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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대행사 직원이 밝힌 '포토월' 뒷이야기

패션, 뷰티업계에서는 매일이 축제다. 하루에도 2~3개의 런칭 행사가 펼쳐지고, 시즌마다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이는 굵직한 행사들이 정기적으로 열린다. 특히 주체, 협찬한 브랜드의 로고들로 도배된 ‘포토월’은 행사의 메인.
포토월 앞에 선 스타들은 해당 브랜드의 옷과 신발, 가방 등을 착용하기도 하고, 신상 화장품을 들고 그날만큼은 브랜드의 모델이 되기도 한다. 이러니 어떤 스타들이, 얼마나 많은 스타들이 참석해 그날의 포토월을 빛내주느냐에 따라 브랜드는 울고 웃을 수밖에.
그렇다면 스타들은 행사장에 어떻게 초대되는 걸까. 그들만의 특별한 초대장이라도 있는 것일까.
“셀럽 선정은 브랜드 모델이 단연 1순위, 평소 브랜드 디자이너와 친분이 있는 경우 0순위죠. 다음으로 브랜드에서 대행사 측에 인지도, 소비자 타깃 층에 맞는 연령대, 평소 스타가 선보인 이미지, 스타일 등을 고려한 셀럽 추천을 요청합니다. 타 브랜드의 전속 모델로 활동하고 있거나 계약을 진행 중인, 경쟁사의 제품을 홍보한 적이 있는 스타들은 선정에서 제외하죠.” (A 홍보대행사 실장)
스타들이 늘 섭외를 기다리는 것만은 아니다. 드물지만 스타가 브랜드에 적극적으로 구애하면서 포토월에 입성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C양이 자신의 SNS에 평소 데일리룩과 유명 브랜드 제품 사진을 정기적으로 찍어 해시태그(#브랜드명)와 함께 브랜드에 대한 열정을 적극적으로 어필한 적이 있었어요. 이를 본 브랜드 해외 본사에서 컬렉션에 와달라며 직접 초청을 하기도 했다더라고요.” (B 홍보대행사 직원)

# 등장에도 순서가 있다

행사 시작 전 초대받은 각종 매체 사진 기자, 영상 기자들이 포토월 앞에 자리한다. 곧 스타들이 도착하면 행사 진행을 진두지휘하는 담당자가 스타를 포토월로 안내한다. 셔터세례가 쏟아지는 시간은 길어봐야 1분 내외. 이때 축하 인사, 소감 등 짧은 인터뷰가 진행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속전속결 ‘촬영’만 진행된다.
“셀럽 순서 배치는 비교적 인지도가 적은 연예인을 먼저 등장하게 하고, 메인 연예인은 나중에 들어오도록 해요. 길게는 셀럽 별 2~3분 정도로 시간을 분배하고 사이 시간이 비지 않도록 셀럽 도착 시간에 따라 유동적으로 진행합니다.” (A 홍보대행사 실장)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동시간대에 도착하도록 해야 합니다. 주차장이나 건물 뒤편 등 안 보이는 곳에서 대기한 스타들은 순서에 따라 포토월에 오르는데, 톱스타들은 주로 마지막에 등장하도록 유도하고 스타 1명이 오롯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도록 서로 마주치지 않게, 같이 포토월에 서는 일이 없게 하죠.” (C 홍보대행사 과장)

# 블랙리스트

모름지기 주인공은 늦게 등장하는 법. 그래서 셔터세례가 쏟아지는 화려한 포토월 뒤로, 홍보대행사 직원은 종종 손에 땀을 쥐고 발을 동동 구른다.
“사진, 영상 기자님들도 혀를 내두르는 스타들이 몇몇 있어요. 섭외 조건은 까다로우면서 막상 포토월에 서서는 굳은 표정,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스타도 있고, 밥 먹듯이 지각하는 스타도 많고요. 다음 다른 브랜드 행사도 있고 한데 기자님들을 마냥 기다리게 할 수도 없고..” (B 홍보대행사 직원)
“톱스타병 걸린 A양은 너무나 유명하지요. 아시죠? 어후.. 아무리 블랙리스트여도 브랜드에서 원하면 우린 섭외를 해야 합니다. 한 번은 A양이 지금보다 인지도를 얻기도 전이었는데 협찬해준 옷이 마음에 안 든다, 이 기사 사진 본인이 안 예쁘게 나왔다, 사진 수정해 달라고 해라 등 무리한 요청을 해서 난감했던 기억이 있네요.” (C 홍보대행사 과장)

# 저 말고 누가 오죠?

난감한 순간은 또 있다. 스타들을 섭외하다보면 그 과정에 함께 초청된 스타들의 명단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또는 입소문을 전해들은 스타가 “그 사람이 오면 나는 안 가겠다”고 갑자기 섭외를 거절하는 경우도 생긴다.
“얼마 전 행사에서 B양, C양 섭외를 마쳤는데 갑자기 B양이 C양이 오면 행사에 안 오겠다는 거예요. 자세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본인이랑 급이 안 맞는다는 거죠. 묘한 신경전이 있었어요. 그래서 급히 C양의 섭외를 취소했는데 브랜드나 대행사 입장에서는 아쉽죠. 셀럽이 1명이라도 더 참석해 북적북적 해야 하는데.” (B 홍보대행사 직원)
“간혹 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스타 간에 서로 마주치지 않게 해달라는 소속사도 있었습니다. 까다로운 소속사 몇몇은 셀럽 명단까지 꼼꼼히 따지는 편이지만 대부분 크게 신경 안 쓰는 것 같아요.” (A 홍보대행사 실장)

# 포토월의 대가

포토월의 대가는 엄연히 있다. 대.부.분. 스타들은 친분으로 오는 경우를 제외하고 행사에 참석할 때 브랜드 제품 혹은 교통비 일종의 ‘거마비’를 지급받는다. 대행사 내에서는 행사 참석을 위해 스타에게 지급되는 금액을 ‘거마비’로 통칭한다.
“스타 섭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거마비죠. 얼굴 알리는 게 우선인 신인급 스타들은 소정의 금액을 주는 경우도 있고 제품 협찬만 하는 경우도 있어요. 액수 차이는 인지도에 따라 달라지고 서로 일정 협의를 마치면 의상 협찬에 들어갑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제품을 협찬하면 할수록 그만큼 홍보가 되니까 거마비 다음으로 포토월 패션은 가장 핵심이죠.” (D 홍보대행사 팀장)
포토월의 대가는 크게 거마비 지급, 거마비와 제품 협찬, 제품 협찬으로 나뉜다. 거마비는 크게 몇 천 만원까지도 있었다고 일부 대행사 직원들의 귀띔이 있었지만, 모두들 구체적으로 공개하기를 꺼려했다. 그렇다면 제품 협찬은 어떻게 이뤄지는 것일까.
“경우에 따라 달라요. 거마비가 크게 지불됐을 경우 본사에서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자신의 제품을 많이 착장해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하게 되고, 또는 특정 주력상품을 지정합니다. 그 외에는 스타일리스트가 협찬대행사를 통해 원하는 제품, 스타의 이미지를 고려해 제품을 행사 때마다 협찬해 가는 방식이고요. 협찬한 제품들은 금액에 따라 다르지만 브랜드 측에서 웬만하면 증정을 하는 편이에요.” (D 홍보대행사 팀장)

# 이 옷 아니면 안 돼!

스타일리스트가 협찬대행사를 방문, 신상 룩북을 참고해 스타들의 사이즈와 이미지를 고려한 제품을 직접 협찬해간다. 스케줄이 바쁠 때는 현장에서 퀵서비스로 제품을 받아 갈아입고 포토월로 급히 올라가 촬영한 후 내려와서 다시 반납하기도 한다. 이렇듯 대부분 포토월에서의 스타일링은 증정보다는 대여가 더 많다.
그러나 풀 착장 시 수백, 수천을 호가하는 소위 명품 브랜드의 행사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몇몇 스타들의 위시리스트가 실현되고 장바구니가 채워지는 진풍경이 벌어지는 것.
“의상 콘셉트나 협찬 제품 등은 서로 협의를 거치지만 간혹 스타가 특정 상품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 경우 저희가 예상했던 거마비보다 훨씬 고가의 제품을 증정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고요. 또 그 상품을 본사에서는 다른 스타가 입어주길 바라는 경우도 있어서 저희가 중간에서 조율을 잘 해야 합니다.” (D 홍보대행사 팀장)
“누구는 고가의 옷을 증정했으면서 나는 왜 이 제품이냐고 불만을 토로하는 스타도 있었고, 무리해서 협찬 제품을 변경하는 경우도 있고요. 짧은 순간 많은 사진은 찍히지만 또 다른 스타들과 비교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연예인들도 스타일링 하나하나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거겠죠. 그것도 톱스타의 얘기지 신인들은 협찬조차 어렵습니다.” (연예소속사 관계자 E)

# 그럼에도 포토월 포토월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이 화려한 포토월을 아무도 포기할 수가 없다.
“스타가 많이 오면 기자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참석을 하죠. 기사 양이 많아지고 에피소드가 풍부해집니다. 브랜드는 홍보가 되고 팬들은 스타들을 오랜만에 볼 수 있고. 또 스타들은 공백기 동안 자신을 어필할 수 있으니까 서로가 좋은 거죠.” (B 홍보대행사 직원)
“스타들의 패션으로 주목을 받아도 좋고, 포토 기사가 많이 나와서 브랜드의 노출이 많은 것도 좋죠. 포털 메인을 장식하면 더없이 좋고요. 셀럽이 없으면 실제로 행사장 내 참여율이나 분위기가 좋지 않아요. 누가 온다더라 하는 입소문만 나도 행사 전부터 관심 자체가 다릅니다.” (A 홍보대행사 실장)
스타들이 입고 신었다 하면 돈이 된다. 오늘은 ‘OOO 구두’, 내일은 ‘OOO 원피스’라는 연관검색어를 갖기 위해 브랜드에서는 앞으로도 포토월을 고집할 것이다. 단 한 번의 컷으로 패셔니스타에 등극할 수 있는 스타들도 이 매력적인 포토월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깐깐한 스타들과 꽉 막힌 브랜드들 사이에서 대행사는 언제나 난감하고 기자들의 셔터 세례는 지금도 끊이지 않는다.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전혀 무관합니다.
그래픽 = 안경실
사진 = 뉴스에이드 DB
이소희기자 leeohui@news-ad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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