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손톱은 유독 빨리 자라서
몇 밤 자고나면 또,
하얗게 돋아 있다.
어느새 모양을 바꾼
보름달이었던 초승달처럼
스윽.
땅만 보고 살다 문득
하늘보면 금세 부푼 달처럼
두꺼워진 손톱
얼굴 긁힐까 조심스레 잘라낸다.
우린 늘 함께 있는데
24시간 중에 대체 언제 자라는거니?
싶은 손톱처럼
니 마음도 몸도 그렇게 자라가고 있는거겠지
너무 뾰족하게 자라 네 스스로를 해치는 독은
그때 그때 잘라
종량제 봉투에 훌훌 털어버리고 싶은데
그런건 어디있는지 몰라 자르지를 못하겠다.
그저 기운 다한 머리카락 빠지듯
스르륵 알아서 떨어지길 바라는 수밖에...
너였으나 이젠 너가 아닌 것들
떨어진 머리카락,
잘라낸 손톱
모아 버린다.
엄마의 사랑은 참 자질구레한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