 모른다. 아마 그 매트릭스에는 스미스 요원이 더 이상 없을 것이다. 그리고 네오도 더 이상 불필요 할 것이고. 또한 네오를 위해 태양을 만들었다는 사티의 말은 그런 공헌을 한 네오에 대한 기념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물론 인간의 본성에 따라 기계와 공존을 거부하면, 7번째 네오가 또 다시 필요하겠지만. 그러면 사티의 참여로 새로 만들어진 매트릭스 세상 역시 사실상 새로운 네오를 대상으로 한 시험 장치가 되는 것인가? 스미스도 다시 만들어지고. . . 이 공존이 불안하다는 말은 그런 의미일 수도 있다. 아무튼 영화 결말 에서는 일단 인간은 더 이상 기계를 위협하지 않으니까 매트릭스에는 스미스가 없는 듯 하다. 그리고 원하는 사람은 매트릭스 내에서 살고, 현실을 택한 사람은 매트릭스 바깥에서 살면 되는 것인가? 어떤 삶을 택하든 사람들은 서로 상관치 않고...어찌되었든 그냥 행복하면 되니까? 107. 언젠가 펄벅의 명저 <구약성경 이야기>에서 읽은 바로는, 구약성경의 출애굽기가 바로 이런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은 노예 상태의 이집트에서 모세의 인도로 탈출한다. 해방된 것이다. 그러나 광야에서 40년을 지내며, 그들은 만나라는 특별 식량 외에 고기와 맛있는 음식을 먹지 못해 급기야 모세에게 반역을 저지른다. 이때 그들이 내놓은 요구가 이것이다. "이집트로 돌아가자. 비록 우리가 노예였지만, 그래도 고기도 먹고 과일도 언제든 먹을 수 있었다." 다름아닌 자유냐 빵이냐의 문제다. 비록 풍부하지 못해도 자유를 선택하겠느냐, 아니면 노예의 삶이라도 빵만 풍족하면 그것으로 만족하겠느냐는 것이다. 자유도 빵도 있는 삶이라면 최상이겠지만, 양자를 선택해야 한다면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일까. 구약성경의 가르침은 바로 "자유"와 "해방"을 선택하라는 것이었다. 고기와 야채, 과일이 없다고 이집트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배고픈 인간이 될 것인가, 배부른 돼지가 될 것인가. 대통령이 부패했어도 경제만 일으키면 되고 남편이 바람을 피워도 먹고 살게만 해준다면 상관없는 것일까? 난 그것은 "빵"을 위해 "영혼"을 파는 행위라고 본다. 따라서 필자의 선택도 구약성경의 정신을 따라 차라리 "빵"보다는 "자유"이며, 차라리 "배고픈 인간'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인간됨의 출발이기 때문이다. 108. 총정리 해보자면, 왜 모든 것을 지배하고 통제했던, 전능한 아키텍트(기계대왕)가 이런 위기 상황에 이르게 되었을까? 필자의 추측으로, 아마 6번째의 변수들이 예상치 못하게 너무 컸고, 그것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인 듯하다. 아키텍트는 네오가 예상 밖의 잠재력이나 혹은 스미스와의 소스 교환으로 결국 통제를 벗어나게 된 셈인데, 그것을 예측 못했던 것 같고, 스미스 역시 그렇게 변종이 되리라 전혀 예측을 못했던 것 같으며, 또한 자신의 의도 속에 움직이던 오라클이 인간 심리 분석 과정에서 '사랑'이란 것을 배워, 어느 정도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 적극 인간 편에 서게 된 것도 예측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런 1%의 에러가 유난히 심각하게, 그리고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해, 결국 시스템 올 스톱의 위기에 봉착한 A.I.가 네오의 제의를 받아들여, 평화를 선택했던 것으로 보인다. 109. 이 영화의 메시지는 '공존' '평화' '사랑' '인간의 가치', 또한 기계 문명에 대한 경고라 할 수 있다. 또한 인간은 믿기 어려운 존재라는 것을 비꼬며 교훈해 준다. 나아가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통해, 인간과 인간의 여러 이해 집단이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에서 수탈과 학대를 해선 안 된다는 강력한 교훈을 전달해 준다. 결국 이 영화에는 희생을 통해 진정한 구원과 희망이 있다는 기독교적 메시지가 두드러지지만, 다분히 다양한 종교와 철학, 세계관이 어우러진 포스트 모더니즘적인 종교 다원적 틀 속에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가 듬뿍 담겨 있다. 110. 기타 1) 이름 뜻과 방 번호, 사물 하나 하나 까지 모두 어떤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테면, 모피어스는 그리스 신화의 꿈의 신, 트리니티는 성경의 삼위일체, 느부갓네살 함선은 성경 다니엘서에 나오는 세계 패권을 차지하는 바벨론 왕 등등 모두 생략하지만, 알면 알 수록 흥미롭다. 2) 한편, 메로빈지언의 심부름꾼인 트레인맨이 지배하고 있는(엄밀히 아키텍트의 통제하에 있음) 현실과 매트릭스 세계의 중간 지대란 현실의 기계들과 프로그램들이 매트릭스에 출입하는 유일한 통로이다. 그 출입 수단은 열차이다. 따라서 열차 없이는 계속 제자리를 맴돌 뿐이다. 이 중간 지대는 컴퓨터로 빗대자면, 일종의 CMOS가 아닐까? 아니면 누구 말대로 버퍼링 상태의 세계?  3) 기타 좋은 해석으로 이 영화를 프로이드의 심리학으로 해석하자는 제안이 딴지일보에 있다. 즉, 매트릭스와 현실 세계를 표층 자아와 심층 자아의 구도, 혹은 자아와 초자아의 구도로 보자는 것이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맞을 뿐 전체적인 맥락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듯 하다. 4) 매트릭스의 통제를 세계를 장악한 미국의 패권주의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다. 미국에 저항하는 세력들은 연이어 나타나는 네오들과 시온의 전사들로서, 아마 빈라덴, 김정일, 후세인, 체게바라 등등 이라는 것이다. 재미있는 견해인데, 매트릭스 영화 자체가 지배와 피지배 구도를 가진 모든 시스템에 적용될 수 있기에, 역시 가능한 적용이라고 본다. 111. 마지막으로 이 영화에 아무 것도 모르면서 비판을 가하는 분들에게 말씀 드린다. 먼저, 영화를 정확히 이해를 하고 비판하기를 부탁한다. 말도 안 되는 것처럼 보이는 슈퍼맨 식 액션(설명했듯이, 정말 그럴듯한 영화의 설정이 있다)만 보고 내리는 평가는 하지 말기 바란다. 또 다른 사람들은 영화가 즉시 이해가 되어야지 난해하게 만들어 놓은 사람이 잘못이라고 말한다. 일리가 있다. 그러나 명심할 것은 그런 분들이 제대로 평가해 주는 매트릭스 1도 사실 개봉되었을 때 마찬가지였다는 사실이다. 즉, 이 영화는 묘하게도 극장에서는 사실 크게 흥행을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역시 제대로 이해를 못했기 때문이다. 나중에 매트릭스 1은 비디오 시장을 강타하여 사람들을 열광시킨다. 왜냐하면, 이해를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즉, 이 영화는 한번 봐서 가치를 평가할 영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112. 심오하고 뛰어난 책은 무협지와 다르다. 그런 책은 두 번 세 번 읽을 수록 그 심오함에 헤어나지를 못한다. 매트릭스가 바로 그런 영화다. 내가 볼 때 이 영화를 만든 워쇼스키 형제는 믿기 어려운 천재들이다. 따라서 관객들이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만도 하다. 이러한 '관객과 영화의 괴리감'은 2편에서 극심해 졌는데, 2편이 매트릭스 시리즈에서 가장 많은 철학적, 종교적 메시지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2편을 이해 못한 관객들은 그래서 3편에 대한 이해를 상당수 포기하고 액션에만 열광했다. 그러니 매트릭스 영화를 제대로 이해한 사람은 5%도 채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1편과 마찬가지로, 2편, 3편 역시 이해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분명 이 영화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추신 <1> 이 글은 처음 글에 150개에 달하는 리플 달린 토론의 결과들을 반영하여 2007년도에 일차 수정된 것임을 밝힙니다. 해석의 오류를 지적해 주시고 의견 주신 분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토론에 참여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 드리고 지속적인 리플 토론이 이어지길 소망합니다. 글에 나오는 표현 중 매트릭스 이해를 못한 분들에 대한 불편한 표현은 예전 매트릭스를 전혀 알지 못하고 무작정 비판하던 분들을 설득시킬 때 하도 답답해서 나온 표현입니다. 수정해야 하지만 그냥 그대로 두고 싶습니다. 추신 <2> 2007년도에 한번 수정된 본 글은 2010년 4월 3일에 3년 만에 다시 내용을 보완하고 오타를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4월 28일에 몇 군데 문장의 오류를 더 고치게 되었습니다. 실로 3년 만에 제가 글을 열어 보니 그 후에도 이미 수많은 리플이 달려 있는 모습을 보고 오랫동안 생각해왔던 미흡한 내용을 보완하고 오타를 수정할 필요를 느껴 작업했습니다. 새로 들어간 내용은 "시뮬라크르, 시뮬라시옹"에 대한 이야기, 네오가 인류를 버리고 사랑(트리니티)을 선택한 이유, 네오의 현실에서의 초능력에 대해, 아키텍트와 네오가 대면할 때 주변의 수많은 모니터들이 말해주는 것, 빵과 인간의 자유의 문제, 마지막 스미스가 죽기 전 이 장면을 본 적이 있다고 말한 이유, 시작이 있는 곳에 끝이 있다는 말의 의미, 네오가 스미스에게 복제당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상상 등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로 인해 글이 더더욱 길어져, 이제는 정말 조그만 책 한권 분량이 될 정도가 되었군요. 글은 길어졌으나, 내용의 완성도는 한층 완전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직도 잘못된 해석들이 많긴 하겠지만요. 이토록 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출처ㅣ http://movie.naver.com/movie/bi/mi/reviewread.nhn?nid=9969&code=12954
눈이 호강하는 영상미 쩌는 영화들
땀으로 쩔은;; 눈의 피로를 조금이나마 회복시켜드리고자 한 번 보면 절대로 잊지 못할, 아름다운 영상들이 가득한 영화들을 준비해보았어요. 영화 당 2개의 이미지로 준비 했으니 넘겨봐주는 센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 2014> 영화감독보다는 '완벽한 아티스트' 같으신, 언제나 믿고 보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이에요. 자로 잰듯한 좌우 대칭구조는 이 영화에서도 잘 보여주고 있구요. 깨알같이 아기자기한 소품들, 빈티지하면서도 세련된 의상, 절묘하면서도 환상적인 색감 등은 그가 왜 아티스트로 불리는가를 여실 없이 증명해 보인답니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2006> 분명 주인공의 혐오스러운 삶과는 달리 배경의 밝고 선명한 색감과 분위기로 인해 영화의 주제가 더 가슴에 와 닿게 해주는 효과를 주었죠. 영화 중 거의 마지막 부분에 해당하는 이 장면 기억하시나요? (2번째 이미지) 별다른 설명 없이 이런 분위기만으로도 의도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게 비주얼 영화의 매력이 아닐까요ㅎ <라이프 오브 파이, 2012> 이미 아카데미 감독상, 촬영상 및 4개 부문을 수상한 최고의 영화이지요. 이보다 더 아름답게 바다와 생물들을 보여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판타스틱한 장면들이 가득하답니다. 소설을 영화화한다고 했을 때 과연 이 영화를 어떻게....라는 우려를 단번에 불식시켜준 이안 감독님의 센스와 내공에 감탄과 감동을! 3D로 보지 못한 게 오래도록 후회될 영화. <무드 인디고, 2013> 영상의 마술사, 손맛 나는 판타지로 유명한 미셸 공드리 감독의 작품이에요. 스토리가 전개되는 과정을 따라 영화의 색감도 함께 변화하는 방식을 취한 독특한 매력의 작품입니다. <싱글 맨, 2009> 킹스맨으로 유명한 콜린 퍼스가 주연을, 디자이너 톰 포드가 감독을 맡은 영화인데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남자의 처절한 하루를 그린 내용이지요. 전체적으로 남성적인 느낌의 클래식한 무드이면서도 섬세한 소품 배치로 아기자기한 느낌을 함께 주는 영화랍니다. 주인공의 시선에 따라 색채가 다양하게 변하는 것도 참 신선하더라구요. <그녀, 2013> 컴퓨터 OS와 사랑에 빠지는 설정의 영화로 (내 얘기 아님주의 ㅜㅜ) 스칼렛 요한슨의 매혹적인 목소리 연기가 큰 이슈가 되었었지요. 마치 인스타그램 필터를 입힌듯한 핑크 핑크하고 잔잔한 색감은 우울하고 차가운 현실과 대비되면서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겨줍니다. <미드나잇 인 파리, 2011> 파리의 주요 명소들을 보여주는 인트로와 그곳에서 숨 쉬었던 명사들을 다시금 만날 수 있게 해준 것만으로도 가치를 충분히 하는 영화이지요. 물론 OST도 꽤 좋았구요. 파리,라는 도시가 주는 매력을 가장 잘 담아낸 듯한 영화인지라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쯤이면 꼭 저곳에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될거에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2013> 실어증을 앓는 피아니스트 주인공이 마담 프루스트가 제공하는 차와 마들렌을 먹으며 잊었던 기억들을 되찾아 가는 이야기입니다. 프랑스 영화 특유의 원색적인 색감과 분위기를 잘 표현했는데요. 특히 주인공이 프루스트 마담 집을 처음으로 찾아갔을 때의 그 몽환적인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네요. <제인 에어, 2011> 19세기의 고전적인 분위기를 영상에 제대로 담아낸 영화로 유명하지요. 유려한 색감이나 고고한 분위기가 마치 박물관에 걸려있는 한편의 유화 그림을 보는 것 같지 않나요? 다소 음침하고 우울한 원작의 내용을 표현하기 위해 영화 내내 절제된 느낌의 차가운 색채로 영상을 뽑아내었답니다. <윌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2013> 실제 유명한 사진 매거진인 '라이프'가 주인공의 직장인지라, 전 세계의 멋진 경관들을 많이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꽤 눈이 호강하는 영화이지요. 여기 출몰하는 장소들만 따로 묶어서 포스팅하고 싶을 정도로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영화에요.물론 영화 주제도 최고이구요! 꼭 보시길! 영상미 쩌는 영화들을 좀 모아보려 시작했는데, 팝콘 언니가 본 영화들만 추슬러도 수십/수백편이 될 듯한데요. 그 만큼 아름다운 영상의 영화들이 세상에 가득하다는 의미겠지요. 빙글러 분들이 잊지 못할 아름다운 영상으로 남아있는 영화와 장면들을 댓글로 남겨주시면 다른 분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당부.
안녕하세요. Three Kingdoms Generation.의 필자입니다. 일단 삼국지관련 내용의 글이 아닌 점 먼저 사과드립니다.ㅎ 오늘은 이것저것 몇 가지 말씀 올리고자 타이핑을 합니다. 1. 표절. 연재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데다, 아직 카드나 팔로워가 많은 편은 아닙니다만... 그럼에도 이리저리 빙글을 뒤적이다보니 몇 곳에서 제가 쓴 글과 흡사한 카드들을 몇 번 목격했습니다. '삼국지'라는 역사 및 소설관련 컨텐츠를 다루다보니 당연히 내용은 비슷할 수 있는 점 십분 헤아리지만 읽어보면 제가 쓴 문장의 구성이나 표현, 어휘까지 같거나 매우 흡사한 경우들이 있더라구요. 제가 쓰는 이 칼럼은 보시는 분들의 생각 이상으로 공을 들여서 쓰여지고 있습니다. 제가 삼국지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갖고 어린시절부터 찾아보고 조사하고 공부하며 모은 수 많은 자료들을 바탕으로 쓰여지며, 이것들을 알맞게 구성하여 쓰다보면 순수 작성시간만 짧게는 2~3시간, 길면 5시간 가까이 소요됩니다. '아니, 겨우 스마트폰으로 글 쓰는게 뭐 이리 오래 걸려???' 하실 수도 있어 의아하시겠지만... 저도 그냥 베껴 쓰거나 하는게 아닌 제가 아는 지식들을 좀 읽기 편하게, 그나마 재미있게, 되도록 자연스럽게 쓰고자 어떻게 쓸 지를 고민하고 다듬으며 쓰다보니 그리 시간이 걸리며 저도 제 생업과 사생활이 있다보니 마냥 시간을 내기 힘들어 보통 2~4일에 걸쳐 써나갑니다. 물론, 제 칼럼들을 베끼셨던 참고하셨던... 그분들이 사익을 추구하여 그러시진 않은 거 같긴 해도 어쨌건 저로서는 수일 간 공들인 제 성과물이 누군가에 의해 몇 분만에 표절 되는건 속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전에 어느 독자분께서 자신이 활동하는 커뮤니티에 출처를 밝혀서 사용하고 싶다고 하셨던 적이 있었는데, 얼마던지 스크랩, 클립해 가셔도 좋고 오히려 그렇게 여기저기 이리저리 제 글이 퍼져나가 삼국지에 대해 더 재미있고 흥미롭게 느끼시는 분이 늘어나는 것은 저로서도 즐겁고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단순 표절은 금해주셨으면 하고 지적재산권에 대한 존중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혹자는 '니가 첨부하는 그림과 사진은 그럼 뭐냐'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 제가 첨부하는 매체들은 누가 봐도 어디의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 수 있는 것들이고 매체의 저작권자들이 이미 이익추구가 아닌 분야들에 대한 개방을 허한 매체들이라 제 글을 베끼는 것과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2. 부진. 안타깝게도 점점 연재가 진행될 수록 초반에 비해 '팔로워증가', '좋아요', '클립' 등의 수치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 그 원인으로는 첫째가 너무 더딘 제 "연재속도", 두번째는 "인기스타의 부재"가 아닌가 싶네요ㅎ 일단 연재속도에 대해서는 참 뭐라 드릴 말이 없습니다. 헌데 위에서 말씀 드렸듯, 글 쓰는데 걸리는 시간 자체가 길고 또 제가 전문작가가 아닌 관계로 일과 사생활이 병행되며 연재하다보니 아무래도 더뎌지네요;;, 그렇다고 스피드를 좀 내보자고 분량을 줄이자니 이 칼럼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의 기대치와 수준을 고려할 때, 분량의 축소는 곧 내용의 양과 질의 하락.. 다시말해, 퀄리티 하향의 우려가 생길거 같아서.. 물론, 길게 쓴다 능사는 아니지만 다른 분야와 달리 역사관련물은 내용이 디테일할수록 즉, 분량이 길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연재속도 탓에 분량을 타협할 생각은 없다보니 그런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 그리고 댓글보면 조운, 조조, 장료, 여몽 등등 네임밸류 있는 인물들에 대한 니즈가 많은데, 일전에 이미 말씀 드린 적이 있지만 제 나름으로는 그런 인기인물, 유명인물들이 초반에 나오기 시작하면 뒤로 갈수록 이 칼럼의 위력이 반감할까 싶은 우려로 좀 아껴두던 터였습니다. 게다가 비록 우리가 잘 모르는, 혹은 아예 처음 듣는 이름의 인물들을 제가 재조명하여 그들 역시 역사 속의 주요했던 이들임을 부각시켜주고픈 마음도 컸기에ㅎㅎ 아무튼 연재속도도 최대한 스퍼트를 올려보고 앞으로는 중간중간 이쯤이다 싶을 때 유명인물들도 게시하도록 하겠습니다. ^^ 3. 부탁. 대신 저도(건방지게) 부탁을 좀 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읽어주시는 것으로도 참 고맙습니다만..ㅎㅎ 그래도 기왕이면, "좋아요"도 좀 클릭해주시고, 또 "클립" 해가셔서 본인들 컬렉션에도 게시하여 보다 많은 분들이 보실 수 있게끔 홍보도 부탁 드립니다! 나아가 아직 팔로우 안하신 분들은 "팔로우"도 해주십사 고개 숙여 청을 좀 드립니다. 허허허;;; 물론, 다양한 내용의 "댓글"들도 언제나 대환영! 길이와 내용 관계없이 댓글들은 항상 힘이 되거든요. 제가 여기에 글 써서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어디 입사지원할 때 이력서에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단지 그저 취미로 쓰는 것인지라 여러분들의 "팔,좋,클,댓"의 피드백이 제 엔돌핀이고 에너지!! 또, 혹시 Three Kindoms Generation.의 앞으로의 발전을 위한 좋은 아이디어나 건의사항 있는 분들은 지금 이 글에 댓글을 좀 부탁드립니다. 4. 출판. 댓글 주시는 분들 중 은근 많은 분들이 해주시는 말 중에 "책 내시면 꼭 살께요!" "한 번 책으로 내보세요ㅎ" 등등이 있습니다. ..ㅋㅋㅋ 출판이라...허헣 일단 누가 책을 내줘야 저도 출판을 하는거겠지만, 제가 전문작가가 아니다보니 필력도 부족하고 또 요즘같은 모바일시대에 설령 책을 낸들, 인쇄간행물이 과연 얼마나 판매가 될지도 의문이고..ㅋ 그리고 이 칼럼독자분들이야 아니라 생각하시겠지만 요새 들어서는 워낙에 미디어가 풍년이다보니 삼국지라는 컨텐츠가 어딘가 모르게 매니악한 소제로 치부된다는 인상도 받습니다만ㅎ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삼국지를 읽지 않은 자와는 벗 삼지 말라"는 말까지 있던 보편적 매체였는데, 지금은 삼국지가 뭔지 모르는 분들도 적잖은 세상 같아서 좀 서글프네요...T-T 여튼 출판관련 말씀들은 그만큼 좋다는 칭찬들이시니 기분좋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엇?! 벌써 새 카드가 올라왔어!?' 하시는 마음으로 반갑게 클릭했더니 왠 쓰잘데없는 사설이냐며 실망하셨을 분들께는 다시 한 번 사과와 양해를 올리며, 삼국지관련 내용은 최대한 빨리 연재할께요! 항상 많은 관심 주시고 찾아 주시며 읽어 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 드리고 싶네요ㅎ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