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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조리사였던 남자가 6년 째 옥수수를 튀기고 있는 사연

영화보다 더 고르기 힘든 것이 '오늘의 영화 메이트'다. 고소한 팝콘냄새와 짭짤한 버터구이 오징어 냄새가 후각을 자극하고 반질반질한 캬라멜 코팅과 소시지 위에 얹어진 어니언후레이크가 시각을 자극하는 그곳, 극장 매점.
매점이 있고 메뉴가 있다면 그걸 개발하는 사람도 있는 법. 전국 CGV 전지점의 먹을 거리를 책임지는 그 사람, 컨세션기획팀 이홍철 과장이다. 레시피 개발과 테스트, 해외 제품 소싱, 매장의 식품 품질 관리까지 이홍철 과장의 눈과 손과 혀끝을 통해 이루어진다.
경영학도에서 르꼬르동블루에 입학해 요리사의 길을 걷다가 지금은 엉뚱하게도(?) CGV 매점 메뉴를 개발하고 있는 '팝콘장인' 이홍철 과장에게 들어봤다. 먹는 이들은 모르는 매점 메뉴 뒷이야기다.

# 그는 그렇게 CGV에...

Q. 아주 원초적이면서도 가장 궁금했던 질문인데요. CGV는 대체 어찌 오시게 됐는지?
A. CGV에서 먼저 연락이 왔어요. 헤드헌터 회사를 통해서. 처음에는 '아니, 극장에서 나를 왜?'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음식 뿐 아니라 다른 것들도 섞여가고 있잖아요. 음식과 엔터테인먼트가 함께 가면 재미있겠다, 무슨 일을 하게 될 지 모르지만 저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까지가 좋은 면이고요(웃음).
Q. 자, 막상 일해보니?
A. 너무 어려워요! 몇십만원짜리 메뉴를 만드는 것보다 3500원 짜리 간식 만드는게 훨씬 힘들어요. 예전에는 요리에 정통한 사람들과 일을 했지만 여긴 계란프라이 하나도 예쁘게 못 부치는 사람들이 조리를 해야하는 거잖아요? 매점을 관리하는 사람들도 요리 쪽에는 전혀 노하우가 없거든요. 매뉴얼도 길게 만들면 워낙 바쁘니까 못봐요. 한페이지로 딱 만들어야 해요. 누가 만들어도, 누가 주문해도 동일한 수준으로 나오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니까 그게 진짜 힘들었죠. 1분 안에 조리가 끝나야 하는 제품들로 해야하고... 제약 조건이 많은 게 가장 힘들었어요.
Q.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인터뷰 준비하면서 CGV 내에 컨세션기획팀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이 팀에서 하는 일이 정확히 뭐죠?
A. CGV에서 판매하는 모든 식음료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하고 판매까지 먹는 것과 관련된 것은 다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포장지부터 메뉴 프로모션까지. 팀에 지금 11명 정도가 있어요. 그 중 메뉴 개발 담당은 저 포함 3명이고요.
Q. 그럼 그 사무실 안에서 조리도 하는 건가요?
A. 이 팀으로 들어와서 이제 6년차인데 6년 동안 팝콘을 튀기고 있죠(웃음). 오랜만에 연락하는 외국 친구들이 '요즘 뭐해?' 하고 물어보면 '옥수수 튀겨' 그래요. 그럼 '응?' 그러고. 연구실이라고 하긴 좀 그렇고 조금 큰 탕비실? 그런 곳이 있어요. 테스트키친이라고 부르는데 실제 매점하고 똑같은 장비들도 있고 엄청 큰 냉장고도 있고(웃음).

# CGV 팝콘사(史)

Q. 고메팝콘, 고소한 팝콘, 아이스크림, 핫도그, 츄러스, 소시지 등등 메뉴가 정말 많은데 가장 레시피 개발이 힘들었던 메뉴는 뭔가요?
A. 고소팝콘, 달콤팝콘, 핫도그요. 일단 사람들이 많이 접해봤기 때문에 다들 이미 잘 안다고 생각을 하고, 그에 반해서 변화를 주기는 가장 힘든 메뉴예요. 가격도 이미 정해져 있으니 재료를 더 좋은 걸 써서 만들면 가격이 비싸져서 안되고... 고소팝콘은 워낙 단순한 제품이잖아요. 다른 걸 넣을 게 없어요! 세 개 개발을 동시에 진행했는데 1년 반이 걸렸어요.
Q. 그 세 제품 중 갑(甲)을 꼽자면?
A. 고소팝콘이죠. 사실 우습게 봤었어요. 튀기면 나오는 거 아냐? 그런데 제 성격 탓일 수도 있지만 이걸 파다보니까 마음에 안드는 걸 내놓기가 싫은 거예요. 최소한 제 허들이라도 넘는 제품을 내놓고 싶은데 맘처럼 안되고. 다들 맛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입맛이 다른데 어떤 기준으로 해야하는 지도 모르겠고. 품평회를 하면 1,2,3차 결과가 다 달랐어요(웃음). 지금은 프로세스가 어느 정도 잡혀서 '이런 식으로 하면 어떤 방법이 있다'라는게 있어서 예전보다는 공신력있는 방법으로 하고 있는데 그 때만 해도 잘 몰랐죠.
Q. 그렇게 힘들게 완성된 고소팝콘, 맛의 기준은 뭐였나요? CGV 팝콘은 이래야 한다는 그런 기준?
A. 일단 맛있어야 하고요(웃음). 말은 쉬운데 어렵죠. 저희는 100% 코코넛 오일을 쓰고 있어요. 사실 맛만 보고 고른거예요. 가격이 워낙 비싸기도 하고 가격 등락도 크고해서 원가 고민도 많았죠. 근데 팜유에 비해 그 고소함이 달라요. 인위적으로 확 치고 올라오는게 아니라 은은하게 계속해서 맛이 나는데 그걸 첨가물이나 향으로 잡기가 어렵거든요. 그걸 포기할 수가 없어서 코코넛 오일을 쓰고 있어요.
Q. 이미 다양한 메뉴를 내놨지만 실제로 개발 했었던 메뉴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 같아요. 세상에 못 나온 아이템 중 가장 아까운 메뉴는?
A. 와사비 팝콘이요. 정말 맛있었는데 호불호가 너무 갈렸어요. 일단 색깔이 녹색이다보니... 누가 그러는 거예요. 푸른곰팡이 같다고! 상처받고 '에잇, 안해!' 했는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극장 매점을 찾는 건 불특정 다수잖아요. 100명 중 한 명만 그런 얘기를 해도 안되거든요. 이건 너무 크리티컬 하니까. 그렇다고 하얀 팝콘을 내놓고 '와사비 맛입니다!'하면 맛이 매칭이 안되고. 저희끼리는 페니실린이라고 부르기도 했어요(웃음).
Q. 예전에 제가 먹어봤던 것 중에 쉐이크 팝콘 망고맛도 있었던 것 같은데...
A. 쉐이크 팝콘은 기획의도는 참 기대가 컸는데... 망고맛과 불닭맛을 섞으면 진짜 맛있거든요. '요즘 사람들은 셀프로 뭔가 하는 걸 좋아하니까 각자 조합으로 섞어 먹는 사람도 있겠지? 이 시즈닝을 다른 음식에 뿌려먹거나 할 수 있겠지?' 이런 생각이 있었어요. 실제로 망고 시즈닝을 망고 빙수 만들 때 쓰면 진짜 맛있어요(웃음). 누군가 이 레시피들을 찾아낼 생각에 두근두근했는데 아무도 못 찾아냈어요. '아, 반발자국만 앞서 나가자. 너무 앞서 나가면 망한다' 그걸 크게 깨달았죠.

# 직장인, 요리연구가 그 사이 어드메

Q. 매점 메뉴 개발이라는 게 레스토랑이나 외식브랜드에서는 하는 일과는 성격이 좀 다른 일인데 적응까지는 얼마나 걸렸나요?
A. 1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그 작업(고소팝콘과 달콤팝콘 레시피를 잡던)을 하면서 적응했어요. 보통 레스토랑에서는 레시피에 '양파 10g을 넣으세요'하면 '요 정도겠구나' 하고 넣지 1g 단위로 매번 재서 넣지는 않거든요. 근데 극장 매점은 그게 아니니까. 많은 매점에서 많은 양을 소모하니까 어떤 경우는 소수점 여섯째자리까지 내려가요(웃음). 거기에서 틀어지면 레시피가 완전히 틀어지는 거예요. 팝콘이 대표적인데 조금만 틀어지면 현장에서는 이 재료는 이만큼이나 남고 다른 건 모자라고... 그걸 조정하는게 지루하고 힘든 일이었어요.
나중에는 스스로도 궁금하더라고요. 대체 얘는 왜 틀린거지?! 테스트 할 때 한 번에 한 30번 씩 연속으로 튀겨요. 일주일 내내 팝콘만 튀기는 거죠. 그래도 틀리니까 나중에는 전기의 문제인가 싶어서 전압과 전류까지 다르게 해보고, 옥수수가 계절마다 다른가 싶어서 상반기에 수확한 옥수수, 2/4분기 옥수수 이런 식으로까지 실험 해봤어요(웃음).
Q. 요즘 인기 많은 오레오 츄러스는 해외에서 발견했다고 들었는데, 보통 매점 메뉴 정보는 어떻게 얻나요?
A. 구, 구글링?(웃음). 시간이 많지 않으니까 수시로 웹을 통해 보기도 하고 테마를 정해서 한 번 쭉 답사를 해보자 해서 출장을 가는 경우도 있고요. 개인적으로도 해외에 가면 극장에 들러봐요. 얼마 전에 터키에 다녀왔는데 우리나라 극장하고는 매점이 또 너무 다르더라고요.
Q. 극장 매점이 가장 발달한 나라는?
A. 한국이에요. 가장 다채로워요. 어느 나라에 가도 이렇게 메뉴가 많은 곳은 없어요. 다양성은 물론이고 음식 질도, 팝콘 종류도 그래요. 가격도 비교적 합리적이죠.
Q. 사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좋은 식재료를 쓰고 싶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원가를 생각할 수 밖에 없잖아요. 회사를 설득하고, 회사가 그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있어야 할텐데요.
A. 일단 가격 얘기 안하고 계속 드시게 했어요. '한 번 해본건데 드셔보세요'하고. 보고를 할 때도 꼭 먹을 걸 들고 들어가고, 일부러 임원분들 지나가시는 쪽 잘 보이는 곳에 올려두고(웃음). 그렇게 나온 게 고메팝콘이에요. 만드는데 일단 시간이 몇 십배가 더 걸려요. 캬라멜 끓이는 것만 해도 40~50분이 걸리니까. 원가도 몇 배가 더 비싸요. 기존 대비 몇% 비싼게 아니라 정말 몇 배로 비싸요. 처음에는 회사에서 '이거 못한다'고 했었죠. 그래서 '그래도 만들어 볼게요'하고 대표님 잘 다니시는 자리에 올려놨어요. 지나다니시다가 먹어보시고는 '맛있다. 이거 뭐야?'하시는 거죠. 이제는 잘 안 먹히는 것 같아요(웃음).
Q. 신제품 반응이 좋지 않으면 회사에서는 뭐라고...
A. 양껏 비웃어주시죠. '내가 그거 안될 줄 알았다!' 크게 뭐라고 하시는 건 없어요. 그저 제 실적이 안좋아지는 거예요(웃음). 오히려 일을 제대로 못해서 하던 일이 엎어지거나 구멍이 나면 그건 혼나지만 프로젝트야 잘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는 거니까요.
Q. 정말 단순하게 CGV는 계열사에 식품회사와 외식브랜드가 있으니까 메리트가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실제로도 그런가요?
A. 좋은 점은 제일제당이나 푸드빌처럼 식품사업을 하는 업체가 있으니까 필요하면 소싱을 하거나 개발에 필요한 연구자료, 조사자료를 요청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어요. 예를 들면 팝콘 오일도 그런 경우죠. 기름만 몇 십년 연구하신 분들이 직접 얘기를 해주실 수 있으니까요. 전화로 '안녕하세요. 형님!'하고 물어보면 쫙 설명을 해주시죠. 물건을 소싱받는 것 보다 오히려 그런 점이 좋아요.

# '약빤' 메뉴 어서요

Q. 일부 극장에서만 파는 메뉴들도 있더라고요. 여의도 CGV의 모히또처럼. 신메뉴를 가장 빨리, 가장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매장은 어디죠?
A. 여의도와 상암? 메뉴 특성과 극장 특성을 고려해서 다른 곳에서 테스트를 해요. 홍대도 비교적 신메뉴가 빨리 나오는 편이고요. 의외로 보수적인 곳은 청담점이에요. 너무 큰 극장에서는 테스트를 하지 않아요. 일하는 친구들이 너무 일에 치이니까요.
Q. 추천하고 싶은 조합이나 알려지지 않은 '꿀템'이 있다면?
A. 가성비로 보면 사실 고메팝콘이 가장 가성비가 높아요. 비교할 수 없는 원가를 자랑하기 때문에(웃음). 최근에 나온 것 중에 치킨스틱나쵸가 있어요. 나쵸랑 같이 닭가슴살 튀김이 들어있는데 그것도 추천하고 싶어요.
Q. 우스갯소리로 '이러다 극장에서 도시락도 팔겠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어요. 극장 매점, 어디까지 갈까요?
A. 도시락 고민 해봤어요(웃음). 뭔들 못팔겠어요? 고객들이 드시기만 한다면 족발인들 못팔겠어요? 극장에서 먹을 수 있게 만들수만 있다면야.
극장은 놀러오는 곳이잖아요. 먹는 음식도 재미있게 먹을 수 있는 것들이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꼭 츄러스나 솜사탕일 필요는 없잖아요? 예전에는 정해진 메뉴들만 먹었는데 요즘은 그게 조금씩 깨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의외의 제품들도 하나씩 있으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약 빨고 만들었나보다' 그런 얘기 듣고 싶거든요. 항상 해보고 있어요. 쉽지 않아도.
Q. 경영학도에서 프랑스 유학, 호텔 요리사, 매점 메뉴 개발자까지 커리어가 변화무쌍한데, 더 먼 미래에 하고 싶은 또 다른 플랜도 있나요?
A. 공부를 하면서 느낀건데, 모든 요리학교가 그런 건 아니지만 외국 요리학교에서는 입지, 마케팅, 원가 같은 부분도 다각도로 알려주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걸 알려주는 곳이 많지 않아요. 대학에서 배워도 형식적이고 이론적이어서 현실에서는 어떻게 반영할 지 모르죠. 처음에는 그런 걸 알려주는 요리학교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깨달았죠. 쉽지 않겠구나!
요리학교까지는 아니고 외식 프로듀싱을 해보고 싶어요. 자영업자들에게 최소한 안정화가 될 때까지 컨설팅을 해주는 일을 하고 싶어요. 물론 돈은 안될거예요. 그래서 그 전에 많이 벌어놔야해요(웃음). 돈은 안되더라도 외식 쪽이 발전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사진=최지연 기자, CGV 제공
안이슬기자 drunken07@news-ad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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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럭셔리하고 싶소. 맨날 하는 소리인 듯 싶지만 진심이오. 수햏을 빙자한 체 매일같이 라면이나 먹는 인생이지만 가끔 스웨그를 부리고 싶을때가 있오. 2500원짜리 컵라면을 본 기억이 있오? 그것은 참으로 사치라기에는 무언가 부끄러우면서도 설움이 반복되는 요 근래의 나에게는 소소한 자기위로가 될 법 싶소. 2,500원이라는 거금, 제 딴에는 거금인 듯 싶은 우동이오. 히라가나니 가타카나니 스스로 배울 일은 없을 언어가 제멋대로 휘갈겨있오. 저 곰 모양의 캐릭터는 쿠마몬이라 하오. 이번 구매는 가히 충동에 가까웠오. 문득 부아가 치밀게 하는 저 표정을 참지 못했기 때문이오. 마치 저 곰새끼의 얼굴이 "호오, 조선인 주제에 이 우동을 먹으려는 건가?" 라고 비아냥 거리는 내지인의 얼굴을 보는 듯 했기에 내 가난을 애써 부정하고 저 미물의 얼굴에 침을 뱉어주고 싶은 마음이 일었오. 그러는 한편, 비싼 것이 가장 맛있는 것이라는 자본주의가 낳은 미식의 논리에 따라 한껏 탐욕적으로 굴고 싶기도 했오. 비록 그것이 오류임을 진즉 알고 있음에도. 내용물은 나에게 보내는 조소 그 자체였오. 고작 반쪽자리 유부, 단일 스프, 딱딱하게 굳은 면. 천원이나 가격이 덜한 포차 우동(컵라면)과 비교했을 때에도 형편없는 구성이었오. 이것은 단순한 소비자 기만인가? 혹 아베가 제국주의 부활의 야욕을 드러내며 대한인을 멸시하려는 것일까? 면은 개봉하고 봉투에 덜어내는 과정에서 이미 모두 조각조각 나버렸오. 처음 이 광경을 보게 된 사람이라면 분명 일본식 우동이라기보단 어디 강원도의 올챙이 국수로 착각할 법한 그림이오. 나는 무엇 때문에 쿼터-만원을 이따위 것에 쓰게 되었는가? 다시 한 번 나를 열받게 하던 쿠마몬의 얼굴이 떠오르오. "요사이의 판매전략이라 함은 소비자를 꼴받게 하는 방법도 있었나보군." 애써 분노를 참고자 텅 빈 탕비실에서 혼잣말을 조곤거려 보오. 이 컵우동은 2단계의 조리 과정을 거치오. 뜨거운 물에서 우동면을 데쳐주어 부드럽게 풀어준 뒤, 스프와 유부를 넣고 다시 한 번 뜨거운 물을 부어줌으로써 완성되오. 이미 조사버린 면발인데 굳이 데치는 과정이 필요한지는 의문이오. 면이 어느 정도 익었다면, 이렇게 미래지향적인 뚜껑을 덮어준 뒤 뚜껑의 빈틈 사이로 모든 회한을 따라버리면 그만이오. 담고나니 더더욱 단촐한 비쥬얼이오. 동시에 스프에서 익숙한 냄새가 올라오기 시작하오. 분명한 것은 밥상머리에서 맡아봄 직한 냄새가 아니라는 것이오. 그것은 마치 어분. 그러니까 금붕어새끼들한테 줄 법한 떡밥냄새가 났던 것이오. 분노를 참을 수 없었오. 내 2500원을 허공에 날려버린 기분이었오. 동시에 내 자신에 대한 환멸도 들었오. 나는 무슨 부귀를 누리겠다고 되도 않는 짓거리를 했던 것인가? 안분지족.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하는 것이오. 난 이미 마음 속에서 쿠마몬에게, 일본에게 패배감을 느껴버리고 말았오. 담음새가 그럴듯하다고 느끼고 있오? 그렇지 않소. 형편없는 우동이었오. 식감은 즐길것도 없을 뿐더러 국물은 그저 짤 뿐이고 그 옛날 아버지 손잡고 따라가던 민물 낚시터를 떠올리게 하오. 난 이 우동을 이렇게 평하고 싶소. "쿠마몬이 우동에 독을 풀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유부의 맛이오. 뜻 밖의 달짝지근함이 느껴지는 것이 재밌는 맛이었오. 그러나 그 뿐이오. 면식수행 중 가장 큰 돈을 쓰고도 가장 맛이 없었던 라면이었오. 본의 아니게 엄청난 고행을 하게 되었오. 절대 먹지 마시오. 불매운동이라도 제안하고 싶을 정도로 충격적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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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가게를 칭하는 일본식 한자어 표기인 ‘노포(老鋪)’를 대신할 서울만의 새로운 이름을 찾기 위해 시민공모가 진행되었습니다. 그 결과 탄생한 단어는 ‘오래가게’. 이는 ‘오래된 가게가 오래 가기를 바란다’는 뜻입니다.” 재작년 서울시가 밝힌 공문이다.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라지지 않고 똬리를 틀고 있는 ‘노포’란 단어는 표면적으론 ‘오래된 가게’를 일컫지만 이면적으론 아픈 역사를 담고 있다. 이렇듯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점포가 내부만 리뉴얼 되어 오픈한 가게들이 즐비한 1순위 ‘핫플’이 있다. 그곳은 바로, 낡은 거리에서 세월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오래가게가 밀집된 ‘을지로’. 빛바랜 벽지와 달력, 나무 기둥과 좁은 계단 등 수십년도 넘은 옛 것의 공간을 몸소 체감할 수 있는 인원별 을지로 추천 코스를 준비했다. 1~2인 4월 중순이 되어서야 여름이 제 모습을 드러내고, 연인들은 기지개를 켜듯 거리로 하나둘씩 나온다. 아이맵스 을지로 편 제 1화는 하루가 멀다 하고 여러 가게가 새롭게 뜨고 또 지는, 뻔하디 뻔한 을지로 맛집을 제외하고 신선한 장소를 엄선해보았다. 밥집 다케오 호르몬 데판야끼 3천년 된 고송으로 유명한 일본 후쿠오카현 다케오시에서 유래된 이름, 다케오 호르몬. 을지로 지역 특성을 살려 기존 인쇄소로 영업되던 곳의 간판은 그대로 둔 채 8개월째 곱창 철판 요리를 판매하고 있다. 이곳의 매력은 혼밥도 가능하게 마련된 다찌 자리. 조리하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보면서 먹을 수 있어 식사의 즐거움을 두 배로 즐길 수 있다. 또한 고기 질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먹을 수 있도록 모들 테이블에 열선이 설치된 배려까지 돋보인다.  대표 메뉴 토시살, 부채살 1인 추천 메뉴 믹스 호르몬 주소 을지로3가 322-1 영업시간 매일 11:00 – 23:00 일요일 12:00 – 21:00 카페 죠지서울 요즘 떠오르는 레트로 열풍에 출사표를 던진 카페가 있다. 사뭇 <범죄와의 전쟁> 영화에 나올 법한 후미진 골목을 뚫고 지나 외관만 보아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아 놓은 듯한 죠지서울. 이곳에서는 요리에 조예가 깊은 오너가 앙증맞게 디자인한 수제 곤약 젤리를 맛볼 수 있다. 특히 눈여겨볼 메뉴는 건강과 맛 모두를 충족한 오늘의 케이크. 100% 우유 생크림을 사용해 깔끔하고 촉촉한 케이크 맛이 일품이다.  대표 메뉴 메론 소다, 핑키 핑키 브라우니 1인 추천 음료 오늘의 케이크, 퓨로롱 곤약 젤리 소다 주소 을지로3가 334-7 한일빌딩 302호 영업시간 매일 12:00 – 22:00 / 월요일 휴무 주점 에이스포클럽 무려 60년의 세월을 자랑하는 을지로의 이화다방이 에이스포클럽으로 탈바꿈된 지는 자그마치 7개월. 옛 다방의 발자취는 그대로 보존한 채 이름만 변경된 이곳은 1960-70년대 캐리비안의 흑인들이 런던으로 이주하며 최초로 흑인 음악을 연주하는 지미 클리프, 밥말리 등의 애정 살롱이었던 런던 달스톤의 ‘포 에이스 클럽’ 이름을 차용해 오픈되었다. 낮에는 커피, 저녁엔 술을 판매하며, 해외 출장이 잦은 오너 부부가 직접 방방곡곡에서 공수해온 다채로운 술잔과 코스터는 눈 요깃거리로 충분하다. 세대를 아우르는 공간인 만큼 다양하게 제공되는 하이볼과 와인 종류는 에이스포클럽에 방문했을시 놓치지 말아야 할 점. 대표 메뉴 위스키 하이볼, 브루 스케타 1인 추천 메뉴 브루 스케타, 싱글 몰트 위스키 하이볼 주소 을지로2가 101-2 2층 영업시간 평일 12:00 – 24:00 토요일 14:00 – 02:00 일요일 17:00 – 24:00 3~4인 일명 ‘힙스터’의 성지, 을지로 3가 일대. 오래 시간 한 자리를 지킨 맛집이 많지만 지역 특성을 살린 분위기 맛집 또한 다양하게 들어섰다. ‘만두 잘하는 집’으로 이름을 알린 중화 분식점부터 패션 브랜드에서 운영되는 신설 카페, 각기 다른 4가지의 매력이 공존한 와인바까지 절대 그냥은 지나칠 수 없는 가게들을 소개한다.  밥집 창화루 창화루는 ‘널리 빛나는 곳’이란 의미로, 음식을 통해 빛을 널리 전하겠다는 포부가 담긴 상호명이다. 창화루는 중식과 분식이 한데 어우러진 콘셉트를 연출하기 위해 창화당(昌華堂)의 창화와 집 대마루를 뜻하는 중국어 루(楼)를 조합하고, 별다른 수식어 없이 ‘만두 잘하는 집’으로 이름을 알린 창화당에서 론칭한 세컨 분식 브랜드다. 흔히 먹는 분식처럼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는 중화분식점. 숟가락 위에 올려놓고 젓가락으로 찔러서 즙을 후루룩 마시고 나머지를 먹는 샤오롱바오 만두가 별미다. 대표 메뉴 차돌 마라탕면, 유린기 3인 추천 메뉴 차돌 마라탕면, XO 새우 볶음밥, 유린기, 샤오롱바오(5개) 주소 입정동 263-2 영업시간 평일 11:30 – 22:00 / 브레이크 15:00 – 17:00 카페 애프터저크오프 국내 도메스틱 브랜드 아조바이아조(AJOBYAJO) 쇼룸에 자리한 카페 애프터저크오프는 오픈한지 갓 두 달 된 신설 카페다. 상호명에 유래된 뜻은 흔히 ‘현타’라고도 불리는 현실 자각 타임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섹슈얼하게 풀이했다. 즉 오로지 섹스와 이성을 만나는 데만 목적을 두지 말고 술과 음악과 춤 등의 서브컬처 문화를 스스로의 즐거움을 통해 경험하자는 의미. “차라리 딸딸이 치고 오세요, 그리고 우리가 소개하는 공간과 문화를 온전하게 즐겨 보세요.”라는 메시지가 궁극적이다. 그와 모순되는 불상을 배치한 건 의도 한 걸까? 분위기 하나만큼은 1등이라 치부할 수 있는 애프터저크오프에선 5월 중순 경 예정된 페미니스트 디제이 크루인 바주카포와 파티가 준비되어있으니 참고하자. 대표 음료 오프 커피, 저크 커피 3인 추천 메뉴 오프 커피, 저크 커피, 버터곶감 주소 저동2가 15 4층 영업시간 매일 11:30 – 24:00 / 월요일 휴무 주점 사색 바쁜 일상에 치여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동안 ‘사색’에 잠겨보길 바라는 소망과 ‘4가지 색’을 가진 ‘네 명’의 친구가 합심해 오픈한 와인바. 바닥에 닿을 듯 길게 늘어진 샹들리에가 인상적인 이곳은 음료, 요리, 제과, 공연으로 분야를 나눠 각자의 영역에서 실력을 발휘한다. 성큼 다가온 여름을 앞둬 출시된 애플 치즈 카나페에 시원한 스파클링 와인을 곁들이면 만족도가 배가된다. 대표 술 하우스 와인 3인 추천 메뉴 풀드 코스트 로제 와인, 애플 치즈 카나페  주소 초동 158-1 3층 영업시간 평일 12:00 – 00:00 금요일 12:00 – 01:00 주말 14:00 – 01:00 4인~단체 이제는 카페, 술집 하물며 밥집으로만 그치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경계 없이 어우러지는 문화복합 공간이 등장하고 있는 시대. 한두 명이 아닌 여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을지로 핫플 리스트를 선정하기 위해 굽이굽이 을지로를 누볐다. 그중 넓은 공간, 맛, 분위기 삼박자를 완비한 을지로 단체 추천 코스 확인은 아래에서. 밥집 을지로 골뱅이 거리를 지나 철거 중인 공구 거리 대로변에 이름 모를 가게가 자리하고 있다. 간판이 없어 자칫하면 그냥 지나칠 수 있을 법한 레스토랑이다. 비표준을 콘셉트로 ‘녘’의 오탈자 ‘녁’의 이름을 가진 이곳은 음식, 디자인, 톤텐츠, 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일반 이상의 높은 수준의 퀄리티를 추구하며, 서로 경계 없이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공간을 구현했다. 오너 셰프 <피에로백>의 현대적인 감각과 철학이 담긴 이탈리아 요리와 과거 은행이었던 공간을 리모델링해 사무실를 모티브로 꾸며져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한 생경한 경험을 선사한다. 대표 메뉴 아삭이 샐러드, 봉골레, 녁 피자  4인 추천 메뉴 그라디언트 샐러드, 갈버치보 리조또, 버섯라구 살시치아 뇨끼 주소 수표동 56-1 강남빌딩 영업시간 평일 11:00 – 22:00 / 브레이크 15:00 – 18:00 토요일 11:00 – 22:00 / 브레이크 15:00 – 17:00 일요일 11:00 – 21:00 / 브레이크 15:00 – 17:00 카페 4F 구텐베르크의 인쇄기 발명으로 많은 사람들이 접하기 어려웠던 지식을 쉽게 습득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많은 문화가 파생되었던 시절. 방산시장 비좁은 골목에 자리한 4F 카페는 일제시대부터 인쇄소로 운영되던 건물을 토대로 리모델링되었다. 산증물과 같은 이 건물에서 들춰낸 거라곤 인테리어 천장 정도. 당시 수없이 발생했던 공업적인 성향을 직접 느껴볼 수 있으며 곳곳에 가득 채워진 앙증맞은 소품들이 매력적이다. 대표 음료 방산라떼, 밀크티 4인 추천 음료 운향과 소다, 백향과 소다, 딸기 우유, 시트론 스무디 주소 방산동 109-2 1층 영업시간 매일 11:00 – 22:00 주점 감각의 제국 을지로의 마지막은 ‘감제’다? 뭘 하는 곳인지 모르겠는 점이 이곳의 콘셉트다? 오너 자칭 을지로의 열린 문화회관, 감각의 제국은 단순히 술을 판매하는 주점이 아니라 마피아 게임, 줌바댄스 등 신변잡기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선보이는 터전이다. 그 종류도 무궁무진해 방문하는 손님에게 해방감을 느끼게 해주고 희망을 건네주는 장소랄까. 특정 영화와의 관계는 무방하며 헌팅의 목적은 지양하는 곳이니 야망을 품고 방문하는 일이 없도록. 대표 메뉴 진심 토닉, 깔루아 쏘울 우유 4인 추천 메뉴 굿밤 카츄 + 삼청 교육 대카, 딸롱티, 메론 깝쳐 체리 주소 을지로3가 302-15 4층 영업시간 평일 18:00 – 24:00 금요일, 토요일 18:00 – 02:00 / 일요일 휴무 EDITOR / EUNBEEN LIM DIGITAL EDITOR / JUSEONG KIM FLIM EDITOR / EYELANCE VIDEOGRAPHER / MINGU LEE 더 자세한 내용은 <아이즈매거진>링크에서
입맛소수자의 밥상 2 : 녹~진한 아이들
건-술! 참피딥니다. 제가 자주 즐겨보는 유튜버입니다. 구독자 수가 1000명 안팎일때부터 봤던 애청자에요ㅎㅎㅎ 이분이 좋은게 혼술하면서 먹기 딱 좋은 여러 안주들을 잘 소개시켜주십니다. 가성비가 엄청난 것들도 많고, 가끔 비싸긴 해도 훌륭한 퀄리티의 제철 안주도 리뷰해주시고... 아마 빙글 내에도 꽤 많은 구독자분들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쨋든 이 분의 유행어 아닌 유행어가 하나 있는데 저 모자에도 큼지막하게 박혀있는 "녹~진"입니다. 녹진의 사전적 정의는 녹진하다[녹찐하다][형용사] 1. 물기가 약간 있어 녹녹하면서 끈끈하다. 2. 성질이 보드라우면서 끈기가 있다. 보시다시피 요렇지만 이 분이 쓰실때는 맛이 꽤 묵~~~직 하고 찐~~하면서 비린듯 비리지 않은 해산물 내장류의 풍미를 일컫는 말로 쓰입니다. 본래 의미하고는 다르지만 뭔가 녹진하다고 하면 찰떡같이 이해되는 그런 느낌? 근데 요 녹진한 음식들이 생각보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다보니...흙...ㅠ 오늘은 이렇게 녹진한 맛을 가진 아이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 간장 게장 국민 밥도둑, 1세대 대털인 간장게장입니다. ...하지만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요. 어렸을 적 VJ특공대같은걸 보면 항상 이 간장게장을 미친듯이 쪽쪽쪽 빨아먹고 쓱싹쓱싹 비벼먹는 장면들이 꼭 나왔는데, 그게 정말 너무 맛있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제 머릿 속 간장게장의 기대치는 끝도 없이 높아져갔었죠. 그러던 어느 날, 고모께서 저희 집에 간장게장을 사오셨습니다. 그 이름도 유명한 김수미 간장게장...! 기대감에 가득 차 한 입 베어물자마자 느껴지는 짠 맛과 비린 맛. 차마 맛 없다는 얘기는 못하고 "00이가 노래를 불러대던 간장게장 맛이 어때?"라는 질문에 "ㅇ,,,와,,,! 신기한 맛이에요!"라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날 이후로 묘하게 계속 기억에 맴돌았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이상하게 자꾸 떠오른다, 그래도 한 번만 더 먹어보면 더 잘 알지 않을까...?' 같은 생각들... 결국 어찌저찌 해서 몇 년 뒤에 간장게장을 재시도할 수 있었고, 저는 간장게장 덕후가 되어버렸습니다. 원래 비린 음식에 좀 더 예민한 저지만 그 게딱지에서 나오는 장맛이 비린 맛의 근원임에도 그 묵직한 감칠맛의 중독을 떨쳐낼 수 없었습니다. 비린 듯하지만 오히려 고소하고 게의 맛이 강렬하게 뿜어져 나오면서 혓바닥에 묵직하게 잔향이 남는 그 느낌. 맛의 기승전결이랄지 그런 것들이 완벽하면서 또 여운마저도 느끼게 하는 음식이었습니다. 게딱지의 노란 장과 주황 빛의 알들을 게딱지의 막까지 긁어낼 기세로 싹싹싹 긁어서 밥공기에 담아준 뒤, 간장 조금, 참기름 몇방울, 그리고 얇게 썬 풋고추도 한 두 조각 얹어서 싹 먹어주면 진짜...감동적인 맛... 2. 대게 장 진짜 너무너무너무 맛있는데 막상 글을 쓰려고 보니 1년에 한 두번 먹나... 못 먹은 적도 많음... 비루하고 가난한 처지인지라... 갑각류의 내장은 서양에서는 잘 취급하지 않는 식재료지만 우리나라에선 정말...후... 못 먹습니다. 없어서. 기본적으로 대게 장의 맛은 간장게장의 그것과 유사한데 아무래도 간장에 생으로 절이는 것이 아닌, 증기에 푹 쪄서 내오다 보니 생 게 특유의 비린 맛과 간장의 짠 맛은 덜해지고 묵직하고 고소한 맛만이 뜨끈한 내장 속에서 배가되는 듯 합니다. 대게 장은 크게 황장, 녹장, 먹장으로 나뉘는데, 먹장이 쓴 맛이 많고 황장이 가장 고소하다고 합니다. 사실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먹어서 딱히 맛의 차이는 모르겠습니다... 대게가 먹은 음식들에 따라 색과 맛의 차이가 날 뿐이고 품질상의 차이는 없다고 합니다. 대게의 제철은 11월부터 5월까지로 지금 이제 슬슬 끝물이네요,,,어여 가서 먹읍시다들 하지만 제철이 지나더라도 걱정하지 마세요 요즘은 편의점에서 대게 장을 파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근 퀄리티 괜찮습니다. 녹장 색깔에 게맛살 건더기가 좀 들어가 있는데 나름 풍미를 잘 살렸어요. 혼술하면서 이거 안주로 먹은 적 있는데 진짜 개마냥 혓바닥으로 핥핥핥하게 만드는 맛,,, 3. 성게 알(우니) 와!!!!!우니!!!!!!성게알!!!!! 사실 정확히 말하면 성게의 알이 아닌 성게의 생식소입니다. 수컷은 정소, 암컷은 난소... 따지고 보면 이리나 곤이같은 거라는 말씀. 때는 이십대 초반...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을 갔을 적이었습니다. 그 때 가게에서 시킨 메뉴가 바로 '성게알 국수'였습니다. 와...난생 처음 먹어본 성게알이었는데 정말 "바다를 입 안에 모두 머금었다."라는 말이 적절했습니다. 그 풍부하고 오묘한 바다내음이 그렇게 향긋하고 고소하고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약간 달달 짭짤한 것이 입에 착 달라붙어서 엄청나게 바다 향을 풍기고... 정말 "녹진"하다는 표현이 잘 어울립니다. 그 이후로 스시집에 가도 우니 군함말이는 꼭 시키고, 비싼 놈이지만 먹을 기회만 생기면 꼭 챙겨먹곤 합니다. 하지만 안 드시는 분들은 정말 안 드시는 음식.. 김소희 셰프님도 별로 안 좋아하십디다... 아무래도 너무 진한 바다맛이 고소함을 넘어 느끼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이런 비린내와 비슷한 냄새를 원래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충분히 불호하실만 합니다. 하지만 진짜 맛있다구... 문득 궁금합니다. 이 녀석을 먹어보려는 시도를 했던 최초의 인류는 누구였을까. 애초에 생김새부터 '먹을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데다가 전 세계에 서식중인 900여 종의 성게 가운데 식용 가능한 성게는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가끔 그런 음식들이 있습니다. 돌멍게라던지 복어라던지... 어떤 미친놈이 이걸 먹어볼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고마울 따름입니다. 덕분에 인류 미식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을 수 있었으니까요. 이 외에도 "녹~~~~진"한 친구들은 많습니다. 오징어 내장이나 소 생간, 아귀 간, 뭉티기, 피순대 등등등... 하지만 어째선지 대부분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들이더라구요. 안타깝습니다. 이 녹진한 맛을 모두가 알고 즐겼으면 좋겠는데... 여러분들은 이런 녹진한 맛, 좋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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