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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그녀의 마음에 인 작은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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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그간 여기서 소개된 책들과는 180° 다른 이야기라 더더욱 반갑슴다 ~~~~!!!!!! 이 책 캐릭터나 이야기가 참 밝고 귀여워서 넘넘 읽고 싶어요♥.♥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노인 느낌도 나구요 ㅎㅎㅎ 사운드오브뮤직같다고도 할까 ? 꼭꼭 읽을께요~^^
지금 막 읽었어요 하룻밤새 허리끊어져라 읽었네요 ㅎ 정말 감동적이고 눈물도 나고 ~ 넘 멋진 사람들의 이야기, 보르그라는 아름다운 마을의 이야기~ 감동과 눈물보다 키득거리게 만드는 유머와 반전이 더 소중한 이야기~♥.♥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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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노인과 바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저 (지극히 주관적이 저의 생각을 쓴 글입니다.) 노인과 바다. 헤밍웨이의 대표작이다. 개인적으로 깔끔하고 짧은 단문을 선호하는 편이다. 물론 만연체나 화려체, 우유체 등도 충분히 매력 있지만 간결체로 된 단문은 서사 중심의 소설을 좋아하는 나에게 가장 잘 맞는 문체이자 문장이다. 그래서 국내 작가로는 김훈 작가와 장강명 작가를, 외국 작가로는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좋아한다. 이 노인과 바다에서도 간결하게 서사를 표현해내는 헤밍웨이의 하드보일드 한 문장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사실 노인과 바다는 큰 스토리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한 늙은 어부가 커다란 물고기와 삼일 밤낮을 사투를 벌여 결국 물고기를 잡고 그 물고기를 뱃전에 묶은 채 돌아오는 길에 상어 떼가 물고기의 살점을 모두 뜯어먹는 내용이 전부다. 하지만 이 노인과 바다를 명작의 반열에 올려놓는 이유는 헤밍웨이 특유의 간결하고 냉철한 문체로 늙은 어부가 물고기를 잡는 상황과 감정을 날카롭게 그려냈다는 점, 한 늙은 인간과 대자연인 바다, 그리고 그 속의 커다란 물고기가 가지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한 명의 인간이 거친 대자연 속에서 어떻게 의지를 잃지 않고 버텨나가며 고난과 싸우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숭고해지고 위대해질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한다는 점, 늙은 어부와 물고기의 끊임없는 투쟁 과정과 그동안 어부가 느끼는 생각들을 생생하게 서술해 독자에게 인간의 마음이란 얼마나 연약하고 또 얼마나 강인한지 그 양면성을 보여주었다는 점 등이 있겠다. 한 가지 더 생각해 볼 점은 인간의 노력과 과정, 성과에 대한 것이다. 늙은 어부는 삼일 밤낮을 새워 거대한 물고기를 잡는다. 하지만 뱃전에 물고기를 묶고 돌아오는 길에 어부의 필사적인 저항에도 불구하고 상어 떼에게 그 살점들을 모두 빼앗기고 만다. 결국 어부는 엄청난 노력을 들이고 숭고하기까지 한 과정을 거쳤음에도 어떤 성과나 결과도 남기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노인을 무시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노인 스스로도 좌절하지 않는다. 소설의 마지막에는 레스토랑에 있는 부인이 살점이 모두 사라진 물고기의 흰 등뼈를 보며 말한다. "상어가 저렇게 멋있고 아름다운 꼬리를 가지고 있는 줄 몰랐네요." 독자의 감상과 상관없이 소설의 여러 부분에서 헤밍웨이는 늙은 어부, 산티아고가 한 일이 성과가 없기 때문에 헛되다고 생각하지는 않은 듯하다. 요즘 우리 시대에는 결과나 성과가 없는 일은 미련한 일로 취급받는다. 어차피 너 하나 그렇게 한다고 세상 안 바뀌어, 너 그거 헛고생이야 라는 말은 심심치 않게 주변에서 들려오곤 한다. 미련하게 노력하는 건 무식한 짓이고 요리조리 잘 살피면서 자신이 성과를 낼 수 있는 길로 치고 빠지는 것이 현명한 것이며, 어차피 안 바뀔 일이면 그냥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아서 실익을 따지는 것이 옳고, 아무리 아이가 열심히 공부를 했고 그것을 두 눈으로 봤더라도 시험 점수가 40점이 나오면 그 아이는 공부 못하는 아이가 되고 마는 것이다. 결과와 성과가 나오지 않는 일은 미련하고 무식한 짓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노인과 바다는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말인지 보여준다. 성과가 전혀 남지 않는 일이라도 그것이 어떤 과정을 거쳤느냐에 따라서 의미가 있고 심지어 숭고하기까지 할 수 있다.(노인과 바다를 읽으면서 산티아고의 여정을 따라간 독자라면 어차피 내다 팔 물고기 살점 하나 안 남았는데 쓸데없는 짓 했네 라고 이야기할 순 없을 것이다.) 인간의 의지와 노력 그 자체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찾을 수 있는 소설이다. 고전임에도 지금 시대의 기형적인 부분을 예리하게 꼬집고 있다. 점점 노력이 의미를 잃어가는, 힘들이지 않고 지름길로 가는 것이 미덕이 된 우리 사회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다면 '노인과 바다'를 읽어보기를 바란다. 소설 속 한 문장 : 배는 아직 괜찮구나, 노인은 생각했다. 배는 온전해.
제목 미정3
아무도 안봐주실줄 알았는데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ㅎㅎ 3. “ 커피는 너무 많이 마셔서 그냥 에이드 마실게 ” 애써 무시하려고 했지만, 지현 앞에 앉아있는 수연의 얼굴은 어딘지 모르게 불안하고 초조해 보였다. 여름이 다되어서 이제는 따뜻한 커피를 마시지 않을 텐데 싶었지만, 그녀는 뜨거운 줄도 모르고 데워진 커피잔을 계속해서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무슨 말을 먼저 꺼내야 할 것 같다고 생각은 했지만, 머릿속이 복잡해 마땅한 말이 떠오르질 않았다. “ 지현아, 미안해, 당황했지? 네가 이 회사에 다닌다고 저번 동창회 때 들은 거 같아서…. 상의할 사람이 너밖에 생각이 안 나는 거야. 그래서 실례일줄 알지만 무작정 찾아왔어. ” “ 좀 당황스럽긴 하다. 새벽부터 아까 점심때까지 계속 전화했었잖아. 대체 무슨 일이야? ” 수연의 눈동자는 불안하게 시선을 따라갔고, 바짝 마른 입은 좀처럼 가만히 있을 줄 모르고 오물거렸다. 계속해서 고민하던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뜻밖이었다. “ 지현이 너……. 기자라고 했지? 그럼 혹시……. 사람도 찾을 수 있니? ” 풋 하고 웃음이 나왔다. 지현은 그녀가 자신을 흥신소쯤이라고 생각하는 그것처럼 느껴져 황당하기 짝이 없었지만 일단 들어보기로 하고 대답했다. “ 야. 내가 흥신소냐? 사람을 찾게? 누구 찾으려고? 누가 네 돈 떼먹기로 했어? ” 웃으며 대답한 지현의 말인데도 그녀의 눈은 여전히 불안했다. 그녀는 부산스럽게 가방에서 무언가를 찾았다. 한참을 찾는 그녀의 손에 쥐어진 건 둘둘 말아져 있는 흙 묻은 신문지 꾸러미였다. “ 이게 뭐야? ” “ 2주 전에 집에 배달된 택배 상자 안에 있었어. ” 지현은 테이블 위에 올려진 신문꾸러미를 조심스럽게 펼쳐 보았다. 구겨진 신문꾸러미 틈 사이에 놓인 것은 액정 유리가 조금 깨진 검은색 핸드폰이었다, 충전해놓았는지 전원을 켜자 깨진 유리 사이로 선명하게 대기화면이 보였다. 한눈에 봐도 대학생 그것이구나 싶은 게 대기화면에 수강시간표 위젯과 할 일을 적어둔 목록이 바로 보였다. “ 이거 누구 거야? ” “ 그거 우리 수정이 꺼야. 수정이 기억나지? 너 나랑은 안 친했지만, 수정이랑은 같은 동아리라서 가까웠었잖아. ” 그제야 희미해진 기억 속에서 생각난 ‘수정’의 이름이었다. 중학교 때 지현과 같은 방송반이었던 수연의 동생. 김수정. 방송부장이었던 지현이 차기 아나운서를 뽑겠다며 목소리가 좋았던 신입생을 뽑았었는데, 알고 보니 그녀가 수연의 동생이었다는 사실을 듣고 놀랐었다. 중학교 졸업 이후로 교류가 없어서 전혀 기억에도 없었던 그녀의 이름이. 이렇게 다시 떠오르게 될 줄이야. “ 수정이는 어디 가고 핸드폰만 여기 있는 거야? ” “ 수정이가 중간고사가 끝나고 주말에 친구들이랑 2박 3일 MT를 간다고 했었어. 근데 수정이가 대학교 기숙사에 살 거든. 기숙사에서 아직도 복귀를 안 했다고 나에게 연락이 온 거야. 그런데 문제는 그때부터 수정이가 연락이 안 돼. ” “ 경찰에 신고는 했어? ” “ 당연히 했지. 그런데 핸드폰 위치 추적해보니까 일행들이랑 핸드폰 위치가 일치한다고 가출인 거 같다고 걱정하지 말고 기다리라는 거야. ” “ 경찰한테 이 스마트폰 보여주지 그래서 ” “ 보여줬지. 그런데 알고 보니 택배로 보낸 것도 아니라 누가 택배 상자에 넣어서 집 앞에 두고 간 거더라고. 그래서 경찰에 보여줬는데 경찰이 믿질 않아. 경찰이 위치추적 했을 때는 수정이 핸드폰이 제주도라고 하는데. 분명 나한테 온 핸드폰은 따로 있고……. 뭐라고 말하고 증명해야 할지 알 수 없어서 일단 너한테 도움 청하려고 왔어. 기자면 그래도 사람 찾는 건 잘 할 거 같아서….” 그녀가 손을 떨며 설명을 하는 동안 지현은 진심으로 걱정스러워졌다. 신경쇠약이 걸린 것처럼 핏기 어린 그녀의 얼굴에 끊임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눈물을 억지로 닦아내며 핸드폰을 만지더니 무언가를 실행했다. “ 핸드폰에 이 동영상이 있었어. ” 그녀가 실행시킨 동영상에는 대학생 4명이 모여있었다. 그들은 어떤 숲속을 걷는 것처럼 보였다. 자기들끼리 장난을 치기도 다리가 아픈 친구를 위해 짐도 대신 들어주며 한참 동안 길을 걸었다. “ 동영상이 좀 길어서…. 잠시만. 이 부분부터 봐야 해. ” 20분 남짓한 길이의 동영상을 끝에 18분쯤으로 수연이 플레이 버튼을 끌었다. 어스름하게 어두워진 그 배경 안에는 몇 명이 어떤 건물에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딱 봐도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어떤 건물을 그들은 올라가고 있었고 사람이 없어 보이는 건물 안에서 빛을 비추며 여기저기를 살피고 있었다. 그들은 건물 내부를 이리저리 살피며 다른 친구는 사진을 찍기도 하고 잡담을 하기도 하며 1층부터 조금씩 위층으로 올라가는 듯해 보였다. 화면 안에는 세 명 이외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올라가는 일행 중에는 수연의 동생 수정의 모습이 희미하게나마 보이기는 했다. 물론 빛이 없는 상태라 잘 보이진 않았고 화면 속 여자는 이리저리 손전등을 비추며 앞서 걸어가고 있었는데 어디론가 달려가더니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모습이 보였다. 음량을 크게 해봐도 그들의 대화 내용은 정확하게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여자는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있음은 틀림이 없었다. [ “ 쟤 지금 누구한테 말하고 있는 거야? 저 사람 누구지? ” ] [ “ 여기 우리말고 사람 또 있어? ” ] [ “ 저 사람 누구야? ” ] 뒤를 따르던 그녀의 일행들이 수연을 부르고 있었고, 이윽고 카메라는 심하게 흔들렸다. 아마 수정을 따라 뛰고 있는 것 같았다. 숨을 헐떡거리는 소리와 함께 “ 악 ” 하고 짧은 비명이 퍼졌다. 그 순간 카메라는 건물의 바닥을 비추며 화면이 갈라져 버렸다. 아마 카메라 렌즈가 조금 깨진 듯했다. 바닥만 비친 화면 사이로 희미한 그림자가 빠르게 지나갔고 간간이 비명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몇 초가 지났을까? 정적과 함께 바닥만 비추고 있던 화면에 어떤 손 하나가 보였다. 그리고 그 후에 화면은 탁하고 꺼졌다. 영상은 그렇게 끝났다 ---------------------------
그날의 비밀(L'ordre du jour)
La vérité est dispersée dans toute sorte de poussière. / 진실은 온갖 종류의 먼지 속에 흩어져 있다. (p. 117) 정말 그렇다. 진실은 어디에 고정되어 있지 않아서다. 나치가 정권을 잡은 직후 오스트리아를 점령(Anschluss, 참조 1)하기까지, 그리고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의 장면 장면을 이 소설이 그리고 있어서, 분량은 매우 짧다. 수요일은 역시 독서지. 그런데 이 책, 재미있습니다? 실제로 그렇다. 표지사진은 지금도 유명한 기업, 크루프 기업의 Gustav Krupp von Bohlen und Halbach 사진이다(구스타프 빼고는 모두 다 성씨이며 von 앞의 “크루프”는 카이저가 내려준 성씨다, 지금은 대가 끊겼음). 사진 속의 아재가 크루프에서 온갖 병기를 다 제조하도록 지휘했었다. 그리고 그는 전범 재판에서 (노령을 이유로) 재판을 받지 않았다. 그런데 크루프만이 아니라 우리가 아는 독일 재벌들 대부분 다 재판을 받지 않았고, 전쟁 이후 그대로 명맥을 이어갔다. 비행기를 더 이상 생산하지 못 한 것 뿐? 달라진 것이 없었다. 작가가 슬그머니 제시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현재”의 이야기다. 그래서 역사 속에 뭔가 한 가닥 했을 법한 인물들이 벌이는 대화와 행위도 뭔가 코메디에나 어울릴 듯한 촌극스러움을 보여준다. 뢰벤토르프는 독일의 오스트리아 침공에 맞춰서 체임벌린, 처칠과 함께 밥을 먹었었다. 그의 임무는 시간 끌기. 능청스럽게 계속 되도 않는 말을 하면서 시간을 끄는 모습이 정말 코메디였고, 일부러 정보부 엿들으라고 괴링과 통화하는 장면 또한 코메디였다. 그들 자신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냥 ‘연기’한다고 말이다. 뉘른베르크 재판정에서 그 대화록이 나왔을 때에도 그들은 웃어제꼈다. 이토록 평범한 이들이 그렇게 엄중한 범죄를 저질렀다. 앞서 기업가들 또한 “늘상” 하던 일을 할 뿐이었다. 절대로 긴축하지 않는, 정당 지원금 말이다. 오스트리아 병합도 마찬가지. “전격전의 신화”라는 책도 있기는 하지만, 독일군에 대한 뭔가 경외감같은 것이 당시 오스트리아에 있었다. 지금 보면 만약의 경우 오스트리아가 적극적으로 항전했을 때, 독일이 점령을 못했을 수준으로 당시 독일군은 형편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스트리아는… 나치의 등장을 열렬히 환영했다. 여기에 대해서는 내가 이미 쓴 것이 있다. 오스트리아 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좀 있을 텐데(내가 그렇다), 그녀가 퍼뜨린(최초인지는 모르겠다) 개념 중에 'Feschist'라고 있다. 독일어 단어 'fesch'가 친절하다, 상냥하다의 의미가 있는데, 이 단어에 '파시스트'를 결합함으로써, 오스트리아 특유의 '상냥한 나치'를 의미하고 비꼬는 단어다." (참조 2) 그러나 오스트리아에서 아주 작은 단신으로 자살한 사람들 기사를 작가는 들춰낸다. 오스트리아에, 이를테면 “민영환”은 없었다. 그저 자살한 소시민들이 좀 있었을 뿐이며, 그들이 역사를 바꾸지는 못 했지만 아마 부끄러움이 뻔뻔함보다 더 컸던 사람들일 것이다. “소시민”이라 부르면 안 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악의 평범성만이 주목해야 할 일은 아니다. 어지간한 사건들도 다 평범하게, 평범한 이들을 통해 일어나고 지금도 어쩌면 평범하고 성실한 이들이 뭔가 사고를 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역사가 어느 정도는 픽션보다 더 드라마틱할 것이다. p.s. 여담이지만 1958년 크루프는 강제노동에 대한 재판과 협상 끝에 1958년 미국 브루클린의 유대인들에게 배상을 했다고 한다. 이 사례에 대한 연구도 좀 있어야 하잖을까 싶다. p.s. 이스라엘 하아레츠가 작가 뷔야르와의 재밌는 인터뷰를 올렸다(참조 3). “이스라엘은 티센크루프로부터 핵무장이 가능한 잠수함을 도입한답니다. 들어보셨죠?” “그건 자세한 걸 제가 잘 몰라서…” -------------- 참조 1. 나처럼 예전 독일어를 배운 이들이라면 Anschluß로 알고 있을 스펠링이다. 2. 블루는 가장 따뜻한 색(2016년 4월 28일): https://www.vingle.net/posts/1556111 3. The Holocaust Is Still Relevant to French Literature: An Interview With Eric Vuillard(2018년 1월 7일): https://www.haaretz.com/life/books/.premium-the-holocaust-is-still-relevant-to-french-literature-an-interview-with-eric-vuillard-1.5729727
아껴 읽고 싶은 너와 나의 이야기: 12
오늘의 달은 다른 때와 다른 느낌이네요. 달빛이 조금씩 깊은 농도로 퍼져 나가는데 밤의 무지개 같단 생각이 듭니다. 어느 순간, 뚝하고 끊어져 내리는 관계가 있다. 생이 다한 꽃잎이 떨어지듯 관계의 생이 다하여 끊어져 내렸다는걸 마음은 알지 못한다. ⠀⠀⠀ 자연의 이치가 마음에 통용되지 못할 때가 있다. 그저 나는 앓을 수 밖에 별 도리가 없는 거다. 세상에는 이미 확실한 화법이 존재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라도 먼저 솔직하고 단순하게 말하고 싶다. 괜찮지 않을 땐 '괜찮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야 진짜 괜찮은 사람이 될 것 같다. ⠀⠀⠀ 나는 괜찮지 않아요. 당신은 괜찮은가요? ⠀⠀⠀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다산북스#김신회 다양한 시기의 다양한 취향이 조화롭게 빛을 발하는 사람. 하루는 이 취향에 푹 빠지고, 하루는 저 취향에 목을 매고, 또 하루는 또 다른 취향에 기꺼이 마음을 빼앗겨버리는 사람. 한 취향을 고집하지 않는 사람. 머물지 않는 사람. 다른 취향에 배타적이지 않고 넓은 사람. 그리하여 그 모든 취향의 역사를 온몸에 은은히 남겨가며 결국 자기만의 색깔을 완성하는 사람. ⠀⠀⠀ 가로늦게라도 이 책을 읽게 되어 좋았습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눈동자와 즐거운 웃음_ 내가 그리는 이상향과 함께 책을 덮었습니다. ⠀⠀⠀ #하루의 취향#북라이프#김민철 언제나 세상에서 가장 큰 불행은 ''의미 없는 환상에 빠져 뒤처진 사람들의 몫이다.'' ⠀⠀⠀ 그렇기에 내가 불행한 것일까. 공허한 물음의 메아리가 되돌아온다. ⠀⠀⠀ 간신히 모든 걸 포기하고 잘 살아내고 있는 우리들을......더 이상 울리지 마. ⠀⠀⠀ 눈물을 삼키고 또 삼키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소리내어 울곤 한다. 나의 환상은 환상이 아니다.라고 웅얼거리면서. #어린왕자와의 일주일#프로작북스#독고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그 수많은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지만, 그 수많은 사람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큰 존재다. 예컨대 1천 송이의 꽃이 있다고 치자. 한 송이 꽃은 1천 송이 중 하나의 꽃에 지나지 않지만, 그 한 송이 꽃이 없다면 999송이의 꽃은 존재할지언정 1천 송이의 꽃을 사랑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통해 자신도 1천 송이의 꽃이 되는 한 송이 꽃이라는 사실을 납득하는 일이다. ⠀ 천 송이의 꽃이 되는 한 송이 꽃이 나라는 존재라는 걸 망각한 자의 잎은 끝내 바스라진 채 바람에 날려 흩어졌다. ⠀ #사랑이라니, 선영아#문학동네#김연수 나는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 조심스럽게 대하고 말과 행동 모두 더 신중해져야 한다고 강하게 믿는다. 애써 상대방의 비위를 맞출 필요는 없지만, 불필요한 솔직함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아프게 해서도 안 된다. ⠀ 적당한 거리를 벗어난 채 선을 넘은 무례한 자의 눈빛은 오만했고 종국엔 자신이 피해자인 듯 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과의 추억 온도는 식지 않아 미적지근한 마음이 답답하다. 어둠에 자꾸 눈길이 머문다. ⠀ #조그맣게 살거야#책읽는고양이#진민영 내게는 희한한 증상이 있다. '온도와 습도의 병'이라고 혼자 이름 붙인 이 증상은, 현재의 대기 환경이 과거 어느 시점과 같아질 때 당시의 기억에 소환당하는 현상이다. 거대한 3차원의 그래프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온도, 습도, 바람이 각각 한 촉을 담당하며 움직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세 점이 기록한 곳의 위치에너지가 과거 어느 순간과 같을 때, 그 지점에 저장되어 있던 기억이 불쑥 튀어나오는 것이다. ⠀ 초겨울에서 여름까지의 온도, 습도, 바람이 잔존하는 곳이 있다. 그리움이 농축된 채 여기저기 흩뿌려져 있다가 나를 반긴다. 마음의 장소에서 발현된 이 증상이 마냥 기쁘기만 하다. ⠀ #날은 흐려도 모든 것이 진했던#달#박정언 실은 내가 지금 자기한테 얼마나 많은 말을 걸고 있는지_ 이런 나를 눈치 채주는 이가 있을까? ⠀ 초점의 끝이 그의 홍채를 거쳐 동공에 맞춰지고 말과 말이 겹쳐지는 상상을 해본다. 또다시 속에서 수많은 말이 오간다. ⠀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달#이석원 살짝 녹은 초콜릿을 한 조각 크게 잘라 입안에 넣었다. 오물거리다가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신다. 커피의 온도에 초콜릿이 녹는다. 적당히 녹는 중인 정확히는 녹고 있는 나를 완전히 녹여 마셔줄 이가 필요했을 뿐이다. 내 생을 담은 한 잔 물이 잠시 흔들렸을 뿐이다. ⠀ 진폭의 간극속에서 서글픔에 베인 채 침몰중이다. 슬픔이 녹아든 심해 빛이 스며든 옷을 입고 힘겹게 입꼬리를 끌어올린다. 사는 일은, 가끔 외롭고 자주 괴롭고 문득 괴롭다. ⠀ #싸울때마다 투명해진다#서해문집#은유 좋아하는 단어 속에는 아직도 네가 흐른다 ⠀ #당신이 빛이라면#쿵#백가희
<기생충>에 숨어있는 깨알 of 깨알 디테일
그러니까.. 영화에 나오는 박사장네 집은 실제로는 아주 비효율적인 구조라고 합니다. 실제로는 잘 없는 집구조인거죠 ㅋㅋㅋ 창이 커서 열효율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몇장면 찾아봤습니다. 일단 메인이 되는 거실 통유리!! 작은아들이 텐트 안에서 자겠다는 바람에 부부가 통유리로 텐트를 바라보면서 잠이 들죠 그리고 두번째로 이 장면! 집 뒷쪽에도 이렇게 통유리가 있습니다. 세트를 지을 때 동선을 많이 고려했다고 해요. 최우식이 처음 집에 들어서면서 통유리 너머로 잠들어있는 사모님과 가정부를 봅니다. 이 장면을 위한 동선도 고려해서 세트를 만들었겠쬬?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최우식이 박사장네 집을 바라보며 전구를 통해 송강호가 보내는 메시지를 읽습니다. 구조상 바깥에서 통유리를 통해 보이는 구조라 이부분도 통유리창이 활약한 부분이네요!! 암튼 이렇게 박사장네 집은 프라이버시라고는 쪼까 떨어지는ㅋㅋㅋㅋ 통유리로 둘러쌓인 집에 살고있는 설정입니다. 근데 또 설정상 이 집은 아주 자명한 건축가가 지은 집이죠. 이런 집이 이렇게 효율이 떨어지고 비현실적이어도 되나??! 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봉감독은.. 봉테일이라고 불릴 정도로 디테일이 신경을 쓰는 감독이져 그래서 영화에 이런 디테일이 담겨있습니다. 모 영화 커뮤니티 유저분이 이걸 발견하시고 무슨 내용인지 적어주셨습니다 ㄷㄷ 당신의 건축물은 실용성 없이 관념만 남는다는 일부의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저 앞 건물의 낡은 회벽을 보자. 처음 저것을 설계하고 짓는 데에 수십년. 그동안 건물주 명의가 바뀔(?) 것이며, 그들의 작업이 바뀌는 만큼 회벽에 기대어지고 설치하고 칠해지는 것이 다르게 된다. 그리고 지금 두 세기가 지났다. 저 건물의 정체성을 어떻게 규정하는가? ‘두레선생의집(?)’? ‘14번가 두 번째 집’? ‘19세기 양식을 머금고 변주된 20세기 건물’? 모두 맞는 말이다. 결국은 관념이 남는다. ‘관념만’ 남는 것이 아니다. 실용성은 대중의 몫. 관념은 건축물만의 주체적인 아이덴티티이다. 실용성만을 운운하는 사람들은 역사의식이 부족하다. ‘히스토리’ 과목에 관한 일이 아니다. 너와 나, 우리가 연결된 일종의 벨트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화 상에서 남궁현자 건축가의 인터뷰를 담은 부분입니다. 봉준호 감독은 이렇게 유명한 건축가의 집인데 현실적으로는 비효율적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나봅니다 ㅋㅋㅋㅋ 영화관에서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디테일까지 이렇게 또 발견해내네요 재밌습니다!! 본문 내용과 캡쳐는 여기 를 참고했습니다! ^^
데드 하트
'데드 하트' / 더글라스 케네디 저 (지극히 주관적인 저의 생각을 쓴 글입니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책을 좋아하는 편이다. 빅픽쳐는 물론이고 템테이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파리5구의 여인, 비트레이얼까지 늘 재미있게 읽었다. 이번에 읽은 데드 하트도 흥미진진했다. 더글라스 케네디 소설의 특징은 술술 읽히는 가독성과 빠른 스토리 진행, 그로 인해 지루할 틈 없이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인데(필자가 개인적으로 느끼는 특징이다.) 데드 하트도 고스란히 그 특징들을 가지고 있었다. 비슷한 개성의 주인공들과 스토리 전개가 단점일 수도 있지만 그걸 뛰어넘어서 늘 재미있는 소설을 써낼 수 있다는 것이 부러울 뿐이다. 데드 하트의 주인공인 닉은 지방 신문사를 전전하며 먹고사는 기자다. 특이한 점은 10년이 넘는 기자 경력에도 대형 신문사에는 절대 지원하지 않고 소규모 지역 신문사들, 그것도 한 신문사당 2~3년 간격으로 옮겨가며 취직을 한다는 것이다. 보스턴의 신문사로 직장을 옮기려던 닉은 우연히 호주의 지도를 보고 아무것도 없는 야생의 땅, 호주로 떠나기로 한다. 그렇게 호주의 최북단 다윈에서부터 밴을 타고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한 닉은 앤지라는 여성을 만나게 되고 그녀가 살던 마을로 납치당한다. 앤지가 약을 투여해 의식이 없는 상태로 강제 결혼을 하고 마을 사람들의 시선에 의한 감금생활을 하게 되는 닉. 앤지가 사는 울라누프라는 마을은 호주 지도에도 없는, 네 가족이 마을 구성원의 전부인 마을이고 그곳에서 앤지의 아빠인 대디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 황무지 한가운데, 마을을 가장한 감옥에 갇힌 닉은 그 구성원 안에서 유일하게 대화가 통하는 크리스탈과 함께 마을을 탈출하기로 한다. 처음 황무지를 횡단하는 닉의 모습은 힘들고 피곤해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평화롭다. 그런 스토리는 앤지를 만나 납치당해 울라누프라는 마을에 당도하게 되면서 스릴러로 바뀐다. 그때부터 급격하게 진행되는 닉의 탈출을 위한 처절한 노력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항상 느끼지만 이 작가는 빠른 서사 진행으로 긴장감과 속도감 있는 글을 참 잘 쓰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책이 그리 얇지도 않은데 읽다가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있으니 말이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고, 되는대로, 자신이 편한 대로 살아가면 그만이었던 닉은 울라누프에서 탈출을 시도하면서 그동안 자신이 낭비해왔던 삶이란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다. 하루하루 아무 의미도 없고 목적도 없이 감시당하며 사는 울라누프에서의 시간이 닉에게 탈출과 삶에 대한 열정을 끊임없이 불태우도록 만든 것이다. 인간이란 참 미련하다. 가지고 있던 것을 잃어버리고 나서야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간절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모든 자유와 의지를 박탈당한 그때에야 온몸으로 절절히 느끼게 되는 것이다. 과연 나는 지금의 삶을 후회 없이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한편으로는 카뮈의 이방인이 생각나기도 했다. 뫼르소가 죽기 직전에서야 삶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한껏 터트린 가까스로 울라누프를 탈출해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하는 닉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데드 하트를 한 줄로 말하자면 '이야기 속에 빠져 정신없이 읽고 나면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소설 속 한 문장 : 마침내 나는 나의 고독, 나의 뿌리가 없다는 사실이 두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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