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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회자가 됐던 인공 아가미 ‘트리톤’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올해 초 국내외 스킨스쿠버 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인공 아가미’가 결국 ‘가짜’로 결론 났다. 크라우드 펀딩까지 진행됐으니 사기극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 인공 아가미는 해외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인디고고’에 소개됐다. 유튜브에 올라온 제품 시연 영상은 화제가 됐다. 영상 속 주인공은 공기통 없이 인공 아가미 ‘트리톤’을 물고 잠영했다. 실제 상용화 된다면 스킨스쿠버 같은 레저 산업은 물론 군사·해양 산업에 혁명적 변화를 불러올 것 같았다.
인공 아가미 개발사의 공동 창업자는 한국인이었다. 이 한국인이 디자인을, 아랍계로 추정되는 외국인 2명이 기술 개발을 맡았다. 개발사의 근거지는 스웨덴이었다. 세계적인 발명품을 한국인의 힘으로 만든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뉴스였다.
지난 3월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한국인 공동 창업자 Y씨는 연내 제품 상용화를 자신했다.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했다. 물 속 물 분자와 산소 분자를 분리해 사용자의 호흡기에 공급하는 기술이 불가능한 게 아니라고 전했다. 학계에서도 이 기술에 대한 연구는 있었지만 불가능한 영역으로 인식됐던 터였다.
그때 일부에서는 인공 아가미에 대한 불가능론을 제기했다. 한 외국인 아마추어 전문가는 유튜브에 영상까지 만들어 올렸다. 그는 물 분자와 산소 분자를 걸러낸다는 것 자체가 현 기술로는 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가능하다고 해도 입에 물 정도의 제품 크기로는 현실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4월 후속보도(‘인공 아가미’ 진위 논란..개발자 “일부 억측” 주장)에서 한국인 공동 창업자 Y씨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다가 액화산소탱크가 제품 안에 내장돼 있다고 한 발 물러섰다. 그럼에도 제품 상용화에 대한 의심은 하지 않았다. 올해 12월 직접 눈으로 제품을 보이겠다고 자신했다.
이후 8개월만에 Y씨와 연락이 닿았다. 그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했다’고 실토했다. 공동 창업자들과도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애초부터 기술적으로 가능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는지, 왜 가능하다고 주장했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기자는 고민했다. 인공 아가미 소식을 기사 형태의 뉴스로 처음 전달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술적으로 불가능했다는 점을 알려야 했다. 사태에 대한 책임감도 느꼈다. 결과론적이지만 사기극에 휘말린 셈이다.
또 한가지 고민은 한국인 창업자 Y씨였다. 그는 올해 서른살로 해외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정도로 전도유망한 디자이너였다. 아직은 가능성 많은 나이다. 공동 창업자들의 사기극을 방조했지만 그 또한 피해자일 수 있다. 현재 그는 해외 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인공 아가미는 말 그대로 헤프닝으로 끝났다. 앞으로 수 년간은 인공 아가미를 누가 개발했다고 해도 신뢰받지 못할 것이다. 한국인 공동 창업자 Y씨에게도 꼬리표처럼 인공 아가미 사건이 붙어 다닐 것이다.
남은 숙제는 Y씨에게 있다. 기회가 된다면 인공 아가미에 대한 소명을 하고 사과를 했으면 한다. 젊은 그에게 큰 부담일 수 있다. 그래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해야 한다. 그후 더 좋은 제품 디자인으로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게 과거의 잘못을 진정 덮는 일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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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가 부끄러워.. 대한민국 왜케 부끄럽냐.
라디오에서 이거 듣고 나오면 대박이다 생각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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