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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왜 류중일을 버렸나

“삼성이 결국 류 감독을 포기한 것은
선수단 전체에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삼성에서만 30년을 지내며 구단 안팎의 사정을
누구보다 자세하게 아는 인물인 동시에
‘옛 리더십’의 상징이기도 하다"...
삼성이 김한수 신임 감독 체제로 변화의 물결을 맞이합니다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지난 연말 야구단의 경영주체가 바뀌는 변화의 물살에 휘말렸던 삼성이 ‘제2의 물결’을 만났다. 이번엔 리더십의 변화가 핵심이다.
삼성은 지난 15일 전격적으로 류중일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김한수 타격코치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류 감독은 지난 6시즌 동안 5차례나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이끌었고 4년 연속 통합우승을 일궈낸 현역 최고의 명장이다. 비록 올 시즌 잇따른 악재에 시달리면서 9위로 추락했다고는 하지만 ‘성적’을 이유로 교체하기에는 명분이 부족하다. 성적 외에 또다른 변수, 류 감독의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던 진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할 부분이 바로 단장 교체다. 삼성은 단장 교체 카드도 동시에 꺼내들었다. 올 시즌에 앞서 류 감독과 함께 삼성의 왕조시대를 이끌었던 김인 사장이 물러나고 김동환 사장이 바통을 물려받았다. 야구단 운영이 제일기획으로 이관된 이후 차례로 구단 주요인사가 물갈이되면서 이제 프런트와 선수단이 완벽하게 새로운 리더십의 시대를 만난 것이다.
삼성 구단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삼성이 결국 류 감독을 포기한 것은 선수단 전체에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류 감독은 삼성에서만 30년을 지내며 구단 안팎의 사정을 누구보다 자세하게 아는 인물인 동시에 ‘옛 리더십’의 상징이기도 하다. 실제로 류 감독 주위에는 그와 선수와 지도자로 동고동락했던 베테랑 코치들이 즐비하다. 쉽게 자기 사람을 쳐내지 않는 류 감독의 스타일을 고려하면 류 감독이 집권 3기를 맞는 한,코칭스태프의 변화도 기대하기 어렵다. 제일기획 시대를 맞은 삼성의 최대 화두는 ‘육성’인데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육성도 제자리걸음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했고 감독을 포함해 대대적인 코칭스태프 개편을 시도하기 위해 더 젊고 개혁적인 지도자가 필요했다는 얘기다.
김한수 신임 감독 역시 삼성에서만 선수 생활을 한 스타플레이어 출신이지만 삼성의 연고지인 대구 출신은 아니다. 지연, 학연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다. 삼성의 코치들 가운데 대다수가 김 감독보다 선배들이라 김 감독이 모두를 끌어안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다. 자연스럽게 코칭스태프의 물갈이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 삼성이 감독 교체를 통해 노리는 부분이다. 성과가 컸던 류 감독 체제가 더 길어질 경우 이런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단장 교체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구단 운영주체가 제일기획으로 바뀌면서 생긴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고 프런트와 선수단 사이에 보이지 않는 균열이 발생하기도 했다. 감독과 단장이 완벽한 역할 분담을 하며 현장과 프런트가 유기적으로 어우러졌던 몇 년 전의 모습을 되살리지 못했다. 제일기획이 지향하는 바를 선수단 운영과 지원에 무리없이 대입시킬 수 있는 새 인물이 필요했다고 볼 수 있다.
변화와 개혁을 위해 ‘생살’을 도려낸 삼성의 선택이 과연 어떤 결실을 가져올지 지켜볼 일이다. 제일기획 시대의 삼성이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야할 시점이기도 하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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