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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시장의 동생 이재문씨는 “형은 교과서를 통째 외웠다”고 말했다. ▲대학 동기인 권규대 변호사는 “재명이는 밤을 새는 올빼미 스타일이었다”면서 “암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고시공부가 그에게는 검정고시와 비슷했을 것”이라고 했다. ▲고시공부를 함께 한 친구 이계원씨는 “재명이는 책에 일일이 견출지를 붙이고 설명을 달아 노트로 활용했다”고 했다. ▲‘공돌이 이재명’의 공부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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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⑬에서 계속
대학생 이재명이 본격적으로 고시공부에 돌입한 것은 2학년 무렵이었다. 중앙대 법대 동기 이영진씨(성남문화재단 문화진흥국장)는 이렇게 말했다.
“법대는 당시 계열별로 모집을 했어요. 2학년이 되면서 법학과와 행정학과로 나뉘어 집니다. 고시공부를 할 동기들은 1학년 말부터 사시파와 행시파로 갈라집니다. 그때 동기들이 ‘빨리 합격할 친구들’을 점찍어 봤는데, 그 중에 이재명이 끼어 있었어요.”
“장애인이라 취직 어려워… 고시 만이 살 길이었다”
이재명은 학교 고시반 보다 신림동 고시촌을 주로 이용했다. 고시공부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 시장은 2015년 5월 13일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정치경영연구소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선배들에게 사법고시와 행정고시가 있다고 들은 후, 그렇게 판검사와 고위직 공무원이 되는구나를 알게 됐다. 당연히 처음부터 변호사가 되기 위해서 법대에 간 것은 아니었다. 장애인이기 때문에 취직이 안 되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고시 공부만이 살 길이었다.”
이재명 동생 “형의 비법은 통으로 외우는 것”
이재명은 어떤 방식으로 공부를 했을까. 성남 오리엔트 시계공장에서 소년공으로 함께 일했던 심정운씨(현재 한전 지사장)는 “검정고시 공부할 때, 재명이는 고시원 책상에 압침을 붙여놓고 졸음을 쫓았다”고 했다.
경기도 군포시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이 시장의 동생 이재문씨는 “형의 공부 비법은 통째로 외우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제가 검정고시 공부할 때 수학을 싫어했습니다. 그런 저를 보고 형은 ‘수학 교과서를 통째로 외우라’라고 했어요. 영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형이 해보니 그 방법이 가장 효과가 좋았나 봅니다.”
대학동기인 법무법인 한림의 권규대 대표변호사도 같은 말을 했다. 1월 19일 서울 강서구청 맞은 편에 있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고시공부는 공대처럼 수학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암기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면서 “재명이에게 고시공부는 검정고시와 비슷했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밤새워 공부하는 올빼미 스타일”
이재명은 ‘올빼미형’이었다고 한다. 권규대 변호사는 “재명이는 혼자 공부하는 편이었고, 특히 밤을 새워 공부하는 스타일이었다”고 했다.
“체력이 좋지 않으면 그렇게 할 수 없죠. 밤을 새고 나면 18시간 내리 자기도 했습니다. 엉뚱했죠. 대선 관련 TV 프로를 보면 알겠지만, 쟁점 파악 능력이 남다른 데가 있어요. 공부에서 핵심을 잘 잡는 능력은 그때부터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재명이 고시 공부를 한 데에는 ‘절박함’도 한몫을 했다고 한다. 권 변호사의 말이다.
“재명이가 우리보다 절박했어요. 가난했으니까요. 여름에 재명이네 집에 한번 놀러간 적이 있어요. 그땐 잘 몰랐는데, 겨울에 놀러간 친구들은 ‘집 난방이 안돼서 두꺼운 이불을 깔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집안 형편이 그랬습니다. 그래서 재명이는 ‘현실 돌파구는 사시 합격 뿐’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학교에서 장학금 보조를 받는 기간 내에 합격해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했겠죠. 다른 사람들은 졸업 전에 합격하지 못하면 졸업 이후에도 계속 공부할 수 있었겠지만, 형편이 어려웠던 재명이는 그렇지 못했죠. 그래서 남들보다 일찍 고시원에 들어가서 고시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고시원에서 절로 공부장소 옮겨”
고시생들은 마음을 다잡기 위해 조용한 절에 들어가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 이재명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재명은 3학년 때, 대학 동기 이계원과 전남 구례 화엄사 금정암에 들어갔다. 4학년 때는 경북 김천 청암사로 들어갔다.
이계원씨(한화투자증권 대전 타임월드 지점장)는 이재명의 공부 스타일로 ‘집중력’을 꼽았다. 그는 30년 전 절에서의 기억을 이렇게 떠올렸다.
“고시생들 공부 스타일은 다 비슷합니다. 재명이와 절에서 한 방을 썼는데, 집중력이 좋았어요. 아침 밥을 먹고 책상 앞에 앉으면 점심을 먹을 때까지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간혹 중간에 담배 한 대 피우러 나간 적은 있지만, 줄곧 방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었죠.”
“책에 일일이 견출지 붙이고 설명 달아 노트로 활용”
이재명은 꼼꼼했다고 한다. 이계원씨는 이재명의 노트 정리법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나 같은 경우엔 중요한 대목이 있으면 책에 줄을 그었는데, 재명이는 좀 달랐어요. 페이지마다 일일이 견출지를 붙이고 설명을 적어서 책을 노트로 만들어 버렸어요. 이 노트 덕을 많이 본 것 같아요. 대개 정성들여 만든 ‘서머리 노트’는 남한테 잘 안주는데, 재명이는 사시에 합격하고 나서 그 노트를 고시공부 하는 다른 친구에게 줬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재명 ⑮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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