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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어둠 #009

“이유 없는 폭력에 죽어 버린 어머니의 시체를 바라보며 소년은 생각했다. 생명의 가치에 대해, 자신에 대해, 그리고 죽음에 대해. 소년은 결론을 얻었다. 삶의 의미도 생명의 가치도 모두 인간이 제멋대로 만들고 제멋대로 부수는 허구일 뿐이라는 것. 생명은 단지 존재하고, 단지 죽어간다는 것. 그 미지 속에서 자신 또한 그렇게 사라져 갈 뿐이라는 것.”
이미지 출처 : 웹툰 수평선 @코미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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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좀지키는게...휴...
수정할게요.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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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오는 미스테리썰) 우리 마을이 감염된 것 같아 10화
주말 마무리는 역시나 귀신썰이지. 너무 늦게 올리면 무서워서 잠 못 잘까봐 ㅎㅎ 그나마 덜 어두울 때 가져왔어. 오늘도 같이 봐줘서 고마워! _____________________ 감염된 마을 11 [Clayton이다. Claire의 일기 나머지 부분이다. 다음에 나올 부분들부터는 그녀의 정신이 급격하게 흐려지고 있다는 것이 보여진다. Claire는 이 시기 정신적인 문제 때문에 고통받고 있었던 듯 하다. 페이지가 바뀌는 것은 줄을 그어서 구분하도록 하겠다.] 4월 14일이나 15일이나 20일 4월의 소나기는 5월의 꽃을 피우지. 이 노래가 내 머릿속에서 잊혀지지가 않아. Heather가 끊임없이 노래를 부르기 때문이지. 패 버리고 싶어. 죽여버리고 싶어. 걔가 뭔가 나쁜 짓을 해서 내가 걔한테 복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걔는 그냥 창가에 앉아있을 뿐이야. 그냥 앉아서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미소를 짓고 있어. 계속 나 스스로한테 Heather는 그냥 피해자일 뿐이라고 되뇌고 있지만 별로 소용이 없네. 그렇게 생각하면 또 내가 걔를 이 마을로 끌고 들어온 게 생각나고, 그러면 죄책감이 생기고, 그러면 또 다시 화가 나니까. 난 요즘 항상 화가 나 있어. 아니면 지쳐 있는 건가? Blake, 너를 사랑해. 너가 걔를 처음부터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내 두피 속에 뭔가가 숨어 있는 것 같아. ------------------------------- 다음 머리가 존나 아프지만 좋은 하루였어. Blake가 꽤 괜찮은 농담을 했거든. 말이 무슨 짓을 무슨 짓을 씨발. 기억이 안나. ------------------------------------------- 4월 3월 5월 몰라 안 좋은 하루였음. 머리 아픔. 내가 얼마 동안 정신 잃고 있었는지 모르겠음. 글씨를 쓰기가 어려움. 촛불도 너무 밝아. Blake의 방에 아침 일찍 들어갔다가 Blake와 Heather가 섹스를 하고 있는 걸 목격했다. Heather가 위에 올라타고 있었음. 그녀가 나를 몽롱한 눈으로 쳐다보더니 나한테 팔을 뻗었음. 마치 같이 하자는 듯이… 그러다가 갑자기 눈을 한번 깜빡이고는 얼굴을 일그러트리고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다. Blake의 얼굴은 멍했음. 눈에 초점이 없었고 그냥 침대에 축 늘어져서 누워 있었을 뿐. 내가 들어온 지도 몰랐던 것 같다. 난 뒤돌아서 나갔다. 너무 화가 났는데 다른 건 기억이 안 난다. 어떻게 이런 때에 떡이나 치고 있을 수가 있지? 그럴 힘이라도 있나? 아마 그냥 꿈이었나보다. ------------------------------------------ 마지막으로 음식을 먹었던 게 언제인지 기억이 안나. 배고프지 않아. -----------------------------------------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씨발 [페이지 전체가 이 두 글자로 도배되어 있었다. 밑으로 갈수록 글씨가 점점 뭉개지고 있었다.] --------------------------------- 4월 중순- 아니면 5월 초 오늘은 정신이 굉장히 맑다. Blake도 막 일어났다. 평소보다 상태가 훨씬 좋다. Heather는 하루종일 자고 있다. 어제 술을 엄청 많이 마셨거든. 아직도 볼이 빨갛다. 우리가 괜찮아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맴돈다. 하지만 어떻게? 해질녘쯤 해서 Blake와 나는 산책을 하러 나갔다. 그의 어깨가 감염된 것 같다. 하. 무슨 어깨가 아닌 다른 부분은 감염이 안 되기라도 한 것 처럼. 다시 병원으로 가는 게 어떻겠냐고 얘기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차를 보니까 엔진이 완전 갈기갈기 조각이 났거든. 난 차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Blake가 말하기를 중요한 전선들이 죄다 잘려져 있거나 뽑혀 있다고 했다. 주차장에서 점화플러그를 발견했다. 차 문제를 떠나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안된다. 모텔은 버려진 것 같다. 되게 오랜만에 호텔 리셉션을 찾아가 봤는데, 아무도 없었다. 썩어가는 흙 냄새. 구석에서부터 곰팡이가 피고 있었다. 내 죄책감에 석유를 끼얹는 꼴이었다. 나머지 하루는 Hadwell 경전을 다시 읽으면서 보냈다. 하지만 별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경전에서 찢겨진 부분이 일기에 테이프로 붙여져 있었다. Claire가 인용하고 싶었던 부분인 것 같다.] 108쪽, 3번째 문단 ’그것’이 ‘그것’의 형제의 잔인함을 목도하였을 때, 우리의 ‘개체’는 ‘그’가 인간의 존엄성을 묵살한 것을 매우 부끄럽게 여겼다. 그래서 우리 인간은 성스러우며, 우리는 선택받았음을 우리로 하여금 알게 하셨다. 인간의 존재가 없었다면, 우리의 ‘개체’는 이 차원으로 넘어오시지 않았을 것이며, ‘그것’의 빛으로 이 세상을 축복하지 않으셨을 것이다. 인간이 없었다면 ‘개체’는 ‘그것’에게 적대적인 이 왕국에서 머물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우리의 전능자께서 우리를 소중히 여기고 계시니,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소중히 여겨야만 한다. 그 중에서도 ‘개체’의 교회는 가장 성스러운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시대의 개척자들이다. ‘그것’의 빛이 온 세상을 축복하게 하라. 모든 인류가 승천할 수 있도록.” -------------------------------------- 다음 날이다. 24시간이 넘도록 정신을 잃지 않았다. 이게 좋은 일인지 무서운 일인지 모르겠다. Heather와 Blake 역시 나와 같다. 어젯밤에, 정말 오랜만에, 내 스스로 침대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이때까지는 깜빡 하고 정신을 차려보면 침대였는데… 샤워를 마음껏 한 뒤 새벽 2시 경에 어렵지 않게 잠이 들었다. 점점 희망이 생긴다. 아니야. 징크스를 만들수는 없지. 죽은 듯이 잠을 자다가 새벽 4시 쯤에 문이 끼익 하고 열리는 소리에 깼다. 문틈 사이로 가로등 불빛이 새어들어왔다. 선명한 공포가 느껴졌다. 몸 전체에 찬물을 끼얹은 듯한 공포. 그런 선명한 감정은 너무 오랜만에 느끼는 거여서 살짝 반갑기도 했다. 그때 그 터널에서 크리쳐에게 쫓긴 이후로 이런 공포는 처음이었으니까. 뭔가 확실히 살아있다는 느낌이었다. 문이 더 열렸다. 처음에는 Heather인 줄 알았다. 뭔가 여자같다는 느낌에, 짧은 머리, 드레스를 입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휘청거리면서 방으로 들어오는 사람을 찬찬히 살펴보니까, Heather라고 하기에는 너무 말랐다는 걸 깨달았다. 비정상적으로 마른 몸. 뼈랑 살갗밖에 없었다. 문이 활짝 열리면서 밖에서 불빛이 더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그 사람을 확실하게 볼 수 있었다. 빼짝 마른 몸에 오래된 곤색 메이드 복장 같은 걸 하고 있었다. 하얗고 매마른, 닳아빠진 피부에 거의 다 벗겨진 머리. 까만 머리카락 몇 가닥이 아직도 달려 있었다. 눈은 퉁퉁 부어서 감겨 있었지만 멍든 자국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입은 아플 정도로 크게 찢어져서 웃고 있었다. 머리는 불가능한 각도로 꺾여 있었는데, 귀가 거의 쇄골까지 내려가 있었다. 거의 얼굴의 위아래가 거꾸로 되어 있을 정도로. 왼쪽 팔은 없었는데, 팔이 잘려나간 상처는 유니폼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다. 왼쪽 발은 맨발이었고 접질린 듯 보였다. 난 침대에서 굴러떨어져서 재빨리 그녀에게서 멀어졌다. 비명을 질렀던 것도 같은데, 잘 모르겠다. 그녀는 그냥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고개를 기울이고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는 눈으로도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난 내 쇠지렛대를 꽉 움켜쥐었지만, 내가 그걸로 뭘 하고 싶은지는 알 수 없었다. 그녀를 해치고 싶지 않았다. 그녀 또한 아무것도 모르는 희생자 중에 하나일 것이 분명했으니까. 그냥 우연히 내가 이 모텔에 머물기로 한 선택 때문에. 아니 그 전에 내가 이 마을을 탐험하려고 했던 선택 때문에. 그리고 마을 주변에 머물면서 얼쩡거리기로 한 것 때문에. 너무나 많은 잘못된 선택이 있었다. 다 내가 자초한 일이다. 문간에 서 있는 그녀, 아니 그것은 아마도 호텔 청소부였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호텔 청소부도 사람도 아닌 그 무언가가 나를 향해 팔을 벌렸다. 우리는 그렇게 눈을 마주친 채로 한참을 있었다. 그리곤 그녀가 팔을 떨구더니 갑자기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녀는 마치 짐승처럼 네 발로 움직였다.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라서, 채 몇 초도 안 되어 내 지척으로 다가왔다. 그때 그녀가 얼마나 조용한지에 대해서 깨달았다. 으르렁거리지도, 낑낑거리지도 않았다. 그냥, 얕은 숨소리를 이빨 사이로 색색 내뱉을 뿐이었다. 엄청나게 밭은 숨소리를. 그녀가 손을 들어서 내 입술 사이로 억지로 우겨넣었다. 얼마나 깊게 쑤셔넣었던지 거의 토할 것 같은 지경이었다. 곰팡이 맛이 났다. 아직도 입에서 그 맛이 나는 것 같다. 내가 가만히 있었다면 아마 그 손이 내 목구멍까지 닿았을 것이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난 그제서야 쇠지렛대를 들어 그녀를 후려쳤다. 쇠지렛대는 그녀의 머리에 깊이 박혀들었고, 그녀는 나동그라졌다. 그 순간까지도 그녀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냥 조용한 방에 두개골이 깨지는 소리만 울려퍼졌다. 난 고개를 들고,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쉰 후 일어났다. 그리고 뭔가 핀트가 나간 것 같다. 내 분노를 조절하지를 못했다. 아무 생각도 없었다. 그냥 분노가 내 온 몸을 지배했다. 난 선 채로 그녀의 머리를 계속해서 내려쳤다. 이빨과 눈 사이에 쇠지렛대가 박혀들었다. 피는 튀지 않았다. 그냥 빼짝 마른 시체를 때리는 느낌이었다. 배 쪽에 쇠지렛대가 박혀들었을 때는 검고 찐득한 액체가 뿜어져 나왔다. 토할 것 같다. 어쨌든, 요약하자면 내가 그녀를 죽였다. 내가 씨발 그녀를 죽였다고. --------------------------------------- 우리는 시체를 숲 속에다 묻었다. [이 페이지는 물로 얼룩져 있었다. Claire가 이 부분을 쓰면서 울었던 모양이다. Claire는 아무래도 그것들에 대해서 연민의 정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다.] ------------------------------ 며칠인지 알 수 없음. 오늘 아침에 난 마을에 들어가 있었다. 내가 어떻게 거기까지 갔는지는 모르지만, 난 어떤 집 안에 있었다. 구석 부분에 얼굴을 처박고 서 있는 채로. 모텔로 돌아오는 길은 아주 길었다. ----------------------------------- [이 때 난 Claire를 목격했고, 그들이 머물고 있는 모텔까지 뒤를 밟았다. 난 Claire가 마을의 거리를 이리저리 방황하고 있는 걸 봤는데, 완전히 정신을 놓은 것 같았다. 혼잣말을 하고 있었는데, 꼭 자기 친구들과 대화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때, 난 그녀를 더 이상 어떻게 손 쓸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곧 Claire는 정신을 차리고 마을을 떠났는데, 그걸 보고 아직 그녀가 때때로 명료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아직도 뭔가 해결하기 위해서 애쓰고 있다는 것도. 난 정말 그녀를 돕고 싶었다. 이건 이해해 주길 바란다. 내가 도울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난 Claire를 굉장히 좋아했다. 용감하고, 고집 있고. 단지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던 것 뿐이다.] ------------------------------------- [이 다음 페이지에는 어떤 건물의 평면도가 그려져 있다. Claire가 그린 듯 하다. 이게 어디를 그린 건지 알아차리는 건 어렵지 않았다. 거의 매일 놀러갔던 곳이니까. Alan의 아파트를 그린 건데, Alan이 Lisa와 같이 살았던 집이다. 너희를 위해 사진을 찍어왔다. 이게 그 사진이다. 물음표가 내 호기심을 굉장히 자극했다. Claire가 뭔가를 알아낸 걸까? 이 벽 뒤에 뭔가 중요한 게 있는 걸까?] ---------------------------------- 난 내가 보지 못한 것들을, 가지지 못한 것들을 사랑한다. 난 내가 증오하는 것을 사랑하는 게 뭔지 알고 있다. 날 가둔 사람을 사랑하는 게 어떤 건지 알고 있다. 제발, 제발 멈추지 마. 계속 해. 뒤돌아설 수 없어. 이걸 끝내. 날 데려가. 나와 함께 올라가줘. 약속했잖아. 나랑 약속했잖아. [Claire는 다시 정신이 흐려진 상태로 되돌아간 듯 하다. 이 부분에서 그녀는 ‘개체’에 관해 말하고 있는 것 같다.] ----------------------- [종이 쪽지가 다시 일기에 붙여져 있다. 내가 쓴 노트다. 내가 ‘그것’과 ‘개체’에 관해서 여러가지 소스를 통해서 모은 자료들이 정리된 노트가 있다. 내가 알고 있거나 어디서 들은 내용들, 그리고 내가 추측한 것들까지 모든 내용이 그 파일에 정리되어 있다. Claire가 이 일기를 쓰기 직전에 누군가가 내 캠프에서 이 노트를 훔쳐갔다. 아마 Elizabeth나 그녀의 꼭두각시 중 하나가 내 캠프에서 그걸 훔쳐다가 모텔에 갖다 놓은 것 같다. 어쩌면 Claire 본인일 수도 있겠지.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그럴 수도 있다. Claire는 아마도 대강이나마 인용된 이 부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식한 것 같다. 아니면 남아있는 부분이 이것밖에 없었거나. 어쨌거나 그녀의 남아있는 의식이 이것을 기억하고 싶어 했던 듯 하다. 이것을 제외한 파일의 나머지 부분은 분명 파괴되었을 것이다. 이제는 내가 기억하는 것과 이 사이트에 남아있는 정보를 제외하면 이 일에 대한 기록은 세상에 없다. 어쨌든, Claire는 이 부분을 스크랩해 놨다. 내가 직접 쓴 건 아니고, 마을에 살고 있던 연구 집단이 이 바이러스의 발병에 대해서 기록한 것이다. 그들은 경찰이 채취한 곰팡이 샘플을 연구했고, 심지어 한 번은 살아있는 감염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것 같다. 내가 그들을 도울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그들은 이제 모두 죽었다.] “3단계: 기억 상실과 운동 상실로 특징지어진다. 기억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진다. 의식이 깨어 있는 기간도 아직까지는 존재한다. 언어와 동작이 어눌해진다. 급성 마비가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된다. 얼굴 근육이 마비되어 끊임없이 미소를 짓게 된다. 빛에 극도로 민감해지고, 체모가 사라진다. 신체가 되화된다. 식욕 감퇴. 대뇌 피질이 거의 활동하지 않는다. 이 단계가 가장 오랫동안 지속되는 단계이다. 오늘까지, 환자는 약 80일 간을 3단계에 머물렀다.” -------------------------------- [일기 내용은 더 있다. 너희들의 질문에 최대한 답변하도록 노력하겠다.] 감염된 마을 12 [Claire의 일기다. 이 일기가 너희들의 질문에 답을 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 난 하루종일 왔다 갔다 왔다 갔다 왔다 갔다 하고 있어. 한 순간 난 너무나 기뻐서 소리를 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가 다음 순간에는 너무 화가 나서 누굴 죽여버리고 싶지. 그리고 나서는 절망이 찾아와. 절망은 여기서 내가 제일 싫어하는 부분인데. 그리고 나서는 그 순환이 계속돼. ‘그것’을 사랑했다가, ‘그것’을 증오했다가, 다시 ‘그것’을 사랑하게 돼. 물론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그러니까 내가 깨어 있을 때, 이건 감염 증상 중에 하나겠지. 그래야만 해. 내 삶을 파괴하는 신이든 악마든간에 어떤 씨발 것을 내가 사랑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하지만 가끔은, 내가 혼자 있을 때, 그러니까 나랑 내 머릿속에서 속삭이는 무언가랑 단 둘이만 있을 때, 난 금빛 찬란한 평화를 느끼기도 해. 그 헌신과, 그 사랑. 그 평화는 심지어 내가 일어나서 내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움직일 수 없을 때도 날 찾아와. 때때로 필름이 끊기는 게 느껴져. 내 시야가 회색으로 변하고 난 미치는 거지. 그냥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그게 찾아올 때가 있어. 꼭 지금처 --------------------------------- Heather가 춤을 추면 난 웃기 시작해. 그리고 우리 모두 춤을 춰. 맨 발로. 이렇게 살아도 될 것 같아. --------------------------- 이렇게 살 순 없어. 날 죽여줘. --------------------------------- 제발 그만해. 그만 속삭여. 니가 이걸 읽고 있다는 걸 알아. 제발 그만해. 돌아와. 내가 너보고 방금 가라고 했었는데 그건 다 거짓말이야 난 너가 필요해 제발 넌 날 이해하는 유일한 사람이야 너 없이는 견딜 수 없어 널 증오해 씨발 뭐야??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 내 어린시절의 찬란한 괴로움을 기억한다. 달콤한 망각이 주는 평화를 기다리며. 평화를 기다리며. 기다리며. 여행자는 맹목적으로 꺼려 한다. 반쯤은 무지한 채로, 무기력하게. ----------------------------------- 오늘은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손으로 기어다녀야 했다. Heather는 그게 웃기다고 했다. 나도 웃겼다. 하지만 Blake는 울었다. 그래서 나도 울었다. Blake가 우는 걸 보는 건 이번이 두번째다. 그는 내 옆에 무릎꿇고 울면서 날 사랑한다고 했다. Heather는 굉장히 화를 냈다. 막 물건을 집어던지고 부쉈다. 그 날 밤에 우리는 또다시 춤을 췄다. 내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침대에 누워서 팔로 그들을 껴안고 지탱했다. -------------------------------------- 몇 주가 지났다. 그건 확실하다. 어쩌면 몇 달이 지났을 수도 있다. 정신이 드는 날들은 거의 없다. 그리고 그런 날들은 보통 너무나 피곤해서 쓸 수가 없다. 하지만 이건 써야겠어. Elizabeth와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그녀가 나에게 간섭하는 것이 느슨해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나았다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필름이 끊기고, 걸을 수도 없다. 다리 근육이 퇴화한 것 같다. 피부 또한 종잇장같이 새하얗다. 갈비뼈는 툭 튀어나왔다. 이젠 펜을 잡는 게 힘이 든다. 머리카락이 뭉터기로 빠지고 있다. 내 다리가 이 모양이 된 다음부터는 계속 바퀴달린 컴퓨터 의자를 이용해서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그 대신 정신은 한결 또렷해졌다. 내 속에 있는 뭔가가 마치 내 스스로 내 몸이 차츰 망가져가는 걸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보기를 바라기라도 하는 것 같다. Clayton이 나한테 무슨 말을 하고자 했는지를 알아냈다. 그와 다시 연락이 되는 데는 꽤 오래 걸렸다. Elizabeth가 그가 나에게 연락하는 걸 방해했는지도 모르겠다. [Elizabeth는 실제로 많이 방해를 했다. Claire의 방문 앞에 수없이 많이 쪽지도 남겼고 사진도 찍어서 보냈다. 그러나 그 중에 실제로 Claire가 받아 본 것은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 Elizabeth는 내 생각보다 훨씬 교활했다.] 요즘은 하루종일 정신이 멀쩡했다. 하지만 깨어 있는 시간 중에 누구와도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방 안에 앉아서 곰팡이가 벽을 타고 올라가는 모습을 하루종일 지켜보기만 할 뿐. 다른 애들도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 애들이 우리 방 사이에 있는 복도에 와서 몇 마디 중얼거리는 소리는 들었다. Heather는 가끔 노래도 불렀다. 평소와 같이. 사람과 접촉한다는 생각만 해도 토기가 치밀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마음 속에서 뭔가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있었지만, 그게 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내가 절대로 이 방을 벗어나고 싶지 않다는 거였다. 저녁쯤, 몇 시간 전에, 주차장 쪽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바스락거리는 소리. 놀라서 돌아봤는데, 어떤 두꺼운 봉투 하나가 내 방문 아래로 밀어넣어지는 거였다. 난 의자를 방문 쪽으로 밀어서 서둘러 봉투를 집어들었다. 다른 방에서 노래 부르는 소리가 갑자기 멈췄다. 봉투 앞면에는 “Claire : 혼자 있을 때만 열어보시오” 라고 쓰여 있었다. 그게 ‘여행자’의 뾰족뾰족한 글씨체라는 건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봉투를 서툴게, 그리고 천천히 여는 동안 내 손은 덜덜 떨리고 있었다. 내 손은 더 이상 예전처럼 민첩하게 움직이지 못한다. [그건 사실이다. Claire의 손글씨는 점점 알아보기 힘들어지고 있었다. 몇몇 부분은 거의 읽을 수 없는 정도였고, 또 어떤 부분은 그냥 낙서를 찌끄린 수준이었다. 그런 것들은 여기 옮길 수 없었음을 양해해주기 바란다.] 봉투를 여는 데는 적어도 오 분 이상 걸렸던 것 같다. 난 조용히 앉아서 봉투를 열었다. 사진 몇 장이 떨어졌다. 아니, 사진 두 조각이 떨어졌다. 찢어진 조각이었다. 좀 큰 첫번째 조각은 세 사람의 얼굴 사진이었다. 모두 웃는 얼굴이었다. 코에 피어싱을 한 금발머리 소녀와, 보조개를 보이며 웃고 있는, 어딘지 낯이 익어 보이는 애쉬 브라운색 머리의 남자… 그리고 Clayton. 그의 바로 옆에서 사진이 찢어져 있었는데, 옆에 있던 누군가를 고의적으로 사진에서 빼 버리려는 의도가 다분했다. 뒷장에 뭔가가 쓰여 있었다. 나는 어딘지 모를 두려움을 느끼면서 글씨를 읽었다. 맨 위에는 날짜가 있었다. 2009년 10월. 아래에는 왼쪽에서 오른쪽 순서대로 이름이 쓰여 있었다. Jess, Alan, Clayton 그리고… 사진은 거기서 찢겨 있었다. 나는 뒤집힌 채 바닥에 떨어져 있던 나머지 사진의 조각을 내려다 보았다. 이제는 내 온 몸이 떨리고 있었다. 난 사진을 집어들어 이름을 읽었다. Liz. 사진을 뒤집었다. Elizabeth Hadwell, ‘육체’, 그러니까 이 모든 엿 같은 상황을 만들어낸 주범의 얼굴을 나는 드디어 보게 되는 것이었다. 나를 이런 지옥에 빠트린 인물의 얼굴을. 예쁘장한, 미소짓는 얼굴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녹색 눈동자, 짧은 갈색 머리, 빨간 립스틱. 매력적이고 사람을 끄는 얼굴. 하지만 나에게는, 그 얼굴이 지금까지 본 그 어느 것보다도 공포스러웠다. 사진 속의 이 여자가 누구보다도 사악해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이 여자가 그 모든 것의 원흉이기 때문에 그렇게 무서운 것도 아니었다. 내가 아는 얼굴이었기 때문에. 그녀는 Heather였다. 옆 방에서, Elizabeth Hadwell이, 내가 한 달 넘게 함께 살았던 그 여자가 높고 맑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대는 선샤인, 나만의 햇살. 힘들고 지친 날 감싸줘요. 그리고 Blake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 내가 이걸 어떻게 모를 수가 있었을까? 그것도 그렇게 오랫동안 새카맣게??? 그 찰나와 같은 순간에, Blake가 비명을 지르기 시작하는 그 순간에, 사건의 모든 실마리가 나에게로 쏟아지며 덮쳐들었다. 그동안 진실은 항상 나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 명백해지는 순간이었다. 진실은 나와 함께, 아니 내 눈 바로 앞에 존재하고 있었다. 진실은 언제나 내 앞에서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리고 있었지만, 난 항상 그것을 무시하기만 했었다. 나는 Blake와 만나기 이전에 이 감염된 마을에 한 번 들어온 적이 있었다. 그 때, 난 아파트 건물과 경찰서를 탐험했었지. 의심의 여지 없이, 이 때부터 Elizabeth가 날 주시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녀는 날 따라왔다. 날 씨발 끈질기게 따라와서 San Francisco까지 온 거다. 그래서 내 단짝 친구 Blake를 이용해서 내 삶 속으로 끼어들 구실을 마련한 거다. Blake는 핫한 여자들의 유혹적인 손길을 결코 뿌리치지 못할 테니까. 그녀한테는 뭔가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풍겼다. 존나 쿨해 보였다고. 그녀는 우리가 그날 밤 그 바로 가도록 모든 걸 세팅한 다음에 자기가 Blake의 침대로 기어들어갈 수 있도록 우릴 조종했다. Blake가 그 날 밤 누구랑 잤든 난 상관하지 않았다. 질투도 하지 않았다. (Blake랑은 가끔 섹스도 하는 사이였지만. 한때 잘 될 때도 있었다.) 왜냐면 그 날 난 술에 취해 있었고, 애쉬 브라운 색 머리에 보조개가 있는 어떤 남자한테 정신이 팔렸었으니까. 그 남자랑 같이 밤을 보내지는 않았지만. 하지만 아까의 그 사진 덕분에 그 남자가 Alan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때 Alan은 아마 Elizabeth에게 조종당하고 있는 상태였을 것이다. Alan을 이용해서 나를 손쉽게 치워버린 후, 한층 수월하게 Blake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겠지. 좆 같은 년. 난 널 존나 증오해. 내 생각에는 Alan이 그 호텔 방 5층 창문에서 뛰어내렸던 건 Elizabeth에게서 탈출하기 위해서였던 건 같다. 진짜 뛰어내렸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Elizabeth는 그렇게 썼었다. 아마 거짓일 가능성이 더 클 것이다. 실제로 탈출을 감행했다고 하더라도, Alan이 나한테 나타났던 걸 보면 아마 Elizabeth는 손쉽게 다시 그를 손에 넣을 수 있었던 모양이다. 그렇게 해서 Heather는 우리 삶의 일부로 녹아들었다. 그녀는 우리와 함께 이 감염된 마을로 다시 돌아왔다. 그녀는 Blake를 스스럼없이 껴안았고 나에게 아무렇지 않게 농담을 했다. 난 그녀가 그냥 그럭저럭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냥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랑 같이 자는 여자 정도. 딱 그 정도로만 괜찮다고 생각했다. Heather는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펼쳤다. Elizabeth가 얼마나 남을 조종하는 일에 능한지 수도 없이 많이 들어왔던 것을 생각하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그녀는 나뿐만 아니라 모든 Nosleep 유저들을 속여왔다. 마치 자신이 피해자 Liz인 것처럼. 그녀는 미치도록 뛰어난 배우이다. 그리고 이제 Elizabeth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그리고 문제는, 그녀는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조차 꿰뚫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와 그녀의 ‘개체’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가지고 놀고 있다. 심지어 중간중간 자기가 누구인지 힌트를 주면서까지 날 농락했다. 오레건 지역 번호로 왔던 문자를 기억하는가? 뜬금없는 데서 대문자가 나왔던 그 문자. H와 E만 대문자로 써 있었던. HE. ‘그’를 뜻하는 ‘he’가 아니다. 그건 이니셜이었다. Heather Engels. Elizabeth Hadwell. H.E. 가지고 놀았다. 그렇지 않은 적이 없었던 거다. 맙소사, 우릴 보면서 얼마나 미친듯이 웃었을까. 그리고 Clayton이 보냈던 “닭장 속의 여우”? 이젠 우리 모두 그 여우가 누구인지 안다. 그리고 왜 우리를 향해서 총을 쐈는지도. 왜 진작 나한테 말해주지 않았단 말이야?! 왜 그딴식으로 나한테 설명할 수밖에 없었냐고??? [이건 내 스스로에게도 자주 묻는 질문이기도 하다. 내가 지나치게 조심스럽게 굴었던 거다. 그리고 그 쓸데없는 조심성은 모든 일을 결국 그르치게 만들었다. 정말 미안하다, Claire. 너에게 그 즉시 말했어야 했다. 너를 그 곳에서 바로 빼냈어야만 했다.] Blake의 비명 소리는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었다. 난 정신을 차리고 급히 그의 방으로 갔다. 정말 순수한 고통과 공포로 가득 찬 비명. 난 의자에서 굴러떨어졌다. 그리고 팔로 내 쓸모없는 다리를 끌면서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한 빨리 Blake의 방으로 기어갔다. 문을 여는 게 제일 힘들었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문고리가 나에게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난 문 손잡이를 잡고 있는 힘껏 힘을 줬다. Blake는 침대에 똑바로 누워 있었다. 미친년 Elizabeth가 그를 위에서 짓누르고 있었다. Blake의 몸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그의 손목을 거의 잡아뜯듯이 잡고 있었다. 얼굴을 하도 가까이 들이대고 있어서, Blake가 비명을 지르고 있지 않았더라면 둘이 키스하고 있다고 착각했을 것이다. 내가 보고 있는 가운데, 그녀가 입을 벌렸다. 크게. 아주 크게. 사람의 입이 가능하지 않을 정도로 크게. 마치 뱀이 먹이를 먹을 때처럼, 그녀가 아래턱을 탈골시켰다. 그리고 뭔가 까만 것이… 뭔가가 입 안에서 쏟아져 나왔다. 그게 뭐 연기였는지 액체였는지 어떤 미친 지랄이었는지 모르겠다. 마치 까만 기름처럼 쏟아져 나왔는데 그러면서도 무슨 연기처럼 공기 중을 둥둥 떠다녔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가라앉으면서 Blake의 입 속으로 들어갔다. Blake가 지르는 비명은 이제 그 까만 무언가에 막혀서 꼭 가글할 때같이 부글부글하는 소리가 되었다. 난 그제서야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Elizabeth는 나를 홱 돌아보았다. 그 기름 같은 까만 것이 다시 그녀의 입 속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입을 다물자, 그 까만 것이 턱 밑으로 살짝 흘러내렸다. Elizabeth는 매우 분노한 듯 했다. 뭔가 굉장히 난폭해 보이는 동시에… 어딘가 단단히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녀의 얼굴은 탈골된 턱 때문에 비정상적으로 길었고, 어딘지 뒤틀려 보였다. 환각을 경험하고 있는 것 같이 정신이 아찔했다. Elizabeth는 자신의 늘어진 턱을 천천히 손가락으로 쓸면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얼굴에 비해 지나치게 커진 눈에는 흰자위가 하나도 없이 온통 새카맸다. 그녀는 다시 한번 입을 크게 벌렸다. 그리고 입을 비틀어 역겨운 미소를 만들어냈다. 난 다시 비명을 질렀다. [Claire가 여기서 목격한 이 장면이 아마도 ‘개체’의 본 모습에 가장 가까운 모습일 것이다. ‘그것’은 평상시에는 Elizabeth의 몸 속에 숨어있지만, 가끔씩 이런 식으로 ‘그것’ 스스로의 본 모습을 드러내는 것 같다. ‘그것’이 Blake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뭔가 강력한 의식을 진행하고 있었던 것은 확실하다.] Elizabeth는 Blake를 끌고 침대에서 스르르 미끄러져 내려왔다. 방 중앙까지 마치 거미처럼 기어오더니 똑바로 몸을 일으켰다. 그녀는 Blake의 목덜미를 잡고 서 있었는데, 무슨 젖은 수건이라도 들고 있는 것 마냥 한 손으로 가볍게 들고 있었다. Blake는 눈을 까뒤집은 채로 축 늘어져 있었다. 난 그가 죽었다고 생각했다. Elizabeth는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보다 키가 훨씬 커 보였다. 하지만 내가 바닥에 힘없이 널브러져 있었기 때문에 커 보였던 걸지도 모른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더니 뭔가를 중얼중얼거렸다. 이미 어두운 방 안에 칙칙한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그녀가 나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거의 자비롭다고까지 느껴질 만한 그런 미소였다. 그리고는 뭔가를 말하기 시작했다. 내가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그런 목소리였다. 두세명이 한꺼번에 말하는 듯한 목소리. 하나는 웅웅 울리는, 그러나 꽤나 거친 목소리였고 다른 하나는 어린아이 목소리처럼 높고 째진 목소리였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잘 모르겠다. 뭔가 달랐다. 여자의 몸에서 나올 법 한 그런 목소리가 아니었다. 아니, 누구에게도 들어보지 못한 그런 목소리였다. “우리 귀요미가 뭘 하려는 걸까?” 그것이 나에게 물었다. Blake를 든 손을 살짝 흔드는 채로. Blake가 살짝 신음했고, 그것은 나에게 실낱 같은 희망을 주었다. 하지만 그 질문에는 대답할 말이 없었다.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뭘 하고 싶은지 전혀 알 길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거의 무의식중으로, 내 손은 천천히 바닥을 더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옆 바닥에 떨어져 있던 램프를 쥐었다. ‘개체’, 아니 Elizabeth, 아니 어떤 개지랄이든간에 내가 문지방 뒤에서 뭘 하고 있는지 결코 보지 못할 것이었다. 그 다음으로 나온 목소리는 Heather의 목소리였다. 아니지. Elizabeth의 목소리였다. “쟨 아무것도 못 해, 내 사랑.” 그녀가 스스로에게 말했다. “못 하지.” ‘개체’의 수많은 목소리가 대답했다. “우리 손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을걸.” Elizabeth가 다시 말했다. 서로 다른 목소리가 한 번씩 번갈아가면서 말하고 있었다. 무슨 병신 같은 잡담이라도 나누는 것처럼. 두 사람이라도 이 방 안에 있는 것처럼. “그렇지. 절대 못 벗어나지.” “꼭 죽기라도 바라는 것 같지 않아?” “진짜 죽고 싶은 걸지도.” “한 번 본인한테 물어볼까?” “한 번 본인한테 물어보자. 얼마나 빨리…” “길 수 있는지.” Elizabeth가 ‘개체’의 말을 이어 받았다. 나를 향해서 사악한 미소를 지은 채였다. 난 내 마지막 기회의 순간이 왔다는 걸 깨달았다. 내 손에 들린 부서진 램프를 그들에게 던졌다. 그녀에게. 아니 ‘그것’에게. 아니 뭐든 좆도 상관없어. 램프는 그녀의 얼굴에 정통으로 맞았다. 그녀는 맞은 얼굴을 부여잡을 채로 분노에 찬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난 그 틈을 타서 침대 밑으로 재빨리 기어들어갔다. 내 눈에 보이는 숨을 곳은 그곳밖에 없었으니까. Elizabeth는 중얼중얼 혼잣말을 하면서 이방 저방을 뒤지고 다녔다. 그녀가 숨을 몰아쉬며 돌아다니는 와중에 나는 그녀가 나를, 그리고 Blake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그것’과 대화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우리 그냥 계획대로 하자, 내 사랑.” Elizabeth의 목소리가 말했고, “그래, 자기야. 그래야지.” ‘개체’가 대답했다. “자기는 너무 똑똑해. 계획대로. 예쁘고 영리한 우리 자기.” 맙소사. 자기애가 극단으로 치달으면 저렇게 되나보다. 그들이 서로에게 말하는 건, ‘그들’이라고 말하는 것도 존나 웃기기는 하지만, 그들이 서로에게 말하는 건 마치 깨가 쏟아지는 연인이 서로 대화하는 것 같았다. 난 그들이 무슨 짓을 할지 진심으로 두려워졌다. Blake를 데리고 뭘 하려는 건지 진심으로 무서웠다. 그들은 심지어 내 방으로 들어와서 나를 찾아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마치 나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아마 실제로도 난 그들 관심 밖이었을 거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실제로 하나도 없었으니까. 난 침대 밑에 그저 끝없이 누워서, 그들이 내는 발자국 소리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고만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문이 열리고 그들이 밖으로 나갔다. 난 미친듯이 아까의 그 방으로 기어가서 Blake를 찾았다. 하지만 방은 텅 비어 있었다. 그들이 Blake를 데려갔다. 그들이 나에게서 Blake를 데려갔다… 난 오열할 수밖에 없었다. ------------------------------------- 그 때 이후로 난 정신을 잃지 않았다.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는 그랬다. 한 주 정도가 지난 것 같다. 아니면 그 이상이거나. 내 인생에서 가장 지옥 같은 한 주였다. Elizabeth가 내 주변에 있지 않으면 그녀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 같다. 아니면 그녀는 그냥 나에게 일어나는 이 모든 고문 같은 일들을 내가 말짱한 정신으로 견뎌내는 걸 원하는 걸 수도 있다. 이 모든 무료함과 고통과 절망을, 두 눈 똑바로 뜨고 견디는 것을. 내가 나아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냥 이 감염이 좀더 천천히 진행되고 있다는 걸 느낄 뿐이다.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이 병이 날 집어삼키고 있다. 난 지금 그냥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혼자, 가만히 앉아서. 난 모든 것을 잃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없다. 아니, 도와달라고 해도 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 그냥 정신을 잃었으면 좋겠다. 내 남은 삶 동안 끝없이 고통받는다고 하더라도 내가 그걸 인식하는 일은 없을 테니까. Blake. 너를 너무나 사랑해. 네가 지금 여기 나와 함께 있었으면 좋겠어. 내가 널 구할 수 있었으면. 다른 그 무엇보다도, 네가 살 수 있었으면. 곰팡이가 벽을 타고 기어오른다. 침대를 타고, 이 일기장까지. 내 손까지 기어오른다. 침대에 너무 오랫동안 누워있었기 때문에 내 다리는 이미 곰팡이에 뒤덮여 버렸다. 난 곰팡이가 내 다리를 먹어치우고 있다고 확신한다… 내 다리에 감각이 없어진 지 오래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미친듯이 아팠을거야. 얼굴이 뻣뻣해진다. 손으로 얼굴을 만져보면, 내가 웃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귀까지 찢어져 있는 징그러운 미소.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려도, 난 여전히 웃고 있다. 난 방에서 나가지 않을 것이다. 그냥 여기 누워서 곰팡이가 내 몸의 나머지를 온통 다 뒤덮을 때까지 기다릴 것이다. 내가 나 스스로를 잃고 승천할 때까지. 하. 지옥으로 곧바로 승천할 때까지. 얼마든지. 달콤한 망각이 주는 평화를 나는 기다린다. 나는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잠깐. 뭐지? 누군가가 방문을 두드리고 있다. ----------------------------------- [Claire의 일기는 여기서 끝이다. 나 Clayton이 이어서 서술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 나는 너무나 지쳤다. 악몽과 같은 기억들이 차라리 감염된 게 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출처] [reddit] 감염된 마을 (11),(12) | 오유 ________________________ 후. 설마 설마 했는데 진짜였다니, Heather가 Liz였어... 블레이크에겐 대체 뭘 하려는거야, 클레어에게 너무 잔인한거 아냐? 하긴 자신을 사랑해 주던 친구들 조차 그렇게 만들었으니 할 말이 뭐가 더 있겠냐 만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걸까 이 잔인한 이야기의 끝이 있기나 할까? 다음 이야기는 내일 또. 남은 일요일 잘 보내고, 내일 또 보자. 잘자!
찝찝한 날씨에는 사이다 오지는 영화 감상하자
불쾌지수 오지는 여름, 이렇게 꿉꿉하고 찝찝할 때는 사이다 시원하게 먹여주는 복수극을 즐겨보는건 어떠심?ㅇㅇ 갠적으로 고구마, 열린결말 이딴거 극혐하는 타입이라 복수극 존좋 ♥︎ 오늘 집에서 샤워쌔리고 맥주 한 캔 사놓고 누워서 영화나 조집시다. 존 윅 (2014) 존 윅 리로드 (2017) 전설이라 불리던 킬러 ‘존 윅’(키아누 리브스)은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 결혼을 하면서 범죄의 세계에서 은퇴한다. 행복도 잠시, 투병 끝에 부인이 세상을 떠나고 그의 앞으로 부인이 죽기 전에 보낸 강아지 한 마리가 선물로 배달된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집에 괴한들이 들이닥치는데…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 오직 너희만 죽인다! 건드리지 말아야 할 그의 분노를 잘못 깨웠다. 받은 것보다 더 돌려주는 통쾌한 복수, 존 윅의 거침없는 복수가 마침내 폭발한다! 데쓰 프루프 텍사스 주의 작은 도시 오스틴. 인기를 한 몸에 끌고 있는 섹시한 라디오 DJ 정글 줄리아는 친구인 알린, 셰나와 셋이 모처럼 신나는 밤을 보낼 예정이다. 밤 새도록 동네의 바를 섭렵하며 신나게 웃고 춤추는 세 사람, 그러나 어딘가에서 조용히 이들을 지켜보는 남자가 있었으니…. 자신 뿐 아니라 아름다운 미녀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에서 삶의 위안을 얻는 스턴트맨 마이크(커트 러셀 역)가 바로 그다. 자신의 차를 ‘100% 데쓰 프루프(절대 죽지 않는)’의 안전한 차라고 소개하며 안전귀가를 책임지겠다고 미녀들을 유혹하는 마이크. 어느 날, 또 다른 미녀들을 노리던 그는 인생 최고의 제대로 된 적수들을 만나게 되는데…!이번 상대는 결코 만만치 않다! 끝을 보고 싶다면 따라오라!! 나를 찾아줘 우리부부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완벽한 커플’이었다.그날, 아내가 사라지기 전까지…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을 살아가는 완벽한 커플 닉&에이미. 결혼 5주년 기념일 아침, 에이미가 흔적도 없이 실종된다. 유년시절 어린이 동화시리즈 ‘어메이징 에이미’의 실제 여주인공이었던 유명인사 아내가 사라지자, 세상은 그녀의 실종사건으로 떠들썩해진다. 한편 경찰은, 에이미가 결혼기념일 선물로 숨겨뒀던 편지와 함께 곳곳에서 드러나는 단서들로 남편 닉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다. 미디어들이 살인 용의자 닉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기 시작하고, 시간이 갈수록 세상의 관심이 그에게 더욱 집중된다. 과연 닉은 아내를 죽였을까? 진실은 무엇일까? 드레스 메이커 패션은 화려하게, 복수는 우아하게!드레스메이커, 총 대신 재봉틀을 들었다!25년 전 소년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억울하게 쫓겨났던 틸리(케이트 윈슬렛). 어느 날 갑자기 디자이너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온다. 화려한 드레스 선물로 자신을 경계하던 사람들의 환심을 얻고 그간 엄마를 돌봐준 테디(리암 햄스워스)와 새로운 사랑도 시작한다. 그러나 평화도 잠시, 틸리는 과거의 사건 뒤에 숨겨졌던 엄청난 비밀을 찾아내면서 마을로 돌아온 진짜 이유를 실행하는데… 어딘지 수상한 마을 사람들과 더 수상한 드레스메이커, 총 대신 재봉틀을 든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복수가 시작된다! 오로라 공주 오로라공주 스티커에 숨겨진 한 인간의 분노잔혹하게 슬픈 연쇄살인극 연이은 살인사건, 시신 곁에 어김없이 붙어있는 오로라공주 스티커, 사건을 담당한 오형사는 현장 CC-TV를 통해 “날 찾아봐...” 라는 메시지를 남기는 정순정이 범인임을 직감하지만 피해자들의 공통점은 어디서도 발견되지 않는다. 수사팀을 혼란에 빠뜨리며 각기 다른 수법으로 잔혹한 살인을 집행하는 순정, 돌연 살인장소를 공개하며 도심 외곽 쓰레기매립장으로 군, 경찰과 언론, 전국민의 시선을 집중시키는데... 위험한 패밀리 숨길 수 없는 액션 본능!이 가족, 뭔가 수상하다! 범죄조직 보스 '프레드'가 그의 조직을 밀고했다!막강한 권력 버리고, 조직원에 쫓기는 신세가 된 전직 보스와 그의 가족들! 퇴물 CIA요원 '스탠스필드'는 증인보호 자격으로 이들 가족을 프랑스 작은 시골마을로 보내는데.. 조용해도 너무 조용한 시골마을!잠재울 수 없는 액션 본능이, 전직 보스 가족을 자극한다! '위험한 패밀리'에 의해 초토화가 될 위기에 빠진 평화로운 마을! 과연, 위험한 패밀리는 액션 본능을 잠재우고 무사히 지낼 수 있을까? 왼편 마지막 집 평범한 가족에게 벌어진 끔찍한 사건이제 분노한 그들의 복수가 시작된다!1년 전 사고로 아들을 잃고 힘든 시간을 보낸 존과 그의 아내 엠마는 새로운 시작을 위해 딸 메리와 함께 호숫가의 가족 산장으로 여행을 떠난다. 산장에 도착하자 곳곳에 아직도 남아있는 오빠의 흔적에 우울해진 메리는 근처에 사는 친구 페이지와 약속해 시내로 나간다. 그 곳에서 둘은 유달리 말이 없지만 착한 저스틴을 우연히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한편 비바람이 몰아치는 그날 밤, 두 부부만 남아있는 산장에 길을 잃은 4명의 방문객이 찾아온다...잘못된 만남으로 시작된 끔찍한 범죄!이제 평범했던 가족의 무섭고도 통쾌한 반격이 시작된다! 유아 넥스트 평온한 집이 소름 돋는 공포의 현장이 된다!화기애애하고 즐거운 결혼기념일 파티장에 갑자기 날아든 화살!동물 가면을 쓴 정체불명 괴한들의 무차별 공격!절체절명의 순간, 평범한 여친이 진격의 여전사로 변신한다!괴한들의 공격이 잔인해질수록 가녀린 에린의 눈빛은 날카로워지는데…최강의 살인마들이 진격의 여친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하지만, 진짜 범인은 따로 있다!살인마들을 제압한 짜릿함을 맛보기도 전에예상치 못했던 진짜 범인이 그녀에게 충격적인 한 방을 먹이는데…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줄 아슬아슬한 서바이벌 게임은 계속된다! 네 무덤에 침을 뱉어라 잔혹하게 짓밟힌 그녀의 복수가 시작된다!시골 마을로 글을 쓰러 온 미모의 여성작가 제니퍼(사라 버틀러 분)는 도시를 벗어나 여유롭게 전원의 분위기를 만끽한다. 하지만 혼자 한적한 산장에서 지내는 그녀의 존재를 알게 된 동네 청년들과 보안관은 그녀의 집에 몰래 들어가 잔혹하게 그녀를 강간하고 폭행한다. 죽은 줄 알았던 그녀는 자신에게 끔찍한 상처를 준 가해자들에게 잔인한 복수를 하기 시작 하는데… 조강지처 클럽 애니, 브렌다, 신시아, 앨리스 이 네 명의 대학친구들은 대학을 졸업하며 장래에도 계속 친구로 남을 것을 약속한다. 현재, 남편으로부터 버림받고, 남편의 새로운 어린 신부와의 결혼사진이 신문을 떠들썩하게 장식한 것을 본 신시아는 세 친구에게 작별카드를 보내고 베란다에서 뛰어내린다. 신시아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세 친구. 셋은 결혼 생활 동안 혹사당한 얘기들을 나눈다. 애니는 별거중에다가 정신과 치료 중이며 브렌다, 앨리스도 남편이 젊은 여자와 바람이 나 이혼당했다. 세 여자는 신시아의 카드를 받고 남편들에게 복수를 결심한다. 아더 우먼 일도 연애도 완벽하게 하고 싶지만 연애에선 2% 모자란 헛똑똑 골드 미스 변호사 칼리, 남편바보로 살아온 미워할 수 없는 민폐캐릭 와이프 케이트, G컵 베이글녀로 존재 자체가 18금이지만 실상은 순진한 앰버. 외모, 취향, 스타일 모두 다른 그녀들의 공통점은 바로 한 남자 발암(?)둥이 마크와 썸을 탔다는 것. 동일한 적을 가진 그들은 법적 지식이 빠삭한 칼리의 진두지휘 아래 칼리는 마크의 불법적 재산에 대한 파악과 사회적 매장 방법을, 케이트는 가정적으로 마크의 남성미를 제거 하기 위한 여성 호르몬 투약과 가장 치욕적인 이혼을, 앰버는 섹시한 여성미로 그를 현혹시키나 절대 19금으로 넘어가지 않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선사하기로 한다. 그녀들의 계획대로 가슴이 나오고 머리가 빠지고 매일 설사를 하고 밤마다 외로움에 벽을 긁는 마크.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였으니 이 기 쎈 언니들은 마크를 탈탈 털어버릴 위대한 복수의 KO펀치를 준비하는데…… 과연 마크의 운명은? 시리얼 맘 완벽해 보이는 중산층 가족의 어머니인 비벌리는 그러나 이웃들에게 음란 전화를 걸어 괴롭히고, 재활용품 분리 수거를 안한다고 이웃을 죽이고, 딸을 차버린 남자를 죽이는 등의 일을 서슴치 않는데... 드래그 미 투 헬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당신의 모든 끔찍한 상상이 곧 현실이 된다!성실하고 친절한 은행 대출 상담원 크리스틴.그녀는 사랑하는 남자친구와 행복한 나날을 보내며 모자랄 것 없는 일상을 살고 있다. 그렇게 평온하게 지내던 어느 날, 그녀의 삶을 통째로 바꿔놓는 끔찍한 일이 찾아온다! 콜롬비아나 부모의 죽음을 복수하기 위해 킬러가 된 여전사!올 가을, 아름다운 복수가 시작된다!! 암흑조직에게 부모를 잃고 홀로 살아남은 9살 소녀 ‘카탈리아’. 그 날 이후, 그녀는 킬러인 삼촌 밑에서 완벽한 복수를 준비해 간다. 치명적인 매력과 스마트한 두뇌, 그리고 프로페셔널한 실력을 갖춘 여전사로 성장한 ‘카탈리아’는 부모의 죽음과 관계된 인물들을 하나씩 처단하고 암흑조직과 FBI, 모두의 표적이 된다.시시각각 조여오는 숨막히는 추적 속에서 여전사 ‘카탈리아’가 목숨을 건 최후의 일전을 준비한다. 고백 “내 딸을 죽인 사람은 우리 반에 있습니다”자신이 근무하는 중학교에서 어린 딸 ‘마나미’를 잃은 여교사 ‘유코’(마츠 다카코)는 봄방학을 앞둔 종업식 날, 학생들 앞에서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로 자신의 딸을 죽인 사람이 이 교실 안에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고백한다. 경찰은 사고사로 결론을 내렸지만 사실 마나미는 자신이 담임인 학급의 학생 2명, 범인 A와 B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것. 유코는 청소년법에 의해 보호받게 될 범인들에게 그녀만의 방법으로 벌을 주겠다고 선언한다. 이후 사건을 둘러싼 이들의 뜻밖의 고백이 시작되는데…
이제 베를린만 남았다
지난 5월 25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 72회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큰 이슈를 모았다. 2012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이후 7년 만에 한국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것이다. 봉준호 감독의 수상으로 세계 영화제에 대한 관심이 생겨 영화제에 대한 자료를 조사해봤다. ‘칸, 베니스, 베를린’. 이 3개의 영화제가 세계적으로 가장 인정받는 권위있는 영화제다. 이 영화제들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먼저 정리해봤다. 1. 베를린 국제영화제 매년 2월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로 3대 영화제 중에서는 가장 늦은 1951년부터 실시되었다. 동독과 서독의 문화교류를 위해 시작된 영화제로서 초창기에는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영화들이 상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이후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은 영화 외에도 예술영화, 제 3세계 영화, 실험적인 영화 등 다양한 영화들을 상영하고 있다. 베를린을 상징하는 곰 모양의 트로피를 수여하는 ‘황금곰상’이 최고상이며, 아직까지는 사회 비판적인 시선을 담은 영화들이 강세를 보인다. 또한 1980년대에 심한 자금난을 겪을 당시, 할리우드 제작자들의 지원을 받은 이후로 할리우드 영화와 배우들의 명성에 너무 치중한다는 비판도 받기도 한다. 2. 칸 국제영화제 매년 5월 칸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로, 제 2차 세계 대전 이후 이탈리아의 베니스 영화제가 파시스트 정부의 성향을 띄자 이에 대항하고자 만들어진 영화제다. 현재는 세계 3대 영화제 중 예술영화와 상업영화, 유럽영화와 할리우드영화의 균형이 가장 잘 이루어진다는 평을 받고 있다. 칸을 상징하는 종려나무 잎 모양의 ‘황금종려상’이 최고상이며, 출품과 수상 조건이 매우 까다롭고 보수적이다. 프랑스 법상의 문제도 있지만, 칸 영화제만의 고집도 있기 때문에 신예감독의 작품을 경쟁 부문에서 찾아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비경쟁 부문 등에서는 독특한 작품도 많이 볼 수 있다. 3. 베니스 국제영화제 매년 8월 말 ~ 9월 초에 베니스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다. 중간 중간 개최하지 않았던 기간도 있지만, 시작은 1932년이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에 잘 적응하며 세계적인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자모양의 ‘황금사자상’이 최고상이며, 최근에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가 수상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다른 영화제에서 상영을 거부한 이력이 있는 넷플릭스의 영화이기 때문에 많은 화제가 되었다. 이 외에도 할리우드 영화도 많이 상영하기 때문에 타 영화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라는 것을 할 수 있다. 세계 3대 영화제에 대해 더 자세하게 쓸 수도 있지만,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더 흥미있는 주제를 알게되어 이 정도에서 마치고 다음 글에서 새로운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영화 관련 이슈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지만, 직접 알아보기는 귀찮으신 분들 댓글로 남겨주시면 최대한 열심히 알아보고 글 남기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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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중요한 것들, 그러니까 다른 중요한 것들은 미루고 미루는 한이 있어도, 이 글은 어떻게든 이렇게 마감일을 지켜 쓰고 있다. 나는 나와의 약속만을 중요시하는 사람 같다. 한 번쯤은 이 지면을 시 다운 시, 그러니까 분량은 그대로라도 어느 정도 보편적인 범주에서의 시 형식으로 채우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지가 않는다. 이 글은 이제 내 의지와는 조금 무관하게,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흘러가는 것도 같다. 나는 거들 뿐이다. 며칠 전에는 아는 사람과 낙원상가 부근에 있는, 통나무 식당이라는 곳에 해물찜을 먹으러 갔다. 해물찜의 맛을 보기 전 그는 나를 의심했다. 과연 이번에 내가 데려가는 집은 맛집이 맞는지.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올해 초에 염장을 하지 않은 맛없는 튀김 닭을 먹고 나를 비난했던 그 작자이기 때문이다. 사실 튀김 닭만으로 나를 필요 이상으로 비난한 것은 아닌 것이, 하필 그날 튀김 닭을 먹기 전 데려갔던 이태원의 ‘존슨탕’이라는 음식을 파는 바다식당이란 곳에서도 형편없는 맛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상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태원의 바다식당은 꽤 유명한 집이며, 유명하다고 다 절대적인 맛집은 아니겠지만, 분명 내가 전에 경험한 그곳의 존슨탕 맛은 꽤 괜찮았기 때문이다(여담이지만 그날, 그러니까 맛이 괜찮았던 날, 우리 일행의 옆 테이블에는 영화 『강철비』의 감독 양우석이 그의 배우자로 보이는 사람과 그의 아이로 보이는 사람과 셋이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는 여기가 과연 맛집이 맞느냐며 나를 비난했었고, 내가 생각해도 그날의 존슨탕 맛은 너무나 밍밍하기 그지없었다. 그날 주방장의 컨디션 문제였는지, 레시피 하나가 실수로 빠졌는지 모르겠지만, 그의 비난을 막아낼 명분이 없었다. 그런데 그것을 만회한다고 저녁에 데려간 양재동의 한 튀김 닭집은 테러 수준이었던 것이다. 사실 우연히 알게 된 그 닭집은 내가 가본 집은 아니었지만, 분위기가 맛집 그 자체였기 때문에 모험을 감행했다가 호되게 당한 꼴이었다. 그곳의 분위기가 어떤가 하면, 일단 지하로 내려가며, 다소 허름하다. 을지로의 분위기가 나기도 한다. 외관상으로는 최고의 통닭집이다. 아마도 함께 보았다면, 누구도 부인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날 배웠다. 허름한 집이 꼭 맛집은 아니라는 것을. 외관이 허름한데, 맛조차 허름한 곳도 분명 있다는 것을. 이유 없이, 아니 이유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필요 이상의 비난을 받았던 나는 그에게 이번에는 제대로 된 맛을 보여줘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이다. 그는 해물찜을 먹고 만족해했으며, 앞으로 더 두고 볼 테니 잘하라는 듯한 느낌으로 내 어깨를 두드렸다. 게다가 나는 해물찜을 먹이기 전 충무로의 태극당에서 그에게 모나카 아이스크림 하나를 쥐여 주었다. 그는 대체로 마음에 들어 했다. 나는 별걸 다 만회하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대학로의 학림다방을 가자고 권했고, 그는 좋다고 했지만, 그곳은 만석이었으며, 대기자도 두세 팀이나 있었다. 창가의 한 4인용 테이블에는 여자 손님 한 명이 혼자서 앉아있었는데, 그녀는 마치 70년대의 한 풍경처럼 노트에 펜을 끼적이며, 눈을 감고 과하게 무언가에 몰입하고 있었다. 시라도 쓰고 있는 것 같았는데, 조심스레 다가가 “저기……, 시를 좋아하시나 보죠?”라고 하며, 은근슬쩍 착석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고, 사실 그러고 싶은 마음도 전혀 없었다. 우리는 터벅터벅 내려와 프랜차이즈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나는 태극당에서 사 온 사라다빵을 반으로 나눠 그를 먹였다. 태극당의 사라다빵은 꽤 유명하지만, 사실 그 부피에 압도되는 것이지, 맛이 그렇게 특별한 편은 아니다. 그는 배가 부르다고 했지만, 조금 뒤 카페 건너편에 보이는, 백종원이 운영하는 한 프랜차이즈 식당으로 가서 열탄불고기나 먹자고 했다. 나는 그에게 그것이 진심이냐고 물었고, 그는 그렇다고 했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그러자고 했다. 그런데 그는 잠시 망설였다. 식당이 2층이었기 때문이다. 계단을 오르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다. 나는 그것이 진심이냐고 물었다. 그는 그렇다고 했다. 잠시 뒤 우리는 결국 그 식당에 갔다. 확실히 그는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그는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까.
제목없음 4
안녕하세요 빙글러님들 ^^ 드디어 제가 쉬는날이 와서 다음 화를 적어봤습니다. 원래 구상했던 내용이 통으로 날라가버려서 급하게 적어내려간 이야기가 조금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기다려주신 분들을 위해 4편 남깁니다 ^^ ====================================================================== [제목미정 4] 동영상은 그렇게 끝이 났다. 한동안 정적이 흐르고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지현은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수연은 하염없이 흐느끼며 이미 젖어버린 휴지를 손에 꼭 쥐고 있었다. " 지현아, 나도 알아. 내가 이런 부탁하는거 너한테 엄청 무리라는거... 그런데 지현아. 나 정말 부탁할곳이 없어... 이미 성인인 수정이가 실종된거를 경찰측에서는 단순 가출일거라고만 하고 나를 과잉 보호하는 여자처럼 오바하지 말라고 나무라기만해. 지현아. 너도 알잖아. 우리 수정이는 정말 이렇게 말도 없이 잠적할 애가 아냐... " 실내금연이 아니였다면 몇 대를 피고 싶었으나 애꿎은 [카페내금연] 문구만 멍하게 쳐다보면 지현이 한숨을 내쉬었다. 알고있다. 오히려 동아리에 살다시피 했던 수정이랑 가장 가까웠던 지현이였기에 수정이 얼마나 곧은 성격인지 알고있다. 고등학교때 선생님이 동반하는 동아리 엠티를 가려고 할때에도 언니가 아르바이트를 가버리면 할머니 혼자 계셔야 한다며 그 흔한 추억거리도 만들지 못했던 친구였다는 것을. " 수연아. 일단 잘들어. 나 기자여도 흥신소는 아니야. 알아는 보겠지만 내가 경찰보다 더 잘찾는다고 보장할순 없어. 다만 경찰이 지금 너무 기다려보자고 시간만 끌고있으니 내가 알아는 볼게. " 초점없이 퀭해져있는 수연의 어깨를 두드리며 지현은 대답했다. 본인의 코가 석자라서 신변보호를 요청해도 모자랄판에 지현은 일단 수정의 동선이라도 좀 알아내야 경찰에게 정보라도 줄수 있을거같다고 생각했다. " 수연아 . 일단 너 집에가서 뭐좀 먹고 잠도 좀 자고 정신 좀 차려. 니가 이렇게 무너져있으면 같이 찾지도 못해. 알겠니 ? " " 응... 고마워 지현아 " " 그리고 이 핸드폰은 내가 가져갈게. 단서라도 찾으려면 핸드폰 좀 뒤지는 수밖에 없을거같다 . " " 고마워 지현아... 사실... 우리 할머니한테 말도 못했어. 수정이가 연락이 안된다고. 원래 한달에 한번은 할머니 보고싶다고 집에 오는 앤데... 이번주쯤이면 올때가 됐는데 안오니까 좀 이상하다고 느끼셨는지 막둥이 무슨일이 있는거냐고, 혹시 너무 바빠진거냐고 찾으시네 ... 근데 거기다가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몰라서 일단 시험공부때문에 바쁘다고그랬어.... " " 일단 할머니께는 말씀드리지마. 몸도 안좋으신데 정말 알면 쓰러지셔. 내가 아는 기자들한테 최대한 정보 알아내볼테니까 넌 일단 집에서 내 연락 기다려. 알겠지 ? " " 응, 부탁할게 지현아 " . 집으로 오자마자 씻지도 않은채 방한구석으로 가방을 집어던졌다. 평소라면 집에 오자마자 맥주한캔을 따고서 담배를 한대 피겠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었다. 컴퓨터를 켜고 usb로 수정의 핸드폰 동영상을 다운 받았다. 좀 더 큰 화면으로 살펴보기 위함이였다. 그러나 동영상 자체 배경이 너무 어둡고, 흔들리는 길을 올라가면서 찍는 터라 화면은 심하게 흔들렸다. 세번정도 돌려볼때쯤 지현은 멀미가 올라오는 것을 느끼고 화면을 정지시켰다. ' 왜 이 핸드폰이 수연이네 집앞에 있었던거지 ? ' ' 수정이가 수연이랑 같이 살지 않는데 그 집은 어떻게 알고?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을 뒤로 하고 지현은 잠시 눈을 감았다. [Rrrrrrrrr] 가방에서 울려오는 벨소리에 정신이 퍼뜩들었다. - 윤기자 - "여보세요 " [ 야 백지현!!! 내가 얼마나 전화했는데 이제야 받아!!! ] " 아 미안, 친구좀 만나느라고. 오늘 헤드 잘봤어. 기사 잘빠졌더라 ? 데스크에서 승인해줘 ? " [김의원 뇌물수수 가려야 해서 우리 꼰대는 오히려 잘됐구나 하던데 ? 우리 꼰대가 후속 기사 써오라고 난리인데 제보자가 전화를 안받아. ] " 너라면 본인 얘기 헤드라인 차지했는데 좋다고 받겠냐? 지금 그분이 안전한지나 모르겠네 내가 걸어도 계속 안받으시던데. 설마 무슨일 있는건 아니겠지? " [그래도 기사 올리기전에는 메일도 주고받았어. 허락은 받고 올려야하니께. 걱정하지마 내가 계속 연락해볼게. 그래도 그 한영기업쪽에서 나한테 해꼬지 할까봐 좀 후달리긴한다야 . 나야 뭐 잃을거 없으니 글 싸지르긴 했다만 .. 넌 괜찮냐? 저번에 협박 문자 왔었잖아 ] " 그거 때문에 신경쓰여서 요즘 호신용품 좀 갖고다닐라고 . 야 윤씨. 그건 그렇고 너 영상쪽 좀 잘아냐? " [왜? 뭔데뭔데 ? 내가 큰건 하나 받았으니 뭐든 해주마.] " 헛소리하지말고. 내가 지금 사람 하나를 찾아야 하는데 단서가 동영상 밖에 없어 . 나는 아무리봐도 잘 모르겠어서 넌 그래도 좀 사진 영상쪽은 알잖냐 " ["흠... 뭔데 그래 ? 돈떼먹은 사람이야 ? 나한테 파일 보내보던가 . "] " 흠.... 그럼 내가 드라이브에 올려놓을테니까 받아서 확인해봐 . 좀 그 동영상 찍힌 장소 알아볼수 있으면 더 좋고. " ["알겠어. 야 큰건 하나 꽁으로 줬는데 이정도는 해줘야지. 내가 바로 확인해보마"] " 오키 고맙다~ " 윤기자라면 기사때문에라도 사진을 많이 찍는 편이니 오히려 자신보다는 더 나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 친구라면 이렇게 멀미도 안나고 좀 찾아봐주겠지. 답답한 가슴을 좀 해소하고자 지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맥주를 꺼내려 냉장고로 향했다. 벌컥 벌컥 캔을 들이키자 갈증으로 짜증났던 목이 조금씩 청량해지는 느낌이었다. ' 딱 요때 담배도 펴줘야지 ' 지현은 맥주캔을 든 채 안방 서랍 에서 담배를 꺼내려고 문을 열었다. 침대옆에 한켠 놓여진 서랍에서 새 담배를 꺼내려고 하는 순간 지현은 왠지 모른 위화감에 사로잡혔다. ' 내가 서랍을 열고 갔었나 ? ' 그녀는 평소에 출근할때 단정하게 정리를 하고 가는 편인데 안방 수납장이 열려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반쯤 열린 서랍사이로 옷은 묘하게 헤집어진 느낌이 들었다. 분명 오늘 본인은 건조대에 널어진 옷을 입고 출근을 해서 서랍을 열일이 없었는데 말이다. 불안해진 느낌에 지현은 퍼뜩 방안에 불을 켰다. '탁' 스위치를 올리자 힘이 풀려진 지현의 손에서 맥주캔이 추락했다. 거품을 튀기며 바닥을 흥건하게 적시던 맥주는 그녀의 발까지 냉한 기운을 전했다. 불을 켜야 비로소 보이는 흔적. 안방사이로 가로질러진 그것은..... 누군가의 신발자국이었다.
제목미정
1. 칠흑같이 어두운 골목길을 걷는다. 가로등이 저 멀리 보일 듯 말 듯 불빛 마저 희미해지는 곳을 걷고 있다. 지금 몇시쯤 되었는지 기억나지 않아 시계를 들여다 보니 아날로그 싸구려 가죽시계가 깨져 있다. 대학 입학을 축하한다고 아버지께서 사주신 낡은 가죽 시계였다. 이제는 단종이 되서 건전지를 갈아끼우는일 조차 쉽지 않은데 시계 유리가 깨져 있다. ‘ 시계유리만 교체해주는 곳이 있었던가?’ 결국 정확하게 몇시인지는 확인하지 못한 채로 길을 걷는다. 와본 기억이 없는 곳인데도 이상하게 낯이 익다. 창문에 붙여진 찢어진 창호지, 철로 된 대문위에 붙여진 껌 씹고 나서 붙이는 스티커까지... 어디서 보았던가? 여름이 다가왔는데도 아직은 밤공기가 차가워 대충 걸치고 왔던 자켓을 여미어 본다. 길을 걷는 사람은 그녀밖에 없다. 그래. 분명 그녀밖에 없었다. 분명 아까 시계를 보려고 손을 올리기 전까지는 저 여자는 없었다. 분명히 없었는데... 흐릿하게 보이는 가로등 밑에 누군가가 서있다. 아까는 확인하지 못했던 사람이 길 끝에 서 있다.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좀 더 앞으로 다가갔다. 거리가 점점 좁혀지는데도 그 사람의 얼굴은 확인하기 어렵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얼굴을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얼굴이 없는 것 같았다. 붉은색 원피스를 입고 그 자리에 서있던 사람은 여자였다. 이목구비가 보이지 않았는데 슬픈얼굴을 하고 있는 것처럼 처연했다. 가까이 다가가 손을 뻗었다. 누구인지 몰라도 확인해야한다. 머리가 지끈거려 얼굴이 찡그려진다. 그때 문득 생각이 났다. 매일 온 것 같았던 이곳은 매일 밤 그녀를 괴롭히던 꿈속이었다는 것을. 지금 꿈속에서 괴롭히는 이 여자의 정체를 확인하려고 또 다시 손을 뻗는 것이다. 이번에야 말로 기필고. ‘ 너 대체 누구니? ’ 짜증섞인 말투로 그녀의 손목을 잡아채는 순간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서 그 여자의 목소리를 들었다. “ 언니.... ” 땀 범벅이 된 얼굴을 하고서 꿈에서 깨어났다. 침대 옆 시계를 확인해보니 매일 그렇 듯 시간은 새벽 4시 26분이었다. 마른 세수를 하며 얼굴을 감싸쥐었다. 술을 깨지 못한 것처럼 정신이 몽롱하고 머리가 아파왔다. 시계 옆에 놓여진 두통약 한 개와 물을 삼키고 나서야 비로소 현실임을 깨달았다. 벌써 일주일째 반복되는 꿈을 꾸고 있다. 어두운 골목길을 걷고 있고 어떤 여자를 만난다. 그 여자의 얼굴을 확인하려고 가까이 다가가면 자꾸 꿈에서 깬다. 이상하게 그여자는 지현과 스친 적이 있는것처럼 낯이 익었고 막상 생각을 해보면 누구인지 떠오르지 않았다. 멍해진 정신을 가다듬고 자리를 정리했다. “ 다시 자기는 틀렸네 ” 언제나처럼 자켓 하나를 두르고 베란다로 나갔다. 담배 한개와 라이터를 챙기고 베란다에 놓여진 의자에 앉았다. 무신하게 불을 붙이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처음 서울로 올라 왔을 때 유일한 낭만이라며 구매했던 작은 테이블과 의자는 맥주 한잔 대신 수북히 쌓인 담배와 재떨이가 놓여져 있었다. 아직 차가운 새벽 공기에 불을 부치며 쓰게 뱉는 담배연기가 하얗게 번진다. 그 때 손이 시려워 넣은 왼손에 무엇인가 잡혔다. 어제 충전해야지 하면서 챙기지 못했던 핸드폰이었다. “ 아,,, 충전해야 했는데 배터리가 남았던가 ? ” 눈을 찌푸리며 켜본 핸드폰 액정에는 배터리 12% 절전모드 화면이 켜져 있었다. 그리고 빨갛게 표시된 알림표시. 부재중 3통, 메시지 1통 막상 이런 부재중 연락이 요즘 들어 무서울법도 한데 일단 확인해 보았다. 부재중 1통 고딩친구 김수연 부재중 1통 고딩친구 김수연 부재중 1통 고딩친구 김수연 모두 고등학교 동창 수연의 번호였다. 혹시나 하고 확인 한 메시지에도 역시 그녀의 번호가 찍혀져 있었다. 지현아 일어나면 전화좀 줘 - 낯선 그녀의 연락은 당황스러웠다. 지난번 억지로 끌려간 고등학교 동창모임때 번호를 교환했었지만, 지현과 수연은 친한편이 아니였다. 물론 사회에 나와서도 연락하는 사이는 더욱 아니였다. 다만 으레 그렇듯 어색하기 짝이 없는 그 공간의 훈훈한 분위기를 채워보고자 멋쩍게 교환한 번호였다. 동창회 이후로 잘 들어갔냐는 흔한 안부인사도 없었던 사이에 갑자기 전화라니. 더군다나 일어나면 전화를 달라는 그녀의 메시지는 잘못보냈나 생각하는 의심조차 들수 없게 했다. 낯선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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