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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북에 도전한 시계

1951년 어느 겨울날, 기네스 양조회사 사장 휴 비버 경이 아일랜드 강변으로 새 사냥을 나갔다. 그의 타깃은 검은가슴물떼새. 그러나 검은가슴물떼새가 너무 빨리 나는 탓에 그는 단 한 마리의 새도 잡지 못 했다. 휴 비버 경은 이 새가 유럽에서 가장 빠른 새일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나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었고, 이를 계기로 탄생한 것이 바로 세계 최고 기록을 모은 책, 기네스북이다. 현재 기네스북이 다루고 있는 분야는 학문 분야부터 일상생활까지 광범위하다. 시계도 예외는 아니다. 시계 전문 웹진 <타임피스 서울투베이징>이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린 시계 관련 기록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한자리에 모아봤다.
최초의 휴대용 시계
1509년 독일 뉘른베르크의 시계 제조공 피터 헨라인(Peter Henlein)은 작은 드럼통 모양의 시계를 만들었다. 뉘른베르크 달걀(Nuremberg Egg)이라는 이름의 이 시계가 바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최초의 휴대용 시계다. 기능은 오직 하나, 시간. 초침과 분침 없이 시침만 덩그러니 올려져 있는 이 시계는 이후 회중시계의 모티브가 되었고, 피터 헨라인은 몸에 지닐 수 있는 시계를 제작한 최초의 인물로 여겨지고 있다.
사진 설명=세계 최초의 휴대용 시계인 뉘른베르크 달걀(左)과 시계 제조공 피터 헨라인의 동상.
세계에서 가장 큰 시계 상점
지구 상 최대 규모의 시계 상점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 필수 쇼핑 코스인 포럼 숍(The Forum shop)은 시저스 팰리스 호텔의 명물이다. 고대 로마의 콘도티 거리와 로데오 거리 등을 그대로 재현한 포럼 숍은 전체 면적 59100m2(약 1만7천평) 규모의 초대형 쇼핑센터로 270개 이상의 매장이 입점해 있다. 2005년 포럼 숍 내부에 문을 연 시계 상점, 토르노 타임 돔(Tourneau Time Dome)의 면적은 1579.36m2(약 477평)로 기네스북에 세계 최대 규모의 시계 상점으로 기록되어 있다.
사진 설명=미국 라스베이거스 포럼 숍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시계 상점, 토르노 타임 돔
경매 최고가 괘종시계
1999년 7월 8일, 영국에서 크리스티 경매가 열렸다. 그날 경매에는 영국 가구, 골프 용품, 와인, 동양 미술품과 도자기 등 다양한 제품이 출품돼 새로운 주인을 맞았다. 그중 단연 이목을 끈 건 바롱 나다니엘(Barons Nathaniel)과 앨버트 폰 로스차일드(Albert von Rothschild)의 소장품 컬렉션. 각종 악기부터 총, 그림, 장신구 등 200여 점 이상의 고가품들이 경매에 부쳐졌고, 그중엔 기네스북에 역대 경매 최고가로 기록된 괘종시계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는 18세기에 활동한 위대한 시계 장인인 페르디난두 베르투와 이탈리아 출신 유명 조각가 필립 카피리의 손끝에서 탄생한 것으로 1,926,500파운드(약 27억원)의 낙찰가를 기록했다.
사진 설명=경매에 출품된 바롱 나다니엘과 앨버트 폰 로스차일드의 소장품과 역대 경매 최고가 괘종시계(가운데)
세계 최초의 손목시계
최초의 손목시계에 대한 주장은 유서 깊은 몇몇 시계 브랜드들 사이에선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지만,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 최초의 손목시계는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파텍필립의 것이다. 이는 1868년 파텍필립이 헝가리의 코스코비츠 백작 부인을 위해 만든 시계로, 사실 손목시계라기보다는 주얼리에 더 가까운 모습이다. 뱅글 형태의 장신구 가운데 앙증맞은 크기의 시계를 장착해 뚜껑을 닫으면 화려한 팔찌로 변신한다.
사진 설명=파텍필립이 제작한 최초의 여성용 손목시계.
세계에서 시계(clock)를 가장 많이 모은 사람
미국 메인주 노스 버릭에 살고 있는 잭 쇼프(Jack Schoff)는 지구 상에서 시계를 가장 많이 수집해 기네스북에 올랐다. 그가 2003년부터 모으기 시작한 각양각색의 시계는 무려 1509개(2010년 2월 8일 기준)에 달한다. 잭 쇼프는 수집한 모든 시계를 자택 내부에 보관하고 있으며, 그의 시계 컬렉션은 앤티크한 탁상시계부터 대형 괘종시계, 교실 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심플한 디자인의 벽시계와 뻐꾸기 시계까지 종류만도 여러가지다.
세계에서 가장 큰 해시계
국내에도 기네스북에 등재된 시계가 있다. 강원도 양구군 중앙로 ‘걷고 싶은 거리’에 설치된 대형 해시계가 세계 최대 규모의 해시계로 기네스북에 오른 것. 2009년 기네스북에 등재된 이 시계는 조선시대 세종 때 만들어진 해시계인 양부일구를 실제 크기의 20배로 확대해 제작한 것으로 18K 금 2.3kg과 순금 2kg, 청동 8.5톤 등을 사용했으며, 높이 7m70cm, 지름 4m73cm, 총 무게는 18톤에 달한다.
김수진 기자 | beyondk@econov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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