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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백신 못믿겠다”… 검증 위원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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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백신 안전 검증 위원회’를 추진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 위원회를 ‘백신 반대론자’에게 맡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위원장’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다. ▲트럼프는 2014년 3월 트위터에 “아이들이 어마어마한 양의 백신을 맞고 자폐증에 걸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썼다. ▲케네디 주니어는 2015년 4월 “백신 접종은 홀로코스트(Holocaust,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보스턴 글로브는 14일 “트럼프 당선인이 케네디 주니어를 임명하면서, 과학계를 향한 전쟁을 시작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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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이 자폐증을 일으킨다’는 주장은 2000년대 미국에서 가장 논쟁적인 주제다. 이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백신 위원회를 설립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 위원회의 위원장 자리에는 ‘백신 회의론자’가 유력시 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3일(현지시각) “백신을 비판해온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가 10일 트럼프 타워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트럼프 당선인이 나에게 백신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위원회를 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백신 회의론자에게 ‘백신 위원회’ 맡겨
케네디 주니어는 변호사이자 환경 운동가다. NBC뉴스는 10일 “케네디 주니어는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비주류 이론을 퍼뜨린 인물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이로 인해 그는 일명 ‘안티 백서(Anti-vaxxer, 백신 반대론자)’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의 아버지는 로버트 F 케네디 전 민주당 상원의원(뉴욕주)으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이다.
케네디 주니어는 “현재의 백신 정책에 트럼프 당선인이 다소 의문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은 ‘내 의견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백신에 대한) 과학계의 입장은 중요하다고 말했다”면서 “우리는 과학에 대해 토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네디 주니어의 말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지 몇 시간 뒤, 트럼프 당선인 인수인계위원회의 호프 힉스(Hope Hicks) 대변인이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이 ‘자폐증’에 관한 위원회의 설립에 대해서 검토중”이고 발표했다. 힉스 대변인은 그러나 “아직까지 결정이 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변인 “자폐증 위원회 검토중”
가디언은 13일 칼럼을 통해 “백신이나 자폐증과 관련된 위원회의 설립 여부와 상관없이, 트럼프 당선인의 메시지는 분명하다”면서 “트럼프가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음모론에 공공연히 지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는 과거에도 백신의 위험성을 종종 언급했다. 그는 2014년 3월 트위터에 “건강한 아이들이 어마어마한 양의 백신을 맞고 상태가 나빠진다”면서 “그리고 결국 자폐증에 걸리는데, 이런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그는 이 글에서 ‘자폐증(AUTISM)’이란 단어만 대문자로 강조했다. 또 2014년 9월에는 트위터에 “(백신과 관련해) 의사들이 거짓말을 했다”면서 “우리 아이들과 그들의 미래를 구해야 한다”고 했다.
2015년 9월 대통령 후보 경선 연설에서는 이런 말도 했다.
“하루는 두 살배기 예쁜 아이가 백신을 맞았다. 그리고 일주일 뒤에 엄청난 고열에 시달렸다. 너무, 너무 아파했다. 이제 그 아이는 자폐증에 걸렸다. 이와 같은 사례는 우리 곁에 아주 많다. 나를 위해 일하는 사람 중에도 (비슷한 경험을 한 분이) 있다.”
트럼프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 트위터에서 백신 비판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8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백신 반대론자인 영국의 앤드류 웨이크필드(Andrew Wakefield) 박사를 만났다. 웨이크필드 박사는 1998년 저명 의학저널인 ‘랜싯(Lancet)’에 “홍역, 볼거리, 풍진(MMR) 복합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한 인물이다. 이 논문은 의학계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랜싯은 12년이 지난 2010년, “논문이 부정확하고 무책임하다”는 이유로 웨이크필드 박사의 논문을 철회했다. 영국 의사협회는 웨이크필드 박사의 의사 자격을 박탈했다. 그러자 “그동안 가만히 있다가 뒤늦게 논문을 취소하고 의사 면허를 박탈한 배경에 의학계의 압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웨이크필드 박사는 지난해 자신의 논문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다. ‘더 백스트; 은폐에서 대재앙까지(The Vaxxed; From Cover-up to Catastrophe)’란 이름의 이 다큐는 지난해 4월 뉴욕 트라이베카 영화제(Tribeca Festival)에서 상영될 예정이었지만 의학계의 반발로 상영이 취소됐다.
미국 과학저널 사이언스 매거진은 2016년 11월 “트럼프가 웨이크필드 박사와 만난 자리에서 ‘더 백스트를 보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트럼프가 백신 반대론자들과 모임을 갖는 것에 흥미를 나타냈다”고 했다.
케네디 “백신 접종은 홀로코스트나 다름없다”
웨이크필드 박사의 ‘더 백스트’보다 먼저 백신의 부작용을 그린 다큐멘터리가 있다. 2014년에 제작된 ‘트레이스 어마운츠(Trace Amounts)’란 미국 영화다. 이번에 백신 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유력시되는 케네디 주니어가 이 영화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2015년 4월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트레이스 어마운츠의 시사회에서 “백신 접종은 홀로코스트(Holocaust,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2005년, 백신에 대한 정부의 음모론을 지적하는 글을 ‘롤링스톤’지에 기고하기도 했다. 제목은 ‘치명적인 면역력(Deadly Immunity)’. 이 글에서 케네디 주니어는 “백신의 보존제로 쓰이는 티메로살(thimerosal)이 자폐증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이를 밝히려는 연구를 정부가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2014년에는 백신을 비판한 책 ‘티메로살: 과학이 말하게 하라(Thimerosal: Let the Science Speak)’를 출간하기도 했다.
같은 배를 탄 트럼프와 케네디… “전쟁을 시작했다”
포브스는 10일 “트럼프와 케네디는 요즘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이름이자 브랜드”라며 “이 두 사람이 결국 같은 배를 타게 됐다”고 평했다. 보스턴 글로브는 14일 “트럼프 당선인이 케네디 주니어를 임명하면서, 과학계를 향한 전쟁을 시작했다”고 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차기 트럼프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백신 위원회’에 대해 좀 더 상세한 내용을 언론에 흘렸다. 그는 10일 사이언스 매거진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위원회’에 대해 “저명한 과학자 등 10여명의 무보수 명예직으로 구성될 예정”이라며 “우리는 독성학, 전염병학, 공중보건학 등의 분야에서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사람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은 위원회가 빨리 출범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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