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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육아예능: 외웁시다, 저 애는 내 애가 아니라고

육아예능 시청의 두 방식
KBS의 ‘슈퍼맨이 돌아왔다’, SBS의 ‘오 마이 베이비’에 이어 최근 jTBC에서 시작한 ‘반달친구’까지, 지금의 육아 예능 프로그램들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은 크게 두 부류인 것 같다. 그냥 귀엽다, 예쁘다 하고 지나가는 시청자들도 있지만, 자기가 유아교육학 석사라도 된 듯, 아니면 그야말로 이모 삼촌이라도 된 듯 TV 속 아이들을 지극정성으로 챙기는 시청자들 역시 있는 것이다.
“아기가 저 나이에 저러고 있으면 저능아 아니냐?”
“애들 하는 걸 보니 집안 꼴 잘 알겠다.”
“OO 가족은 당장 하차해라”
실제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왔던 제목들이다. 궁금했다. 나는 그냥 아기들이 나오는가 보다 하고 재밌게 보는데, 왜 이들은 이렇게 유난스럽기만 할까? 그러다가 하나의 단어가 떠올랐다. ‘착각’이라는 단어다.
저 애가 내 애라는 착각
“송소희가 서언이하고만 놀아 줘서 서준이 서럽게 운” 장면을 보고, 보통의 시청자들은 ‘맴찢ㅜㅜ’ 정도로 그쳤지만, ‘랜선친척’들은 한 술 더 떠서 송소희의 인스타그램으로 몰려가 비난을 퍼부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송소희는 그 비난 앞에서 그다지 개의치 않았다. 그럴 수밖에. 사람들은 쌍둥이의 삶을 잠시 엿본 것 뿐이고, 정작 쌍둥이를 실제로 만난 것은 송소희 본인이니까.
마찬가지로, 서언이 서준이를 기르는 것은 이휘재와 문정원이다. ‘라둥이’의 성장에 누구보다 관심이 있는 것은 유수영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삶이, 그 아이들의 성장이 TV로 중계되는 동안, 그 중계를 성실히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내가 관심 가지고 아이들을 기르고 있는 듯한 즐거운 착각에 빠진다.
“OO를 키우는 데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내가 알고 있다”는 오지랖은 여기서부터 발생한다. 분명 지난 1주일간 가끔 떼를 쓰기도 하고 웃지 않기도 하고 철이 없는 아이들과 꼬박 함께한 사람은 따로 있는데, 우리는 오직 방송으로 편집된 대견한 모습, 잘 먹는 모습, 순박한 그 모습만을 두어 시간 동안만 엿보면서 그들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오만함을 행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개그는 개그일 뿐’이라는 구호가 나온 것이 2000년대 초입인데, 아직도 어떤 종류의 예능에 대해서 우리는 여전히 지나치게 몰입하는 것 같다. 물론 그 몰입감과 감정 이입을 제공해 주는 것이 예능의 본연의 임무라지만, 그것이 어떤 실제적 도움도 되지 않을 참견과 간섭의 끝에는 과연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참고로, 지금 ‘슈돌’ 공식홈페이지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런 공지가 붙어 있다.
욕설 및 분란을 일으키는 글과 제목으로 도배하는 글로
인하여 게시물의 제목이 비공개로 전환되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시청자 여러분의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지금 슈돌 공식홈페이지 게시판은 완벽한 익명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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