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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수입 100만원 앱 만들던 女 대표, 美 호텔 시장을 사로잡다

[대한민국에서 여성 CEO로 산다는 것] 스마트워치용 호텔 관리 솔루션 제작 기업 ‘두닷두’의 심소영 대표 인터뷰

“야간에 단체로 몇십 명이 한꺼번에 체크인을 한 경우가 있었어요. 단체 대표와 호텔 판촉 지배인의 사전 스케줄 조율에 오해가 있었던 상황이었죠. 그런데 지배인이 연락두절인 거에요. 그래서 프론트에 있던 저와 단체 대표가 굉장히 당황했던 기억이 있어요. 이럴 땐 답이 없죠.”
전직 호텔리어 김보상(30) 씨는 호텔에서 일하면서 가장 아찔했던 경험을 이렇게 회상하며 “(현재의 호텔 의사소통 시스템 상에서는) 돌발 상황이 생겼을 때 대처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호텔 규모나 업장마다 스타일이 다르긴 한데 업무 의사소통은 주로 전화나 이메일을 많이 써요. 그밖에도 구두, 무전기, 사내 호텔 프로그램, 메모도 함께 사용하고요. (의사소통 채널이 여러 개라서) 불편한 점이 없잖아 있는데 그걸 대체할 만큼 괜찮은 도구가 아직 딱히 없는 게 사실이죠.”
이같은 호텔 직원 간의 커뮤니케이션 불편을 해결해보겠다 나선 젊은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전화, 무전기, 메모 등의 기능을 ‘스마트워치’ 하나로 통합한 호텔 관리 솔루션을 제작하는 기업 ‘두닷두’(DoDotDo)의 심소영(26) 대표다. 지난해 설립된 ’두닷두’는 ‘2016 스타트 텔 아비브’ 한국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와 벤처 파트너십 투자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대형 호텔들과도 속속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심 대표는 어떻게 법인 설립 1년만에 이같은 쾌거를 이뤄낼 수 있었을까.

月 매출 100만원 짜리 작은 앱으로 시작한 두닷두

“2014년에 스마트워치 붐이 불었을 때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스마트워치 해커톤(개발자들이 모여 마라톤 하듯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행사)에 참여도 했었죠. 스마트워치의 핵심이 ‘시간’이잖아요. 사람과 사람의 시간이 모이면 일정이 만들어지고 그게 워치와 밀접하겠다는 생각으로 일정관리 기능을 넣은 스마트워치 앱을 만들게 됐죠.”
두닷두의 시작엔 ‘호텔’이란 공간이 없었다. 사람들의 일정관리 기능이 담긴 스마트워치 페이스(시계의 첫 화면)를 만들었고, 월 100만원 가량의 소소한 수익을 가져다준 이 앱에 심 대표는 ‘일 하다’란 의미의 ‘Do’와 ‘Do’사이를 ‘Dot(점)’이 잇는다는 의미로 ‘두닷두’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심 대표는 소일거리 삼아 ‘두닷두’를 만들었을 뿐 당시만 해도 이 앱으로 사업을 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했다.

우연히 찾아간 실리콘밸리, 두닷두에 ‘호텔’을 입히다


반전의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지난 2014년 정부 지원으로 미국 실리콘 밸리 연수를 다녀올 기회가 생긴 것. 심대표는 그 곳에서 자신의 앱 ‘두닷두’를 선보였고 학교 동문 선배 중 누군가가 스마트워치를 호텔 관리에 응용할 수 없겠느냐는 의견을 내비쳤다.
“그냥 흘러가듯 나온 얘기였는데 이상하게 계속 기억에 남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에 돌아오자 마자 호텔에 필요할 만한 기능을 넣어서 1년 뒤에 다시 미국에 갔죠. 호텔 관리자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좋았어요. 기능을 조금씩 업그레이드 하면서 50군데가 넘는 미국 호텔을 상대로 시장 조사를 계속 했어요. 시장성을 확인하곤 바로 사업을 해야겠다 마음 먹었죠.”
두닷두의 서비스 ‘HIMS(Hospitality Intelligent Management System)’는 스마트워치 앱에 무전 기능, 고객요구사항 관리 기능 등을 넣은 호텔 관리 솔루션. 각 기능들은 모듈화 돼 있어 호텔에 필요한 기능만 골라 맞춤형 설계가 가능하다. 심 대표는 “한 기업 내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해 효율적인 기업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HIMS의 장점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호텔 운영 관리 체계인 ‘오페라(OPERA)’와 연동된다는 점. 호텔리어들은 오페라 시스템을 ‘호텔 운영의 뇌’라고 표현한다. 예약 관리, 고객 정보, 결제 내역, 결산 등 호텔 운영의 모든 것이 오페라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HIMS를 이용하면 오페라와 연동해 어떤 방이 오늘 체크아웃 하는지 등 객실 관리 현황을 직원들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한 직원이 객실 청소를 끝내고 ‘청소 완료’를 선택하면 모든 직원이 스마트워치로 해당 정보를 알 수 있는 것이다.
“한 번은 미국의 한 최고급 호텔에 간 적이 있는데요. 두닷두 서비스를 팔고 싶어 ‘제가 고등학생인데 과제를 해야하니 이 호텔의 IT 디렉터를 만나게 해달라’고 거짓말을 한 적이 있어요. 선뜻 메일을 알려주셔서 그날 저녁에 IT 디렉터를 만나 저희 서비스를 소개했어요. 그랬더니 저녁을 사주시더라고요. 원래 고객들이 밥을 사주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웃음). 결국 그 호텔에 두닷두의 서비스를 공급하기로 했죠.”

스타트업 성지 ‘텔 아비브’의 인정을 받다

‘스타트 텔 아비브’는 스타트업 천국이라 불리는 이스라엘에서 정부 주최로 열리는 국제 스타트업 경진대회. 우리나라, 호주, 캐나다 등 20개국에서 대회가 열리며 각국의 우승팀에게는 이스라엘의 IT 성지 텔 아비브에서 전세계 벤처투자자(VC)∙액셀러레이터 등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올해 ‘스타트 텔 아비브’ 한국 대표로 선정된 이가 바로 심 대표다. 두닷두는 스타트 텔 아비브 한국 대회를 후원했던 삼성전자 관계자들에게도 좋은 점수를 얻어 삼성전자와의 투자 계약도 앞두고 있다.
“한국대회에 참가한 팀 중에 스마트워치를 B2B(기업 간 거래 기반 비즈니스 모델)로 하는 기업은 저희 밖에 없었거든요. 그게 특이해서 1등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심사위원들 앞에서 영어로 사업 설명을 하고 질의응답을 해야 했는데 제가 영어로 전달을 잘 하지 않았나.(웃음)”

두닷두의 무한한 가능성, 호텔 이상을 넘보다


지난해 첫 법인 설립 당시 3명으로 시작한 두닷두는 이제 구성원 10명의 알짜 기업이 됐다. ‘무한한 사람의 힘을 믿는다’는 심 대표의 최종 목표는 호텔의 문턱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잇는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그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저희의 호텔 솔루션 서비스 이름인 ‘HIMS’(Hospitality Intelligent Management System)의 ‘H’는 ‘호텔(hotel)’이 아니라 ‘접객업(hospitality)’이에요. 굳이 서비스 분야를 호텔로 한정하지 않겠다는 의미죠. 고객들과 직원 간에 다양한 관계가 오고가는 크루즈, 카지노, 컨벤션 센터 사업 등으로 영역을 계속 넓힐 생각이에요. 무엇을 하든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이어주는 ‘두닷두’니까요.”
기사/인포그래픽= 비즈업 김현주 기자 joo@bzup.kr
사진/영상 촬영 및 편집= 비즈업 백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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