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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해 독소가 주입된 상태에서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은 쥐에게 뇌손상이 나타났다”. ▲이는 2016년 11월 11일, 세계적 권위지 네이처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린 연구 결과다. ▲이 연구 결과는 “백일해(호흡기 세균질환) 백신과 자궁경부암 백신을 함께 맞을 경우 뇌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백일해 백신에는 ‘백일해 독소(Pertussis Toxoid)’가 성분으로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표준 예방접종 일정표’는 백일해 백신을 생후 2개월에 1차 접종을 맞힌 뒤, 만11~12세까지 6차 접종을 해야 끝나는 것으로 정해 놨다. ▲또한 자궁경부암 백신의 접종 시기는 만12세로 돼 있다. ▲이 일정표를 따른다면, 백일해 백신을 맞은 후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얘기다. ▲부모들의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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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은 후 이상반응을 겪고 있는 사례들이 전 세계에서 잇달아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나 유럽의약청(EMA) 등 각 나라의 보건당국은 “자궁경부암 백신과는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2016년 11월 11일(현지시각)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처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는 “백일해 독소가 주입된 상태에서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은 쥐에게 뇌손상이 나타났다”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실렸다. 백일해는 호흡기 세균질환이다.
이는 곧 “백일해 백신과 자궁경부암 백신을 함께 맞을 경우 뇌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유는 백일해 백신 성분에 백일해 독소(Pertussis Toxoid)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백일해 독소+자궁경부암 백신=뇌손상”
해당 연구는 일본의 도쿄 의과대학 의과학 연구소의 사토코 아라타니(Satoko Aratani) 박사 연구팀이 진행했다. 이들은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은 사람들에게 ‘한스(HANS)’라고 불리는 증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과 관련, 그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서 연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한스(HANS)’란 ‘자궁경부암백신과 관련된 신경면역이상 증후군’(HPV vaccination Associated Neuro-immunopathetic Syndrome)의 줄임말이다. 일본 섬유근종 통증학회는 2014년 9월 14일 “자궁경부암 백신 성분에 의해 뇌 염증과 면역 이상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면서,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고 나타나는 일련의 이상반응들을 통틀어 한스(HANS)라고 명명했다.
일본에서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기 시작한 건 2013년부터다. 한국으로 치면 보건복지부에 해당하는 일본 후생노동성은 2013년 4월부터 12~16세 여학생에게 자궁경부암 백신을 ‘필수 정기 접종’으로 지정, 적극 권장하며 무료로 놔주기 시작했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2달 만에 ‘적극 권장’하던 정책기조를 철회했다.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은 소녀들에게서 근육과 관절 통증을 동반하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아무리 잠을 자고 쉬어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 ‘만성피로증후군(CFS)’ 등 이상반응이 잇달아 보고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생노동성은 2014년 “복합부위통증증후군 등의 이상반응과 자궁경부암 백신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없다”고 ‘잠정’ 결론 내렸다.
가다실 맞은 쥐에게서 뇌손상 나타나
그런데 2016년 11월 11일, 일본 됴쿄의대 의과학 연구소 연구팀의 실험 결과 “백일해 독소와 자궁경부암 백신을 함께 맞았을 때 한스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게다가 이 논문이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네이처’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되면서 자궁경부암 백신의 안전성만을 강조해 온 보건당국과 글로벌 제약사, 일부 의사들의 주장을 뒤집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일본 의과학 연구소 연구팀은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고 나타나는 신경 면역계 부작용(한스)의 메커니즘을 밝히기 위해, 48마리의 암컷 쥐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연구팀은 자궁경부암 백신 중 머크샤프앤돔(MSD)의 가다실(Gardasil)을 사용했다.
그 결과 백일해 독소가 주입된 쥐에게 가다실을 투입했을 때, 꼬리 반사와 운동 반응 등이 감소했다. 또한 연구팀은 이 쥐들의 뇌를 검사한 결과 시상하부 및 제3뇌실 주위가 손상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자신들의 연구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 데이터는 특정 환경적인 요인에 따라서 자궁경부암 백신이 한스 증후군을 발생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결과는 자궁경부암 백신과 관련된 신경 면역계 부작용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 줄 것이다. 또한 이러한 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백일해, 자궁경부암 백신 모두 ‘국가필수예방접종’
자궁경부암 백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2006년 6월 승인됐다. 이후 전 세계에 약 1억 7500만 건이 접종됐다. 한국에서는 2007년 6월 시판이 승인됐고, 지난해 6월부터는 ‘국가필수예방접종(NIP)’으로 지정돼 만12~13세 여성청소년 47만명을 대상으로 무료로 놔주고 있다.
백일해 백신 또한 국가필수예방접종 중 하나다. 그런데 백일해 백신이 포함된 주사를 맞혀야 하는 시기는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 시기보다 이르거나 겹친다. 백일해 백신은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신이 함께 섞인 종합백신(DTaP, Td, Tdap)으로 맞는다. 질병관리본부가 운영하는 ‘예방접종 도우미’ 사이트에 있는 ‘표준 예방접종 일정표’에 나와 있는 각 백신의 접종 일정은 다음과 같다.
△‘DTaP’; 생후 2~6개월에 1~3차 접종/ 15~18개월에 4차 접종/ 만4~6세에 5차 접종.
△‘Td’/‘Tdap’; 만11~12세에 6차 접종.
△자궁경부암 백신(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만12세 1~2차 접종.
이 일정표대로 아이에게 백신을 맞힐 경우, 백일해 백신을 접종시킨 후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히게 된다는 이야기다. 일본 연구팀의 실험결과가 우리나라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이유다.
질본, 2016년 6월 이후 중증이상반응 없다는데…그 이전은?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나타난 자궁경부암 백신 관련 부작용은 얼마나 될까?
2016년 12월 22일 질병관리본부는 “자궁경부암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사업으로 지정한 6월 20일~12월 20일까지 신고 된 이상반응 건수는 총 18건”이라고 밝혔다. 질본은 “장애, 사망을 일으킨 중증 이상반응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심인성 반응이나 일시적인 두드러기, 발열, 두통 같은 경미한 반응이 대부분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질본은 자궁경부암 백신이 우리나라에서 시판되기 시작한 2007년 6월 이후부터 2016년 6월 20일 이전까지 발생한 부작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9년간의 통계가 빠진 것이다.
질본은 이 통계를 일부러 빼놓은 걸까, 아니면 자료를 갖고 있지 않은 걸까? 팩트올은 2016년 12월 7일 질본에 ‘2007년~현재까지의 자궁경부암 백신 이상반응 신고 현황’을 정보공개청구했다. 이에 대해 질본은 12월 20일 “2016년 국가예방접종 도입 이후 신고 된 자료만 보유하고 있다”면서 18건의 사례만 공개했다.
이는 지난 6월~12월까지 6개월 동안 월평균 3건의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얘기가 된다. 이를 기준으로 지난 9년간의 이상반응 건수를 단순계산해 보면, 총 324건의 부작용이 나타났을 수 있다는 유추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 부작용들은 보건당국의 관리대상이 아니었던 셈이다.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 김종희 연구사는 5일 팩트올과의 통화에서 “자궁경부암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사업으로 지정하기 이전에는 신고 된 건이 없기 때문에 자료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자궁경부암 백신의 이상반응이 2016년 6월 이후부터 ‘갑자기’ 나타났을 리는 없다. 김 연구사는 “각 제조사(제약사)로는 신고가 됐을지 몰라도, 질본에는 6월 이전 자료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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