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juairport77
10,000+ Views

58년 제주의 세월을 떠먹는 곳_애월 부두식당

애월항 뒷골목, 애월초등학교 후문과 이어지는 조용한 골목길에
한 30년 전부터 거기 그모습으로 서있었을것 같은 식당이 한곳 있다.


장사를 하는건지 문을 두드려 봐야 알것 같은 이 심플(?)한 식당은
아는 사람들은 아는, 옥돔지리로 유명한 식당이다.



한쪽방엔 할머니 할아버지 이불이 깔려있는 정감 있는 식당이다.
식당이 아니라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놀러온 것 같았다.


차림표는 화려하지 않다.
여느 제주도 음식점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제주도 토속음식들이다.
(그런데 오징어는 무슨 메뉴인고?)



주문을 받은 주인할머니가 내오신 반찬은 꼭 어릴적 할머니 집에서 먹던 반찬들 같았다.
간간하고, 기교보단 세월의 손맛이 들어있는 밑반찬들.
오른쪽 생선조림은 생선이 뭔지 알아뒀다가 나중에 해먹어야지 싶을만큼 맛있었다.



가장 유명한 메뉴인 옥돔지리.
지리가 무엇인고 하면, 생선을 넣고 하얗게 끊인 탕을 말한다.
부두식당 옥돔지리엔 살이 통통한 옥돔 한마리가 통으로 들어가 있다.
국물맛은, 시원한 바다향이 깃든 사골국물과 비슷했다.
사골처럼 밀키한 맛은 없지만 그만큼 감칠맛이 강했다.



이건 친구가 먹은 갈치국.
시골 식당이어서 야채는 대충 있는 것 가져다 쓸거 같은데
갈치국엔 배추와 호박만.
옥돔국엔 무만 들어있다.
그렇게 해야 맛이있다고.



알고보니 신문에도 실린 아주 오래된 노포다.
2015년 보도니 이제 58년째 영업중인 식당이다.
시작하신 이야기가 궁금해 할머니께 여쭈니 그런거 기억 안난다 하신다.
사진을 뭐하러 그렇게 열심히 찍냐며 타박아닌 타박까지 들었다.
익숙하진 않지만 뭔가 마음의 빗장을 열게 만드는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의 시크함을 잔뜩 느꼈다.



밥 먹는 내내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해석 어려운 제주도 방언으로 한참을 투닥투닥 하셨다.
제주어 어감이 세서 그렇지 그냥 대화를 나누신 것일수도 있지만(?)
나는 꼭 할머니 할아버지 싸우는 방에서 밥먹는 손녀가 된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할머니 할아버지 다툼에 불똥은 손주들에게 튀지 않으니까...^^



식당에 걸려있는 기사를 보고나니, 옥돔지리가 아닌 제주도의 세월을 떠먹는 느낌마저 들었다.
이런식당을 제주 이곳저곳에서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






제주렌트카는 믿을만한 제주왕에서>>>www.jejuwangcar.kr
15 Likes
32 Shares
Comment
Suggested
Rec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