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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13살 때 칼에 찔렸다. ▲17살에는 ‘강도를 터는 강도’로 악명을 날리며 18년 형을 선고받았다. ▲소년은 감옥에서 담배 한 갑 때문에 벌어진 살인을 목격하고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고 다짐했다. ▲22살에 출소한 청년은 술 담배를 끊고 금용생활을 하며, 수도승처럼 권투에 매진한다. ▲만 49세의 나이에 WBA 라이트헤비급 최고령 세계 챔피언에 오른 버나드 홉킨스(Bernard Hopkins, 51)의 이야기다. ▲프로 데뷔 이후 28년간 그는 1년 365일 내내, 휴가도 없이 훈련에 매진해 왔다. ▲그가 12월 18일(한국시각), 24살이나 어린 27세 복서를 상대로 은퇴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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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my God… Is it over(끝난 건가요)? 이러면 녹다운입니다!”
중계 캐스터가 다급하게 외쳤다. 8라운드를 2분 30여초 앞둔 상황. 전설의 복서 ‘버나드 홉킨스(Bernad Hopkins)’가 상대 선수의 집중 공격을 맞고 링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복싱 경기에서 링 밖으로 떨어졌을 때 20초 안에 돌아오지 못하면 TKO패배다. 오른쪽 발목을 접질린 홉킨스는 결국 돌아오지 못했다.
전설로 남은 51세 복서, 버나드 홉킨스의 은퇴전
18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 더 포럼에서 열린 WBC 인터내셔널 라이트 헤비급 타이틀전. 챔피언 조 스미스 주니어(Joe Smith Jr)가 도전자 버나드 홉킨스를 상대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조 스미스는 27살, 홉킨스는 그 배에 가까운 51살의 고령이다.
홉킨스는 이날의 경기를 끝으로 28년 선수인생에 작별을 고했다. 통산전적은 55승(32KO) 8패 2무. USA 투데이는 18일 “복싱의 전설에게는 새드 엔딩이지만, 그래도 마지막 경기의 밤은 전설로 남을 것”이라고 평했다.
‘전설’은 감옥에서 시작됐다. 어린 시절 홉킨스는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뒷골목을 전전하던 불량배였다. 13살 때엔 강도짓을 하다가 세 차례 칼에 찔리기도 했다. 부모님은 그를 통제할 힘이 없었다. 어머니는 술에, 아버지는 마약에 중독돼 있었다.
홉킨스는 17살이 됐을 때 18년 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수감됐다. 적용된 혐의만 강도 등 아홉 가지에 달했다. “홉킨스는 수년 동안 ‘강도를 터는 강도(mugging the muggers)’로 통했다”고 텔레그래프가 10일 전했다.
‘강도를 터는 강도’로 유명했던 어린 시절
그가 수감된 필라델피아의 그레이터포드 감옥(Graterford Prison)은 살벌한 곳이라고 한다. 홉킨스는 지난해 6월 필라델피아 데일리 뉴스에 이렇게 말했다.
“감옥 안의 세상은 바깥 세상과 차원이 달랐어요. 재소자들끼리 서로 강간하고, 때리고, 심지어 고문하는 것까지 봤죠. 살인행위를 직접 목격하기도 했어요. 시작은 보잘 것 없는 담배 한 갑이었죠. 그 순간, 뭔가가 제 안에서 끓어오르더군요.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어떻게서든 내 삶을 바꿔야 한다’라고요.”
그렇게 시작한 것이 복싱이었다. 미국 시사잡지 애틀랜틱(Atlantic)은 2013년 3월 “대부분의 사람들이 넘쳐나는 에너지를 생산적으로 바꿀 방법을 찾다가 복싱 글러브를 끼기 시작한다”면서 “홉킨스도 그들 중 한명”이라고 했다. 홉킨스는 미국의 재소자들끼리 맞붙는 복싱대회에서 미들급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감옥에 두 번 다시 발붙일 일은 없을 겁니다”
홉킨스는 감옥에 들어간 지 5년 만에 감형을 받아 출소했다. 그의 나이 22살 때였다. 당시 교도소장은 “넌 이곳에 다시 돌아오게 될 거야”라고 조롱했다. 그러자 홉킨스는 “아니요. 여기에 두 번 다시 발 들일 일은 없을 겁니다”라고 답했다.
홉킨스는 체육관에서 본격적으로 권투 연습을 시작했다. 그는 “권투만이 온전한 삶을 찾아줄 유일한 길이었다”고 회상했다. 출소한 해인 1988년 10월, 홉킨스는 라이트 헤비급으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패배였다.
홉킨스는 첫 패배에 대해 13일 LA 데일리 뉴스에 “데뷔전의 패배는 내게 죽음처럼 느껴졌다”며 “그때의 충격으로 글러브를 잠시 손에서 놓게 됐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홉킨스는 2년 뒤인 1990년에 미들급으로 체급을 낮춰 다시 도전했다. 이후 이어진 22번의 경기에서 홉킨스는 모두 승리했다. 그리고 28살이던 1993년, 그는 국제복싱연맹(IBF) 미들급 타이틀을 놓고 로이 존스 주니어(Roy Jones Jr)와 맞붙게 된다. 로이 존스는 당시 ‘세계 최강의 체급 불문 파이터(pound-for-pound fighter)’로 평가받던 선수였다.
만 49세에 역대 최고령 세계 챔피언
로이 존스는 홉킨스의 연승가도를 끊어버렸다. 홉킨스에 판정승을 거둔 것. “당시 시합이 끝나자 홉킨스는 ‘링에 서있는 한 결코 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미국 복싱전문 매체 ‘스위트 사이언스’가 올 10월 전했다.
홉킨스의 다짐은 이후 12년 동안 현실이 됐다. 무려 40살까지 ‘무패 행진’이 계속 이어진 것이다. 홉킨스는 미들급에서 역대 최다 기록인 20차 방어에 성공했다. 2010년에 가진 로이 존스와의 재대결에서는, 홉킨스는 그를 누르고 복수에 성공했다.
홉킨스 앞에서 무릎을 꿇은 선수 중에는 ‘파이트 머신’ 펠릭스 트리니다드(Felix Trinidad), ‘골든보이’ 오스카 델라 호야(Oscar de la Hoya) 등 레전드급 선수들도 포함돼 있다. 2014년 4월, 홉킨스는 세계복싱협회(WBA)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을 따며 역대 최고령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 당시 나이는 49살이었다.
미국의 권투 전문가 버트 슈거(Bert Sugar)는 TV 방송에 출연해 “젊은 선수들은 나이가 많은 선수를 쉬운 상대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홉킨스 앞에 서면 생각이 바뀔 것”이라고 했다.
술, 담배 일체 안 하는 철저한 금욕주의
홉킨스는 술과 담배를 일체 하지 않는 금욕생활로 유명하다. 음식은 직접 요리해 먹는다. 주로 사용하는 재료는 단백질이 풍부한 계란 흰자와 생선, 닭고기, 야채 등이다. 모든 재료는 유기농을 고집한다. 들소나 사슴고기처럼 지방이 많은 적색육은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시합 때만 먹는다. 그는 복싱을 시작하면서 이슬람으로 개종했다.
홉킨스의 식단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것은 설탕, 소금, 튀김, 가공식품, 패스트푸드다. 홉킨스는 이런 먹거리를 ‘죄악(vice)’이라고 표현한다. 그런 그도 딱 한 가지 ‘죄악’ 만은 허용한다고 한다. 뉴욕타임스는 2011년 6월 “치즈케이크는 홉킨스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죄악”이라며 “그는 2011년 5월에 경기가 끝난 뒤 치즈케이크를 딱 세 숟가락 먹었다”고 했다. 당시 경기에서 홉킨스는 자신보다 18살이나 어린 복서 장 파스칼(Jean Pascal)을 쓰러뜨렸다.
1년 365일 내내 휴가도 없이 훈련… 별명은 ‘에일리언’
나이 오십줄에 접어든 지금도 홉킨스의 심장은 빠르게 뛰고 있다. 2014넌 7월 미국 스포츠채널 ESPN에 따르면, 홉킨스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달리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오후가 되면 빠짐없이 체육관을 찾는다. 게다가 일주일에 2~3번 씩은 꼭 스파링을 한다. 상대의 나이가 적든 많든 상관하지 않는다.
스파링을 하지 않는 날은 서킷 트레이닝(유산소와 무산소 운동을 섞어 쉬지 않고 하는 운동방법)을 한다. 스트레칭과 윗몸 일으키기, 그리고 팔굽혀펴기는 기본이다.
홉킨스는 매일 저녁 아홉시면 잠자리에 든다. 그는 1년 365일 내내 휴가도 없이, 이같은 훈련을 매주 5일 예외없이 반복한다. 홉킨스가 ‘전사 수도승(warrior monk)’이라 불리는 이유다.
홉킨스는 ‘에일리언(The Alien)’이란 별명도 갖고 있다. 시합에 등장할 때마다 외계인 가면을 쓰고 나오기 때문이다. 그 이유에 대해 홉킨스는 10일 텔레그래프에 “의사들이 내 훈련량과 식단을 보고 ‘사람이 아니라 화성에서 온 것 같다’고 말하더라”고 했다. 전에는 음산한 음악 속에서 검은 망토를 걸치고 등장해 ‘사형 집행인(The Executioner)’으로 불리기도 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흘러나온 노래, ‘마이 웨이’
‘사형 집행인’은 그의 마지막 경기에서 부활했다. 지난 12월 18일 치러진 ‘은퇴전’에서 홉킨스가 오랜만에 검은 망토를 쓰고 나온 것. 단 배경음악은 예전과 분위기가 달랐다. 이날 울려퍼진 음악은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의 ‘마이 웨이(My way)’를 편곡한 노래였다. 마이 웨이는 홉킨스가 제일 좋아하는 곡이기도 하다. ‘마이웨이’의 마지막 가사는 이렇게 노래한다.
“남자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말할 수 있어야 해요. 비굴하게 무릎 꿇고 말하진 않을 겁니다. 내 지난 세월이 말해주고 있어요. 내가 온갖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을요. 그래도 나는 내 방식대로 살아왔습니다. 맞아요. 그게 제 길입니다.”
(To say the things I truly feels. And not the words of one who kneels. The record shows I took the blows and did it my way. Yes, it was my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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