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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들이 꼭 알아야 할 김영란법 핵심 가이드<2>-양벌규정

대기업들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발효와 동시에 직원 단속에 나섰다. 삼성그룹은 접대 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이뤄지는 회식비용도 1인당 3만원을 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기업 대관 담당 부서들은 공무원과의 식사자리를 최대한 피하는 분위기다. 기업들이 김영란법 시행에 이토록 민감한 이유는 뭘까.

직원이 법을 어기면 법인도 처벌 받는다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엄격한 지침을 내리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는 청탁금지법의 ‘양벌규정’ 때문이다.
‘양벌규정’은 청탁금지법 위반의 법적 책임이 법을 위반한 개인뿐 아니라 ‘법인’에도 있다고 보는 조항이다. 따라서 법인 및 단체의 대표, 대리인, 종업원이 업무와 관련해 부정청탁이나 금품수수를 할 경우 위법 행위자 외에 법인이나 단체에게도 벌금∙과태료를 부과한다.
예를 들어 A기업의 직원B가 업무와 관련해 공직자에게 부정청탁을 했다고 가정해보자. 그것이 기업에서 내린 지시가 아닌 개인 행동이라 할지라도 직원B는 물론 A기업도 최대 2,0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한다.
개인사업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양벌규정의 대상에는 법인이나 단체 뿐 아니라 ‘개인’도 포함된다. 개인사업자의 종업원이 사업과 관련해 부정청탁이나 금품수수를 한다면 종업원은 물론 사업주까지 처벌 받는다는 얘기다.

개인사업자가 자기 사업을 위해 한 청탁은 가중 처벌?

만약 개인사업자가 자기 자신의 사업을 위해 부정청탁을 한 경우는 어떨까. 청탁금지 조항과 양벌규정에 따라 사업자가 두 배의 과태료를 내게 되지 않을까 싶지만 사실은 다르다.
국민권익위원회 청탁금지법 시행준비단은 “개인사업자가 자기 사업을 위해 한 청탁은 ‘자기 자신’을 위한 청탁이라 볼 수 있으므로 과태료 부과 대상, 양벌규정 대상이 아니다”는 답을 내놨다. 청탁금지법의 ‘부정청탁의 금지’ 조항에 “직접 자신을 위해 하는 부정청탁은 과태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이 있기 때문에 개인사업자는 어떤 처벌도 받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기업분쟁연구소 조우성 변호사는 “형법에도 범죄자인 자식을 도피시킨 부모의 형을 면해주는 조항이 있다”며 “자신의 어려운 일을 돌봐달라는 청탁까지 법으로 과태료를 매기는 것은 과하지 않느냐”는 관념이 반영된 것이라 설명했다. 다만 개인사업자가 자신을 위해 한 청탁이라도 공직자가 이를 실행에 옮길 경우 공직자는 법에 따라 처벌 받게된다.

직원의 위법으로 인한 법인 처벌을 피하려면

국민권익위의 해설집은 양벌규정의 도입 이유로 “기업들의 분산된 운영과 의사결정, 복잡한 재무구조 및 회계 관행에 비춰 볼 때 법인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은 위반행위 억제효과가 있음”을 들고있다. 하지만 법인이 직원 개개인의 모든 행동을 규제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 그래서 법은 “다만, 법인∙단체 또는 개인이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의 기준이 명확하게 정립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국민권익위에서도 “판단기준은 향후 판례를 통해 형성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미국에서 발전한 부패방지 프로그램(Anti-corruption compliance)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기업이 평소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부패방지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었는지가 기소 여부 및 양형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미 해외부패방지법(Foreign Corrupt Practices Act) 가이드 상의 효과적인 프로그램은 ▲명확한 약속 및 정책 확립 ▲자세한 윤리규정 마련 ▲담당자 구비 및 교육 프로그램 마련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청탁금지법의 양벌규정을 피해가려면 법인이 매뉴얼을 만들고 직원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의 노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는 얘기다.
소규모 창업∙자영업자들은 어떤 준비를 해두는 게 좋을까. 조 변호사는 “눈으로 볼 수 있는 문서를 만들어두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체적으로 매뉴얼을 구비하고 직원들에게 서약서를 받아두는게 좋다”고 말했다.
/기사∙인포그래픽: 비즈업 김현주 기자 joo@bzu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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