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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슐리, 자연별곡 등 전국에 걸쳐 360여 개의 유명 외식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하는 이랜드가 각종 불법과 편법으로 아르바이트생 등의 임금을 떼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 금액은 무려 84억 원. 2016년 최저시급이 6,030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대체 몇 명이나 피해를 본 건지 쉬이 헤아리기조차 어렵다.
라면의 대명사이자 국내 식품업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농심. 농심은 최근 국정논란의 숨은 실세로 추측되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법률고문으로 일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소비자들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공직생활이 끝나기도 전부터 민간기업 고문을 맡는 것이 옳냐는 것이다.
이처럼 크고 작은 기업의 파렴치한 행동들을 볼 때 우리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불매운동을 뜻하는 ‘보이콧(boycott)’이다. 자본주의 시대에서 소비는 투표의 또 다른 이름으로, 우리는 종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이콧을 선택한다.
하지만 보이콧은 기업의 비윤리적인 행동에 대해 소비자가 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인데 반해 그 영향력이 크게 느껴지지 않기도 하다. 지난 몇 년간 문제가 된 많은 기업은 솜방망이 처벌을 받거나 표면적인 사과를 했을 뿐이며, 나 하나 바뀐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이콧은 소비자의 소중한 권리로 성공 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포기하면 변화의 가능성은 더더욱 낮아진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보이콧의 효과를 높이는 방법 4가지를 소개한다.

1. 지지자를 확보하라

보이콧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게 중요하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목소리에는 힘이 실리고 문제가 해결될 확률이 높아진다. 이에 관해 영국에서 윤리적 소비를 권장하는 격월간 잡지 ‘에티컬 컨슈머(Ehtical Consumer)는 몇 가지 조언을 덧붙인다.
보이콧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서명을 받아 회사에 전달하거나 상품이 판매되는 가게 앞에서 보이콧의 내용이 담긴 안내문 등을 나눠주라는 것이 그 예다. 이중 서명을 받을 경우 국제 온라인 청원 사이트 ‘아바즈’를 활용하면 좀 더 편리하고 사람들의 힘을 모을 수 있다.
한편 개인에서 시작한 보이콧의 경우 시민단체 등의 도움으로 그 목소리를 더욱 키울 수 있다. 최근 경기도의 한 레스토랑의 경우 아르바이트생 등을 대상으로 한 성차별적 발언이 반복되며 논란이 되었다. 해당 내용은 SNS 등을 통해 퍼져 나갔는데 최근 ‘알바노조*알바연대’의 도움이 더해지며 보이콧 및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대되는 중이다.

2. 언론을 활용하라

언론의 힘은 위대하다. 100명이 1걸음을 걷는 것보다, 1명이 100걸음을 걷는 게 더 나은 경우가 있다면 언론의 힘을 받을 때의 이야기일 것이다.
이와 관련해 노스웨스턴대학의 Brayden King 교수는 1990년에서 2005년 사이 미국 내 언론에서 다뤄진 보이콧 사례를 분석했는데, 실제로 언론이 관심을 가질수록 회사가 보이콧에 반응하여 그 영향력이 강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King 교수는 보이콧을 시작하는 초기 단계에 미디어의 힘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티컬 컨슈머 역시 언론에 관한 조언했는데, 주요 언론사는 물론 지역 신문이나, 대안 미디어 등을 가릴 것 없이 언론을 통해 목소리를 확대하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때로는 보도기사를 작성하거나 잡지 등에 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3. 브랜드를 공격하라

흔히 소비자들은 보이콧을 했을 때, 기업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매출 하락’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연구는 이와 다소 상반되는 결과를 보여준다. 사실 단기적인 매출 하락보다 기업이 두려워하는 것은 ‘브랜드의 훼손’, 즉 기업의 명성이 바닥에 떨어지는 일이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Future 500의 Brendon Steele은 브랜드 가치란 때로 수십억 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훼손 시 매출 하락보다 훨씬 큰 손해를 입힐 수 있다고 말한다. 브랜드 손상은 소비자뿐 아니라 경영진이 주주에게 신뢰를 잃도록 만드는 일로, 리더십의 부재를 증명하기도 한다. 따라서 Steele은 보이콧을 진행할 때 타제품을 소비하도록 만드는데, 비용을 사용하기보다 브랜드를 공격하는 방법에 투자하라고 말한다.
King 교수 역시 브랜드 손상이 보이콧의 성공 여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했는데, 평소 이미지 관리 등에 신경을 쓰는 회사일수록 보이콧을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4. 명확한 목표와 언어를 설정하라

보이콧의 성공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는 명확한 목표 설정이다. 단순히 ‘망해라’가 아니라, 해당 기업이 잘못한 부분을 정확히 지적하고 그에 대한 개선안을 요구하는 것이 좋다.
한 예로, 1990년대 아동노동착취 사실이 밝혀졌던 나이키에 대해 소비자들은 해당 내용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문구와 포스터 등을 활용해 보이콧을 진행했다. 특히 주요 활동가였던 James Keady는 직접 인도네시아에 방문해 노동자들과 같은 임금으로 살아보며 노동 대가의 불합리함을 적극적으로 전했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의 3배에 달하는 생활임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이러한 보이콧에 나이키가 처음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은 1998년이었다. 당시 CEO Phil Knight는 ‘나이키의 상품이 노예 임금과 강제 초과 근무, 독단적인 남용의 대명사가 되었다’며 노동자들의 최저 임금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후 나이키는 공정한 노동과 인권 등을 관리하는 비영리 단체를 설립했으며 2005년에는 업계 최초로 그들과 계약하는 공장 전체 리스트를 공개했다. 현재 나이키는 매년 회사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약속, 기준, 회계 자료 등을 공개하고 있다.
나이키의 변화는 많은 전문가가 나이키 보이콧을 성공적인 사례로 꼽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이키는 단순히 노동착취 문제에 대해 사과하거나 이를 표면적으로 개선한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 등 기업에 요구되는 윤리 분야의 선구자 역할을 자처했다. 당면한 문제를 해결을 넘어 더 큰 차원의 논의를 시작한 것이다.
모든 기업이 나이키처럼 대응하면 좋겠건만, 아직 우리나라의 경우 잠깐 악어의 눈물을 비출 뿐 현실적인 여건은 전혀 변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절망하긴 이르다. 나이키 공장 노동자들의 저임금과 열악한 환경에 대한 첫 지적이 나온 것은 무려 1991년, 거의 10년의 시간이 걸린 셈이다.
이처럼 보이콧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한 일이다. 그 길의 끝에서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맞이할 수 있길, 소중한 한 표의 힘을 지지한다.
Photo CC via stanjourdan, Mercy For Animals MFA, Pierre (Rennes) /flickr.com
Images courtesy of 아르바이트노동조합, sweatshops-humanitarianissues
에디터 이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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