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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같은 판타지 요소가 많은 작품은 때론 유치해 보일 수도 있지만, 현실 세계에서 체험하지 못한 비주얼과 간접 경험을 선사하며 색다른 재미를 주기도 한다.
개봉을 앞둔 ‘가려진 시간’이 딱 그런 영화인데, 한 소년이 시간이 멈춘 세계에 갇히면서 벌어지는 얘기를 그린다. 실사 영화에서 다루는 동화적인 스토리가 낯설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겠지만, 반대로 처음부터 결말까지 더욱 독창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주인공

강동원의 캐릭터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가려진 시간’에는 판타지적인 설정이 많아서 주인공을 한 단어로 표현하기도 쉽지 않다.
주인공 성민(강동원 분)은 상상할 수 없는 신기한 일을 경험하고 이로 인해 복잡한 감정 변화를 겪는 캐릭터다. 시간이 멈춘 세계에 갇히면서 몸은 성장하지만, 마음의 순수함은 잃지 않는 인물이다. 그렇다고 단순하게 영화 ‘빅’처럼 몸만 훌쩍 커버린 소년은 아니다.
강동원의 캐릭터를 형사, 꽃미남 사기꾼, 보조 사제 등 한 마디로 표현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아이와 어른의 경계선에 있는 인물이라서 묘한 매력이 존재한다. 스릴러, 액션, 범죄물에서 보는 비슷비슷한 인물에 지친 관객이라면 20대 후반의 나이에도 동심을 간직한 성민은 꽤 신선하게 느껴진다.
한국영화는 물론 해외영화에서도 참고할만한 작품과 캐릭터가 없었을 정도로 배우 입장에선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

# 우정과 멜로 사이

주인공 성민과 수린(신은수 분) 사이에는 멜로적인 요소와 우정이 공존하는데, 어느 하나의 감정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 시간이 멈춘 세계에서 나와 현실에 돌아온 성민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습은 ‘늑대소년’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지만, 두 사람 사이의 기본적인 감정은 우정과 믿음, 신뢰 등이다.
보통 한국영화에서 남녀가 등장하면 감정의 종착역은 멜로로 짙어지는데, ‘가려진 시간’은 기존 전개를 답습하지 않았다. 보는 사람에 따라 성민과 수린의 관계가 우정 쪽에 더 가까워 보일 수도 있는데, 그 이유는 아역들의 힘이 크다.
영화 시작 후 40분 만에 강동원이 등장하면서, 아역들만 나오는 초반 장면이 얼마나 몰입되느냐에 따라 상업적인 재미가 달라질 수도 있다. 그만큼 아역들의 역할이 중요했는데, 특히 강동원의 아역으로 등장한 이효제 군이 인상 깊다.
이효제 군은 지난해 ‘검은 사제들’에 이어 두 번째로 강동원의 아역을 맡았고, 초등학교 6학년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안정적인 연기와 감정 표현이 눈에 띈다.

# 시간이 멈춘 공간, 그 의미에 대해

영화에서 시간이 멈추는 장면은 주로 시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컷으로 사용된다. 멋진 주인공의 특별한 힘이나 초능력을 과시할 때도 종종 시간이 멈추는 장면이 삽입되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 속 시간이 멈추는 공간은 내가 살아온 세상과의 단절을 의미한다. 또한, 현실로 돌아왔을 때 사람들이 날 알아보지 못하는 외로움과 나혼자만 다른 시간을 보낸 쓸쓸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단순한 시각 효과로 이용되고 끝나지 않는다.
13살 성민이 28살이 돼 현실로 왔을 때 유일하게 친구 수린만 성민을 알아보는데, 이는 세상에서 나를 알아보고 믿어주는 유일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 인간에 대한 믿음과 순수한 감정 등 영화의 주제와 이어지기도 한다.
그래픽 = 계우주
사진 = '가려진 시간' 스틸
하수정기자 ykhsj00@news-ad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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