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hdjs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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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길 포기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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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놀ㅋㅋㅋㅋㅋㅋ
TakkTOP
하지마. 아파. 보는 내가 아파.
징그럽다...
뭐야 이건...내공 10갑자이상이 되야 신체를 맘대로 조절한다던데
쏘우에서도 살아남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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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오는 미스테리썰) 우리 마을이 감염된 것 같아 12화
오늘도 여러분의 무료한 점심시간을 퇴치하기 위해 왔어! 이제 이야기의 끝이 보이는 것 같지? 마지막까지 함께 달려 보쟈 ㅎㅎ 그럼 시작! 참. 이미지는 이야기랑 전혀 무관! 그냥 내가 퍼온거야 ㅎ ______________________ 감염된 마을 15 안녕, NoSleep. Clayton이야. 글을 업데이트하는데 공백 기간이 좀 길어서 그렇지, 난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죽진 않았어.  걱정...해줘서 고마워.  아마 Elizabeth가 날 죽이면, 여기다 내가 죽었다고 글을 올릴지도 몰라. 그녀가 날 죽이려는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아직 성공하진 않았어. 그래도 항상 걔 덕분에 긴장하면서 지내고 있지.  내가 요즘 뭘 하고 지내는 지는 말해줄 수 없어. 걔가 이 글을 읽을 걸 나도 알고 있으니까. (안녕 Liz, 잘 지내? 엿이나 처먹길 바래.) 일의 진행이 느리긴 해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면 족할듯해... 왜냐면 좇아야 할 목표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거든. 다시 한 번 내 과거를 들춰볼게.  왜냐면 부분적으로는, 이유가 뭐든, 너희가 이걸 계속 읽어주니까. 또 내가 이런 결속감...을 좋아하는 것 같으니까.  근데 사실은 어쩔 수가 없어서야. 뭘 해야할지 알수가 없어, 벽에 가로막혀서 어떤 식으로 진전시켜야할지 감이 안 와. 뭘 어떻게 해야할지는 알고 있는데, 언제 어디서 해야할지를 모르겠어. 세상에 종말을 가져올지도 모를(물론 추측에 불과하지만) 일을 막으려면 '누구를, 언제, 어디서'라는게, X발 굉장히 중요하단 말이지. 내가 놓친 게 있는 거야. 분명해.  잃어버린 퍼즐 조각이 있는 거야. 아마 내 과거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X같은 자기성찰이나 뭐 그런걸 해야겠지. 이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어; 그냥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야. 그러니까 얘기가 삼천포로 빠져도 이해해줘. 오랫동안 잠을 못잤거든. 또, 맨날 존나 애매한식으로 말해서 미안해. 그치만 시간순서로 말해줘야해. Claire의 일처럼 이건 너희가 뭘 어떻게 해줄 수 있는게 아니야. 그저 내 눈으로 본 걸 너희한테 말해주는 것 밖에 안 돼.  저 번 글에서 내가 처음 그 '눈'(자칭 우리 차원의 신이라는)과 만났던 걸 말했었지. 댓글에선 '개체'랑 별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고 별로 믿음직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많았어. 사실이야, 별로 믿음직스럽지는 못하지. 근데 적어도 우리 주변 사람들을 괴물로 만들어놓지는 않잖아. 그러니까 최악보다는 차악을 선택해야지. ' 눈'에 대해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게 있어 - 그는 많은 것들을 그의 주변에 간직하고 있어. 전지적인 수준의 힘을 가졌을지도 몰라, 그게 아닐수도 있지만. 나도 잘 모르겠어. 하지만 그가 모든 걸 알고있다 해도 나한테는 X발 일언반구도 없어.  머릿속에 별로 도움이 안 될지도 모르는 '지식'을 가지고 생생했던 DMT여행에서 깨어났지만, 논리를 담당하는 뇌의 일부분은 그게 정교하게 조작된 환상이라고 주장했어. 또 내가 그 환상을 보고도 뭘 해야하는지 정확히 알지도 못했고. 누가 '그릇(Vessel)'인지도 몰랐어.  그저 컬트 집단과 '개체'가 굉장히 위험한 존재라는 인상만 뚜렷하게 느꼈고, 그들이 내가 그들의 일에 관심을 가지는걸 탐탁치 않게 생각할 것이라는 것만 알았지. 내 인생이 위험에 처할수도 있었어. 만약 이 모든 일이 다 사실이라해도 16살짜리 애한테는 벅찬일이었지. 압도되고, 두려워하고, 내가 미쳐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면서, 난 내가 할 수 있는 걸 했어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지내는 거 말야.  난 고등학교 1학년을 더 조용하고 엄숙하게, 아무 문제도 일으키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보냈어. 마약에 심취한 친구들이랑은 멀어지고, 정신줄을 잡을 수 있게 해주는 Alan, Lisa와 지내는 걸 낙으로 삼았어. 물론 걔들한테 내 DMT여행에 대해선 말하지 않았지. 시간은 항상 그러하듯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고 지나갔어. '그' 기억은 희미해져갔고, 그러한 일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믿는게 점점 쉬워졌어.  그러다가 어떤 소문이 퍼졌어. 고등학교 3학년 때, Elizabeth가 한밤중에 학교안에서, 마치 태어날때의 모습처럼 나체로, 또 온몸에 그을음이 묻은채로 발견됐어. 그녀 뒤로는 불길이 1층부터 터널을 타고 올라와서 치솟고 있었어.  사람들은 그 터널을 보수유지 통로처럼 이용해서 그녀를 구출했대, 그리고 불은 고장난 보일러에서 시작된 거였대. Elizabeth가 거기에 있었던 건 그저 우연이었댔어 - 반항적인 학생 하나가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장소에 있다가, 재수없게도 적발된거라고 말야. 모험심 강한 여자애가 자기네 반 교실에 있는 해치가 어디로 통하는지 궁금해서 들어갔다가, 용감하게도 치솟는 불길에서 살아남았대. 18살 여자애가 얼마나 무서웠겠어. 근데 저건 신문에서 그랬다는 거고. 아마 걔네 아빠 입김으로 저렇게 포장해서 기사를 쓴 거겠지.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수군거렸어. 왜 거기에 있던 걸까? 옷은 왜 홀랑 다 벗고? 불이 난 거랑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Elizabeth가 어딜 가든 평소보다 많은 눈들이 따라다녔어.  물론 걔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넘어갔지. 더 밝게 웃고, 더 어깨에 힘이 들어갔어. 그런 관심을 즐긴거야. 걔는 그걸 존나 좋아했어. 그 날 밤에 진짜 있었던 일은 아마 그녀가 무덤까지 가져가려고 했을 거야. 하지만, 나랑 Claire가 몇 년이 지나고, 그 해치가 어디로 통하는지 알게 됐어 - 지하 깊숙한 곳에 그 집단이 사용했던 비밀의 방이 있던 거야.  아마 그 방이 숨겨진 데에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어떻게, 왜 거기서 불이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날 밤부터 뭔가가 변하기 시작한건 분명해. 그리고 Elizabeth가 그때부터 변하기 시작했어. 전에는 상대적으로 정상 같았는데 - 영악한 눈과 교활한 미소를 짓긴 했지만 - 그 후엔 완전히 미스터리한 애가 된거야. 걔랑 별로 얘기하는 걸 꺼려했던 나까지 그걸 눈치 챘을 정도면 말 다했지.  애가 좀 산만해지고 으스댔어. 권력에 대한 존경심도 없어졌고. 우리 시장이었던(그리고 그 집단의 리더였던) 걔네 아버지랑도 스스로 멀어지려고 했고, 걔네 어머니도 아버지랑 곧 이혼해서 떨어져 지냈어. 왜 그랬는지는 몰랐어. 관심이 없었지. 18살의 Liz는 완전히 탈선하기 시작했어.  그 집단이 걔가 그러고 다니는걸 가만히 뒀다는게 신기했어. 자기들한테 얼마나 중요한 존재였을지 내가 아는데. 아마 그 사람들의 힘을 넘어서는 파워를 가지게 된 걸지도 모르겠다. 무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건 다 내 추측이야. Alan 은 걔한테 빠지다 못해서 미쳐가기 시작했어. 내가 보기에 Elizabeth는 Lisa를 될 수 있으면 계속 무시하려고 했던 것 같아. 우리는 그러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졸업했어. 특히 Liz랑 Jess는 우리가 상상도 못할 영예를 떠안고 졸업했지. 그러고나서 2009년 초에, Alan은 Liz랑 Jess를 어떤 하우스파티에서 만났어, 그리고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그년들이 내 인생에 끼어들기 시작한거야. Alan은 마침내 자기가 원하던 걸 얻었어: Elizabeth의 의미심장한 미소를 알아보는 그들의 세계에 동참하게 된거지.  그들만 알아듣는 이야기는 점점 심해져갔어. Liz는 분명히 Alan의 관심을 받는게 좋았던 거야. 난 걔가 가끔 만취했을 때 슬그머니 옷을 다 벗고 빗속에서 춤을 추는걸 몇 번 목격한 적이 있어. 아니면 벌겋게 달궈진 나이프 끝을 자기 피부에 갖다 댄다거나.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한테 키스한다거나. 달을 보고 울부짖는다거나. 빌어먹을 Fleetwood Mac의 노래의 패러디처럼.  10대 애들이 멋지다고 생각하는 것들 있잖아. 그치만 그게 뭐든간에 Alan이 걜 더 좋아하게 만들었어. Jess는 그저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지만, 걔도 똑같이 Elizabeth의 환상에 빠져있는 것 같았어. 걔들은 지들이 나쁜년들이라고 생각되는 걸 좋아했어. 한창 반항할 때니까.  Lisa랑 나만 그걸 꿰뚫어 볼 수 있었어, 하지만 Alan은 우리가 "질투"하는 거라고 했지.  염병, 가엾은 Lisa.  남자친구가 '개체'에 손아귀에서 놀아나는 꼴을 보고만 있어야 한다니. 내 눈엔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어. 싫었어. 걔들은 저녁에 모여서 비디오 게임을 하거나 맥주를 마시는걸론 만족하질 못했지. 대신 Alan을 꼬여내서 모르는 사람들하고 위험한 모임을 갖게 만들었어. 지금 와서 보면, 아마 그 사람들은 그 컬트 집단의 멤버거나 그들의 자식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 자기 아버지랑 관련 없는척했지만, Elizabeth는 계속 그 사람들이랑 가까이 지냈어. Alan은 Liz가 컬트 집단에 대해 말하는걸 들어본 적이 없댔어. Jess도 마찬가지고. 여튼 그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와중에, 난 계속 악몽을 꾸기 시작했어. 내 기억이 맞다면 처음 그런 악몽을 꾼 건 2009년 6월이었을 거야.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까 내가 무슨 관 안에 있었는데, 아마 산 채로 묻힌 것 같다는 생각이 막연히 들었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지 현실에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어. 분명 침대에 누워서 자려고 했었던 기억은 있는데 말이야.  내가 납치를 당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만 들었어. 그 어둠 속에서 움직이지는 못하고, 그저 떨면서 점점 숨이 막혀왔어. 숨 쉴 공기가 점점 없어져간다는 공포, 밀실 공포, 어두움 속에서 정말 1초, 1초를 생생하게 느끼면서 몇 시간을 갇혀있었어. 그러다 결국 질식해서 기절했지. 나중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벌떡 일어나보니까 침대 위였어. 그치만, 그 관 안에서의 기억이 너무 생생해서 그게 진짜 있었던 일인지 헷갈렸어. 다른 악몽들은 부끄러움, 죄책감, 분노의 그림자를 드리우면서 나타났어. 꿈 속에서 사람들은 날 약자, 멍청이, 가엾은 것이라고 불렀어. 내가 시도조차 하고 있지 않다고 사람들이 뭐라하는 꿈도 꿨고. 항상 그런 꿈을 꿀 때마다 침실 천장을 보면서 헐떡이며 잠을 깼던 기억이 나.  “뭘 시도해? 뭘 시도하냐고?”  답은 없었어. 하지만 다음 날 밤에, 더 끔찍한 악몽이 날 찾아왔어. 내 가족이 불에 산태로 타는 꿈이었어 - 너네 어머니의 눈알이 뜨거운 불 속에서 열기에 터져버리고 볼 위로 줄줄 흘러내리는 걸 보고만 있어야 한다고 생각 해 봐. 그게 얼마나 잊기 힘든 장면인지. Alan의 손, 발목에 녹슨 체인이 묶여있고 능지처참을 당하면서 나한테 “좀 처 보라고, 제발!”라고 소리지른다거나.  아직도 머릿속에서 관절이 꺾이는 소리가 들리고, 얇은 피부 아래에서 척추 뼈가 전부 분리되는 게 보이는 것 같아. 또 Lisa의 허리가 부러지고, 손과 발이 완전히 밖으로 꺾여나간 채로 "대체 왜 찾아보지를 않는거야?"하고 소리치기도 했어.  그런 일이 일어나면, 그게 뭘 뜻하는 건자 깨닫기는 했던 것 같아: 상기시키기 위한 장치말야. 그래서 내가 잊어버리지 않도록. 컬트 집단이나, '눈'이 했던 말들에 대한 꿈도 있었어. 마치 그 여행이 그래야 했다는 듯이, 기억에서 잊혀지질 않았어. 그래도 난 한 1년 간은 잊어보려고 계속 노력했어. 그러다 나는 2010년 9월에 마을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지역대학에서 2학년을 보내고 있었어. Liz는 Alan을 설득해서 1년 휴학을 시켰지만, Jess는 PSU에 붙어서 Portland로 이사갔어. 물론, 자주 놀러오긴 했지. 그 때가 그 일이 일어나기 한 두 달 전이었을 거야. 나는 수업이 끝나고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어. 일상에 너무 지쳤을 때 자주 숲 속 길로 돌아돌아서 혼자만의 드라이빙 타임을 가지곤 했거든. 아직도 기억나는 게 길가엔 눈이 쌓여있었고, 내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었어 - 내 생일이 Jess랑 Liz의 생일이랑 가까웠기 때문에 트리플파티를 준비하고 있었지 - 그러니까 한 12월 초 였을 거야. 한 5~6시 쯤이었나, 겨울이라 어두웠는데, 히터도 켜놓고 좋아하는 음악 CD가 있어서 괜찮았어. 그래서 그 때 기분이 좀 좋았어. 컬트 집단이나 '눈'은 전혀 신경도 안 쓰였고 말야.  그 러다 산 속의 S자 코스에 다다랐어 - 진짜 구불구불한 산 속의 S자 코스에. 그래서 속도를 좀 줄였지. 난 그 길을 수 천 번쯤 다녀봐서 눈 감고도 운전해서 빠져나갈 수 있었어. 근데 길 중간에 왼 쪽으로 빠져나가는 갈림길이 나와서 소스라치게 놀랐어. 아까 말했듯이 그 길을 수 천 번쯤 다니는 동안은 단 한번도 그런 길을 본 적이 없었거든.  그 때 내 생존본능 모드가 갑자기 꺼지기라도 했었는지, 미쳐가지고 처음보는 그 길로 들어가버렸어. 그런 충동이 왜 갑자기 들었을까? 그냥 막연한 호기심이었을거야, 어린애들처럼 위험속에 뛰어들어갈 정도로 바보는 아니었으니까. 아마 '눈'이 알 수 없는 방식으로 날 그렇게 만들었던 것 같아. 그냥 두 번도 생각 안하고 바로 그새 길로 들어가버렸어.  길 가에 가로등은 없었는데, 마치 원래 거기 그 길이 있었다는 듯이 길바닥은 포장 돼 있었어. 뭐 산 속에 트랙터 같은 게 너무 자주 다녀서 자연스레 생긴 길 같은 게 아니라, 진짜 2차선에 노란 중간선까지 그려진 포장도로였어. 그저 내가 확실히 알 수 있었던 건 동쪽 방향으로 길이 나 있던 거라는 정도.  그 방향이면 정확하게 산등성이 중간으로 뚫고 들어가는 방향이었어야 하는데, 그 길엔 터널 같은 게 없었어 - 아직도 그 길 위에 터질듯이 부풀어 오른 커다란 달이 떠있던 게 기억나. 눈도 쌓여있지 않았고, 길이 얼어있지도 않았어.  헤드라이트가 비추는 길가의 나무에는 하얀 크리스탈 같은 것들이 가지에 잔뜩 달려있었는데, 그 밖에 헤드라이트가 비추지 못하는 곳은 아예 검은 어둠뿐이었어. 공허같은 어둠말이야. 그리고 무서운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 공허처럼 차갑고 검은 생각이.  길은 마치 화살처럼 곧았고, 눈 앞에서 나타나고 지나가면 사라지기만을 반복했어. 저 멀리서 헤드라이트에 비치는 무언가를 발견하기 전까지 한 1~2분 정도 차를 몰았던 것 같아. 뭔가 창백하게 하얀 게 반짝거리고 있었는데, 너무 멀리 있어서 확실히 뭔지 볼 수는 없었어. 그게 뭔지는 몰라도 내가 차를 몰고 가는 길 한가운데에 서 있어서, 속도를 줄여야했어.  근데 속도를 줄이는데도 그 형상이 커지는 속도는 변하질 않았어. 점점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난 깨달았지. 그게 나한테 달려오고 있다는 걸. 그 게 나한테 어떤식으로 이상하게 달려왔는지, 저렇게 설명할 수 밖에 없겠다. 처음엔 그게 뭐 사슴이나 그런 건 줄 알았어, 알비노 사슴 뭐 그런거 - 말했듯이 어둠속에서 아주 창백한 하얀색이었으니까. 돌연변이 사슴이 더 말이 되잖아, 달려오는 모습도 굉장히 이상했고 - 길을 지그재그로 달려오면서 절뚝거리고 가끔 엎어지기도 했어. 그치만 그럴 때마다 스스로 일어나서 다시 내 차를 향해, 나를 향해 달려왔어.  무 슨 광견병이나 미친 좀비같아서 점점 무서워지긴했는데, 난 500kg가 넘는 쇳덩이을 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최악의 시나리오로, 만약에 내가 저 X신 같은 광견병 알비노 사슴새끼한테 공격받는다 쳐도, 그냥 깔아뭉개고 지나가면 됐어. 근데 점점 가까워질수록, 그게 확실히 사슴은 아니라는 걸 알게됐어. 사람이었지. 그 사람은 개나 곰이 뛰듯이 네 발로 나를 향해 최고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어. 몸이 상당히 길어보이긴 했어, 상체가 무슨 사슴처럼 길었고, 팔다리는 사람의 것보단 두 배는 길었으니까. 그 때쯤 되니까 그 사람이 헐떡거리면서 내가 들어본 적도 없는 언어로 웅얼거리면서 떨고 짖어대는 걸 들을 수 있었어. 난 그 사람이 내 차 바로 앞으로 달려들길래 바로 브레이크를 밟았어. 그 사람은 짐승처럼 내 차 범퍼에 부딪치기 직전에 몸을 틀어서 멈춰섰고. 긴 시간 동안, 그 사람은 내 트럭 앞에서 구부정하게 앉았다 일어나길 반복했어. 몸은 무슨 후드에 가려져 있었는데, 수척한 척추 뼈는 후드 위로도 툭 튀어나와보였어. 그러다가, 그게 천천히 후드 안으로 손을 집어넣더니 내 트럭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어.  난 완전히 마비돼서 그 것이 내 쪽으로 올라오는 걸 보고만 있었어. 아주 여위고 홀쭉한 얼굴, 이가 거의 다 빠진 입 - 그나마 남아있던 이빨도 부러지고 누렇게 변색돼있었어. 또 지저분한 수염이 길게 늘어져있었고, 잔뜩 떡진 갈색 머리는 늙어서 회색으로 변하고 있었어. 분명히 기억하는건, 상체가 너무 길어서 그것이 발을 내 범퍼에 기대고 있었다는 거야. 아마 평균적인 사람의 길이보다 정확하게 두 배나 긴게 아니었지만, 거의 그 정도로 길어보이긴 했어.  팔이랑 손가락은 존나 얇고 길게 뻗어있었고. 전체적인 실루엣이 이리저리 뒤틀리고 홀쭉했어. 뭐 “초자연적인” 방식이 아니라 "선천적 질환" 때문인 것 같아보이긴 했지. 그 미친남자는 다른 짐승보단 스라소니에 가까운 움직임으로 내 차 앞유리로 올라왔. - 유연하고 나긋나긋이 짐승처럼. 눈은 완전히 하얀색이었고, 눈동자는 무슨 바늘로 찍은 듯이 아주 작은 빠딱한 점 같았는데 약간 사시같아 보였어. 눈알은 거의 빠질 것 처럼 튀어나와있었는데, 눈병에 걸린 것처럼 가장자리가 시뻘갰어. 마판증후군걸려서 태어난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소름끼치게 아파보였어.  그리고 내가 앉아있는 자리에서 30cm정도 떨어진 앞 유리에 길쭉한 얼굴을 들이댔어, 그가 날 똑바로 쳐다보면서 뭐라 말할 때, 숨이 유리를 뿌옇게 가렸지. 그가 말 할 때마다 입은 무슨 바늘처럼 앞유리에 닿아선, 진 시몬즈처럼 길다란 혀가 보이도록 입을 크게 벌렸는데, 혀는 검은색, 회색으로 얼룩덜룩했어.  미친, 그 사람은 진짜 심각하게 아파보였어. 그리곤 앞유리를 느끼하게 핥았는데, 그가 핥은 부분엔 반투명한 점액이 남았어. 그러다 갑자기,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지껄이다가 멈춰서 조용해졌어. 그의 눈은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지. 그는 뼈만 남아 앙상하고 마디도 너무 많고 손톱은 다 자라지도 않은 징그러운 손가락을 들어서 나를 가리켰어. 그 가 다음에 말한 말과 목소리는 선명하게 들렸어.  “너! 너도 '그'를 봤구나! 넌 '그'의 것이야! 나처럼!”  그리곤 미친 것처럼 낄낄대다가 앞유리를 몇 번 더 핥았어. 마치 내 얼굴을 직접 핥고싶어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어. 내 트럭 안에서도 그 남자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거든.  “크게 기뻐하라!” 그 사람이 속삭였어.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계곡을 헤맬지라도, '그'가 너와 함께할 것이니, 악마도 두려워 말라. 그래. 그래. 아멘.” 그리고는 앞 유리 위, 천장으로 기어올라갔어. 그 썩어 문드러진 징그러운 면상을 치워주고 내 위로 사라져줘서 살짝 고마웠지. 그리곤 내 눈을 감았어. 코로 싶게 숨을 들이쉬면서 구역질, 두려움, 분노를 참았지. 그 남자는 내 트럭 천장 위에 몇 분동안 앉아서 쇳소리나는 목소리로 찬송을 부르고 있었어.  “너희가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면, 난 너희 안에 살 것이고, 너흰 내 사랑 안에 살 것이다.” 난 대체 X발 뭘 해야 할 지 몰랐어. 운전을 하면 그가 떨어질거고, 그렇게 되면 살인죄가 씌워질까봐 무서웠지. 그의 X신 같은 DNA는 내 차 곳곳에 묻어있고. 핸드폰은 그 빌어먹을 산 속에서 아무런 신호도 못잡았어; 따라서 경찰을 부르는건 불가능했지. 그래서 그 끔찍하고 긴 시간 동안, 난 그냥 기다렸어.  그러다 그 남자가 조용해졌어. 누군가가 내 바로 위에 앉아있는데, 정확히 어느 부근에 있는지 알수가 없으니까  X  같았지. 그가 부스럭거리고 움직이는 소리가 아예 멎었어. 그 남자가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어떻게든 내려갔을 거라고 생각했지. 앞으로 1~2분 동안, 그 사람의 소리가 더들리지 않으면, 조용하고 천천히 트럭을 몰아서 그곳을 빠져나가려고 했어. 그래서 기다리고, 또 기다렸어... 그러다가 고기썩는 냄새가 확 올라왔어. 주변에서 뭔가가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룸미러를 들여다 봤지. 그가 거기 있었어, 그 길고 혐오스러운 얼굴이 내 얼굴과 너무도 가까이 있었어. 내 바로 뒤에 말이야. 내 빌어먹을 트럭 안으로 반쯤 들어와 있던 거야. 어떻게 했는지 알 순 없었지만 조용히 뒷 창문을 열고 몸을 우겨넣고 있었어.  룸미러를 확인하는 X 같은 10초 동안, 그 새끼의 얼굴이 거의 내 어깨에 닿았어. 혀는 흔들거리고, 입냄새는 존나 썩은내가 났어. 그의 다리는 여전히 트럭 천장 위에 있었는데, 그렇다는 건 상체는 상상도 못할 방식으로 비틀려있었다는 얘기지. 우리 시선이 마주치자마자, 그 남자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다가 걸린 사람 처럼 움직임을 멈췄어. 입은 상당히 과장된 모양으로 "오"하고 있었지. 천천히 조심스럽게, 그는 다시 트럭 밖으로 기어나갔어.  표정은 광기어린 기쁨에 사로잡혀선 바뀌질 않았고, 숨소리를 색색거리면서 낄낄댔어. 난 그가 트럭을 거의 다 빠져나갈 때 쯤 얼른 고개를 돌려서 뒤를 봤어. 아마 X발 당장 꺼지라고 소리치려고 그랬나봐. 솔직히 왜 그랬는지 기억은 안 나. 그 남자는 트럭 뒤로 스물스물 기어내려가서 웅크리고, 내가 자길 못볼거라는 듯이 킬킬거렸어. 그가 무슨 게임을 하면서 재미있어 하는게 분명했어. 난 그 남자한테 얼른 썩 꺼지라고 소리질렀지. 내 글러브 박스에 있지도 않은 총으로 당신을 쏴버리겠다는 식으로 말하면서. 그제서야 그 남자는 트럭 밖으로 도망갔어. 그리곤 길 한가운데에서 허리를 쭉 펴고 일어섰어.  X 같은 새끼 키가 한 210cm는 돼보였어, 내 기억이 과장된 걸수도 있지만. 무슨 이상하게 꼬여서 자란 나무처럼 가만히 서서, 길다란 팔을 들고 길다란 손가락으로 내 앞을 가리켰어. 길 저편을 말야.  “왼 편 마지막 집,” 그가 꺽꺽거리면서 말했어, 뒤로 슬금슬금 물러나면서.  “그리고 아침이 밝을 때까지.”  그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어. 이젠 뭔가 두려워하는 것 같았어. 난 그가 무슨 공포영화 70선을 생각하는건지 빌어쳐먹을 피터팬을 생각하는건지 알 수가 없었어.  그는 계속 내 차 앞쪽을 가리키면서 군인처럼 뒷걸음질 쳤어. 그리고 재빠르게 좌향좌를 틀더니 길 옆으로 사라졌어. 어두운 숲속으로. 그 남자의 악취는 계속 내 차 안에 남아있었어. 구역질을 참아가면서 창문을 열고 운전을 시작했지. 난 어쨌든 그 전에는 거기 있지도 않았던 미스터리한 그 길을 따라 몇 시간을 더 운전했어. 그 몇 시간 동안 계속 같은 구간만 있는 것 같았어. 내 트럭에 있는 시계만 시간이 지나고 있다는 걸 알려 줄 뿐이었어.  난 계속 방향을 틀어보기도 하고, 후진해보기도 하고, 별 X랄을 다 해봤어. 근데 곧은 직선도로랑 어두운 숲 말고는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어. 커브나 언덕조차 없었지. 그 러다가 어느순간부터 짜증이 나서 그냥 길을 벗어나 가파르고 울퉁불퉁한 능선을 따라서 오른쪽으로 차를 꺾었어.  그러자 한 순간에 어둠이 닥쳐왔어. 앞 유리에 블라인드가 쳐지듯이. 아니면 내 눈이 지 멋대로 감겼거나 내가 장님이 된 듯이. 내 눈앞에 핸들을 잡은 내 손조차도 보이질 않았어, 내 뒤의 길도 보이지 않았고. 달도 없고, 별도 없었어. 그저 내 트럭 대쉬보드에 있는 시계의 야광 녹색 빛만 어슴푸레 빛났지. 근데 그 빛 마저도 시계 주변으로는 밝히질 못했어. 무슨 어둠이라는 것이 살아있는 생물이라서 광자를 몽땅 잡아먹고 사는 듯 했어.  그래도 난 계속 그 어둠속에서 가파른 비탈길을 따라 아래로 아래로 운전해 내려갔어... 그러니까 점점 어둠이 물러나고 시야가 밝혀지기 시작했어. 마치 아무런 문제가 없는 평소의 밤처럼. 그리고 앞을 보니 아까의 그 빌어처먹을 X 같은 직선도로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내 눈 앞에 나타나 있었어. 잠깐 동안은, 한 새벽 3시쯤까지는, 존나 내가 귀신에 홀려서 무슨 무한루프 지옥에 빠진 줄 알았어. 울음음 터트리고 비명을 질렀어. 또 미친 사람처럼 웃어제꼈어. 그렇게 밤이 지나갔지. 내 가 그 무간지옥에 빠진지 한 8~9시간 쯤 지났을 때, 해가 나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난 내가 익숙한 숲길에 있다는 걸 깨달았어. 말도 안 되는 일이었지만, 난 우리 마을 바로 옆에 있던거야. 마지막 건물이 서 있고, 산 속으로 길이 뻗어있는 곳에.  난 그 곳을 굉장히 잘 알아 - 언덕이랑 숲 속 길도 존나 X발 잘 안다고 - 근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그 곳에 있을 수가 없었어. 불가능한 일이었어. 말 그대로 불.가.능.했단 말이야. 근데 어쨌든 난 거기에 있었어. 숲의 끝에. 나무들 너머로 마을이 보였어, 해가 뜨면서 천천히 깨어나는 우리 마을이. 난 다리 너머의 울창한 숲 속에서 반쯤 마른 개울의 졸졸거리는 물소리를 듣고 있었어. 그 리고 그 곳엔, 길 왼편엔, 그 컬트 집단의 교회가 있었어. 거기에 교회가 있는 건 알고 있었지. 일반적으론 '헤이븐', 공식적으로는 '주님의 빛 교회'라고 불리던 곳이야.  이제 겨우 밝아지기 시작하는 오전 6시에, 그곳은 어둡고 공허했어. 그리고 내 집과 침대를 그리며 그곳을 지나갈 때, 내 트럭은 교회의 빨간 양문 앞에서 멈추고 시동이 꺼져버렸어. 난 겨우 그 밤이 보내고 나니까, 그런 사인을 알아볼 수 있게 됐어. 멍청하게 생각하면 안 됐던 거야. '눈'은 나한테 특별히 직접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악몽과 같은 고문을 하면서 내가 그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해왔던 거야. 내가 헤이븐으로 쳐들어가서 내가 찾아야 할 사실을 찾아내는 것을.  그래서 난 따랐어. 그 이후의 모험에 관한 내용은 다음 시간에 풀어놓을게. 많은 모험 중에 첫번째 모험이었지만. 이번 글도 충분히 길어졌다고 보거든. 참고 기다려줘서 고마워.  재밌는 점은, 이 긴 글을 쓰면서 내가 아직 좇지 않았던 몇가지 목표가 생각났다는 거야. 아마 거기에 뭔가 새로운 사실이 있지 않을까. 나중에 글을 또 올릴 수 있을 때 돌아올게.  감염된 마을 16 안녕 NoSleep. Clayton이야. 이번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게. 헤이븐 교회는 (대문에 달린 명판에 적힌 걸 보면) 1890년에 마을 설립자 Charles M Hadwell III세와 그의 아내 Olivia에 의해 지어진 맨션을 개량한 2층짜리 건물이야. 중세 빅토리안 양식이고, 백회색의 뾰족한 지붕, 벽돌 굴뚝으로 되어있었어. 원탑 하나가 나중에 지어진 건지, 뒤쪽 코너에 돌출 되어있었고; 2001년 쯤에 Elizabeth의 아버지가 그 원탑을 종탑으로 바꾸려고 했었는데, 자금이 너무 많이 들어서 실패했어. 트렐리스(정원에 줄기식물이 타고 오를 수 있도록 놔두는 격자모양 울타리-역주)를 타고 올라가서 창문으로 들어가보니까, 그곳은 지금은 먼지 쌓인 상자들만 있는 저장실로 쓰이고 있었어. 건물 밖으로 통하는 양문은, 아마 그 때 당시엔 잠겨있었을 거야.  트렐리스는 말라비틀어진 갈색 줄기들만 가득했고, 1층 지붕은 서리때문에 미끄러웠는데, 딱히 올라가는 게 어렵거나 하진 않았어. 적어도 열려있는 창문으로 들어가서 퀴퀴한 침묵과 온기를 느끼기 전까지는 내가 위험에 빠질거라곤 생각지 못했지. 그전엔 그냥 막무가내로 쳐들어가면 컬트 집단한테 들킬거라는 시나리오밖에 생각을 못했어. 들켜도 죽이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했어. 난 계단 앞에 서서 아래층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오나 귀를 기울였어. 하지만 그 탑엔 버려진 가구나 크리스마스 장식들만 있을 뿐이었고, 난 얼른 교회로 침투했다가 빨리 도망칠수록 좋을 거라는 걸 깨달았어. 나선형의 계단이 위에서 아래로 뻗어있었고, 난 과감하게 계단을 뛰어내려갔어. 낡은 나무 계단에서 나는 삐걱소리가 무슨 천둥소리 같이 들렸지. 난 그저 교회 안이 비어있길 바래야했어. 2층 복도엔 아무도 없었어. 이상할 정도로 비좁았는데, 빅토리안 양식의 성들이 으레 그러듯 했어. 내 뒤로는 계단이 1층으로 이어져 있었지만, 2층의 방부터 살펴보고 싶었어.  내가 있는 2층 복도에는 문이 3개 있고, 복도는 끝에서 오른쪽으로 꺾여있었어. 바닥엔 색 바랜 파란 카펫이 깔려있었는데, 내 발자국 소리를 감춰줘서 다행스러웠어. 난 얼른 방들을 확인했어 - 화장실, 분실물 보관소, 사용된 적 없는 것 같은 침실인데 침실엔 싱글베드랑 정교하게 조각된 빅토리안 옷장이 있었어. 아마 그 곳은 관리인이 어쩌다 가끔 거기서 밤을 보낼 때 쓰는 침실이었을 것 같아. 깔끔하지만 거의 비어있었고 침대시트만 좀 더러웠거든. 거기서 누가 잠을 잔지 꽤 오래돼보였어.  분실물 보관함에는 물건 몇 개가 들어있었어 - 아기 담요, 11학년용 역사 교과서, 남성용 샌들 한 켤레, 여성용 금 손목시계 같은 것들. 여성용 지갑도 있었는데 그 안에서 내가 2학년 때 봤던, 4학기 기간제 영어선생님의 신분증을 찾았어. 그땐 그 선생님이 좋았는데 - 젊고 똑똑하고 재밌으신 분이었거든.  그 선생님만은 믿었었어, 교무실에 계실 때 자주 찾아가서 시간을 보내곤 했단 말이야. 그 신뢰감은, 신분증에서 그분의 흐릿한 증명사진을 보자마자 연기처럼 사라졌지. 아마 그때가 '우리의 작은 마을 안에 컬트집단이 얼마나 침투해 있는지 깨닫게 된 때'였다고 생각해. 정상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 믿었던 사람들까지 전부 연루되어있었어. 끊임없는 물음이 생겨나게 됐고 미쳐버릴 것만 같았어. 내 친구들에 대해서도 의심하게 됐고. 우리 엄마조차도 의심하게 됐어. 그 다음엔 내가 찾은 물건들을 원래 자리에 되돌려 놓고 오른쪽으로 꺾였던 복도로 들어갔어. 거기엔 문 두 개가 더 있었고, 현관홀로 내려가는 메인 계단이 뻗어있었어. 가장 가까운 문 손잡이를 잡으려고 손을 뻗었는데, 건물에서 웅웅소리가 나더니 아래층에서 삐걱대는 소리가 들려왔어. 뭔가 다른 소리가 들리나 들어보려고 했지만 이미 멘붕이 와서 긴 시간을 가만히 서 있기만 했어. 그러다 그 소리가 그냥 건물이 흔들리는 소리였다고 생각하고, 문을 열었지. 잭팟.  그곳은 어떤 사무실이었는데 마호가니와 황동으로 클래식하게 장식된 곳이었어. 완벽한 빅토리안 양식이었지. 난 문을 닫고 가능한 한, 그 곳을 샅샅이 뒤졌어. 그리고 책상에서 지난 사십몇 년 간의 컬트 집단 회의록을 찾게됐어. 잠겨있는 서랍 안에 들어있는 공책에서 찾았지 - 주머니칼이랑 스크류드라이버로 자물쇠를 땄는데, 내 생에 15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진 적이 없었어. 회의록은 짧았고, 회의는 1년에 특별한 때에만 한두번 열리는 것 같았어. 각각의 회의에는 4~5명이 참석하는 것 같았고, 사람들의 이름은 주기적으로 바뀌는 이니셜로만 적혀있었는데, 아마 핵심층 멤버 중 하나가 은퇴하면 그 대신 다른 사람이 들어오는 것 같았어.  많은 양의 회의록엔 별로 주목할만한 얘기는 없었어 - 대부분 컬트집단의 운영이나 총무 관련 얘기였지. 그러다가 보통 회의가 열리지 않는 달에 열렸던 특이한 회의만 찾아보기 시작했어 - 1월이나 7월 이외에 열린것들 말이야. 내가 정보를 모아놨던 파일이 2014년도에 없어졌을 때, 내가 파일에 끼워놨던 회의록들도 같이 사라졌는데, 그게 사라지기 전에 이미 내가 노트북에 내용을 다 옮겨적어뒀어. 없어졌다가 다시 되찾게 된 노트북. 고마워, Claire. 무튼. 회의록 내용은 이랬어. 처음 열린 회의는 1964년 1월로 기록되어있어. 현재 시장인 Hadwell의 임기 전이니까, 아마 H는 그의 아버지일 거라고 생각해. 너희의 흥미를 끄는 다른 이니셜은 Z일 거야.  처음엔 회의록이 좀 더 디테일하고 길었는데, 이 사람들이 대문자를 정말 랜덤하게 써대서 내가 놓친 부분이 있어도 양해 부탁해. 회의록은 이렇게 시작해: C 와 M이 'Stern 시종'은 우리의 '진실된 신앙인'이 아니라는 유력한 증거를 가져왔다. 그는 다른 시종들에 대해 의심과 의문을 품어왔는데, 특히 승천 의식을 위해 선택받은 것이라는 의문이었다. 우리는 그가 비방과 공포를 '추종자들' 사이에 퍼트리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 '개체'의 생존과 그것의 힘은 승천이 얼마나 영광스럽게 비춰지는 지에 달려있다. H는 내일 있을 설교시간에 이것에 대해 언급할 것이다. 추가로, 'Stern 시종'에게 별 다른 판결이 내려지기 전에, 먼저 충분한 증거를 모아야 한다. Z는 우리 추종자들의 새 멤버에 대해 의심 반 걱정 반으로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며, 위원회 대신 'Stern 시종'에게 찾아가서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하고 다니는 것인지 진실을 캐낼 것이다. 그리곤, 1964년 2월: Z는 'Stern 시종'이 우리의 '개체'에 대한 의심을 확실히 말했다고 했다. Z는 그의 배반행위를 드러낼 증거를 요구했다. 다른 움직임이 있는지 주시할 것. 다시, 1964년 2월인데 위 내용 이후에 있었던 회의야: 어 젯밤, 'Stern 시종'이 지하 기록보관소에서 사진을 찍다가 발각됐다. 그는 즉시 처형됐다. 그의 동료들을 주시할 것. 경비의 수를 늘려야 한다. 다른 주목할 점은, Z가 2주 동안의 휴가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몇 세대 동안 그의 가문이 우리에게 해주었던 일을 생각하여, 위원회는 그에게 3주의 휴가와 런던행 티켓을 주었다. Z는 매우 기뻐하였고, 위원회는 그에게 축하와 감사를 전했다.  빨리 확인할 게 있어.  저 “지하 기록보관소”라는 게 내 주의를 끌었다는 거야. 그 사무실에서 몇 개의 회의록을 읽고 나서 내 다음 목적지는 지하가 됐지.  Z에 대해 말하자면.  1979년 4월 회의록에 Z의 득남을 축하했다는 내용이 있어. 아마 그 아들이 'Alan을 만나서 치료해주는 척했던 Z'일 거라고 생각해. 또 마을에 있는 동안 Jess를 예의주시했던 사람일거야. 그는 개체를 상대로 움직였던 게 아니야. 설마 너희들도 진짜 라벤더가 그 빌어먹을 일들을 고쳐줄거라고 생각했던 건 아니지? 그와 그의 친구들은 그들의 여주인처럼 온갖 트릭을 써서, 그년이 바라는 목표를 같이 이루려고 했을거야. Z는 컬트집단의 스파이로 오랜기간 일했던 걸로 보여. Liz의 충성스런 애완견으로, 잘못된 정보와 조작질로. 아마 그와 그의 친구 한두명은 개체의 적인 척 하면서 Elizabeth가 시키는 잡일을 했겠지. 마을로 돌아오지 말라는 경고는 감염을 더 퍼트리려는 수작이었어. 또 개체의 힘을 과장해서 퍼트리고, '그것'을 막을 수 없는 강력한 신으로 둔갑시켰지. 심지어 Claire도 그 사람들한테 이메일을 받았어, 말 그대로 "개체의 승리야"라는 것 말고는 별다를 내용도 없는 거였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한테 그 짓을 했는지 모르겠어 - 특히 그 컬트 집단 외의 사람들한테. 또 Liz년이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시한폭탄을 뿌려놨는지도 모르겠어. 근데 그년은 더 이상 Z가 필요 없었어, 그건 확실해. 그가 죽었다는 사실을 내가 아니까, 왜냐면 내가 제일 처음 죽인게 Z거든. 그 땐 이미 Elizabeth의 희생양이 되어있었어 - 앙상하고 창백하게 웃고있는... 드디어 승천하게 된거지, 그가 원하던 대로 된거야.   고등학교 졸업 후에 그를 본적이 있어서 알아봤어 - 오랜 가문의 장자, 자기가 개멋있다고 생각한 병X. 그의 이름은 Mason Zabala였어. 내가 알기론 그 땐 레게머리같은건 안했고, 고스족 놀이를 했었지. 그 사람이랑 Elizabeth랑 같이 술마시고 취한 적이 몇 번 있어. 그냥 거절당한 구혼자 중에 한명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난 그를 Liz의 옛날 아파트에서 죽였어. 그날 밤에 집으로 돌아와서 읽어본 나머지 회의록 내용이야. 1988년 12월에 열린 회의록: 약속된 아이의 탄생 축하함. 아기는 건강하고 잘 자라고 있음. 이번에는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을 것. 그리고 아래에 손글씨로 쓰여있어: "게다가 자랑스런 애아빠는 진탕 먹고 취해야지! 축하해, H!” 그땐 H가 Hadwell 시장인지 몰랐지만, '그릇'이 1988년 12월 안에 태어나야만 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어. 마을에서 태어난 아이 명단을 살펴보고 의심이 가는 사람들을 발견했는데, 그게 Liz, Jess, 그리고 나야. 공교롭게도 우리 셋의 아버지가 모두 이니셜이 H인데, 그래도 유력한 '그릇 후보'를 3명으로 줄인 게 어디야. 그 후로 몇 년 동안 내가 진짜 '그릇'인 줄알고, 이 모든 게 다 개체의 계략인 줄 알고 미쳐갔어. 결코 편안해질 수가 없었지.  그 다음 회의록은 계속 내 머릿속에서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아직도 그 의미를 모르겠어. 2000년 7월꺼야. H의 둘째 소식에 대해 의논했다. 이번에도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예의주시하며 기다려야 한다.  Hadwell 시장이자 Liz의 아버지인 H는 외동딸밖에 없었어. 또 우리 아버지들한테서 2000년 7월에 아이가 태어났다는 기록은 없단 말이야. 이게 무슨 소리인지 정말 모르겠어. 마지막 회의록, 2007년 3월이야: 화재와 관련하여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의논했다. 7월에 혁신이 있을 것이다. H는 다른 사건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녀가 스스로 깨닫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과거를 되돌아보면, 이 얘기는 Elizabeth에 관한 것 같아, 불이 났던 그날, 걔가 확실히 컬트 집단의 비밀의 방에서 나왔다는 증거지. 아마 걔의 힘을 억제하려고 했던 게 아닐까싶어, 아니면 그들의 꼭두각시로 조종하려고 했었거나. 어쨌든 걘 반항한거지. 이후로 회의록은 없어. 컬트 집단이 아직도 움직이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어 - 아직도 매주 토요일마다 설교가 진행됐으니까 - 하지만 저 핵심층들은 움직이지 않는 것 같았어.  무튼 그 회의록 폴더 아래에 이름표가 붙은 열쇠뭉치가 깔려있었어. 바로 그것도 챙겼지. 내가 스크류드라이버로 서랍을 억지로 여느라, 나무에 기스도 나고 조각들이 떨어져나갔는데, 그건 내가 어떻게 돌려놓을 수가 없었어. 그땐 얼른 “지하 기록보관실”로 가보고 싶었으니까. 계단을 달려 내려가서, 내 목표를 수행하고 빨리 도망치고 싶었어. 또 내가 서랍을 억지로 열어제끼는 동안 아무도 날 잡으러 오지 않은 걸 보면, 이 건물엔 아무도 없는게 분명했어.  아래층의 원형 홀에서 잠시 숨을 골랐어 - 단상이 하나 있고 둥글게 좌석이 늘어서있더라. 그냥 일반적인 교회처럼 보였어. 그리고 의자 사이에서 Hadwell 성경을 집어들었어. 나중에 심심할때 읽기 좋더라고. 지하로 가는 문을 찾는데 3번이나 시도했어. 문에는 이름이 안 써있지 뭐야. 그치만 많은 문들 중에 하나에 "지하"라고 써있는 열쇠를 쓰니까 문이 열리고 그 안에 어둠속으로 뻗어내려간 계단이 나왔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내가 그 아래에서 본 것들을 설명하기가 어려워. 단편적인 부분들만 기억나. 일단 그곳이 어둡고 곰팡이 냄새가 심했지만, 난 난간을 잡고 내려가기 시작했어.  그리고 지하에 도착하니까, 온통 파이프랑 이상한 기계들이 가득 들어차있고, 간간히 틈사이로 푸르스름한 빛이 보였어. 핸드폰은 꺼졌고 벽을 더듬어가면서 길을 찾는데, 꼭 눈 뜬 장님이 된 것 같았지. 그 곳은 빅토리안 양식의 건물을 리모델링했다고는 상상하지 못 할 정도로 굉장히 컸어. 또 거길 지나가면서 계속 발자국 소리나 뭔가 내 무릎이랑 머리카락을 만지는 느낌이 들었어. 그게 쥐가 아니라는 것만 확실히 알겠었어. 쥐한텐 길다란 손가락이 없잖아. 마치 사람들이 내 얼굴 바로 앞에 잔뜩 서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 답답한 어둠속에 가려졌지만, 보통 사람이 아무리 어두워도 자기 눈앞에 뭔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감각이 있잖아. 뭔지는 모르겠지만 내 얼굴 바로 앞에서 자기들 이빨 사이로 숨을 쉬는 것 같았어. 그들의 숨소리가 들리고, 폐안으로 공기가 들어가고 나오는 모든 과정을 느낌 수 있었는데, 막상 앞으로 나아가보면 아무것도 없었어.  벽과 파이프 사이로 뭔가가 계속 빛이 들어오는 걸 가로막고 있었어. 몇 초 동안은 그 틈 사이로 나를 들여다보고 사라지기도 했어. 그래서 가능한 한 조용히 있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몰라. 그치만 그들은 내가 거기에 있다는 걸 이미 알고있었을 거야. 마침내, 난 그 푸른 빛이 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졌어. 너희들처럼 나도 영화에서 오컬트 집단의 의식같은 걸 본적이 있단 말이야 - 검은 망토, 후드, 라틴어로 중얼거리는 사람들, 바닥에 그려진 커다란 펜타그램 뭐 이런거. 근데 이건 그런 게 아니었어. 뭐 적어도 그들이 하는 행위는 그런 의식이거나 비슷한 무언가이긴 했지만. 커다란 방 안에 남자 셋이 있었는데. 그 방은 완전히 검은 곰팡이로 잠식돼있었어. 구석엔 커다란 군집을 형성하고 있었는데, 무슨 질병처럼 이리 저리 뻗어나오는 형세였어. 파란 불빛의 정체는 천장에 매달려서 흔들리는 크리스마스 전구같은 것들이었는데, 누군가가 방의 분위기를 축제처럼 만들려고 했던 것 같아. 나는 밑으로 내려가는 통로 위에 있었는데, 이런 저런 기계들 뒤에 숨어있어서 들키지 않고 그들을 내려다 볼 수 있었어. 그 사람들 중 한 명은 정장을 입고 가죽으로 된 책을 한 권 들고 있었어. 그 책을 손에 넣고싶었지만, 교회에 그런 책은 단 한권만 있는 것 같았고, 책을 지키는 경비는 존나 삼엄했지. 마을이 감염 된 이후에 헤이븐에 다시 찾아가서 그 책을 찾아봤지만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어. 바닥엔 '승천'한 사람들이 기어다녀서 그 아래로 내려가기가 쉽지도 않았고. 아마 아직 그 커다란 방에 있을지도 몰라. 정장을 입고있는 남자는 그 책을 읽고 있었는데,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였어.  "sh", "tl", "k"소리가 상당히 많이 들렸던 걸로 기억해. 나중에 그 언어가 뭔지 알아보려고 발음 샘플을 샅샅이 뒤져봤는데, 제일 비슷하게 들리는 언어는 바로 고대 아즈텍의 '나후아틀어'였어. 물론 그 남자의 발음은 완전히 영어로 들릴만큼 구렸지만. 근데 그냥 그 단어를 입으로 말하는 것만 할 수 있다면, 발음 같은 건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았어. 다른 남자는 근육질이었는데. 검은 점프수트를 입고 장갑을 끼고 위험물질을 다룰 때 쓰는 헬멧같은 걸 쓰고 있었어. 그 사람은 세 번째 남자의 얼굴을 바닥으로 향하게 붙잡고, 그의 양 손을 허리 뒤로 오게끔 하고있었어.  그 세 번째 남자는 반쯤 벗겨져선, 홀쭉 마르고 지저분해보였어. 그리고 다른 두 남자한테 오열하면서 빌고 있었는데, 책을 들고 있는 남자는 계속 그걸 읽기만 했고, 점프수트를 입은 남자는 계속 그를 결박하고만 있었어.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그 남자의 울음소리는 점점 작아졌어, 처음엔 흐느끼기 시작하다가 나중엔 완전히 침묵이었지. 정장을 입은 남자는 그래도 억양을 바꾸지 않더라고 - 바닥에 있는 남자가 얼굴을 땅에 박고 부들부들 떨기 시작해도 이상하리만치 일관된 음을 고수했어. 그 때 바닥의 남자를 붙잡고 있던 남자가 그를 풀어주고 방 밖으로 조용히 걸어나갔어. 책을 든 남자는 계속 책을 읽었고. 그렇게 몇 분이 흘렀는지 모르겠어. 그러다가 바닥의 남자가 몸을 이리저리 꺾기 시작했어, 정장을 입은 남자는 목소리를 높였고. 좀 신나있는 것처럼 들리기까지 했어. 그 남자가 마지막 몇 문장을 읊을 때는 거의 간질이 아닌가 싶을정도로 몸을 떨더라. 근데 마지막 문장을 읽고 말을 멈추자마자, 그 피해자도 움직임을 멈추고 축 늘어졌어. 그 땐 그 사람이 죽은 건가 싶었지. 아마 너희들은 이게 무슨 일인지 추측해봤을 거야, 그래서 내가 말해주는 얘기를 듣고도 별로 충격을 받지 않았겠지, 무튼 그 피해자의 머리가 천장을 향해 꺾여올랐어. 여기서 잠깐 딴소리를 해보자면. 그 곰팡이에 노출되면 감염이 시작되는 건 자명한 사실이지. 근데 내 생각에 곰팡이는 개체를 전달해주는 중간물질에 불과하다고 생각해, 그 자체로 불가사의한 일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즉, 그건 진짜 그냥 검은 곰팡이인거야 - Stachybotrys chartarum라는 검은 곰팡이. 한 번 감염이 됐을 때, 어두운 곳에서 빠르게 퍼지는 특성과 능력이 개체의 바이러스나 뭐 그런거에 아주 적합했던 거야. 뭐 모종의 이유로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어서 감염되는 데 몇 주가 필요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두번 이상 노출돼야 감염되는 경우도 있는 거겠지. 감염사건이 터지기 시작했을 때 경찰서에서 훔친 노트북에 관련 문서가 있었어. 지역대학 연구원들이 협조해서 이게 뭔지 추측성 리포트를 써놓은 건데, 작성시에는 CDC에 연락만 해놓은 상태였다고 하네. 물론, CDC에 연락했다는건 구라였지. 궁금한 사람은 개인적으로 나한테 메시지 주면 그 리포트 파일을 보내줄게. 여기에 올리기엔 너무 글이 길어지고 난잡해져. 내 생각에 그 의식은 승천의 속도를 높여서 개체에게 바치고 접신하게 만드는 용도인 것 같아. 그래, 무슨 X 같은 마법주문 뭐 그런거.  근데 효과가 있긴 한 것 같았어. 바닥에 엎어진 남자가 손을 모으더니 아주 천천히 고개를 돌리기 시작했거든. 그 남자가 머리를 들어서 자기 어깨 너머로 고개를 돌리는 동안, 정장 입은 남자는 차갑게 지켜보고만 있었어. 고개를 어찌나 많이 돌리던지, 목에 힘줄이 터질듯이 부풀어올라서 내가 다 움찔했어. 그리고 나를 똑바로 쳐다보는데, 일그러진 미소를 짓고있었어. 크고 하얀 흰자에 바늘로 찍은 듯이 작은 눈동자가, 계속 내가 숨어있는 지점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고. 그리고 그 순간에도 그는 계속해서 상태가 나빠지고 있었어, 꼭 생명력이 어디론가 빨려나가는 것처럼. 그가 늙어갔다는 말이 아니라. 시체처럼 변해갔다는 말이야. 피부는 밀랍처럼 하얘지고 근육이랑 지방이 쑥 꺼져서는, 손가락이 쪼그라들고 서로 붙어버렸어. 발끝에서부터 검게 썩어가기 시작하고, 그가 고개를 다 돌리기 전에 이미 다리 반절이 썩어버렸어. 그 때가 내가 누군가 승천하는 걸 처음 목격한 순간이야, 그 때 든 생각은 다시는 이런 장면을 또 보고 싶지 않다는 거였고.  무튼 그가 그렇게 시체처럼 썩어가는 와중에, 자기의 가느다란 팔을 정확히 내가 숨어있는 곳으로 뻗었어. "손님이 있다..." 그가 바닥에 엎어져서 빌어댈 때랑은 완전히 다르게 깊고 쇠긁는 목소리로 말했어. 그 땐 두피에서도 썩는 게 시작되고 귀 아래로 퍼지고 있었어. 그 사람이 다음에 뭔가 말하려고 했는데, 아래 턱이 쑥 빠지고 혀가 쭉 늘어졌어. 역시 똑같이 썩어가는 기관지가 다 보일 정도였어. 그리곤 검은 액체를 흘리면서 살점이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어.  거기서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가 없었어. 도망가야한다는 직감이 들어서 바로 다시 파이프 사이로, 지하실의 어둠속으로 도망쳤어. 그 사람이 날 가리킨게 아니라고 믿고싶었지만 그러진 않았어. 그리고 정장 입은 남자가 소리치는게 들리고, 다른 발자국 소리들이 더해지더니 날 쫒는 소리가 들려왔어. 갈림길에서는 그냥 아무렇게나 꺾어서 도망치다가, 결국엔 지쳐서 길을 잃어버렸어.  그 다음엔 무슨 할로윈 귀신의 집에서 길을 찾아 헤매는 것 같더라 - 으스스한 푸른 빛이 새어나오는 방이 여러개 있고 그 속에서 검은 곰팡이를 헤집어가면서 길을 찾는거야. 무슨 스냅샷처럼 내 머릿속에 뜨문뜨문 기억나는데 - 작은 감옥같은 것들이 바닥에 들어서있고, 갈색 머리카락들이 얼기설기 뭉쳐있었어. 다른 방에는 환자이송용 들것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고, 그 위에는 시체를 하얀 천으로 덮어놨었어. 또 지저분한 욕조들도 있었고. 이빨이 가득 들어있는 메이슨자들도 있었어. 다른 방은 문이 닫히니까 너무 어두워서 뭐가 보이지를 않더라. 그 큰 방에서부터 도망치다가 잠시라도 멈추게 된건 그 방이 처음이었어. 방 밖에선 사방에서 발소리, 헐떡이는 소리가 들려왔고. 다시 정신을 차리고, 이 곳을 빠져나갈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어. 그러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같은 금속 구조물을 잡게됐는데, 그 구조물 너머에서 뭔가 살아있는 것이 날 만지는 게 느껴졌어. 나는 비명을 지르면서 뒤로 넘어지고 다른 금속 구조물에 부딪쳤는데, 역시 그 뒤에있던 뭔가의 손이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게 느껴졌어. 내 귓속으로 숨을 내쉬는 게 느껴져서, 그 구조물들을 이리저리 밀치면서 후다닥 일어났어. 그러니까 구조물들이 바닥에 우당탕하고 넘어지더라고. 날 쫒던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듣고 달려왔나봐. 내 반대편의 문이 벌컥 열리고, 그 뒤로 들어오는 푸른 빛 덕분에 내가 만졌던 금속 구조물들이 뭔지 보이게 됐어. 그 작은 방에 조그만 철창들이 빼곡히 들어차있었던 거야. 1 세제곱미터보다도 작아보이는데, 그 많은 철창들 안에는 거의다 무언가가 들어가있었어. 사람들이 그 안에, 접혀있다시피. 창백하고, 비쩍마른, 웃는 사람들이 이리저리 뒤틀린 자세로 여기저기 상처입은 채, 검은 액체를 온몸에서 줄줄 흘리고 있었어. 그리고 대부분은 안대가 씌워져있었고. 몇몇은 천천히 썩어가는 곰팡이 때문에 사지가 없기도 했고, 떨어져나간 팔다리가 그들 옆에 놓여있었어. '개체'의 먹이창고였던 거야. 지하 보관실이라는 게. 나를 쫓던 사람들이 나한테 멈추라고 소리쳤어. 난 다시 비명을 지르면서 달려나왔고. 그러다가 어쩌다보니 다시 파이프가 가득했던, 내가 들어왔던 곳을 발견하고, 난 다시 계단을 밟고 도망쳐 올라갔어. 그 끔찍한 지하실 문을 쾅 닫고, 버려진 교회를 향해 달려갔지. 사방에서 시끄럽게 울리는 사이렌 소리를 무시하고 비상구를 찾아서 도망나왔어. 써야할 이야기가 훨씬 더 많은데, 그리고 내 과거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너희의 질문에 답할 수 있을텐데. 그 이야기 전부를 이 포스팅에 다 쓸 수는 없고, 할 수 없지만 나눠서 올려야겠어. 나머지는 내일 올릴게, 24시간 제한이 풀리면 말이야.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야, 다 말해주는 데에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리든. 내일 돌아올게 NoSleep. --------------------------------------- 원글의 댓글 :  theonewhosees 새글알람이 이렇게 고마울수가! ㄴ     helpmenosleep          그러게 :D [출처] [reddit] 감염된 마을 (15),(16) | 디미토리 ________________________ Clayton처럼 Liz도 방황의 10대를 보냈겠구나. 원하지 않은 운명, 그릇의 몸으로 태어났으니 얼마나 막막했을까. 뭐 모든 것이 준비된 상황이었던 Liz는 뭐든 직접 찾아내야 했던 Clayton과는 달랐던 것 같긴 하지만. 그나저나 원글에 달린 댓글... helpmenosleep은 Liz의 계정이잖아. 역시나 기다리고 있었네, Clayton의 글을. 우린 내일 다시 보자!
'집안이 젤리 투성' 페인트 칠하는 날 대형사고 친 고양이ㅋㅋㅋㅋㅋ
고양이 메이지는 태어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헐크가 연상될 정도로 에너지가 넘치는 아기 고양이입니다. 메이지의 취미는 두루마리 휴지 찢기와 비닐봉투로 돌진하기. 특히, 비닐봉투만 발견하면 눈이 뒤집혀 돌진하곤 합니다. 메이지는 비닐봉투로 돌진하며 걸리적거리는 건 모두 엎어버리죠. 램프를 쓰러트리고 커튼을 뜯고 식탁 위에 있는 접시는 모두 바닥으로 던져버립니다. 하지만 집사 홀리 씨는 메이지의 활발한 성격을 사랑합니다. "에너지 넘치는 고양이의 자연스러운 행동일 뿐이고, 녀석이 행복하다면 저는 괜찮은걸요." 그러나 메이지를 너무 사랑하는 홀리 씨는 녀석이 아무리 사고를 치고 다녀도 항상 너그럽게 넘어갔죠. 딱히 메이지의 행동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꼭 신경써야 했습니다... 집에 페인트를 새로 칠한 날, 대재앙이 닥쳤습니다. 페인트 칠을 모두 끝낸 그녀는 갑자기 몰려오는 피로에 페인트를 상자 속에 넣어둔 채로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화장실에 온 홀리 씨는 하룻밤 새 귀여운 젤리 무늬 커버를 발견했습니다. 정신이 번쩍 든 그녀가 거실로 뛰쳐나오자,  바닥 여기저기 고양이 젤리 자국이 찍혀있습니다. 현관, 침실 그리고 각종 가구들과 소파 위에 하얀 발가락 모양이 빛나고 있었죠. 집안 구석구석 모든 곳에 메이지의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메이지를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그녀는 어젯밤 페인트를 방치한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며, 하루종일 걸레질을 해야했죠. 메이지는 그런 홀리 씨를 의아한 표정으로 지켜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렸습니다. 홀리 씨는 메이지의 그림을 SNS에 공개하며 말했습니다. "메이지를 사랑하지만 녀석의 미적 감각은 참 별로인 것 같아요." 꼬리스토리가 들려주는 동물 이야기!
퍼오는 미스테리썰) 우리 마을이 감염된 것 같아 9화
다들 뭐하고 있어? 심심하면 나랑 같이 이걸 보도록 하쟈! 1편부터 봐야 재밌으니까 1편부터 링크 걸어줄게 ㅎㅎ 1화 http://vingle.net/posts/2651957 2화 http://vingle.net/posts/2651982 3화 http://vingle.net/posts/2652083 4화 http://vingle.net/posts/2652107 5화 http://vingle.net/posts/2652119 6화 http://vingle.net/posts/2652128 7화 http://vingle.net/posts/2653546 8화 http://vingle.net/posts/2653678 그럼 9화 들어가 볼까? __________________________ 감염된 마을 9 Heather랑 난 너희들의 조언을 받아들여서 밖에 나가서 햇빛을 좀 쬐기로 했어. Heather가 특히 굉장히 좋아하더라고. 너희들이 너무너무 똑똑한 것 같다며. 근데 내 생각엔 햇빛 쬐는게 별 도움이 안 됐던 것 같아. 약간 흐린 날이었는데도, 햇빛 때문에 눈이 굉장히 따가웠어. 그리고 나갔다 들어온 다음에는 너무 지쳐가지고… Heather 말로는 자기는 기운을 좀 차린 것 같다고 하더라. 아예 효과가 없었던 건 아닌가봐. 우리는 매일 한두시간 씩 나가서 볕을 좀 쬐기로 했어. 적어도 매일 정신을 차리고 있기 위해서라도. 우리 둘 다 기억이 드문드문 끊기기 시작했어. 한 번 필름이 끊길 때마다 점점 기억 못 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어. 글을 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예전처럼 손가락이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이지가 않아. 오타가 좀 있더라도 양해해 주길 바라. Blake가 병원에서 돌아왔어. 여전히 진통제와 항생제를 달고 살긴 하지만. 우리 둘은 모텔 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얘를 돌보고 있는 중이야. 우리 방에 다른 사람은 들어올 수 없도록 확실히 하고 있어. 뭐 방 치우는 사람이라던가 그런 사람들도 절대 못 들어오게 하고 있는데… 문제는 그런 청소 서비스라던가 다른 호텔 서비스가 아예 제공이 안 되고 있다는 거지. 이 호텔이 뭐 별 달린 호텔도 아니고, 굉장히 영세한 모텔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체크인 한 이후로 리셉션에 사람이 있는 걸 못 봤거든. 로비에도 아무도 사람이 없어. 그냥 서비스가 안 좋은 건지, 아니면 무슨 일이 생긴건지 모르겠어. 더 이상 죄책감을 느낄 일이 없으면 좋으련만. Blake가 왜 병원에 입원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이제부터 설명해볼게. 시간 순으로, 알지? 일단 우리가 그 고등학교 지하에 있던 비밀 방에 들어갔던 때부터 설명을 해야겠네. 내가 Hadwell 경전을 집어 들었던 거 기억하지? 그걸 집어들고 나서 책을 읽어보려고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어. 거의 내가 책에 손을 대자마자 우리 뒤쪽에 있는 터널에서 발을 질질 끄는 소리가 들렸거든. 명확하게 다리를 저는 발자국 소리. 그 소리는 시커먼 어둠을 뚫고 다가오고 있었어. Blake랑 나는 숨을 죽인 채, 그 어둠 속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어. 너무 어두워서 존나 개뿔도 안보였지. 그리고, 순식간에 방 문이 쾅 하고 닫혔어. 저번 그 노트북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 둘이 그 방 안에 갇힌거야. 난 문에 가까이 서 있다가, 놀라서 펄쩍 뛰는 바람에 방 중앙에 있던 단에 부딪히고 말았어. 단 위에 있던 것들이 와장창 무너졌지. 그 바람에 촛불도 꺼졌고. Blake는 플래시를 더듬어서 찾았고 나는 그 와중에도 그 가죽 양장 책을 꼭 붙들었어. 여기까지 와서 뭔가 중요해보이는 문서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거든. 그 책을 읽고 나서 그게 얼마나 잘한 일이었는지 곧 깨달았지만. Blake는 문을 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중이었어. 주먹으로 문을 쾅쾅 때리고 있었지. 엄청 세게 때리고 있어서, 저번에 있었던 그 나무 문은 어떻게 부서지지 않고 견딜 수 있었을까 의아할 정도였지. 하지만 이 문은 강철로 되어 있었고, 밖에서 아주 단단히 잠겨 있었어. 난 주변을 가득 채우고 있는 빽빽한 어둠을 불안한 마음으로 둘러봤어. 꼭 어디 무덤 속에라도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더러운 기분이었다고. Blake는 한바탕 쌍욕을 퍼붓고는 뒤돌아서 나를 붙잡고 꽉 껴안았어. 우리 둘은 그렇게 어둠 속에서 부둥켜 안고 있었지. 둘이 그러고 있으니까 한결 안심이 되는 느낌이었어. 뭔가가 밖에서 문을 박박 긁는 듯한 소리가 났어. 그리고 숨죽인 히죽임 같은 것도 들렸어. 쉭쉭거리는 웃음소리. 밖에 있는 뭔가가 우리를 비웃고 있었던 거야. 우리가 그 어둠 속에서 얼마 동안이나 서로 껴안고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어. 그러고 있는 내내 문 뒤에 있는 그 뭔가는 계속해서 문을 긁어댔고 웃어댔어. 우리는 쓰러진 단 근처에 앉아 있었고, Blake는 조그만 소리에도 깜짝 놀라서 플래시 불빛을 비춰댔지. 그 손톱으로 긁는 소리와 발을 질질 끄는 소리는 진짜 사방에서 들려오는 것 같은 기분이었어. 어디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극도의 긴장감이 느껴졌지만, 아무것도 보이지는 않았어. 어느 순간 나는 너무 토할 것 같아서 내 머리를 다리 사이에 끼고 눈을 감았어. Blake가 잠시 일어나서 방을 살펴보는 동안, 난 그렇게 웅크리고 앉아 있었어. 벼라별 생각이 다 들더라. 심지어 그냥 이대로 포기하고 죽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 몇 시간이 지난 것 같았지. 갑자기 Blake가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나를 잡아끌었어. 나가는 길을 찾았다는 거야. Blake가 다 쓰러진 단 뒤에 있었던 두번째 태피스트리를 찢었어. 그랬더니 그 뒤에 커다란 구멍이 나왔어. 우리 둘이 기어서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큰 구멍이었지. 나는 너무나 안도한 나머지 울음을 터트렸어. 그리고 먼저 들어간 Blake를 따라서 그 구멍으로 들어갔어. 우리 둘 다 그 구멍이 어디로 통하는 건지는 전혀 상관하지 않았어. 그냥 그 좆 같은 방에서 나가고만 싶었으니까. 우리가 들어간 그 구멍은 그냥 흙바닥이었는데, 갈수록 점점 경사가 급해지고 있었어. 우리는 최대한 빨리 안으로 기어들어갔어. 하지만 얼마 가기도 전에 갑자기 뒤에서 그 비밀 방의 문이 쾅 하고 열리는 소리가 났어. Blake는 나를 자기 앞으로 떠민 다음에, 다급하게 “빨리 가! 빨리!” 하고 속삭였어. 뒤에서는 그 크리쳐가 발을 질질 끌면서, 하지만 사뭇 빠른 발걸음으로 우리를 쫓아오고 있었어.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어. 어느 순간부터 우리가 기어들어갔던 그 터널은 점점 넓어지고 있어서, 허리를 살짝 굽힌 채로 뛰어갈 수 있을 정도가 되었어. 흙바닥은 거친 돌바닥이 되어 있었고. 우리를 뒤쫓아오던 크리쳐 역시 우리를 따라 터널로 들어왔지. 그것이 내뱉는 거친 숨소리가 터널 안을 가득 채웠어. 난 그것이 움직이는 동작 하나하나, 내뱉는 숨소리 하나하나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어. 정신없이 도망가고 있었기 때문에 플래시 불빛을 뒤쪽으로 비출 새도 없어서, 내 뒤를 볼 여유조차 없다는 게 날 미치게 만들었어. 그게 어디까지 왔는지 보려고 어깨 너머로 힐끗 본 순간, 난 벽에 부딪혔어. 바로 코앞에, 너무도 단단하고 야속한 벽이 그냥 불쑥 솟아 있었던 거야. 그 앞에서 그 괴물이 우리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Blake에게 매달려서 그냥 안절부절 못하고 서 있었어. 그 때 Blake가 뭔가 소리치고는 내 엉덩이 쪽을 붙들고 날 위로 번쩍 들었어. “그거 잡아!” 난 한껏 팔을 뻗어서 벽면을 열심히 더듬었어. 손에 뭔가 금속 막대 같은 게 잡혔지. 사다리였어. 끝부분이 땅에서 한 150cm 정도 높이로 떨어져 있는 사다리. 내가 힘겹게 몇 칸 올라가자 Blake는 훌쩍 뛰어서 어렵지 않게 사다리에 올라올 수 있었어. 원래부터 힘이 그렇게 셌던 건지, 아니면 극도의 위기 상황에서 몸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 건지는 모르지. 뭐 상관 없었어. 아직도 어둠 속에서 그 크리쳐가 우리를 바싹 뒤따라오고 있었으니까. 뭔가를 미친듯이 웅얼웅얼거리고 있었어. 그냥 알 수 없는, 언어같지 않은 그런 말들을. Blake가 나중에 나한테 말하기를, 분명 그게 자기 청바지 밑단을 붙잡은 것 같아서 있는 힘껏 발길질을 했는데 아무것도 발에 걸리는 게 없었대. 사다리를 계속 올라갔더니 천장에 무거운 문이 하나 달려 있었어. 분명 평소의 나였다면 절대 열지 못했을거야. 하지만 당시 내 몸엔 아드레날린이 흘러 넘치고 있었고, 어떻게 간신히 문을 열고 밖으로 엉금엉금 기어나왔어. Blake가 나를 뒤따라 기어나왔고, 바로 문을 닫아 버렸어. 자갈이 깔려 있는 통로였어. 학교 건물 바로 옆에 나 있는 통로. 우린 밖으로 나온 거야. 거기 안에 들어가 있는 동안 시간이 많이 지났는지 밖은 이미 어둑어둑해지고 있었어. 우리 등 뒤로 달이 떠오르고 있었지. 깊은 안도감이 내 전신을 휘감았어. 난 Blake와 눈을 마주쳤지. 우리는 불안한 마음으로 조그맣게 웃기 시작했지만, 이내 웃음소리는 점점 커졌어. Blake는 닫힌 문 위에 대자로 널브러진 채로 크게 웃었고, 나는 배를 움켜쥐고 낄낄거렸어. 그때까지도 Hadwell 경전을 놓치지 않고 무사히 가지고 나왔다는 사실이 날 더 크게 웃게 만들었지. 그 때 Blake가 누워 있는 바로 밑에서 쿵 하는 소리가 났어. 누가 주먹으로 철문을 후려친거지. 우리는 식겁해서 곧장 거기서 벗어나기로 했어. 짐을 다시 추스리고, 우리는 앞을 막고 있는 폴리스 라인을 넘어서 서둘러 뛰어갔어. 가볍게 비가 내리고 있었고 난 자유의 기쁨을 마음껏 만끽했어. 그때까지만 해도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지. 왜냐면 뭔가 중요해보이는 책이 내 수중에 있고, 그 책 때문에 그 크리쳐가 우릴 끈질기게 쫓아 왔었잖아? 그건 우리가 뭔가 이 모든 상황을 뒤집어 엎을 수 있는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어? 난 그렇게 한없이 낙관적으로만 생각했지. 하지만 그게 아니었어. 책 속에 뭔가 비밀이 있긴 했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어떤 방법을 찾은 건 아니었지. 하지만 그 순간에는 마치 우리가 이긴 것만 같은 기분이었어. 마치 아까의 그 사건이 우리의 마지막 시련이라도 된 것 같았다고. 난 바로 호텔로 돌아가지 않고 학교를 좀 더 살펴보기로 결정하고 내 폰을 꺼내서 학교 사진을 좀 찍어보기로 했어. Blake도 자기 카메라를 꺼내서 몇 장 찍었지. 걔 카메라로는 뭐가 나오긴 하더라. 아마 우리가 곰팡이랑 살짝 떨어져 있어서 그런 걸지도 몰라. 내 건 별로 뭐가 선명하게 나오진 않았어. 이거 세 장빼고는. 첫 번째 사진은 학교 서쪽에서 이층이랑 삼 층을 찍은 사진이고, 두번째랑 세번째는 우리가 처음 학교 안으로 들어갈 때 썼던 비상계단을 찍은 거야. 세 장 다 밑에 담배가 같이 찍혔네… 미안. 당시에 담배가 진짜 간절했었거든. 그리고 확실히 난 사진 찍는 데 재능이 없나봐. 내가 저 사진들 찍는 동안, Blake는 아까의 그 통로 쪽에서 사진을 계속 찍었어. 그때는 별 말 안했는데, 나중에 들으니까 우리가 탈출했던 그 터널 쪽에서 계속 발소리가 들려서 그쪽으로 가봤대. 그랬더니 그 인도 쪽에 뭔가가 있었다는거야. 바닥에 계속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는데, 길을 비추는 가로등 불빛을 피해서 그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었다는 거지. 그러더니 그 크리쳐가 똑바로 일어나서 자기 쪽을 한참을 바라보다가, 난간 위로 기어올라가서 벽 높은 곳에 나 있었던 조그만 구멍으로 들어가버렸대. 다시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간거지. 나는 Blake가 그것을 마주하자마자 바로 도망치지 않고 사진이나 찍고 앉아 있었다는 걸 알고 무지 화를 냈어. 하지만 Blake는 그것의 움직임이 너무 느려서 자기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확신이 들었대. 이게 걔가 찍은 사진들이야 사진을 다 찍고 나서, Blake는 나를 차 안에 들어가게 했어. 그리고 차를 몰아 다시 모텔로 돌아갔지. Heather가 엄청 불안해하면서 기다리고 있더라고. 예상했던 시간보다 훨씬 늦게 돌아왔으니까. 나는 모텔에 돌아오자마자 이메일을 확인했어. rjtwlzbt@guerillamail.com에서 이메일이 하나 와 있더라고. GuerillaMail은 나도 잘 알지. 왜, 그럴 때 있잖아. 어떤 사이트에 가입하고는 싶은데 그 사이트로부터 스팸메일은 받고 싶지 않을 때. 그 때 이메일 란에 GuerillaMail 주소를 썼었지. 고딩 때 많이 쓰던 방법이었어. 거기 이메일 주소는 일회용인데다가, 한 번 쓸 때마다 랜덤으로 주소를 배정해주니까, 다시 회신을 받을 수가 없는거지. 나한테 이메일을 보낸 사람은 다시 답장을 받는 걸 꺼려하는 듯 했어. 이게 그 전문이야. 복붙할게. Claire. 아마 나에 대해서 그렇게 신뢰가 가지는 않을 거야. 하지만 한 번만 믿어봐. 밑지는 장사는 아니니까. 나는 Alan이랑은 아주 친한 친구였어. 그리고 지금 Elizabeth는 점점 미쳐가고 있지. 레딧에 올라와 있는 곰팡이 관련 시리즈를 다 읽어봤어. Alan이 그랬던 것처럼, 난 그냥 포기하고 가만히 손가락 빨고 있지는 않을거야. 그렇다고 내가 Alan처럼 무모하게 달려들거라는 뜻은 아니고. Alan은 내 가장 친한 친구 중에 하나였지만, 걔는 항상 너무 순진했어. 난 무신론자야. 하지만 만약 당장 내일이라도 신이 우리 집 문 앞에 딱 나타나서 자기한테 경배하라고 하면 난 그렇게 할거야. 거기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쳐봤자 나만 손해잖아? 그래서 난 총을 샀어. 그리고 지금은 총 다루는 법을 배우고 있는 중이야. 자기 자신을 기만하려고 하지마, Claire. 여기에는 어떤 치료 방법도 없다는 걸 알고 있잖아? 내 추론에 의하면, ‘그것’은 사람들의 몸을 빌려야만 살아갈 수 있는 것 같아. 그리고 몸은 총알구멍이 나면 움직일 수 없지. None of this following-me-around-watching-me-shit you pulled on Alan and Jess. 나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어주고 싶지 않아서 하는 말인데, 난 무슨 영화에 나오는, 이런 일을 숱하게 겪어 본 상남자 뭐 그런 건 아니야. 오히려 난 이 일을 겪기 전까지 싸움이라고는 한 번도 안 해본, 강함과는 거리가 먼 그런 남자거든. 내 전공은 컴공이었어. 중간에 자퇴하기는 했지만. 하지만 크툴루 신화가 (역자 주: Lovecraft 소설에 등장하는 신화적 세계관. Hadwell 성경에 나와 있는 창세기와 비슷한 점이 있음) 책을 뚫고 나와서 진짜가 되어 버린 이 지경에 코딩은 별로 쓸모가 없더라고. 근데 한 가지 다행인 점은 뭔지 알아? 실제로 겪어 보니까, 조심스럽게 머리를 굴리는 편이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되는 것 같아. Nosleep은 양 날의 검이야. 그곳의 많은 사람들이 올리는 글들이 날 지금까지 안전하게 지켜줬어. 그들이 올리는 많은 정보들을 통해서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었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너의 글들을 보고 이 일에 대해서 알게 되는 걸 마냥 시기할 수만은 없는 노릇인 거지. 하지만 그 ‘다른 사람’에, 네가 이 일에 대해서 몰랐으면 하는 그런 사람들도 포함이 된다는 걸 명심해. 그냥 조심하라는 거야. 근데 이 메일은 받는 즉시 nosleep에 올려줬으면 해. Elizabeth가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뭔지 알았으면 좋겠거든. 이건 너한테 말하는 거야, Liz. 너가 다시 nosleep에서 활동하고 있다니 매우 기쁘네. 난 너가 helpmenosleep이랑 alanpwtf 이 두 계정을 컨트롤하고 있다는 걸 알아. 그리고 니가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사람들을 엿먹이면서 얼마나 즐거워하고 있는지도 알고 있지. 내가 널 잡으러 갈 거라는 것도 알았으면 좋겠다, 이 개년아. 지옥에 분명 너 같은 배신자를 위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을 거야. 넌 사람들이 니가 그냥 우연히 이 모든 상황에 휘말리게 된 거라고 믿길 바라겠지만 그건 존나 개뻥이지. 넌 피해자가 아니야. 너가 바로 이 모든 상황을 폭발하게 만든 촉매잖아. 니가 바로 그 ‘육체’지. 내가 Illinois로 이사가기 전, 그 마을에 살고 있었을 때, 넌 항상 너의 추종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널 싫어하는 걸 전혀 숨기지 않았지. Jess랑 Alan이랑 맨날 그것 때문에 싸웠잖아. 왜냐면 걔네는 널 사랑했으니까. 걔네는 널 사랑했다고. 근데 넌 걔네를 배신했지. 니가 그 힘을 니 수중에 넣자마자 바로 걔네를 배신했어. 널 찾을 거야. 그리고 널 파괴해 버릴 거야, Elizabeth Hadwell. 니가 내 친구들한테 한 짓과 우리 마을에 한 짓, 그리고 아무 상관 없는 순진한 다른 모든 희생자들을 위한 복수를 할거라고. Claire, 이제 다시 너한테 하는 말이야. 니가 그 마을에 있다니 진짜 유감이네. 글 쓰는 거 보면 되게 괜찮은 애인 것 같은데. 하지만 이건 너가 그냥 피하고 싶다고 외면하거나 무시할 수 있는 종류의 일이 아니야. 나도 그렇게 해 봤어. 아무 소용 없었지. 그냥 신중하게 움직이는 수밖에 없어. 항상 긴장을 놓지 마. 그리고 쓸데없이 오지랖 부리지 말고. 누군가가 좆된 것 같아도 도와주려고 하지 마. 왜냐면 그 사람들은 이미 좆됐으니까. Z한테 연락 와도 무시해. 이건 치료할 수 있는 그런 게 아니야. Alan이 어떻게 죽어갔는지 읽어서 알잖아. 내 조언은, 그냥 그 마을에 갈 떈 항상 가스마스크를 끼라는 것 뿐이야. 절대 다른 사람들에게 마을 위치를 알려주면 안돼. 몇 달 전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있었지만, 너가 글에 올린 내용을 보고 뭔가 실마리를 잡았어. 니가 말했던 그 노트북 있잖아. 그것 좀 봤으면 좋겠는데. 아마 Liz 노트북일거야. 걔를 어떻게 하면 물리칠 수 있을 지 큰 힌트를 줄 수 있을지도 몰라. 항상 뭔가 비밀을 가지고 있었고 그걸 숨기려고 굉장히 애를 썼기 때문에 아마 비밀번호가 걸려 있을 테지만, 내 생각엔 풀 수 있을 것도 같거든. 한 번 만날 수 있을까? 만약 혼자 오는 게 불안하다면, 니 친구들이랑 같이 와도 돼. 너를 해치려고 그러는 게 아니야. 이 상황에서 약속 같은 건 정말 의미 없다는 건 알지만, 하여튼 약속할 수 있어. 난 너를 도와주고 싶어서 그래. 나한테 문자해. 너한테 시카고 지역번호로 문자 보냈던 사람 있지? 그게 나야. 언제쯤 만날 수 있을 지 알려줘. 우린 서로 도와야 돼. 난 그 마을에 대해서 상당히 많이 알고 있고 너는 그 노트북을 가지고 있지. 부탁이야. 내가 너한테 어떻게 신뢰를 줘야 할 지 모르겠어. 하지만 우리 둘 다 이젠 더 이상 잃을 것도 없잖아? 빠른 시일 내에 연락이 되길 바랄게. 여행자(The Voyager)가 _ 사실 이 메일은 이 주 전에 온 거야. 근데 여기 올리지를 못했네. 내가 이걸 쓰는 데 얼마나 걸릴지 알 수가 없어서 말이야. 음… 이건 좀 스포일러인데, 우리 Clayton이랑 결국 만났어. (그 자칭 여행자의 진짜 이름이 Clayton이더라고) 그리고 난 그를 만난 걸 후회해. 근데 너희가 생각하는 그런 이유 때문에 후회하는 건 아니야. 이 사이비 종교 집단은 굉장히 위험하고 교활하기 때문에 우리가 받을 수 있는 도움은 다 활용해야 해. Elizabeth Hadwell이 중요한 키가 될 거야. Alan과 Jess가 자기들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했던 이는 알고보니 ‘개체’와 손을 잡은 공모자였어. Liz는 그들을 배신했고 그들이 그냥 죽게 내버려뒀어. 그리고 지금은 자기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모두의 뒤를 쫓고 있지. 그녀의 미친 질주를 멈춰야 해. 그러니까 일단 Elizabeth를 찾아야겠지. 감염된 마을 10 참고: 이 일기는 Claire가 4개월 전, 감염된 마을에서 본인이 겪은 일을 기록한 것이다. Claire는 나에게 이 일기를 이곳에 올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녀 스스로 더 이상 글을 올릴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일기들이 Claire가 발견한 것들을 충실하게 설명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일기의 시작 시점은 Claire가 Nosleep에 글을 올리기를 멈춘 시점과 동일하다. 이것을 올리는 것이 왜 이렇게 늦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일기가 끝난 다음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Clayton (여행자) [일기장의 표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Clatyon, 그들은 알 권리가 있어. 시간이 될 때 이 일기를 nosleep에 올려주기를 바라. 그리고 네가 나한테 해줬던 이야기를 그들에게도 해줘. 하나도 빼놓지 말고. 이건 내 마지막 부탁이야. 내가 저번에 니 부탁 들어줬잖아. 아이디: vainercupid 비밀번호: ********** [개인정보이므로 별표 처리함] 고마워. 다른 쪽에서 다시 보자. Claire _ 2014년 4월 12일 이제 전기를 쓸 수가 없어. 미안해, nosleep. 내 핸드폰 충전기 케이블이 죄다 썩었거든. 플라스틱이 말라비틀어졌고, 구리선은 다 헤졌어. 그냥, 그냥 일어나니까 그렇게 되어 있네. 하여튼 그래서 이제 폰은 꺼졌고, 내 노트북은 그냥 존나 망가졌어. 이 방 전체가 그냥 다 썩어들어가고 있는 것 같아. 나도 같이 썩고 있는 느낌이야. 그냥 이대로 시들어서 죽어버리는 느낌. 내 손이랑 발을 보면 그냥 정상처럼 보여. 아무것도 바뀐 게 없는 것 같지. 하지만 변화는 내부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어. 뭔가가 내 몸 속을 기어다니고 있는 게 느껴져. 피부 저 아래에, 수억 개의 기생충들이 내 근육과 뼈 속에서 꿈틀대고 있는 기분이야. 내 손톱을 자세히 관찰하면, 손톱 바닥이 갈색으로 썩어가고 있는 게 보여. 여행자 (진짜 이름이 Clayton이라고 저번에 말했지.) 그 개새끼가 Elizabeth Hadwell의 노트북을 가져갔어. 자기가 가지고 있는 편이 훨씬 나을 거라면서. 자기가 어쩌면 모든 걸 고칠 수도 있을거라고. 그가 다시 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야. [Clayton의 노트: Claire와 처음 만날 때 난 “여행자”라는 가명을 사용했다. 내 신상 정보를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니까. 내 옛날 게임 아이디였기도 하고, 내 이메일 주소에도 ‘voyager’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기도 하고. 고등학교 때부터 Alan이랑 Lisa가 날 그 별명으로 불렀었다. 그리고 나중에는 Jess랑 Elizabeth가 날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고. ] 시간관념이 무너지고 있어. 중간중간 기억이 끊기는 건 물론이고, 점점 선후관계도 뒤죽박죽이 되어 버리는 것 같아. 일단 내가 생각하기에 처음 일어났던 일부터 설명해볼게. Clayton이 나한테 그 이메일을 보낸 뒤부터, 우리 둘은 많은 이야기를 했어. 문자도 했고, 전화도 했고. 난 걔가 날 속이고 있지 않다는 걸 최대한 확실히 해두어야 했으니까. Clayton은 계속해서 자기는 날 도우려고 하는 것이며, 이 모든 일들을 멈추려고 하고 있다고 반복해서 말했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볼거라고. 자기는 Elizabeth와 Jess, Lisa, Alan, Alex 모두를 알고 있다고 나한테 얘기했고, 나를 직접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했어. 그치만 막상 만나니까 그것에 대한 말은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지. Clayton이 나한테 거짓말을 한 건 확실하지만, 그가 이 모든 일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것 역시 확실해. 자기가 그 노트북 비밀번호를 풀 수 있다고 했고, 그게 우리한테 유일한 답이 될 거라고 했으니까. 하여튼 그래서 우리는 Clayton과 만났어. 나랑 Blake랑 Heather랑. 우리보고 마을로 들어가는 그 다리에서 보자고 하더라고. 우리는 다리로 갔지. 삼십 분 정도 기다렸어. 아무도 나오지 않았어.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던 것 같아. 내 기억으로는. 그 때 다리 밑에서 뭔가가 질질 끄는 발자국 소리를 내면서 움직이기 시작했어. 소리는 점점 가까워졌지. Heather는 완전히 겁에 질려서 빨리 가자고 했어. 난 거절했고. 그때 난 점점 절박해지고 있었거든. 난 내가 이미 완전히 감염됐다는 걸 그 때 이미 깨달은 상태였고, 그가 뭔가 방법을 가지고 있다면 어떻든간에 그와 대화를 해 볼 생각이었어. 그 발자국 소리는 Clayton이 내는 소리라는 게 밝혀졌어. 그는 다리 밑에 있는 베이스캠프에서부터 기어올라오고 있었지. Clayton을 보자마자 걔가 저번에 봤던 그 가죽자켓이라는 걸 알아차렸어. 저번에 우리 셋이 차 타고 마을을 한 번 쭉 돌 때, 가죽자켓 입은 남자가 드레스 입은 여자를 데리고 걸어가고 있었잖아. 그 때 Clayton은 우리를 피해서 달아났었지. 그냥 평범한 보통의 남자였어. 뭔가 외관상의 특징이 딱히 없었다고나 할까? 생각보다 젊은, 우리 나이 또래의 키 큰 남자였어. 어두운 갈색 머리에 덥수룩한 턱수염에. 근데 되게 지저분했어. 먼지투성이에 냄새도 엄청 났고. 몇 달 동안 길거리에서 지낸 것 마냥. 전화 통화를 했을 때 받았던 인상이랑은 완전 딴판이라서 좀 놀랬지. 목소리는 되게 또렷하고, 발음도 굉장히 정확해서 이런 모습일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거든. 그는 다리 난간을 잡고 기어올라와서 우리 맞은 편 다리 끝에 가서 섰어. 그리곤 먼지를 털어냈지. 그 다음으로는 딱히 별다른 일이 없었어. 우리한테 말 한마디 안 했거든. 난 그의 이름을 불렀지만, Clayton은 그냥 고개 한 번 끄덕하고 우리한테 다가오지도 않았어. 그냥 불빛을 차례로 우리한테 비춰서 한사람 한사람 꼼꼼히 살펴 볼 뿐이었지. 그러다가 갑자기 얘가 깜짝 놀라면서 뒤로 휘청이는거야. 난 우리 뒤에서 뭔가가 다가오나 싶어서 뒤를 돌아봤지만 뒤에는 Blake랑 Heather 뿐이었어. 우리는 모두 어리둥절해서 눈만 끔뻑이고 있었지. Clayton이 갑자기 우리에게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어. 뭔지는 정확히 못 들었지만 대충 “씨발 것들! 대체 뭘 하고 있는거야? 저리 꺼져! 날 쳐다보지도 마! 당장 꺼져버려! 이 엿 같은 괴물 놈들! 너넨 다 괴물이야!” 뭐 이런 내용이었어. 진짜 완전 뜬금없었지. 엄청 부적절하기도 했고. 솔직히 말하자면 진짜 무슨 정신이상자 같았어. 그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걸 그 때 깨달았어. Clayton이 갑자기 총을 빼들었어. 까만 피스톨. 허리춤에서 꺼내더니 우리를 정확히 조준하더라고. Heather가 소리지르기 시작했어. Clayton도 질세라 마주 고함을 쳤지. 그러니까 Blake도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어. Heather와 나를 자기 뒤로 보내면서. 난 존나 이게 무슨 상황인지 너무 혼란스러웠어. 진짜 겁나 카오스였어. Blake가 갑자기 Clayton을 향해서 두어 발자국을 걸어갔어.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어. 병신 짓이었지. 총성이 폭발했어. Blake는 땅으로 쓰러졌고. Clayton은 마을 쪽으로 뛰어가기 시작했어. 총알이 Blake의 오른쪽 어깨를 관통하고 지나가고도 모자라 Heather의 왼쪽 귀마저 찢어 놨어. 우리는 전보다도 훨씬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지혈을 하려고 난리를 쳤어. 난 Blake 옆에 앉아서 내 손을 상처에다 대고 힘껏 눌렀어. 영화에 보면 다들 그렇게 하잖아. 압박을 해야지, 안그래? 정확히 어떻게 했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하여튼 어찌저찌 Blake를 차 안으로 옮겼어. Heather는 피와 눈물을 철철 흘리면서도 운전대를 잡았고, 난 Blake와 함께 뒷좌석에 앉았어. 계속 어깨를 손으로 꾹 누르고 있는 상태였지. 엄청나게 고통스러워 하고 있었고, 얼굴색도 굉장히 창백했어. 우리는 곧바로 병원으로 갔어. 병원에 거의 반 정도 다 와서야 내가 노트북을 그 다리 위에다가 놓고 왔다는 걸 생각해냈지. 하지만 그 상황에서 그걸 다시 가지러 갈 수는 없었어. 곰팡이랑 온갖 괴물이랑 감염이랑… 이젠 거기다가 총기 난사를 일삼는 미친놈까지 상대해야 했으니까. 내가 땅에 떨어트려서 고장났을 수도 있는데, 그걸 가져가자고 그 수많은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었으니까. 병원에 도착해서, 우리는 의사한테 Blake를 격리조치 해달라고 부탁했어. 전염성 질병을 앓고 있다고. 의사가 실제로 그렇게 해줬는지는 잘 모르겠어. 우리가 병원을 떠날 때 Blake는 이미 의식이 없는 상태였거든. Blake를 혼자 두고 싶지 않았지만, Heather가 우리 둘이 이런 공공장소에 있는 것만으로도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지. Blake는 며칠 있다가 다시 모텔로 돌아왔어. 꽤 많이 꼬맨데다가 진통제도 엄청 많이 가지고 왔지. 의사들이 다들 퇴원하면 안된다고 말렸다던데,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 오래 있으면 안될 것 같아서 그냥 재빨리 퇴원해버렸대. 특히 병원에는 아픈 사람들 투성이니까. 병원 직원들이 우리를 무슨 이상한 은둔자 집단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긴 하지만.. 뭐 될대로 생각하라지. 이만 줄여야겠어. 더 이상은 못 쓰겠네. 손이 아파서. 너무 피곤하다. [Clayton의 노트: Claire의 일기에서 내가 더 첨가한 내용은,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 괄호 안에 굵은 글씨로 쓰도록 하겠다.] 2014년 4월 13일 (?) 내가 느끼는 바로는 일단 13일이야. 하지만 아닐 수도 있어. 저번 일기를 쓰고 일주일이 지났을 수도 있겠지. 그냥, 어떻게 일어나기는 했어. 이야기는 계속 해야겠지. 과연 이걸 누가 읽어나 줄까 하는 의심이 점점 더 들기는 하지만. 이 셀프 격리의 제일 안 좋은 점은 너무너무 지루하다는 거야. 누가 너희 손에서 컴퓨터랑 핸드폰을 억지로 뺏기 전에는, 너희가 하루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컴이랑 폰 붙들고 사는지 아마 인식도 못할걸. 이 호텔 방에 갇힌 채로, 숨막히는 정적 속에 하루가 그냥 흘러가고 있어. Blake는 진통제를 먹고 기절하듯이 잠들어 있어. Heather는 그냥 창가에 조용히 앉아 있고. 우리 모두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아. 그래서 일기나 쓰려고. 모든 것들을 여기에 설명해보려고 해. 내가 만약 정신을 완전히 놓게 되면, 여기에 쓴 글들을 지우기는 더 힘들어지겠지. Blake가 병원에서 돌아온 다음 날까지도 내 폰은 여전히 잘 작동하고 있었어. 그리고 Clayton이 나한테 알아들을 수 없는 문자를 보냈어. Clayton: 닭장에 여우가 한 마리 있다. 내가 분명 후회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난 그에게 답장을 했어. 지금 나한테 핸드폰이 없는데다가 그 때의 그 대화를 어디다가 받아 적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은 아닐거야. 근데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기억해서 옮겨 적어볼게. 기억해라, 기억해 내. [Clayton이다. Claire가 일기장에 갈겨 쓴 우리 대화는 부분적으로만 맞다. 내 대화 기록에 남아있는 우리 대화를 정확하게 옮겨 적어 보겠다. 확실하게 말하는데, 토시 하나 안 틀리고 그대로 적은 것이다. 내가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다. 그럴 마음도 없고.] CLAYTON (1:03 AM): 닭장에 여우가 한 마리 있다. CLAIRE (1:14 AM): 미친놈아, 뭐하는 짓거리야?! 넌 Blake를 쐈잖아! 우릴 그냥 내버려 둬! CLAYTON (1:15 AM): 네 친구를 해칠 생각은 없었어. CLAYTON (1:15 AM): 미안해. CLAIRE (1:18 AM): 역 먹어! 총 들고 남 위협하는 게 니 일이냐? 너도 그 사람들이랑 똑같이 미친놈이야. [이 문자를 받고, 나는 나한테 문자를 보내는 사람이 진짜 Claire인지 살짝 걱정이 됐다. ‘개체’와 Liz는 문자메시지를 통해서 사람을 조종하는 데 아주 능숙하기 때문이지. 그리고 ‘엿’을 ‘역’이라고 오타 낸 게 날 아주 불안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Claire가 아닌 다른 그 무언가가 나를 속이려고 문자를 보내는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답장을 하지 않았지. 이건 여담이지만, 나는 감염된 사람들이 오타를 내는 건 그들의 운동 기능이 점점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바이러스가 사람의 몸 속에 들어오게 되면, 근육의 질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손과 발의 살들이 서로 붙어버리기 때문이다. ‘개체’에게 잠식당한 사람들이 심각하게 오타를 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CLAIRE (1:27 AM): 너도 그 사이비 광신도 중에 하나지. 니가 그 썅년 Elizabeth Hadwell의 하수인이라는 걸 알고 있어. [이 문자를 보고 난 흠칫 놀랐다. 난 Liz를 상당히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 이 일들이 일어나기 몇 년 전부터 알고 지냈기 때문에 그녀를 아주 잘 알지. Liz는 스스로를 ‘썅년’이라고 절대 부르지 않는다. Elizabeth Hadwell은 내가 본 사람들 중에 가장 자기중심적이고 자아도취적인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속이려고 하는 순간에도 결코 자기 자신을 그런 식으로 모욕하지 않을 사람이지. ‘개체’ 역시 절대로 Liz를 그런 식으로 부르지 않을 것이다. 그 둘은 분리된 인격이지만, 서로를 그리고 그들 스스로를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답장을 했다.] CLAYTON (1:34 AM): 난 광신도가 아니야. 그리고 결코 Elizabeth의 하수인도 아니고. 지금 혼자 있어? 너한테 전화해야 할 것 같아. 니가 알아야 할 게 있어. [Claire는 답장하지 않았다. 나머지는 Claire가 설명하도록 하겠다.] 그 때 내 폰 배터리가 나갔어. 그래서 그가 나한테 전화했는지 안했는지는 알 방법이 없지. 그 직후에 내 필름이 끊겼던 것 같아. 왜냐면 내가 그 다음으로 기억하는 건, 침대에서 일어나 봤더니 내 폰 충전기 코드가 망가져 있던 거였거든. 그게 그리고 나의 문명 사회와의 단절을 뜻하는 시발점이었어. 그가 나한테 하려고 했던 말이 뭐였을까? 뭐였는지 [일기는 여기서 갑자기 멈췄다.] 수정: 더 이야기 할 게 아직 남아있어. Claire의 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야. 그리고 너희들한테 내 이야기도 말해주기로 약속했으니까. 금방 다시 글 올릴게. [출처] [reddit] 감염된 마을 (9),(10) | 오유 _______________________ 블레이크가 찍은 사진 속 크리쳐 너무 무섭다... 저걸 찍고 있었다니 블레이크도 참. 하긴 생각해 보면 저 마을까지 굳이 찾아갔던 것만 봐도 블레이크도 겁나 (한편으로는) 대단한 사람이니까 뭐. 근데 왜 여행자는 블레이크와 헤더를 쐈던걸까. 그 둘 중 누군가를 알고 있는걸까. 둘 중 누군가가 위험한 사람이었던걸까. 블레이크를 쐈던 걸 미안하다고 했으니 헤더가 문제인걸까. 왜 갑자기 충전기 코드가 망가진걸까. 알아야 할 게 너무 많아졌어. 그건 내일! 잘 자고 ㅎㅎ
퍼오는 미스테리썰) 우리 마을이 감염된 것 같아 13화
오늘 하늘 참 예쁘더라. 다들 하늘 한번씩 올려다 보라고 급히 왔어 해지기 전에 얼른 하늘 보고 하늘 봤으면 썰도 같이 보도록 하쟈! 조금은 지지부진할 수도 있는 긴 이야기 같이 봐줘서 항상 고마워! _____________________ 감염된 마을 17 안녕, NoSleep.  약속한대로 바로 업데이트하러 Clayton이 돌아왔어. 저번 포스트에서 댓글로 올라왔던 몇가지 주제에 대해서 답해주는 걸로 시작할게. 1.) 많은 사람들이 저번에 말했던 기록에 관한 내 추측을 물어보는데, 먼저 말해둘 건, 이것들이 진짜 경찰 기록이 아니라는 거야. 그 일이 일어나는 동안 과학자들이 써놓은 거고 거의 대부분은 감염에 관한 이야기로 보여. 너희들이 모르는 얘기는 딱히 없었어. 16편 댓글에 누군가가 내가 보내준 비공식 기록을 올렸을테지만 개인적으로 요청하면 계속 보내주긴 할 거야. 혹시라도 내가 놓쳐서 답장이 없다면 미안하지만, 다시 연락해주면 고맙겠어. 2.) 내 가족에 대한 얘기. 우리 부모님은 Montana주에 있는 대학에서 만났고, 나 역시 거기서 태어나서 10년을 살았어. 우리 엄마는 감염된 마을에서 자라셨었지만 우리 아빠는 거기에 가본적이 없었어. 그리고 내가 10살 때 부모님들이 이혼하셨지. 지금 아빠는 뉴욕에 사셔. 딱히 사이가 좋은 건 아닌데, 특별한 일이 있거나 명절에는 전화를 드리곤 해. 내 출생신고서에 적힌 성이 아빠꺼이기도 하니까. 근데 지금은 아빠한테 연락하면 받지도 않고, 전화도 오지 않아. 그에 비해 더 신뢰감 있는 엄마는 그 컬트 집단에 대한 정보는 잘 모른다고 하셨어. 2011년부터 플로리다에 사셨는데 아마 지금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믿고 싶지 않은 것 같아. 3.) 지하보관실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아마 몇 세대 동안 컬트집단에선 자기들 멤버를 개체에게 제물로 바쳐왔던 것 같아. 거기에 있던 철창들은 승천한 자들이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자신들의 비밀이 밝혀지는 것을 막기 위한 용도였던 거 같고. 물론 지하에서 그것들이 돌아다니던 걸 보면, 그 중에 몇몇은 탈출하거나 풀려난 것 같지만 말야. 확실히 하고 싶은 건, 내가 '기록보관실'이라고 하는 방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는 거야. 벌써 5년이나 지난 일이고 그날 밤이 너무 충격적이었지만, 기억을 더듬어보면 그 방엔 대강 이삼십개의 철창이 있던 것 같아. 더 적었을 수도 있고. 4.) 난 감염되지 않았어. 나도 내 스스로 확신하려고 매일매일 강박적으로 내 얼굴 사진을 찍어 놓는단 말이야. 흐릿한 블러나 이상한 점은 발견되지 않았어. 오타나 문법이 이상한건 단순히 내 실수이거나 내가 멍청해서 틀린거야. 좋아. 이제 다시 시작해보자고. 헤이븐의 지하에 들어갔던 날부터 내 인생은 정상적인 길에서 X된 길로 탈선하기 시작했어. 헤이븐에서 빠져나와서 시카고로 이사가기 전까지 그 마을은 내가 알던 마을이 아니게 됐지. 사실, 갑자기 마을 사람들이 나를 적대시하기 시작했어. 내가 매일 봐왔던, 지인들이며 내가 좋아하던 사람들이 전부 나를 공격적으로 대했어. 가게나 식당은 아예 내가 출입도 못하게 했고. 어디서든 거의 항상 날 힐긋거리고 째려보기도 했지. 내 친구 몇 명은 - 물론 그 전부터 Liz와 Jess의 친구들이라고 생각했던 애들은 - 다 같이 짜기라도 한 듯이 나한테 말도 안 걸더라. 학교나 직장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는 항상 적어도 한 명이 날 미행했어.  내가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범죄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에 신고하는 것도 소용이 없었고, 컬트 집단 사람들은 매일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선을 지켰어. 10년동안 고향이라고 생각했던 마을이 갑자기 날 쫒아내고 싶어서 안달이 난 건, 굉장히 언짢고 불편한 일이었지. 그래서 당연하게도 난 외출을 잘 하지 않게 됐어. 히키코모리처럼 말이야. 대신 난 집에서 마을의 역사와 컬트 집단에 대한 조사를 하는 데 몰두했어. Hadwell 성경책은 열 번도 넘게 읽었지. 그릇이라는 게 날 집착하게 만들고, 두려움과 매력, 궁금증과 공포를 동시에 머릿속에 채웠어. Liz와 Jess 그 둘은 내 용의선상에 있었지만, 그 둘 중 누구도 고대 신의 신비한 화신으로 보이지는 않았어. 그래서 점점 더 집착하게 됐어. 심지어 Alan까지도 날 피하기 시작했어. Lisa는 우리 우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어 - 완전 성자였지 - 근데 내가 그걸 너무 어렵게 만들었나봐. 그러다가 2011년 5월에 Alan의 생일파티에 초대받아서 가게 됐어. 난 걔 생일 파티에 가기 싫다고 할 정도로 개X끼가 아니었나봐. 아마 다른 친구들 사이에 둘러싸여있으면 안전할 거라고 생각했을 거야. 그리고 그건 사실이었어, 대부분의 시간 동안은 아무도 나한테 모질게 굴지 않았거든. 한두명이 날 구석으로 몰고가려고 했지만, 그때마다 Liz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나타났고, 그러면 그 X끼들은 슬슬 뒤로 물러났어. 한편으로는 그게 걔의 섹스어필이었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그게 그년이 '그릇'이라는 증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 스스로가 편집적 사고를 한다는 걸 자각하고 있을 때, 직감을 믿는다는 건 참 힘든 일이지. 난 술에 취했어. 모두가 취했었지. Alan은 정신 놓고 취해서 거의 걷지도 못했고, 나도 걔보다 상태가 나았었다고는 못하겠어. Lisa는 Elizabeth랑 말다툼을 하고 집에 일찍 돌아가있었어. 그리고 그 후로 Liz와 Jess는 Lisa가 얼마나 싸이코같고 집착이 쩌는지에 대해 X년들처럼 지들끼리 뒷담을 까댔어. 물론 그건 심술궂은년들의 개소리였고, 난 듣다 못해 질려버릴 지경이었어. Alan은 잔뜩 취해선 실실 쪼개면서 내가 집에 가고 싶냐고 물으면 싫다고만 했어. 생일의 주인공께서 이쁜 여자애 둘이 자길 두고 유혹하고 싸우는 걸로는 만족을 못했었나봐. Lisa를 향했던 깊은 충성심을 몰랐었다면 그를 탓하지도 않았겠지. 뭐 그렇게 난 혼자 남겨지고 기분이 안 좋아졌어. 그래서 그 바의 출구로 걸어가는데, 어떤 테이블을 지나치니까 갑자기 확 조용해지는거야. 취하기도 했고 무슨 상황인지 혼란스러워서, 그 테이블을 뒤돌아 봤지. 아니나다를까 거기 앉아있는 건 빌어쳐먹을 Hadwell 시장이랑 그 잘난 친구들이었어.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아마 그 때 시장한테 맥주 맛있냐고 공격적으로 묻고, 또 지난 3년 동안 니 딸하고 인사 한적은 있냐고 물어봤던 것 같아. 그는 대답을 안했어 - 아무 말 안하는 게 상책이었겠지. 감정 없는 미소는 지워지질 않았어. 그게 너무 역겨워서 작별인사를 하고 출구로 비틀비틀 걸어갔어. 문을 열고 그를 한 번 뒤돌아봤어. 다른 사람들은 다들 날 째려보는데, 거기 앉아서 웃기만 하는 시장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어, 왜냐면 그때부터 조각이 났으니까. 그가 정체를 드러낸 거야. 그도 어쩔 수 없었겠지 - 자기 딸처럼 제멋대로니까. Hadwell 시장은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손을 나한테 뻗었어, 검지랑 약지로 날 가리키면서. 데블사인이지. 난 그 자리를 떠났어. 그리곤 Alan네 집에 들러서 Lisa가 잘 있는지 보러나 가보자는 훌륭한 계획을 떠올렸지. 어쩌면 내가 거길 가지 않았던게 다행일 수도 있어. 집에 가는 길에 웬 남자들이 몰려와서 날 흠씬 두들겨 팼거든. 경고였겠지, 그리고 그게 경고라는 걸 내가 알기를 바랐던거고. 심지어 강도한테 당한 것처럼 꾸미려고도 안했어 - 내가 다음 날 아침에 그 바에서 두 블럭 떨어진 골목에서 발견됐을 때, 내 핸드폰이랑 지갑엔 손도 안 댔다는 게 밝혀졌거든. 난 병원에 실려가서 4일 동안 입원해있었어. 내 손목이랑 코를 부러뜨리고 갈비뼈에 금이 가게 해놨더라고. 경찰한테 이건 컬트집단 멤버들이 저지른 짓이라고 말하니까 눈썹을 치켜올리면서 무슨 음모론 같은 거냐고 묻더라. 물론 정신나간 애들은 시장이 연루되어 있다고 생각했어. 생활 팁 : 사람들이 너희를 미쳤다고 생각하는게 싫다면 "컬트"라는 단어는 입에도 올리지 마. 당연하게도 날 공격한 사람들은 잡히지 않았어. 그 후로 마을을 떠났어. 더는 버틸수가 없었지. 대학교 근처로 이사해서 졸업했어. 그리고 시카고에 있는 IT업계에 취직했고. 우리 엄마도 그 마을을 떠났어. 집에 남자가 한 명도 없으니까 안전하다는 생각이 안 드셨대, 물론 지금은 올란도에서 혼자 잘 사시지만. 그래서 엄마가 말했던 것보다 사실은 컬트집단에 대해 더 많을 걸 알고 계셨던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 아니면 또 편집증이 도진 걸 수도 있고. 시카고에서는 2년 동안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나날을 보냈어, 개체나 눈에 관해 배웠던 것들을 잊으려고 하면서 말야. 적어도 2주에 한번씩은 1세제곱미터의 철창에 갇혀서 광대뼈가 아프도록 미소짓는 악몽을 꿨어, 물론 금방 잊는 데 적응이 됐지만. 사귀었던 여자친구들이 도와줬고. 같이 잤던 사람들이 도와줬으니까. 정신과치료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었어. 그치만 시간이 지나면서 순전히 정신력만으로 내 인생을 제 궤도로 돌리는 데 성공했어. 나머지 이야기는 너희도 알 거야. 2013년 7월에 Alan이 사라져서 Jess가 NoSleep에 글을 올렸지. 또 그때쯤에 Lisa가 다시 마을로 돌아와서 자기 친구의 처녀파티에 참석했어. 우리집에 와서 하루이틀 묵을 예정이었는데. 걔한테 내가 발견한 것들을 보여주려고 했었어. 근데 걔가 나타나질 않더라. 문자도 해보고 전화도 해봤어. 답장은 없었지. 그러다가 걔가 도착했어야 할 날로부터 이틀이 지나고, Alan이 대신 나타났어. 그땐 걔가 술에 취한 줄 알았어. 말이 앞 뒤가 안 맞고 이상했거든. 또 얼굴은 창백하고 야위어있었고, 이리저리 비틀대고 있었어. 계속 Elizabeth가 그리웠다고 말했지. 난 걔한테 Lisa는 어디있냐고 물었어, 니 빌어먹을 여자친구 말야, 어디갔어? Alan은 그게 누구인지 모른다고 말했어. 그래서 걔랑 싸웠어 - 완전 병X 이잖아? 근데도 계속 걔는 Lisa라는 애는 만나 본 적이 없다고 말했고, 이제 그건 더 이상 문제도 아니라고 말했어. Elizabeth만이 문제라고. 그게 다야. 물론 이해는 안됐어. 그래서 걔한테 소리질렀어, 내가 걔 싫어했던거 알지 않았냐고. 근데도 걔는 머리를 휘저으면서 계속 히죽히죽 웃음을 멈추지를 않더라. 걔랑 싸우고 있는 게 꼭 꿈 속에 있는 것 같았어. 왜냐면 걔가 농담을 하거나 날 속이려고 하는 것 같지가 않았거든. 무슨 말을 해도 걔를 이해할 수가 없었어. 걔는 계속해서 병X같이 쪼개기나 하면서 내 앞에서 잘난체를 했어. Alan은 결국엔 Lisa를 재미없는 찐따라고 말하면서 그녀의 존재를 인정했어, Liz랑은 비교도 안 된다면서. 자기 입으로 단 한번도 Lisa를 사랑했던 적이 없다고 했어. 그냥 걔가 익숙하니까 자기 곁에 둔 것 뿐이라고 했어. 걔의 말투나 사용하는 단어들이 꼭 Elizabeth 같았어. 그래서 걔 얼굴을 주먹으로 쳐버렸어. 그랬더니 머리가 뒤로 꺾이다가 곧 바로 제 위치로 돌아왔어, 무슨 펀치기계처럼. 다른 반응은 없었고. 순간 내가 때려서 얘가 넉다운이 됐나 싶었지만, 걔 다리는 비틀대지도 않았어. 그저 바보같은 멍청한 미소를 지으면서 날 쳐다보기만 했어, 한  더 치고 싶게 말야. 그리고선 아무런 말도 없이 Alan은 떠났어. 그게 내가 Alan이 살아있는 걸 마지막으로 본 때야. Alan이나 Lisa는 그날 밤에 전화를 받지 않았어. 그 다음 날엔 Lisa에게서 오타가 잔뜩 난 문자가 왔어, 자기를 좀 내버려 두라면서. 지금은 그게 Liz와 개체가 한 짓이었다는 걸 깨달았어, Lisa의 썩어가는 몸을 조종하면서 그 문자를 썼겠지. 2013년 8월엔 Alan이 NoSleep에 글을 쓴 걸 봤어. 별다른 설명도 없이 지 페북에 그 링크를 올려놨더라고, 그래서 클릭해봤지. 걔는 물론이고 마을의 다른 사람들까지 대부분이 실종됐다는 건 모르고 있었어. Jess의 글부터 시작해서 Alan의 글까지 전부 다 읽었어. Liz가 글의 마지막에 써놓은 것도 전부 정독했어 - 마지막까지 감염되지 않고 살아있던 년. 그리고 실마리가 풀렸어. 몇 년 동안의 단서들이. 그게 Liz였던 거야. Liz가 모두를 속여왔던 거라고. 무튼, 2013년 9월에 감염된 마을로 돌아갔어. 설명을 많이 하진 않을게. 충분히 많이 봤을 테니까. 그냥 엄청나게 훼손되어 있었다고만 해두자. 아무도 살지 않고. 난 Jess, Alan, Claire처럼 승천한 자들이 마을을 돌아다닌다는 걸 발견했어, 물론 그 아이들 보단 덜 놀랐지. 그래서 그곳을 탐험하면서 싸우는 법을 익히고, 내가 모을 수 있는 정보를 모았어. 난 감염에 면역이라는 사실을 알게됐어. 감염자들은 점점 느려지고 정신이 나간다는 것도 관찰했어. Liz가 자기 군대를 모으고 있는 것도 보았고. 내가 마을에 있는 동안 그년도 마을에 있었다는 건 알아, 버려진 건물 중 하나에 숨어있었겠지. 아무리 긁어도 사라지지 않는 가려움처럼, 그년이 어딘가에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 걔도 내가 가까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는 지가 궁금해. 그래서 아무 건물에나 막 들어갈 수가 없었어. 걔가 마을에 있으면 모든 감염자들이 예민해졌어. 여태까지 내가 알아낸 바로는 개체의 조종 능력이, 감염자들과의 떨어진 거리와 상관이 있다는 거야. 개체와 그릇이 가까이 있으면, 그 주변의 승천한 자들을 그들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거지. 그 영향력이 정확히 얼마만큼의 거리까지 도달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1~2마일 정도는 되는 것 같았어. 거리가 떨어질수록 조종력은 떨어지고, 그러다 일정 거리를 벗어나면 승천한 자들은 자유의 몸이 되는 거야. 경험상 충분히 먼 거리에 있는 감염자들은 그냥 멈춰서 휴면기에 들어가는 것 같아, 자기 주인의 명령을 기다리면서. 물론 그 상태에서도 비감염자들을 공격하기는 했지. 마을 안에 들어가있는 건 위험했어, 그래서 항상 조심할 수 없는 경우에는 마을 경계 밖의 숲으로 들어가 있었어. 최대한 안전하게, 숨어서 노숙하면서 답을 찾아다녔어. 그 짓을 하면서 거의 6개월을 보냈지. 그러다 Claire가 온 거야. 결과가 어땠는지는 너희도 알지. 마지막으로 마무리 지어야 할 이야기는 Jess와 Alex인 것 같아. Z가 내가 죽인 첫번째 사람이라는 건 말했었지? Alex가 두번째였어. Alan의 낡은 아파트로 숨어들어갔을 때의 일이야. 지하실 창문으로 들어가서, 주변에 움직임이 있는지 주의하면서 그 어두운 복도를 걷고있었어. 뭔가가 머리 위의 통풍구 안에서 기어다니고 있었어. 근데 그건 그냥 무시했어, 왼쪽에 있는 방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렸거든. 그래서 몸을 숙이고 상자 뒤에 숨었지, 그리고 눈만 내밀고 뭐가 있는지 보려고했어. 거기에 Alex가 있던 거야. Alex는 Alan이 자기 글에서 써놨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상태였어, 그래도 알아보긴 했지만. 감염자들이 아무리 생기를 잃고 썩어가도 원래 그 사람처럼 보이게 하는 뭔가가 있었나봐. 일그러진 미소와 대머리, 눌어붙은 눈구멍에도 불구하고 말이야. 아니면 그냥 내 능력일 수도 있고 - 눈이 준 "능력"일 수도 - 마을에서 날 공격했던 감염자들 대부분을 알아볼 수 있었거든. 오랜 친구, 동료, 선생님들. 모두 아는 사람들이었어. Alex는 방의 가장 구석에 서 있었어, 어렴풋이 걔가 있다는 걸 알아보기까지 몇 초가 걸렸지. 근데 걔의 모습이 너무 이상해서 옆으로 흔들거리지 않았다면 살아있다고 생각하지도 못했을 정도였어. 걔는... 발을 보면 아마 구석을 보고 있었는데, 자기 바로 뒤에 있는 문을 정확하게 보고 있었어. Alan이 2013년에 Alex의 등이 정확하게 90도로 뒤로 꺾여있었던걸 본 이후로 더 심각하게 꺾여있었어. 이젠 아예 머리가 땅에 닿아있었고 몸이 정확하게 반으로 종이마냥 접혀있었어 - 허벅지가 척추뼈에 닿고 발꿈치가 머리와 맞닿아있었지. 그래도 잘 서있긴하더라. 어떻게 하는진 몰라도. 걔는 내가 문 옆에 숨어있는 걸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어, 그냥 뭔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이 발 저 발로 체중을 바꿔 싣고 있었어. 난 오랜 시간 동안 걔를 관찰했어, 내 눈앞에 뭐가 있는지 알아내려고. 근데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 것 같았어. 그러다 어느 순간에 걔가 진짜 비활성 상태인지가 궁금해서 방 안에 빈 병을 굴려봤어. 병은 방 안을 가로질러서 반대쪽 벽까지 굴러갔고, Alex가 움직이기 시작했어. 관절이 꺾이는 소리를 내면서 빠르게 병이 굴러간 곳으로 휘적휘적 걸어갔어, 머리는 질질 끌면서 뒤로 꺾인 자기 몸을 주체할 수가 없는 것처럼. 그리곤 병 옆에 서서 몇 초간 숨을 가쁘게 쉬더니 다시 거기서 아까처럼 가만히 서 있었어. 그래서 다음 병을 던졌어. 아까 Alex가 서 있던 곳에 날아가서 산산조각이 났지. 그러니까 미친 Alex가 다시 움직이는 거야. 소리가 나자마자 바로 움찔하더니 척추뼈가 으스러지는 소리를 내면서 로봇처럼 바로섰어. 마치 포옹을 바란다는 듯이 두 팔은 벌려놓고 말이야. 그리곤 삐그덕대면서 빠르게 걸어갔어. '빠르게.' 존나 엄청나게 빠르게. 얼굴은 여전히 웃고 있었고, 썩은 팔을 앞으로 내밀고 안아달라는 듯 했어, 굉장히 이상한 광경이었지. Alex는 2초만에 방의 반대편으로 걸어갔고, 거기에 살아있는 생물이 없다는걸 알고는 멈춰서 뒤로 돌더니 팔을 떨어뜨렸어. 그러고는 몇 초간 주위를 살피는 평범한 인간처럼 가만히 서 있다가 코를 킁킁거렸어. 하지만 아무것도 없다는 걸 확실히 알아내고는, 다시 허리가 꺾여서 머리가 땅에 닿았어. 그치만 허리가 꺾여있는 그 상태가 편한 것 같지는 않았어, 마치 자세를 잘못잡아서 불편하다는 듯이 허리를 폈다가 다시 접었거든.  난 계속 숨어서 걔가 허리를 접었다 폈다 다시 접는 꼴을 몇 번이나 더 보고 있었어. 그리고 캔이나 병을 던져서 내가 무얼 마주하고 있는 건지 연구했지.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진 건 승천한 자들의 진화 과정 중 하나인 것 같았어. 고등적인 뇌활동이 보이지는 않았어 - 거의 본능적으로만 반응하는 것 같았거든, 도마뱀처럼. 그치만 개빨랐어. 마지막엔 내가 있는 곳으로 걔를 유인해서, 허리를 펴자마자 그 공허한 얼굴에 주먹을 날려봤어. 근데 더 이상 내가 알던 Alex가 아니더라. 영국에서 여기로 이사와서 남아있던 영국식 악센트 때문에 내가 놀려대던 아이가 아니었어. 수많은 밤을 함께 지새우면서 약에 취하고 개소리를 지껄이던 애가 아니었어. 여행자에게 길을 안내하던 안내자가 아니었어. 그저 썩어가고, 생각없이 먹이만 찾아다니는 지하실의 웃는 짐승일 뿐이었어. 같은 날, 난 Lisa의 시체도 찾을 수 있었어. 이미 죽은 지 오래였더라고. 지하실 보일러설비 때문에 가까이 다가갈 수는 없었어, 두 시간 동안 노력해봤지만 안되더라. 파이프 사이로 들어가보려고도 했지만, 내 덩치가 너무 컸어. 어쩔 수가 없었어. 내 친한 친구를 죽이기까지 했는데, 준비해간 횃불로 빌어먹을 장례식도 지대로 치러주질 못했어. 재수없던 날이었지. 이 얘기는 그만 할래. Jess는 그 후에도 찾지 못했어. 걔가 올린 글을 보고 걔도 감염됐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Lisa와 Alex가 이제 없기 때문에 걔한테 매달릴 수밖에 없었어. 무언가가 필요했단 말이야. 걔의 고통을 끝내고 싶었어. 걔를 싫어했던 적은 없었으니까. 가까이 지내지는 않았지만 친절하고 재밌는 아이였어. 걔의 절친이 걔한테 한 짓을 당할 이유는 없었다고. 근데 X발 걔를 찾을 수가 없었어. 마을 전체를 승천한 자들한테 쫓기면서도 샅샅이 뒤졌는데, 찾을 수 없었어. 운이 없었나봐. 그러다가 문득 고등학교 때, 걔가 약이나 담배를 피우러 가기를 좋아했던 장소가 떠올랐어. 걔는  거길 "나만의 장소"라고 부르곤 했지. 걔가 거기로 향할 땐 아무도 따라갈 수 없었지만, 우리 모두 그곳이 숲 옆의 다리 아래라는 걸 알고 있었어. 그래서 그곳으로 가보기로 했어. 그곳엔 아무도 없는 것 같았지만, 내 생각이 맞았어. 밤에 거기서 Jess가 쓰러진 나무에 동상처럼 앉아있는 걸 발견했던 거야. 난 걔가 나한테 달려들지도 모르기 때문에 샷건을 겨누고 걔한테 다가갔어. 그치만 달려들진 않더라. 걔도 내가 있는 걸 알아챘지만, 입을 쭉 찢어서 씨익 웃기만 했지, 계속 앉아있었어. 걔는 마을의 다른 승천한 자들처럼 감염 정도가 심각해 보이진 않았어. 내가 말을 걸어도 반응도 없고 공허해 보이긴 했지만 공격적으로 행동하진 않았거든. 계속 웃고 있었지만 머리카락은 지저분하게 떡져 있었어. 손가락도 서로 들러붙지 않았었고, 눈 한쪽은 여전히 뜨고 있었어. 가끔 나랑 눈이 마주쳐서 예전의 지각능력을 가지고 있나 싶었지만, 그때마다 눈을 슥 피하더니 다시 멍해졌어. 어쩌다 한번씩은 내가 말하는 걸 알아듣는 것도 같았고 날 알아보는 것도 같았어. 그치만 머리를 갸웃거리거나 그냥 웃고 있는 것 이상으로 걔랑 의사소통을 할 수는 없었어. 감염되기 전에 걔가 얼마나 밝고 재밌는 아이였는지가 떠올라서 Jess의 얼굴을 보기가 힘들었어. 걔랑 처음 마주쳤을 때는 걔를 죽일 수가 없었어. 왜인지는 몰라. 아직은 그랬어. 다른 자들과는 달리 감염되기 전의 모습이 너무 많이 남아있어서 였는지도. 근데 내가 한번 걔를 찾아내니까, 내가 어딜가든 걔가 따라다녔어. 절박했던 건지도 몰라, 걔 뇌의 어떤 한 부분이 내가 자기를 다시 되돌려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지. 아니면 날 죽이고 싶어서 그랬던 걸지도 모르고, 그치만 모종의 이유로 그럴 신체능력이 딸렸던 건지도 몰라. 날 공격할지도 모르는 - 아직은 안 그랬지만 언젠간 그럴 수도 있는 -  위험한 짐승한테 스토킹당하는 건, 개소름끼치는 일이었어. 근데 걔는 그냥 바라보고, 기다리고, 따라다니기만 했어. 마을을 돌아다니다가 문득 돌아보면, 걔가 몇 야드 뒤에서 날 따라다니고 있었어. 깊은 숲 속에서 자고 일어나면 걔가 내 옆에 서 있곤 했어. 버려진 어두운 건물 안을 돌아다니다가 Jess가 창문을 비틀거리면서 기어오르려다 큰소리를 내면, 미쳐서 돌아가시는 줄 알았어. 걔가 내 주변에 있는 게, 언제부터 익숙해졌는지는 모르겠어. 그치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걔가 내 옆에 있는게 든든했어. 그런 표정 짓지마. 난 거의 6개월 동안 승천한 자들 사이에 있었다고, 마을을 떠나면 내가 감염원을 다른 마을에 퍼트리게 될까봐 무서워서 그러지도 못했고. 그 땐 다른 사람하고 제대로 된 대화 한 번을 못 할 때였단 말이야. 난 걔가 다른 승천한 자들로부터 날 지켜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어, 물론 진짜로 그런건 아니었지만. 내가 진짜 공격받거나 쫓기고 있을 때 걔는 그냥 뒤에서 보고만 있었거든. 그치만 그게 내 상상이라 해도 걔가 내 주변에 있을 땐, 걔가 없을 때보다 공격을 덜 받는 느낌이었어. 어느 날 밤엔, 걔가 텐트 밖에서 덜덜 떨면서 이 사이로 숨을 쉭쉭 쉬길래 후드티를 입혀줬어. 다음날 밤엔 또 돌아왔길래 내 텐트안으로 들여보내기도 했어. 무슨 상처입은 새 같았어, 마르고 창백하고 불쌍해보이는. 걔는 그냥 구석에 앉아서 내 커다란 후드티를 뒤집어 쓰고 내가 자는걸 지켜보고만 있었어. 그 후에는, 걔를 피해다니는 걸 그만뒀어. 사실 거꾸로 내가 걔를 찾아다녔지. 걔가 오랫동안 사라져있으면 불안해졌어. 걔한테 항상 말을 걸었고 그게 날 제정신으로 유지해줬거든, 걔가 내 말을 알아듣지는 않았지만. 이상한 방법으로 Jess랑 나는 걔가 정상일 때보다, 승천한 자가 된 이후에 더 가까이 지내게 된 거야. 이런 미친. 방금 내가 뭐라고 썼는지 다시 읽어봤어. 니들이 날 뭐라고 생각할지 상상도 안간다. Claire가 마을에 처음 들어오고 나서, 며칠 후에 걔를 따라 경찰서로 들어가고 마을 밖으로 나가라고 소리쳤을 때, Jess랑 나는 다리 밑의 캠프에서 지내고 있었어. 새로운 여자애가 마을로 들어온 게 대체 무슨 뜻이냐고 Jess의 귀에대고 목이 터져라 소리쳐댔지. 걔는 그저 다른 때처럼 고개를 갸웃거리고 바라보기만 했어. 난 걔한테 너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고 말했어. 걔는 보고, 웃고, 고개를 다른쪽으로 갸웃거리기만 했어. 난 너무 스트레스 받은 상태였고, 그게 날 화나게 만들었던 것 같아. 걔한테 도대체 날 따라다니면서 죽이려고도 하지 않고 뭘 하고 있는거냐고 물었어. Elizabeth를 위해서 내 옆에 붙어 스파이질을 하고 있는 거냐고 물었어. 그랬더니 Jess가 나 말고 다른 곳을 보더라고, 그래서 그걸 실제 대답으로 알아듣기로 했어, 그러지 말았어야했지만. 난 그 자리에 서서 걔보고 제발 좀 꺼지라고 소리쳤어. 걔는 물론 움직이지 않았지. 난 도대체 나한테 원하는 게 뭐냐고 물었어. 그리고 걔가 승천한 자가 된 이후에 처음으로, 무슨 소리를 냈어. 들러붙은 이빨 사이로 낑낑거리는 소리를 냈다고. 그 소리를 듣고 난 정신을 차렸어. "뭐라고?" 내가 물었어. 대답은 없었어. 난 걔한테 몸을 기울이고, 걔의 작고 연약한 말라붙은 손을 잡았어. "Jess, 뭐라고 한거야?" Jess는 다시 낑낑거리면서 멀쩡한 한쪽 눈으로 내 뒤를 바라봤어. 난 뒤로 홱 돌아서 수풀 뒤에 승천한 자가 날 덮치려고 웅크려있는지 살펴봤어. 하지만 아무도 없었어. 모닥불, 내 텐트, 내 샷건뿐이었지. 난 Jess를 다시 돌아봤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그러니까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났어. Jess가 내 손에서 자기 손을 약하게 빼더니 내 뒤를 가리켰어. 난 다시 적을 찾기 위해 아드레날린이 날뛰는 걸 느끼면서 뒤돌아봤어. 그치만 또 한번 아무도 없었지, 그래서 걔가 가리키는 방향을 조심히 따라가봤어. 걔는 내 총을 가리키고 있던 거야. 그러더니, 아주 천천히, Jess는 자기 손을 자기 가슴에 대고 자신을 가리켰어. X발. 당연하게도. 피로감이 확 몰려왔어. 이런 슬픔을 항상 견디느라 너무 피곤했는데. 그치만 난 고개를 끄덕이고 트럭으로 향했어. 난 감염자들을 쫒아내느라 총알을 다 써버렸었단말이야. 총알 조각들이 그들의 몸에 구멍을 내놨지, 몇 초간은 그들을 멈춰세웠고, 그치만 감염자들은 다시 움직이곤했어. "며칠만 시간을 줘" 내가 말했어. 걘 다시 낑낑댔어. 난 일주일 후에 돌아갔어. 인정할게, 그 날을 미뤄왔어. 이유는 나도 몰라, 걔가 내 옆에서 없어진다는 사실이 싫었어, 애정결핍이었나봐. 하지만 내가 다시 돌아갔을 때, 새 탄약을 가지고 있었고, 걔를 고통에서 해방시켜주겠다는 의지가 있었어. 마을에 돌아갔을 땐 밤이었어. Jess는 숲 속에 없었고 걜 찾아다녀야했어, 나무 사이로, 혹시 주변에 있을지도 모르는 승천한 자들을 피해서. 마을은 이상할 정도로 비어있었어. 보통 밤에는 감염자 한 두명은 볼 수 있었거든, 근데 그 날은 모두 숨어있는 듯 했어. 그리고 Elizabeth가 지난 몇 주 동안 보다도 훨씬 더 가까이 있다는 걸 느꼈어. 두려움이 엄습하기 시작했고, 절박감이 들기 시작했어. 심지어 Jess를 부르면서 돌아다니기도 했어. 난 걔를 오래된 고등학교에서 발견했어, 창문 하나를 올려다보고 있는 걸. 내가 걔를 부르니까 걔는 나를 돌아보고 고개를 갸웃했어. 걔만의 인사 방법이었지. 난 내가 준비됐다고 했고, "나만의 장소"에서 그 일을 진행할 줄 알았다고 말했어. 걔는 고개를 다른 방향으로 갸웃했어, 난 그걸 동의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고. 그래서 난 내 팔을 걔의 상하고 연약한 몸에 두르고 다리를 향해서 걔를 인도했어. 그곳으로 가는 길에 우리 뒤에 Claire, Blake, Elizabeth가 차를 몰고왔어. 난 불빛에 당황했고, Claire의 차를 알아보고 Jess를 끌고 얼른 그곳을 벗어났어. 이제 미스터리가 풀린거지. Claire는 그날 밤에 나랑 Jess를 봤던 거야. 난 Jess를 마른 나무 옆에 뉘여놓고 죽였어. 걔는 땅바닥에 앉아서 한쪽 눈으로 날 바라봤어. 난 Elizabeth와 개체가 그 눈을 통해서 날 볼 수 있는 지 궁금했어. 왜 그들이 Jess를 더 심하게 감염되도록 하지 않고 그 상태로 놔뒀는지 궁금했어, 만약 그게 그들이 의도했던 바라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Elizabeth가 더 감성적인 사람이었던 건지도 몰라.  하지만 아마 아닐거야. Jess는 평화롭게 떠났어. 난 빠르게 그 일을 해결했고, 몇 달 지나지 않아서 Claire에게도 같은 일을 해줬지. 걔는 내가 방아쇠를 당기기 직전에 눈을 감았어. Elizabeth는 Blake와 함께 내가 Claire를 죽이기 직전에 마을 밖으로 나갔어. 그땐 그 둘이 어디에 있는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어. 하지만 마을에서는 그년의 존재를 더 이상 감지할 수 없었어. 그래서 난 화가나서 그년을 쫓았어. Claire의 죽음이 내 마음에 불을 지핀 거야. 몇 달 동안 난 사라져가는 냄새를 쫓는 개가 돼서, 해변이고 내륙이고 전부를 샅샅이 뒤졌어. 맹목적인 본능과 - 눈이 준 내 능력 - 그리고 이 계정의 글을 읽은 독자들의 이메일과 개인쪽지들을 보고 움직였지.  완전히 시간낭비는 아니었어 다행히. 물론 내가 도착할 때마다 이미 Elizabeth가 떠난 직후였지만. 그년은 항상 떠나간 자리에 감염자들을 남겼어. 난 포틀랜드,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피닉스로 웃고있는 사람들에 관한 루머를 쫒아다녔어. 그럴 때마다 그곳들에서는 샷건 총성이 들리고 검은 액체들이 사방으로 튀었지. 죽음은 증상들을 없애줬지만, 질병 자체를 없애지는 못했어. 만약 이 글을 읽는 너희가 미국 서부에 살고 있다면, 조심하는 게 좋아. 누군가 너희들한테 억지웃음을 지으면서 이상한 눈빛을 하고 다가온다면, 도망쳐. 그들이 감염자들이 아닐지라도, 내 충고를 들어서 나쁜 일이 생기진 않을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두어달이 지나니까 전세는 역전됐어. 난 휴스턴에서 뭘 찾을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하고 일주일을 보내고 있었는데, 어떤 술집 밖에 Elizabeth의 빌어먹을 차가 주차돼있는 걸 봤어. 그걸 믿을수가 없었지. 두번 확인 했어. 세번도 확인 했어.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그건 그년의 차가 확실했어. 우연이라고 생각하기엔 이상했지. 그냥 우연히 여기에 머무르고 있었다고? 그게 다가 아니라, 심지어 내 호텔에서 몇 블록 떨어지지도 않은 곳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고? 말도 안 돼. 뭔가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던 거야, 난 알고 있었어. 내가 맞았어. 그치만 난 미끼를 물었어, 그년이 원했던 대로. 그때 당시엔 "될대로 되라지 X발" 이런 생각이었거든. 안전하게 일을 해결하려다가 내 인생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까지 X되게 했으니까. 이젠 질렸어. 그년이 여기서 일을 벌이길 원한다면, 그걸 거절할 이유가 있나? 난 재킷에 권총을 넣어놓고 사람들로 가득한 술집으로 들어갔어. 물론 더 큰 총이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랬다면 경찰의 시선을 끌지 않았겠어? 난 즉시 그년이 구석 테이블에 3명의 남자와 앉아있는 걸 봤어. 두 명은 알아볼 수 없었지만, 나머지 한명은 Blake였어. 아직도 살아있더라고, 물론 그것도 지금으로부턴 몇 달 전이지만. 그는 Elizabeth의 옆자리에 앉아서 그년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몽롱한 눈으로 웃으며 걜 바라보고 있었어. 다른 두 남자들도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고. 마치 그년이 그 사람들을 수집하는 것 같았어. 내가 다가가니까 그년은 날 보고 씨익 웃었어, 마치 이게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니라는 듯이, 그리고 우린 정말 오랜만에 만난 옛친구라는 듯이. "Clayton," 그년이 말했어, 그리고 남자들 중 둘은 날 돌아봤어. 표정이 적대적으로 변하더라. 나머지 한 남자는 자기 재킷 안으로 손을 넣었어, 그 안에 있는 무기를 집었겠지. 난 이해했어. 그년은 대화하기를 원했지만, 내 바람과는 달리 보호받고 있었지. 난 내 총에 손을 얹었어, 내 나름대로 협박에 대응한 거야. Liz는 고개를 끄덕이고 날 향해 윙크했어. 그년은 나보고 앉으라고 손짓했고, 난 따를 수밖에 없었어. 조심스럽게. 걔는 이렇게 사람 많은 장소에서 일을 벌일 애가 아니었어. 술집 안의 다른 사람들은 우리의 일과는 다들 상관없는 듯 보였어, 그래서 난 여기를 중립지역 같은 거라고 생각했지. "날 찾아냈구나," 걔가 말했어. "네가 널 찾도록 놔둔거겠지," 내가 대답했어. 개는 다시 끄덕였고, 미소가 더 크게 번졌어. "상황이 변했으니까," 걔가 말했어. "우린 뭔가를 이해하려고 여기에 왔어. 우리에게서 감춰진지 오래인 무언가를." "우리"라는건 걔 자신과 개체를 뜻한 거겠지. 난 그들이 이해한 게 뭐냐고 물었지만, 걔는 고개를 가로저었어. "곧 알게 될 거야," 걔가 대답했어. "그건 약속할게. 실패가 너무 많았어, Clayton. 너무 많이 죽었지." 그년은 옆에 앉아있는 남자들을 가리켰어, 물론 내가 보기엔 상대적으로 멀쩡한 사람들이었지만. "다 너의 눈 때문이야. 그가 우리에게 모든 이야기를 해주기만 했어도 상황이 이렇게까지 복잡해지진 않았어. 하지만 됐어. 그의 방식은 비밀을 숨기는 거지. 난 그게 짐승들의 자연스런 행동이라는 걸 들었어." 그년이 웃음을 터트렸어. 남자들도 같이 웃었지, 멍청하게. 난 Blake가 날 보게 하려고 했지만, 걔는 계속 Elizabeth만 쳐다봤어. "하지만 다 끝났어," 그년이 계속 말했어. "우린 이제 전부 다 알아." "무슨 비밀?" 내가 물었어. "따라와," Elizabeth가 말했어. "그럼 말해줄게. 더 이상 너한테 숨기고 싶지 않아. 우리 나눌 이야기가 많잖아. 그러니까 대답해. 여기서 나가자. 조금만 더 함께하자구." 걔의 손이 내 손가락 사이로 들어왔어, 차갑고 부드러웠어. 잠시 동안은 유혹에 넘어갈 뻔 했어. Elizabeth는 아름다웠고, 그 눈은 최면을 거는 듯 했어, 계속 자길 바라보길 바라는 듯이. 그 손은, 내가 몇 달 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진짜 사람과의 접촉은, 정신을 잃을 정도로 좋았어. 그 즉시 본능적으로 걔의 나머지 피부결을 만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어. 그 땐 개체가 진짜 신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가 없었어, 왜냐면 진짜 그런 존재가 그년 안에 있다면, 걔가 그렇게 아름다운 게 이해가 될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그때 갑자기 내 머릿속에서 알람이 울렸어. 내가 잘 알고있는 경비 시스템이었지 - 눈이 날 보호하기 위해 만든 장치였어. 항상 내 머릿속에 있었고, 틀렸던 적이 없었어. 내 안에 있는 무언가가 나에게 도망치라고 소리치고 있었어, 그리고 그건 Elizabeth의 밝은 녹색 눈을 계속 쳐다보고 싶다는 욕망과 대치했지. 난 몇 초를 더 망설였어. 내 귀가 울려대고 있었어. 그리고 그 순간 Elizabeth의 얼굴에 당황스러운 기색이 올라오는 걸 보았어 - 기색을 감추는 게 익숙칠 않았던거지. 하지만 난 이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전보다 더 확실히 알 수 있었어, 그년의 손가락이 내 손가락과 깍지를 끼고 있는 동안.  두 신들이 이 세계를 두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던 거야. Elizabeth와 나는, 그들의 그릇은, 그들 사이에서 서로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어. 하지만 나의 신이 더 힘이 셌지. 이 세계는 그의 것이니까. 난 내 눈길을 그년에게서 떼어내고 일어났어. "기다려," 걔가 속삭였어, 그리고 난 개체의 목소리가 걔 목소리에 겹쳐 들리는 걸 들었어. 걔가 내 손목을 어찌나 세게 잡았는지, 나중에 멍이 들 정도였어. 걔는 내쪽으로 기대고, 머리를 애원하듯 기울이고는, 간청한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어. "우린 서로가 필요해, Clayton. 너랑 나 말이야." 내 머릿속 알람은 최고경보를 울리기 시작했어. 그래서 난 그년의 손을 뿌리치고 돌아서서 도망쳤어. 그때 이후로, 도망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거의 반년 동안 모텔과 고속도로, 총과 함정 말고는 없었다고. Elizabeth는 내가 어딜가든 따라와, 하지만 난 머릿속에 그년이 너무 가까이 다가오면 울리는 작은 정신경보시스템이 있지. 난 걔가 나를 소유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해. 물론 그년은 이 '세계'를 소유하고 싶어하겠지, 하지만 나를 향한 그년의 관심은 특히나 더 강해. 내가 그녀를 막을까봐 걱정되나봐. 물론 난 그녀를 막을 계획이야. 그러니까 이제 날짜가 다가오고있어. 지금까지 여기에 글을 쓰는게, 너희보다 나한테 더 도움이 됐던 것 같아, NoSleep. 내가 따라야 할 목표를 몇 가지 주기도 했어. 내가 오랜 기간 동안 느끼지 못했던 에너지를 주기도 했고. 그리고 내 생각에, 이 계정들 처럼, 본질적인 것들을 돌아봐야 할 것 같아. 거기에 있는 목표들을 전부 따랐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보니 더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감염된 마을로 돌아가려고 마음먹은 몇 주 전부터 눈의 악몽을 더 이상 꾸지 않게됐어. 뭔가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한거지. 드디어 눈이 만족한 것 같아. 거기서 찾은 게 있으면 또 업데이트 하러 올게. 그때까지 살아있다면 말야. 요 몇년 간 가져보지 못했던 희망을 가지면, 이 일을 끝낼 수 있을 것 같아. Liz 보고있어? 집으로 와.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 원글의 댓글 :  helpmenosleep   그래 갈게 기다려. [출처] [reddit] 감염된 마을 (17) | 디미토리 ________________________ Jess 이야기 너무 슬프네. Clayton이 얼마나 외롭고 절망적이었을지 짐작이 가는 이야기. 하지만 절망에 빠지지 않는 성격, 뭐든 버텨내는 성격이라 다행이야. 그게 어쩌면 '눈'으로 불리는 신의 능력일 지도 모르겠지만. 그나저나 왜 Liz, 아니 정확히는 '개체'는 이렇게 Clayton에게 집착을 하는걸까. 막을까봐 걱정된다기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을 때니까 굳이 그럴 필요 없던거잖아. 이제 정말 끝이 보이지? Clayton은 Liz를 불러서 어쩌려는 걸까. 내일 같이 보도록 하자!
[펌] 디시인의 실외기 뒤편 황조롱이 일지
6/28 실외기쪽에서 요즘 날갯짓 푸덕이는 소리가 크게 나와 창문을 열고 보았더니 왠 새가 앉아있다. 검색해보니 황조롱이. 이렇게 아파트에 둥지를 트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한다.... 좀 당황스러웠음 ㅋㅋㅋㅋ 여튼 나를 올려다보기만 하고 도망가지는 않았다. 7/1 처음 봤을때는 알이 있는줄은 몰랐음. 그런데 자리를 움직이니까 메추리알만한 알 네개가 딱 있는것을 보고 여기에 둥지를 틀은 것을 알게 되었다. 여튼 알을 계속해서 품어줘야 되는데 사람이 자꾸 내다보면 알을 버릴 가능성이 높아지니까 자주 안 보기로 함. 포란은 암컷이 한다는데 저건 수컷이라는 것 같다. 날아가버려서는 건너편 아파트에 앉아서 이쪽을 주시한다. 내가 미안해 ㅜㅜ 7/12 약 2주동안 안 보고 지내다가 궁금해서 어미 없을때 한번 봤더니 그새 새끼들이 부화해있다. 아직 눈도 못뜨고 분홍색에 걷지도 못하는 어린 개체들이다. 7/15 어느새 회색 솜털이 올라온다. 옆의 시체는 새끼 한마리가 죽은 줄 알았더니 어미가 먹이를 가져와 떨궈놓은것. 어디서 잡아오는지 쥐나 작은 새 따위를 잡아와서 뜯어먹여준다. 다 먹으면 시체는 다른 곳으로 치운다. 수컷과 암컷이 둘다 번갈아가면서 왔다갔다 한다. 망원경으로 찍어 봄. 7/19 새끼들은 이제 눈도 뜨고 삐약거리고 움직임도 활발하다. 부모가 가져다 놓은 시체도 혼자 뜯어먹는다. 황조롱이 부부는 늘 건너편 아파트 옥상에서 감시중. 7/23 혼자 뜯어먹는 황조롱이 새끼들. 이제 많이 커서 솜털이 슬슬 빠질 기미가 보인다. 잘 보면 솜털 밑의 깃털 색깔과 꼬리 깃이 보인다. 애들이 나 보면 밥달라고 입벌림(...)  7/26 잘 큰다. 날개를 푸드덕거리며 솜털도 떨어낸다. 점점 깃털 색깔이 제대로 올라오는 중. 멍청해 보이는 얼굴털 색깔이 올라온다. 7/30 너무너무 빨리 큰다. 금방이라도 날아갈거 같았음. 8/2 잘 먹고 잘 지낸다. 여름 더운데 얘들 때문에 에어컨도 잘 못튼다 ㅋㅋㅋㅋㅋㅋ 8/3 슬슬 날고싶어하는 듯 난간 근처까지 와서 왔다갔다 거린다. 날 보면 빼애액 거리는 건 여전하다. 가끔씩 삐약거리는 소리가 요란하면 어미가 먹이를 가져다 주고 다시 간다. 잠은 와서 자나? 밤에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8/5 날듯 말듯 하면서도 여전히 뚜벅이 신세 ㅜㅜ 이제 새끼티는 거의 다 없어졌다. 8/7 정말 날아가고 싶어하는 것 같다. 하루종일 넷이 모여서 바깥 경치만 바라보고 있다. 8/12 이제 아주 조금 날아오른다? 점프? 여튼 실외기 위까지 올라올 수 있다 ㅋㅋㅋㅋㅋ 내 얼굴은 하도 많이 봐서 이젠 쳐다봐도 별 신경도 안 쓰는 아이들이다. 그리고 오늘..... 8/14 사진없음.... 어제 아니면 오늘 날아가버린것 같다 ㅜㅜㅜㅜㅜ 한번에 넷이 다 날 수 있는것도 신기하다... 여름에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하도 더워서 바닥에 납작 엎드려있는것도 자주 봤는데 물도 몇 번 뿌려주면 종종거리면서 와서 받아먹고 그랬다. 가아끔 돼지고기 조각도 던져주면 받아먹기도 하고... 근데 저거 똥 어떻게 다 치우냐 ㅡㅡ [출처] 디시인사이드 HIT 갤러리 기...기여워
[퍼오는 귀신썰] 괴담이라고 하기조차 혐오스러워
어제까지 같이 읽어준 사람들에게 고마워서, 사실 어제까지 글은 뭐랄까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이야기 였잖아. 괴기스럽고 으스스하긴 하지만 뭔가 귀신썰이다- 싶은 것도 아녔고 그래서 오늘은 짧은 귀신썰 하나 가져와 봤어. 난 엄청 무섭게 봤는데 다들 어떨지 모르겠다. 같이 보자! _______________________ 제목 : 내 실화인데 괴담이라고 하기조차 혐오스러움 진짜 몇 번이고 고민하다가 씀. 진짜 수십번 고민함··· 이건 정말로 진심으로 진짜 내가 겪은 일이고 사실은 지금도 겪고 있음. 많이 길다. 난 지난달에 자취방을 얻었음. 처음 방 구하는 주제에 아무 생각도 없이 급히 구한 집이었음. 내가 미쳤지··· 방 구조는 위에 첨부한 그림대로고 굉장히 뻔한 구조라고 생각함. 창도 크고 주인 아줌마도 친절하고 좋아 보였음. 해도 꽤 잘 들어오는 것 같았는데 조금 습한 것 빼고는 괜찮았음. 바선생도 없었고··· 그런데 당장 짐 들이고 첫 주부터 잠을 설침. 처음 이틀은 그냥 몸이 묵적지근하고 아파서 이사 때문에 몸살걸렸다고 생각했음. 진짜 몸살이었을수도 있겠지만 지금 생각하면 아닌 듯.. 그리고 셋째 날에 난생 처음으로 가위 눌렸음. 태어나서 처음이었고 끔찍스러웠음. 묘사하려니까 너무 소름이 돋고 아무도 안믿을거 같아서 겁나고 그런데 말해보자면 그림에서 현관문 보임? 옆으로 누워 자면 바로 문이 보이는 구조인데 저 문을 바라본 자세로 가위에 눌렸음. 그 이후로도 매번 그랬고 내 의도와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는 걸 미리 말함. 어쨌든 생소했음. 막 몸이 묵적지근하고 몽롱한데 기분 나쁘고··· 그 상태에서 저 현관문 쪽으로 굳어 있는데 누가 저 현관문 입구에서 엎드려 누워있었음. 신발장 근처에 턱을 괴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면 그 좁은 데서 곧게 엎드릴 정도면 하체가 없거나 기형인 것 같다. 나 정말로 겁 없기로 애들 사이에서 유명할 정도인데 진짜 기절할 것 같았음··· 그 풀밭에 누워서 턱 괴고 누운 자세로 쳐다보는데 소름이 돋았음. 누가 봐도 사람이 아님. 머리가 좀 짧은 단발정도 되는데 눈이 잘 보이지 않았어도 날 보는 건 알 수 있었음. 웃음 참는 소리 알아? 윽으으윽 하면서 참는거. 그런 소리를 내는데 진짜 끔찍했음. 그게 그러다가 입을 벌리는데 그 순간 바로 혼절함. 그 다음날에 너무 무서워서 친구 불러서 같이 자고 괜찮았음. 그리고 다음 이틀 정도도 무난했던 것 같음. 그래서 나는 그냥 악몽인가보다 하기로 함. 그런데 바로 다음날 또 가위에 눌렸는데 또 그 자세였음. 역시나 그게 턱을 괴고 누워서 날 올려다보는데 또 윽윽 소리를 내면서 웃음참는 소리를 내다가 갑자기 이 벌려서 웃더라. 아니, 진짜 무서웠던 건 이빨이 안보였음. 이렇게 말하면 웃길 수도 있는데 입을 찢어질 듯이 벌렸는데도 이빨이 안보여. 그냥 까만거 같기도 하고 다 잇몸인 것 같기도 한데 진짜 죽을 듯이 무서웠어···. 안보고 싶어도 안 볼 수도 없고 몸도 안움직이고 진짜 이게 계속해서 반복되는데 침대 구조를 바꾸든 어떻게 해도 현관문이 보이는 쪽으로 가위가 눌림. 그리고 그게 팔꿈치를 끌면서 하루하루 가까이 오는 게 느껴졌음. 그냥 매일매일이 말 그대로 악몽인데 이걸 누구한테 말할 수도 없었음. 친구네에서 자는 것도 하루 이틀이고 매일 찜질방 가서 자는 것도 가난해서 부담스럽고 친구 불러서 자고 가라 해도 다들 그렇게 썩 내켜하지 않았음. 아무래도 걔네도 뭔가 이상한 걸 느낀 게 아닐까 싶음. 그리고 환장할 노릇인게 그 망할 게 친구라도 자고 가면 더 가까워지는 것 같기도 하고 소리도 더 커지고 팔꿈치고 쓱쓱 바닥을 미는 것도 더해서 죽을 거 같았음···. 아무래도 이건 아닌 것 같아서 주인 아줌마한테 말하고 나가기로 함. 되게 복잡할 것 같았는데 꽤 쿨했음··· 찔리는 게 있어서 그런가··· 돈이고 뭐고 상관없이 너무 절박하게 매달려서 그런 것 같기도 내가 진짜 오기로 버티려다가 진짜 말 그대로 죽을거 같아서 빨리 나가려고 결심한 거임. 나 진짜 미쳐가는 것 같음. 애들한테 말해도 그냥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고 그냥 속으로 썩어가는 기분··· 이게 진짜 결심할 수밖에 없던 게 그게 벌써 내 침대에서 기껏해야 30센치? 정도까지 올라왔는데 그게 팔이라도 뻗어서 날 만질까봐 너무 무서운거임. 무섭다는 말을 몇 번 쓰는지 모르겠다 나 원형탈모 생김. 지난주엔 위경련으로 병원도 갔다. 그런데 그와중에 병원에서 잘 수 있어서 마음 편했다··· 그리고 이것도 진짜 무서웠는데 나 진짜 해산물 안 좋아하고 거의 못먹다시피 함. 비린내 때문에. 그런데 이틀 전엔가 혈육 만나서 밥 먹는데 내가 진짜 게걸스럽게 반찬으로 나온 조기를 세 마리나 먹고 있더라··· 혈육이 놀라서 눈 커다랗게 뜨고 나 쳐다보는데 손에 생선 들고 울었음 진짜 미친걸로 보였을 듯···. 나 이상해진거 티 많이 났는지 집에 들어가겠다는 것도 별 말 안하고 받아들였음. 아직 짐도 못 뺐고 적어도 이번주까진 이 집에서 버텨야 함. 너무 답답해서 아무데나 털어놓고 싶은데 집에서 하면 그게 알기라도 할까봐 집 근처 피씨방에서 쓰고 있음. 집에 안 들어갈 거임. 못 들어가. 해 떠도 들어가기 싫음 쓰고 나니까 눈물난다. 진짜 내가 무슨 잘못을 해서 이런 일을 겪어야 함? 거짓말이라고 생각해도 됨. 나도 그냥 내가 미쳐서 헛것보는 거라고 생각하고 싶음. 진짜 미친 것 같기도 함. 그냥 정신병자가 고해성사한다고 생각해라 그런데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정말정말이지 무서워.. 나 이집에서 이번 주 버틸수 있을까? 있어도 되나? 머리가 한뭉텅이씩 빠지는 것도 무섭고 지금도 속 너무 안좋아. 쓰니까 토할거 같음 진짜 이것 말고도 많은데 더 못하겠다 너네도 자취방 구할 때 조심해 사람도 무섭지만 사람 아닌게 무서울 수도 있다 [출처] 디씨 해연갤 _______________________ 하. 뭔가 일이 난 것도 아니고 해결된 것도 아닌데 너무 무서운 글이었어. 읽는데 무서워서 진땀 났다 정말... 비린내 나서 생선 못 먹었다는 사람이 조기를 게걸스럽게 먹었다는거 보고 또 소름. 뭔가 귀신들이 생선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도 같고, 또 조기는 제사상에 올라가는거 아냐? 그것도 손에 들고 먹었다고 하니까 걸신 같은건가 싶기도 하고 더 무섭고 ㅠㅠㅠ 당사자는 정말 얼마나 서럽고 무서웠을까 생각하니 또 눈물난다 나 ㅠㅠㅠㅠ 댓글들 보면 침대 놓는 방향이 문제가 된 걸 수도 있다는 말이 있는데... 그래서 요걸 보고 디씨 역학갤러리에서 설명해 준 글이 있길래 그것도 같이 가져와 봤어. 바로 이어 붙일게! _______________________ 역학갤에서 왔다. 내가 뭐 무당이고 그런건 아니고 그냥 이것저것 주워들은게 많아서, 저 사태를 보고 적어봄. 머리, 즉 혈이 있는 쪽은 문과 가장 멀리 두어야 이롭다. 그 말인 즉슨 침대를 현관문과 마주보게 하여 머리를 벽쪽으로 두고 발을 문으로 뻗는 자세로 자야 나 자신을 방어하고 귀를 쫓는 형태인데 이 그림과 같이 침대를 측면으로 놓아 몸이 옆으로 뉘이는 것은 귀를 흘긋 흘긋 보는 형태나 다름없다. 이를 역학에서는 측방형이라 한다. 본의아니게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다. 귀의 흐름을 막으니 성이 날 수밖에.. [출처 ] 디씨 역갤 _______________________ 꼭 침대를 그렇게 놔서 그런 건 아니겠지만 그렇게 놨기 때문에 더 심해진 게 아닐까 하는 내 추측이야. 무섭다 정말... 원글 작성자는 저 글 댓글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는데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네. 너무 무서워ㅠㅠㅠㅠㅠㅠ 부디 별 일 없었으면 좋겠다 진짜로. 후... 너무 무서웠네. 너무 무서워서 낮에 와봤어 ㅎㅎ 금요일 잘 보내고 곧 또 올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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