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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Review] 전북 크게 웃었다

[청춘스포츠4기 주승환]
‘절대극강’ 전북이 서울을 상대로 홈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두며 결승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전북은 28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홈경기에서 레오나르도와 로페즈의 연속 득점과 후반 막판 터진 김신욱의 추가골에 힘입어 라이벌 서울을 4-1로 누르고 결승행 청신호를 밝혔다.
[선발명단] 3-5-2 카드로 익숙함을 선택한 서울, 닥공으로 맞받아친 전북
어느 정도 예상됐던 라인업이었다.
홈팀 전북은 김창수-조성환-임종은-박원재로 이어지는 4백 라인업과 더불어 4백을 보호하는 파수꾼으로 최철순을 배치했다. 전방에는 김신욱과 레오나르도, 로페즈, 중원에는 김보경과 이재성을 포진시키며 그들의 주무기인 닥공 카드를 들고 나왔다.
원정팀 서울은 오스마르-김남춘-곽태휘를 중앙 수비에 배치하고 고광민, 고요한을 윙백, 김원식을 수비 앞 공간을 보호할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진시켰다. 전방에는 데얀과 아드리아노가 포진하고 그 뒤를 주세종과 이석현이 맡았다. 서울은 공들여 갈고 닦았던 포백을 잠시 내려놓고 최근 두 경기를 통해 재점검했던 스리백 카드를 들고 나왔다.
[전반전] ‘아름다웠던’ 전북, ‘굳어버린’ 서울
경기는 전반 초반부터 팽팽한 긴장감을 머금고 흘러갔다. 먼저 우세한 분위기를 점한 것은 서울이었다. 비교적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서울은 전북의 닥공에 맞불을 놓는 방법을 선택했다. 전반 7분 고요한이 오른쪽 측면에서 땅볼로 찔러준 스루패스가 아쉽게 권순태 손에 잡혔고, 전반 9분에는 권순태가 클리어한 공을 센터서클에서 데얀이 커트하며 좋은 기회를 맞았으나 슈팅으로는 연결되지 못했다. 전북도 이에 질세라 레오나르도와 로페즈가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며 응수했다.
결정적인 찬스는 전북이 먼저 만들었다. 전반 13분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박원재가 통렬한 왼발 슛을 때렸으나 크로스바를 강하게 때리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계속해서 골문을 두드리던 전북은 전반 20분 김보경의 침투패스를 이어 받은 김신욱이 곽태휘의 발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레오나르도는 침착하게 왼쪽으로 차넣으며 전북의 리드를 알렸다.
전북의 기세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선제골이 터진 지 불과 4분 만에 김보경의 패스를 이어받은 로페즈가 김신욱과 논스톱 2대1 패스를 주고 받으며 오스마르의 뒤를 파고 들었고 서울의 수문장 유상훈의 다리 사이로 여유 있게 득점을 성공시키며 2대0 리드를 이끌었다. 로페즈의 스피드와 김신욱의 센스 있는 연결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순식간에 두 골을 내준 서울은 유연하게 대처해오던 전북의 압박에 고전하기 시작했다. 전방에서 데얀과 아드리아노가 고립됐고 후방에서는 불안한 볼처리가 이어졌다. 계속해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던 서울은 결국 전반 39분 치명타까지 얻어맞았다. 후방에서 최철순이 길게 넘겨준 공을 김신욱이 서울의 왼쪽 측면 빈 공간으로 돌려놨고, 로페즈가 바람같이 파고들며 중앙으로 연결, 레오나르도가 가볍게 헤딩으로 마무리하며 스코어 격차를 벌렸다. 그야말로 무아지경, 전북의 경기 운영에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서울이 준비한 스리백은 전북의 주무기 닥공에 단, 45분 만에 철저히 박살이 났다.
[후반전]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한 서울, 마지막에 웃은 전북
후반전 들어 서울은 수미형 미드필더 김원식을 빼고 정인환을 투입했다. 정인환이 투입되면서 오스마르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방 배치되고 서울은 4백 전형을 갖췄다. 전술 변화를 꾀한 서울은 곧바로 소득을 올렸다. 후반 1분 곽태휘가 후방에서 넘겨준 공이 전북의 최후방 수비 뒤쪽으로 떨어졌고 주세종이 쉐도하며 전북의 골대 상단에 때려 넣었다. 전반전의 재앙 같았던 분위기를 빠르게 쇄신한 귀중한 득점이었다.
1차 목표였던 원정골 득점에 성공한 서울은 전북을 더욱 압박하기 시작했다. 후방 볼처리가 안정되면서 패스 정확도 역시 올라가기 시작했고 전북의 닥공의 위력이 반감됐다. 서울의 기회는 계속됐다. 후반 12분 주세종이 길게 올려준 공을 이석현이 가슴으로 떨어트려줬고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아드리아노가 오른발로 강하게 때렸으나 아쉽게 빗나갔다. 4백으로 돌아간 서울은 비로소 자기 옷을 입기라도 한 것처럼 유기적인 공격을 살려가기 시작했다. 후반 20분에는 이석현을 빼고 박주영을 투입하며 자신들의 주무기 ‘아데박’을 가동시켰다.
전체적인 흐름면에서 서울이 경기를 주도하기 시작했고 전북이 반대로 간헐적인 역습을 시도하며 경기는 소강상태로 흘러갔다. 후반 32분 페널티박스 오른편에서 공을 연결 받은 주세종이 수비를 앞에 두고 아름다운 턴을 선보이며 왼발슛으로 연결했으나 아쉽게 옆그물을 갈랐다.
좋은 분위기에서 득점을 올리지 못했던 불안감은 결국 후반 38분 부메랑처럼 서울에게 돌아왔다. 후반전 내내 침묵하던 김신욱이 이재성의 패스를 건내받아 서울의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었고 수비수 김남춘을 따돌리고 가볍게 유상훈 골키퍼의 왼편, 먼 포스트 쪽으로 득점을 성공시켰다. 2점 차 리드를 깨기 위해 교체카드로 윤주태를 준비하고 있던 서울로서는 더욱 뼈아픈 실점이었다.
전북은 김신욱과 로페즈를 불러들이며 이동국과 에두, 추가적으로 한교원을 투입하는 여유를 보여줬다. 전의를 상실한 상대에게 더욱더 강한 치명타를 가하려는 그야말로 닥공 철학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경기는 결국 전북의 4대1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오늘의 선수] 김신욱, 곰의 몸집을 가진 여우같은 스트라이커
경기를 지배한 것은 단연 김신욱이었다. MOM으로 선정된 것은 멀티골을 기록한 레오나르도였지만 경기를 지배한 것은 전북의 4골에 모두 기여한 김신욱이었다. 강세를 보였던 공중볼은 물론 공격 2선과의 연계, 뛰어난 볼키핑은 전반적 서울의 수비진을 혼란시키기에 충분했다.
항상 서울을 만나면 자신의 능력 그 이상을 발휘했던 탓이었는지는 몰라도 김신욱이라는 공격수의 존재감은 서울 수비진 입장에선 큰 부담감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전방에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동료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기 충분했고 자신의 무기가 머리에 그치는 것이 아닌 발밑이 될 수 있음을 라이벌 팀 수비진을 철저히 유린하며 증명했다.
비록 9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늘 한 경기만으로도 김신욱은 자신이 국가대표 원톱 스트라이커의 품격을 보여줬다.
[2차전 관전포인트] 전북의 출정식이 될 것인가, 서울의 드라마같은 역전극이 될 것인가
1차전이 전북의 일방적인 결과로 끝난 탓에 상암에서 열릴 2차전을 기대하는 축구팬들의 목소리는 거의 듣기 어려워 보인다. 전반전에 보여줬던 압도적인 경기력이 2차전에서도 고스란히 유지된다면 사실상 결승의 한 자리는 전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이 노려 볼만한 변수는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는 최철순의 공백, 홈이점, 원정에서 건진 귀중한 1골이다. 그 중 서울이 건진 한골은 현재로선 희망의 등불 같은 느낌마저 준다. 서울이 후반전에 보여줬던 4백 전환도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북이라는 거함을 무너뜨리기 위한 변수라고 칭하기에는 너무나 가혹해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 과연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전북이 거침없이 결승으로 직행할 것인가, 아니면 서울의 기적같은 역전극이 펼쳐질까, 모든 것은 다음달 19일 상암에서 결정된다.
사진=AFC,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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