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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돈대로 쓰고, 욕은 욕대로 먹고... 한화 끝나지 않은 '흑역사'

지난 3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 한화의 경기에서
두 명의 한화 팬이 김성근 감독의 사퇴를 요구하믄
푯말을 들고 있습니다.
한화는 9년연속 PS진출 실패가 확정됐는데요.
모든 비난이 김성근 감독에게 맞춰져 있습니다.
그런데 한화의 기나긴 '흑역사'가
감독만 바꾼다고 금세 끝낼 수 있을지는
좀 의문이긴 합니다...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화가 9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3년 시즌 후부터 지난해까지 3년 간 프리에이전트(FA)에만 423억 원을 투자하고도 반등을 이루지 못했다. 2014년 겨울 야심차게 영입한 김성근 감독조차 꼴찌반란을 주도하지 못한채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맞고 있어 기로에 선 한화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룹 입장에서는 억울할 만하다. 지난해말 김태균과 정우람에게만 168억 원을 쏟아 부었고 에스밀 로저스와 윌린 로사리오 등 외국인 선수 두 명에 들인 돈만 32억 2240만 원이다. 심수창과 조인성까지 합하면 지난 연말에만 220억 여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액수를 투입하고도 비난 여론의 중심에 섰다. 주축 선수들이 연쇄 부상으로 나가떨어지자 김성근 감독의 선수운용 방식을 문제삼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구단측은 “시즌 후 감독 거취에 대해 심사숙고 할 예정”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고 있다. 구단이 아닌 그룹 오너 일가의 결정에 따라 감독 거취가 결정되는 만큼 여론과 그룹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론은 최악이다. 모든 비난 여론이 김 감독을 겨낭하고 있다. 과정이나 현실, 뒤에 가려진 내용보다 겉으로 드러난 결과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3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한화 유니폼을 입은 두 명의 팬이 ‘김성근 감독 사퇴하세요’라는 소형 플래카드를 걸고 시위를 했다. 김 감독 역시 “성적 부진은 전적으로 감독 책임이다. 회피할 생각 없다”며 실패를 겸허히 받아들였다. 다만 시즌 종료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이라 내년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지난 2일 투수 배영수를 포함한 선수단 36명(코칭스태프 포함)이 교육리그가 열리는 일본 미야자키로 떠났다. 오는 7일과 9일에도 이상군 코치와 양성우 하주석 등 가능성을 보인 선수들이 추가로 떠난다. 김 감독은 “내가 없어지더라도 팀은 내년에도 야구를 해야 한다. 가능성을 보인 선수들을 어떻게 성장시키느냐가 오프시즌 최대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의 거취도 중요하지만 팀을 어떻게 재건시킬지 구체적인 계획 수립이 선행돼야 한다. 지난 2008년부터 9시즌 동안 구단의 스탠스는 늘 한 발 빠져 있었다. 선수 구성의 기본으로 불리는 병역문제 해결부터 2군 육성 시스템까지 제대로 갖춰진 게 하나도 없었다. 지난 9년 동안 네 명의 사령탑이 거쳐가는 바람에 구단 운영 메뉴얼이나 육성 체계를 정립할 기회도 의지도 없었다. 한 관계자는 “구단 시스템은 10년째 변함이 없다. 10년 전에 유망주였던 선수들이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점은 한화가 얼마나 정체된 구단인지를 대변하는 장면”이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베테랑 선수는 “감독 한 명 바뀐다고 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두산과 KIA, 롯데, LG, KIA 등이 어떻게 반등하고 몰락했는지 냉철히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주인의식이 결여된 상태에 맹목적인 투자로 반등을 꾀했으니 불보듯 뻔 한 결과가 나온 것이라는 냉소적인 반응도 구단 내부에서 나왔다.
몇몇 프런트에게 ‘한화의 전통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자 선뜻 답을 내놓는 이가 없었다. 선수단도 마찬가지다. 구단의 전통이 만들어지지 않으니 색깔없이 흘러가는 팀이 됐다. 감독 교체는 구단의 고유 영역이다. 그 책임 또한 구단이 지면 된다. 여론은 바뀐 감독이 성적을 내면 환호하고, 제자리 걸음을 걸으면 비난하면 그 뿐이다. 팀 성적이 자신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룹이 아닌 구단이 팀을 어떻게 끌어갈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물이 고여 움직이지 않으면 썩기 마련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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