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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할게 나만의 인생 영화 '싱글라이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포기하는 아이러니
어리석은 우리는 '싱글라이더'

출처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사랑했던 사람이 있었다.

뜨겁게 사랑했고 우리는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뜨거운 사랑은 미지근해지더니 싱거운 이유가 계기가 돼 이별을 통보받았다.

이별 후, 나는 무척이나 괴로웠다. 사랑할 때 표현하지 못한 나의 진심이 못내 아쉬웠기 때문이다. '이 말을 해줬더라면', '좀 더 따뜻하게 그를 안아줬다면'. 후회스러웠다.

후회는 차고 넘쳐 바다를 이뤘고 결국 그에게 연락해 꾸역꾸역 만나자는 약속을 받아냈다. 그를 마주한 자리. 더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를 향해 사랑할 때 전하지 못했던 진심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그때의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때의 내가 당신을 위해 어떤 일들을 했는지, 그때의 내가.

결과는 처참했다.

이미 망가진 관계. 뒤죽박죽 돼버린 뒤늦은 사랑고백은 서로를 더욱 아프게 할 뿐이었다. 결국 이날 나와 그는 눈물만 줄줄 흘리다가 서로의 길을 갔다. 너무 슬퍼서 뒤도 돌아볼 수 없었다.

처음보다 더 아픈 두 번째 이별이었다.
'싱글라이더'(감독 이주영)는 관계를 맺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지금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놓쳐버린 시간에 후회했던 과거의 나를, 관계에 대한 후회를 품은 우리를 위로하고 있다. 의심하지 않고 쉼없이 달리기만 했던 삶은 과연 잘 살고 있는 것인가 반문하면서도 현실과 타협하고 있지는 않는지 묻는다.

그리고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자신의 모습을 똑바로 바라보는 용기, 그리고 마음 속 깊숙한 곳에 감추고 있던 진심에 대한 뒤늦은 고백에 대해 이야기한다.

굉장히 보편적인 동시에 심오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싱글라이더'는 심플한 텍스트로 정리하긴 힘들다.

이주영 감독은 작품의 연출의도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현재를 위해 미래를 포기하는 것에 대한 아이러니를 표현하고자 했다. 동시에 상대의 마음과 나의 마음이 시간차를 두고 잘 만나지 못하고, 솔직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그리고 싶었다."

출처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줄거리는 이렇다.

강재훈(이병헌 분)은 가족을 모두 호주로 보낸 기러기 아빠이자 잘 나가는 증권회사의 지점장이다.

가족이 한국에 없다는 것만 빼면 나름 성공한 인생인데 안정된 직장과 아름다운 아내, 건강하게 유학 생활 중인 아들이 강재훈의 인생을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강재훈의 '성공한 인생'이 한 순간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건이 생긴다.

그가 다니던 직장이 부실채권 사태로 위기에 처한 것. 모든 것을 잃은 강재훈. 손등에 아내와 아들이 있는 집 주소를 큼직하게 적은 뒤 무작정 호주로 떠난다.

그런데 무작정 떠난 호주에서 강재훈이 마주한 건 자신을 반기는 아내 수진(공효진 분)이 아니라 다른 삶을 준비하는 전혀 다른 수진의 모습이다. 그런 아내를 마주한 재훈은 애써 찾은 호주에서 가족에게 선뜻 다가서지 못하고 홀로 방황하기 시작한다.

출처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한순간에 혼자가 된 재훈은 낯선 장소에 홀로 떨어진 이방인의 모습이다. 가족과 자신을 위한 선택이었지만, 결국 혼자가 된 재훈. 정처 없이 낯선 곳을 걷는 재훈에게서 느껴지는 상실감과 고독은 현대인들이 느끼는 고독감과 같다.

재훈은 배우 이병헌을 통해 완성됐다. 대사나 격정적인 표정 연기를 최대한 배제한 이번 작품에서 이병헌의 내공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번지점프를 하다' 이후 오랜만에 만나는 섬세한 그의 감정표현은 좋은 음식을 오래 씹어먹는 것처럼 음미하며 보게 된다.

이병헌의 아내 수진으로 출연하는 공효진 또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연기로 재훈의 슬픔과 고독을 더욱 극대화 시켰다. 제 몫을 제대로 했다는 거다.

격정적인 감정변화보다 극의 전반을 뒷받침하는 베이스 역할을 해야 했던 공효진은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연기로 더 큰 묵직함을 준다.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비주얼과 개성을 강조한 스타가 아닌 단단해진 스크린 배우로서 한층 성장한 공효진을 보게한다.

아쉬운 건 워홀러 유진아 역으로 출연하는 안소희. 비중이 적지 않은 캐릭터지만, 여물지 못한 연기력은 극의 몰입감을 방해할 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추가할게 나만의 인생 영화 '싱글라이더'

출처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싱글라이더'는 마지막, 충격적인 반전 또한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반전은 관객들을 위한 보너스일 뿐. 반전을 위한 영화는 아니다.

작품을 보는 내내 가슴 아팠던 그 느낌, 저릿함, 여운을 위한 영화다.

영화는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시간이 없어, 미래를 위해, 혹은 그 어떤 이유로

영화 속 재훈처럼 컴퓨터 화면으로만 보고 있지 않은지.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 대신 침묵으로 대하고 있지 않은지.

우리는 지금 행복을 위해 행복을 희생하고 있지 않은지.

'싱글라이더'는 22일 개봉하며 러닝타임 97분이다.

출처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출처 : alle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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