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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해부⑩/ 노동자 이재명이 대학생 되던 그 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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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근로자 이재명이 대학생(중앙대 법학과)이 되던 1982년,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기본소득이 실시됐다. ▲‘기본소득’은 대선후보 이재명이 내건 대표적인 정책 공약 중 하나다. ▲그해 신군부는 37년 만에 야간통행금지를 해제했다. ▲프로야구가 개막한 것도 1982년이었다. ▲그해 4월에는 운동권의 대표가요인 ‘임을 위한 행진곡’이 나왔다. ▲가수 김광석도 이재명과 같은 해에 대학생이 됐다. ▲‘내란음모 사건’에 휘말린 김대중이 석방돼 미국으로 망명한 것도 그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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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과정 검정고시를 통해 이재명이 대학에 들어간 것은 1982년이다. 회색 작업복을 입고 밤새워 일하던 ‘흙수저’ 소년공이 꿈에 그리던 대학생(중앙대 법학과)이 된 것이다.
대학 신입생 이재명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35년 후 자신이 대선후보로 나서게 되리라는 것과, 대표적 정책 공약인 ‘기본소득’이 그가 입학하던 해인 1982년, 미국 알래스카에서 처음 시행됐다는 사실을 말이다.
대학 입학하던 해에 ‘알래스카 기본소득’ 실시
모든 개인에게 조건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일정액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의 시초는 ‘알래스카 영구 기금(Alaska Permanent Fund)’이다. 알래스카에는 미국 최대의 유전인 ‘프루도베이(Prudhoe Bay)’가 있다. 이곳에서 1974~1982년까지 주지사를 지낸 제이 헤먼드(Jay Hammond: 1922~2005)는 원유 수입금의 일부가 주민들에게 혜택으로 돌아가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 결과가 1976년 조성된 알래스카 영구 기금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수정 결과를 거친 ‘영구기금’은 1982년 전격적으로 알래스카 주민들에게 지급됐다. 기본소득 스페인 네트워크대표인 다니엘 라벤토스 교수(바르셀로나 대학 경제학과)는 “알래스카의 기본소득은 진정한 의미의 기본소득이었다”고 평가했다.
야간통행금지 37년 만에 해제
이재명이 대학에 입학하던 1982년은 한국 사회에서 큰 변화가 있던 해였다. 대학입학 두 달 전이던 1982년 1월 5일, 지난 37년간 국민들의 ‘밤’을 옭아매 온 야간통행금지가 전격적으로 해제됐다. 신군부의 민심 달래기 차원이었다.
야간통행금지는 1945년 9월 미 군정에 의해 서울과 인천에서 시행되다가, 6‧25전쟁 직후 전국으로 확대됐다. ‘에에엥~’하는 사이렌 소리, 또각또각 발걸음을 재촉하는 시민들의 구두소리, 경찰과 방법대원들의 호루라기 소리. 자정에서 새벽 4시까지 벌어지는 단속 풍경은 이제는 추억으로 변한 그 시절의 올가미였다.
그해 1월 6일자 동아일보는 ‘차분하고 느긋했다’라는 큰 제목과 함께 ‘통금없는 첫밤 되찾은 4시간 여유있게 즐겨’라는 부제를 달고, 당시의 통금해제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들은 비로소 새벽 밤거리를 거닐면서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 대학 합격이라는 기쁨을 맛본 이재명 또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통행금지 해제로 ‘편의점’ 등장했다 사라져
통행금지 해제로 편의점이 등장했다. ‘롯데세븐’이란 편의점이 처음 나타난 것. 하지만 당시 생활상과 맞지 않아 편의점은 2년 만에 문을 닫았다.
‘편의점 사회학’(전상인, 2014년)이라는 책에 따르면, 롯데세븐은 1982년 11월 롯데쇼핑이 중구 신당동 약수시장 입구에 개점한 국내 최초의 편의점이다. 그러나 편의점은 뿌리를 내리는데 실패했다. 롯데쇼핑은 약수동 1호점에 이어 신당동과 논현동에 2~3호점을 잇달아 개점했지만, 1984년 4월 3개 점포 모두 간판을 내리고 말았다. 지금과 같은 프랜차이즈 형태의 편의점이 생긴 것은 1989년으로,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촌 아파트에 들어선 세븐일레븐이 처음다.
그해 3월엔 ‘프로야구 시대’ 개막
신군부가 프로야구를 출범시킨 것도 1982년이었다. 일종의 우민화 정책이었다. 그해 3월 27일, 전두환 당시 대통령은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삼성과 MBC청룡(현 LG)’ 원년 개막전 시구를 했다. 넉달 뒤인 7월 15일에는 잠실야구장이 개장하면서 프로야구 시대가 열렸다.
사회 분위기는 다소 느슨해졌지만, 1982년의 대학가는 어느 해 못지않게 어수선했다. 3월 18일, 부산에서 금기를 깨는 사건이 발생했다. 주한 미국문화원 방화 사건이었다. 부산 고신대 학생들이 “미국이 광주민주화운동 유혈진압을 비호했다”면서 미문화원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 그런데 이 사건 재판에 특별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현재 최순실씨의 변론을 맡고 있는 이경재 변호사(사시 14회, 연수원 4기)다. 그는 당시 부산지검에 근무하면서 수사를 담당했다. 또 다른 등장인물은 당시 일부 피의자의 변론을 맡았던 고 노무현 대통령이다. 이 사건의 대법원 상고심에는 당시 대법관이었던 이회창 전 총리가 참여했다.
부산미문화원 방화 사건과 ‘임을 위한 행진곡’
그해 4월에는 운동권 역사에서 의미있는 노래 한 곡이 나왔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통일운동가 백기완씨의 시 ‘묏비나리’를 소설가 황석영이 개작했고, 여기에 당시 전남대 학생이던 김종률씨(현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가 곡을 붙였다.
김종률씨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1982년 4월 신군부의 감시에 걸릴까봐 담요로 창을 가려 음악소리가 새나가지 않도록 하고 녹음했다”고 기억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이후 시위와 집회 현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 민중가요로 자리 잡았다. 운동권 노래를 부르던 그룹에는 가객 김광석이 있었다. 그 역시 이재명과 같은해에 대학에 입학했다. 명지대 경영학과 82학번인 김광석은 걸쭉한 ‘막걸리 음성’과 가사로 세상과 소통하다 1996년 1월 6일, 33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1982년 5월 무렵부터는 추억의 목소리도 사라져 갔다. ‘내리실 분 안계시면 오라이!’하고 외치던 버스 안내양이 없어지기 시작한 것. 서울시는 승객이 직접 요금을 내는 ‘시민자율버스제’를 실시했다. 버스 요금을 받던 안내양은 그렇게 자취를 감췄다.
김대중, 내란 음모사건으로 미국 망명
1982년은 ‘김대중(DJ) 내란음모 사건’이 마무리 되면서 저물어갔다. 1980년 5월 17일 신군부에 의해 연행된 DJ는 광주민주화운동의 배후 조정자로 지목, 구속됐다.
DJ는 군법회의에서 사형을 언도 받았지만 각계의 구명운동으로 무기징역으로 형량이 줄었다가, 20년 감형을 받았다. 그는 구속 2년 7개월 만인 1982년 12월 16일, 형집행정지로 풀려나 일주일 뒤인 12월 23일, 미국 망명길에 올랐다.
대학 1학년 이재명은 1982년 벌어진 각종 사회변화와 사건사고를 지켜보며 낯선 캠퍼스 생활을 시작했다.
이재명 해부⑪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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