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에 앞서, 이 글은 10월 3일에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 에릭 라멜라를 향한 때 아닌 비판, 리그 무패 행진을 하는 토트넘의 악재?
지난 2일 (한국 시간) 영국 런던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펼쳐진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의 빅매치는 토트넘의 2-0 승리로 끝이 났다. 한국의 '간판 스타' 손흥민이 도움을 올리며 활약을 펼쳤고 콜라로프의 자책골과 델레 알리의 추가골이 이어지며 토트넘이 승리했다. 하지만 경기가 종료된 후, 때 아닌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바로 한국 팬들의 라멜라를 향한 비난이다.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라멜라는 손흥민과 조금의 다툼이 있었다. 이에 대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으며,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의 1위와 2위를 질주할 정도로 파장이 큰 모양이다.

어제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후반 64분, 시소코의 패스를 받은 델레 알리가 걸려 넘어지며 패널티킥을 얻어냈다. 토트넘이 2-0으로 앞서는 상황에서 확실한 쐐기골을 넣을 수 있는 장면이었고 한국 팬으로서는 손흥민의 득점을 기대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조금의 언쟁이 일어났다. 흘러나온 공을 라멜라가 잡아들었고 손흥민이 몇 마디를 건내며 공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라멜라가 거절했다. 끝내 손흥민은 패널티킥을 포기했으며 손을 들면서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손흥민과의 작은 논쟁이 부담감을 증폭시켰던 걸까, 라멜라의 슈팅이 오른쪽 측면을 향해 날아갔으나 브라보 골키퍼에게 막히며 득점이 무산되었다.
한 언론에서는 만약 득점이 터졌더라면 손흥민과 라멜라의 관계가 악화될 수도 있었다고 보고 있다. 라멜라의 득점으로 인해 손흥민의 아쉬움은 더욱 커졌을 것이며, 라멜라에 대한 악감정이 생겼을 가능성을 논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현지 해설진들의 해설이 주목받고 있다. 제이미 레드냅과 게리 네빌의 해설진은 손흥민을 비판하였다. 먼저 제이미 레드냅은 "3-0이 될 수 있었던 중요한 상황이다. 이런 다툼은 팀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라며 말을 시작했다. 이어 "손흥민이 자신이 차겠다고 하고, 라멜라는 거절한다. 손흥민은 다시 자신이 차겠다는 의지를 어필하면서 의견이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저런 행동은 키커에게 부담을 더 가중시킨다. 난 손흥민이 그냥 놔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물론 맞는 말이다. 만약 토트넘의 패널티킥 키커가 손흥민이 아니였더라면, 이는 분명 손흥민의 실수다.

게리 네빌도 한 마디 거들었다. "나는 저런 상황을 매우 싫어한다. 포체티노는 분명 경기 전에 키커를 지정해줬을 것이다. 손흥민과 라멜라 모두 선발이었기 때문에 교체 선수 탓에 혼란이 발생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또한 맞는 말이다. 리그 1위를 질주하는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확실한 쐐기골을 득점할 수 있는 상황에서 팀 내 선수들간의 언쟁은 팀의 분위기를 저하시킬 수 있다. 두 선수 모두에게 이롭고, 현명하고, 논리적인 키커 선택은 경기 전에 포체티노 감독이 지정해 준 키커가 찼어야했다. 마찬가지로 두 선수는 혼란이 발생한 것도 아니다. 네빌은 이어 "누가 키커였는지 궁금하다. 내 생각에 이건 중대한 규율 위반이다. 둘 중 하나는 선을 넘은 행동을 했다. 매우 이기적인 행동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키커는 밝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포체티노가 선택한 키커가 밝혀진다면 선수들간의 불화가 커질 가능성이 높고, 분위기가 뒤숭숭해질 수 있다. 이는 현재 무패 행진을 달리며 리그 1위를 질주중인 토트넘에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네빌은 개인적인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도 했다. "내가 볼 땐 라멜라가 키커인데 최근에 폼이 좋은 손흥민이 차겠다고 나선 것 같다. 확실히 키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행동이었다. 만약 라멜라가 키커였다면 손흥민의 이기적인 행동에 대해 팀원들이 화를 내도 할 말이 없다"라고 밝혔다. 이는 일리가 있는 발언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에 입단한 이래로 패널티킥을 찬 경험이 없으며 팀 내 훈련에서도 패널티킥은 해리 케인과 에릭 라멜라가 우선권을 가진 바가 있다. 또한 게리 네빌의 직감적인 생각은 오랜 시간 축구계에서 머물며 느낀 경험이 쌓인 생각임으로 어느 정도 존중할 가치가 있는 발언이다.

하지만 지구 반대편의 한국에서, 단지 화면 속으로 지켜 본 축구를 두고 맹목적 비난이 이어져야 했을까는 의문이다. 경기 종료와 동시에 많은 축구팬들은 라멜라의 인스타그램으로 향했고, 영어와 한글이 섞인 다양한 욕설을 뿜어냈다. 이는 라멜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감정적인 영향까지도 미칠 수 있는 비난이다. 또한 정말로 이 상황이, 손흥민의 잘못으로 이루어진 장면이였다면 더욱 문제다. 에릭 라멜라는 원칙을 따르고자 했고, 손흥민이 양해를 구했으나 거절했을 뿐이다. 그러나 한국의 축구팬들은 인식을 바꾸지 않고 있다. 손흥민을 향한 팬심이 도를 지나쳤고, 이는 라멜라를 향한 도를 지나친 비난으로 변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토트넘 구단 내에서 개인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물론 굳이 구단 내에서 해결하지 않아도 두 선수가 얼굴을 대면하고 화해를 하면 되는 상황이다. 경기 후 포체티노 감독도 인터뷰에서 이번 문제에 대해 한 마디를 했으나, 큰 문제는 없다는 듯이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는 "라멜라와 에릭센, 손흥민이 상의를 한 것으로 안다. 손흥민과 라멜라는 모두 차고 싶었던 것으로 생각된다"라며 입을 땠다. 이어 "어떻게 선수가 패널티킥을 차고 싶지 않겠나, 이는 경기장에서 선수들간의 짧은 상의로 결정된 일이다"고 말했다. 한 기자의 "다음 패널티킥은 손흥민이 찰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답을 했다. "정말 고민스럽다.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며 선수들을 존중했다.
에릭 라멜라의 패널티킥 실축에도 발언했다. "실축은 언제나 나온다. 그게 축구이며 매번 다른 결과가 나온다. 라멜라를 질책하고 싶지 않다. 항상 결과론적이여서는 안된다"며 그를 옹호했다. 이어 "좋은 득점 기회인 패널티킥을 두고 "내가 자신있어"라며 의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선수라면 욕심이 있어야한다"라고 라멜라와 손흥민의 욕심을 높이 샀다. 마지막으로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의논을 하는데 내가 밖에서 키커를 정해줄 수는 없다. 결정은 선수들을 믿어야한다. 내가 경기장으로 들어가서 "자, 공을 이리줘봐. 네가 차"라고 할 수도 없지 않는가"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해가 되는 발언이다. 이를 두고 같은 국적인 에릭 라멜라를 옹호한다니, 라멜라를 너무 애용한다니 언급하기는 섣부른 판단이다. 만약 손흥민이 패널티킥을 차서 실축했더라도 그는 손흥민을 옹호했을 것이며 라멜라와 손흥민에 대한 대우는 같아야한다. 그게 한 팀의 감독이자, 수장이다. 에릭 라멜라를 향한 비난 아닌 비판이 도를 지나쳤다. 이번 사건은 수면 위로 떠오를 일도 아니였으며 손흥민과 라멜라의 문제였다. 라멜라를 향한 맹목적 비난, 도를 지나친 비난을 멈추고 응원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