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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가족의 일상에 여유를 되돌려주는 사소한 변화들

아이들이 세 살, 일곱 살이던 몇 년 전 우리 가족은 스페인으로 한 달 동안 여행을 떠났다. 우리는 바르셀로나에서 실제로 사는 기분을 느껴보고 싶어서 다른 가족과 집을 바꿔 지냈다. 첫날 밤 덜컥 겁이 났다. 체육 수업, 학교, 스포츠 활동, 피아노, 댄스, 연극 없이 31일 동안 애들이랑 어떻게 지내지? 꽉 짜여진 시간표 없이 그 긴 시간 동안 어떻게 살아남지? 그런데 사나흘 지나보니 휴가는 생각보다 순조롭게 흘러갔다.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학원 수업 시간에 지각하지 않으려고 차 안에서 점심을 먹을 필요가 없었다. 첫째 아이가 발레복을 입고 수업을 받는 1시간 동안 대기실에서 둘째 아이와 씨름할 필요도 없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울 뻔 했다. 31일간은 우리 가족에게 가장 한가롭고 즐거운 나날들이었다. 우리는 단지 안 싸우고 잘 지내는 것을 넘어서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족하는 법을 배웠다. 우리는 아무 까닭 없이 서두르지 않게 됐다. 대신 푹신한 소파에 앉아서 게임을 하고 노래를 흥얼거리고 장난감 자동차를 굴리고 로켓 놀이를 했다. 학교나 놀이친구(아이들끼리 함께 놀 수 있도록 부모끼리 정한 약속)나 학원에 구애 받지 않고, 과도한 일정표에 정신을 온통 빼앗기지 않게 되니 우리 가족을 진정으로 발견하게 됐다. 뉴욕으로 돌아오면 변화를 줘야겠다고 결심했다. 절대로 스케줄을 빡빡하게 잡지 않으리라! 그런데 결국은 또 제자리로 돌아와버렸다. 댄스와 농구는 아이들을 활동적으로 만들어주니까 유익하다. 연극 수업은 내성적인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주일학교는 필수다.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이 있어야 내가 때때로 야근을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한 주가 또 그렇게 빡빡한 일과로 채워지고 말았다. 휴우. 매년 9월이 되면 나는 아이들의 일정을 다시 짠다. 아이들이 친구들과 같이 놀고 밖에 나가서 뛰어다니면서 자기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는 여유를 주기 위해서다. 나는 아무 것도 계획하지 않고 아이들과 보내는 여유로운 시간이 좋다. 블럭을 쌓고 팬케이크를 만들고 종이 상자로 로봇을 만드는 시간들. 그런데 이런 여유를 일정표에 넣기가 해마다 더 힘들어진다. 어떻게 하면 더 천천히 살 수 있을까? 무엇을 포기해야 할까? 나라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솔직히 우리 가족만 이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 가족에게 휴식을 가져다 준 사소한 변화 네 가지가 있다. 독자 여러분도 한 번 참고해보면 어떨까. 첫째, 일주일에 하루는 아무런 일정을 잡지 않는다. 둘째, 주말에는 놀이친구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셋째, (다른 집 아이들이 어떤 활동을 한다고 해서) 우리집 아이들도 같은 활동을 시켜야겠다는 강박을 갖지 않는다. 넷째, 가족이 함께하는 매 순간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즐긴다. 최근 우리 가족은 정원에서 이웃들과 즐겁게 놀았다. 미리 정한 것도, 계획한 것도 아니었다. 집 앞에서 트램펄린을 타고 놀고 있었더니 다른 가족들이 몰려들어서 함께 점심을 먹게 됐다. 자전거를 타고 비눗방울을 불고 나무 위에 올라가고 분필로 그림을 그리면서 오후 시간을 보냈다. 결국 그 날 이웃으로부터 저녁식사 초대를 받았다. 그 날 밤 아들을 재우러 방에 들어갔더니 아이는 나를 보며 “엄마, 오늘은 정말 최고의 하루였어”라고 말했다. 아들 녀석의 말에 나도 격하게 공감한다. 본 기사를 기고한 캐서린 펄먼은 사회복지사 겸 뉴로첼칼리지 부교수로, 가족들의 일상적인 문제를 상담하는 ‘패밀리 코치’를 창업했다. (블로그: www.thefamilycoach.com, 트위터: @thefamilyco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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