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ko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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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전 아침. 남쪽으로 차를 달렸다. 주총이었다. 상장한 지 꽤 되었는데, 아직 주주다. 지분이 10%가 넘었다. 그날은 좀 일찍 도착해야 했다.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정관변경, 이사선임. 특별하지는 않았다.
상장 후 매출은 매년 10억씩 늘어 170억. 이익은 역주행. 상장할 때 56억, 다음해 48억. 이번엔 18억. 주가는 공모가의 1/3 토막. 거래량은 하루 수천주. 영혼없는 장기투자가 되었다.
경영 성과도 성과지만, 대응도 영 만족스럽지 못했다. 초정밀 반도체 가스 전문 메이커가 주방용 코팅제를 만들겠다 했다. 시장경험도, 연관성도, 부가가치도 떨어졌다. 그동안 들었던 사장님의 철학이 헷갈렸다. 매출에 쫓기고 있었다.
1호 안건에서 주당 40원 차등배당을 결정했다. 경영진과 감사가 보유한 230만 주에는 배당하지 않았다.
전날 오후 늦게, 이사 선임에는 반대하겠다고 품의했다. 투자할 때부터 계셨던 이사님 임기가 만료되었다. 경영진의 한 분으로서, 책임을 묻는 거였다. 3호 의안 이사선임이 상정되었다. 손을 들어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했다. "경영 개선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 현 경영진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에 '국민연금 xxx 조합'은 반대한다"고 의사를 표시했다. 재청, 삼청으로, 참석자 전원 참석으로 진행되는 다른 안건과 달리, 주식수를 체크하고, 승인되었다.
이사님께는 회의 직전에 말씀을 미리 드렸다.
주총이 끝나고, 늘 그랬듯이 경영진과 투자기관 담당자들과 식사를 했다. 사실 담당자들이 현장에서 의사를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결과는 정해져있었다. 친했던 한 기관 담당자는 쓸데없이 왜 반대했냐고 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아니냐”고 했다. 또 다른 기관은 다음 번에는 자기도 반대할 수 있다고 했다. 경영진들에게는 한번의 경고라고 이야기했다.
......
주주가 가지는 공식적인 의사 표시방법은? 주주총회 표결이다. 이사회 참여다. 이도저도 아니면 주식을 파는 것이다. 수시로 경영진과 이야기 해도, 공식적인 결정은 주총과 이사회다. 여기에서 자기 의사를 분명히 하지 않는 다면, 평소의 커뮤니케이션은 의미가 없다.
다수결에서 소수의견은 반영되지 못한다. 괜한 반대로 소득도 없고 마음만 서로 상하지 않을 까 염려한다. 자기 목소리를 낮추고, 지레 목소리 큰 의견을 따른다. 누군가는 용감하게 먼저 계란을 던져야 한다. 그걸 보고 속으로만 삭히던 또 다른 누군가도 용기를 낼 것이다. '전원 찬성',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 '간신히 통과'는 같은 결과라도 의미다 다르다.
자리깔아 줄 때 놀아야 한다. 있을 때 잘하고, 해야할 때 해야 한다. 다수의 편이 아니어서 두렵지만, 진솔하면 인정받는다. 말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고, 결과에 승복하자. 겁이 나도 할 때 하자. 그게 용기다. 담당자의 의무다.
......
세월이 흘렀다. 전원 찬성으로 선임되지 못했다고, 웃으며 리마인드 시키시던 그분도 이미 퇴직하셨다. 백수라며 언제라도 시간있다던 그분은, 항상 어느 산에서 내려오시는 길이시다. 이전무님. 묵혀논 생활에 대한 대면보고는 언제 할 수 있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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