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ngj
2 years ago10,000+ Views
갓 요리한 스크램블드 에그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운 너의 입술이 닿는다. 그대로 입 안에 머금고 있으면 감촉이 느껴진다. 나에 대한 너의 뜨거움을 확인할 수 있는 네 안의 온도에 나는 녹아내리기 시작한다. 점점 나에게로 가까이 다가온다. 허락도 맡지 않고서. 어쩌면 넌 나를 꿰뚫어 본 것일까. 허락에 필요한 찰나조차 나에게는 너무나 긴, 억겁의 시간과 같다는 것을. 너는 나를, 심장을, 재촉한다. 더 빨리 뛰라고, 더 빨리 달리라고, 내 심장의 고동을 네가 쥐고 있나보다. 이토록 네 손짓 하나하나에, 내 머리카락에 닿는 숨결 하나하나에, 이리도 주체할 수 없는 내 속도를 보면. 네가 점점 다가왔으면 좋겠다. 좁힐 거리가 없을만큼, 더 이상 가까이 다가올 수 없을만큼, 내가 굳이 손을 뻗지 않아도 내가 너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파도 고통을 잊을 수 있고, 두려워도 어둠을 무시할 수 있고, 막막해도 무적처럼 뭐든 해결할 수 있을 것만 같고, 그렇게 너는 나에게 다가왔다. 너는, 따사로운 햇살 아래에서 즐길 수 있는 일요일의 브런치처럼, 그 따스함과 여유로움에, 내 말초신경을 한없이 이완시켰다가, 상큼한 오르되브르(에피타이저)로 너의 존재를 예고하였고, 달콤한 슈가파우더로 내 입술에 노크를 해 왔고, 갓 구워진 프렌치 토스트가 품고 있는, 달아올랐던 프라이팬이 가졌던 열기를 고스란히 전해주면서, 보드라운 달걀과 식빵으로 촉각, 미각을 포함한 오감에 파문을 일으키더니, 신선한 소세지처럼 내 입안에서 터진다. 너는 내 몸 속으로 들어가, 녹아들어, 내 역치를 넘기고 뉴런을 뒤흔들었다. 네가 흡수되면 될수록, 나는 그 달콤함에 혼미해져서 인슐린에 저항성을 잃은 당뇨병 환자처럼, 나른함을 느끼면서 너에게 무력해지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너에게 항복을 선언할 수 밖에 없는 패장이지만, 이상하게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오히려, 한없이 져주고 싶은, 보드랍게 파고드는 너를, 뜨거운 너를, 나른한 일요일에, 한낮의 브런치 그 순간에 애타게 그리워하고, 떠올린다. '밥 먹으면서 무엇을 그리 생각해? 아망아' 앞에 두고 딴 생각을 한다고 조금 심기가 불편해진 너의 목소리와 함께, 내 손등을 뒤덮고도 남을만큼 큰 손이, 나를 감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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