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 사진 찍고 세상 뒤흔든 정치인 “외모, 뭣이 중헌디”
한 남성의 누드 사진이 공개되며 많은 네티즌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의 몸은 조각 같다거나 초콜릿 복근이 있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상상하는 남성의 몸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6일 페이스북 매체 '격'은 노르웨이에서 교사, 정치인, 사회운동가로 인기있는 토르스테인(Torstein Lerhol)의 스토리를 소개했습니다. 그는 또 여행을 좋아해 세계 여러곳을 돌아다니는 여행가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토르스테인을 처음 본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이제 막 30세가 된 그에게서 모험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토르스테인은 척수성 근위축이라는 유전 질환으로 평생을 휠체어에서 보냈습니다. 하지만 토르스테인에겐 항상 힘이 되어주는 부모님이 계셨습니다. 그의 부모님은 외딴 시골 마을에서 평생을 농부로 사셨습니다. 의사가 처음 토르스테인이 평생 걷지 못하고, 정상인처럼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을 때도, 부모는 아들을 보통 아이처럼 키우기로 결심했습니다. 부모는 아들에게 성공적인 인생을 살게 하기 위해 모든 기회를 다 주었습니다. 그는 부모의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다른 형제자매들처럼 모든 것을 해냈습니다. 대학까지 무사히 마쳤으며 세계를 여행하고 그의 머리 속에는 미래에 대한 계획으로 가득찼습니다. 그는 일찍부터 교사의 꿈을 꾸고 있었으며 또 정치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노르웨이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정치인 가운데 하나가 됐습니다. 또 그는 가장 가벼운 정치인으로 뽑혔습니다. 토르스테인의 몸무게는 17㎏에 불과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은 찌고 싶지 않다는 토르스테인에게 그 이유를 묻자 살이 찌면 자신의 간병인이 힘들어진다며 살짝 윙크를 하며 유머스럽게 답했습니다. 이처럼 그는 늘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지닌 낙천적인 사람입니다. 이런 토레스테인도 어느 날 사진작가 헨릭의 독특한 제안에는 망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헨릭은 숲에서 토레스테인의 누드 사진을 찍고 싶었습니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토레스테인도 동의했습니다. 그리고 몇 달 후 토레스테인은 자신의 블로그에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습니다. 공개된 사진과 글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며 화제가 됐습니다. 다음은 글의 전문입니다. "이 사진과 글을 올려야 하는지 오랫동안 고민했습니다. 제 몸이나 외모는 저의 자아나 내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 몸은 제가 인생의 목표를 세우고 성취하는 것을 방해할 수 없습니다. 제 글이 외모로 고민 중인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전해지길 바랍니다.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는 지름길은 내면을 가꾸는 것입니다. 성공한 삶의 척도는 외모가 아니라, 우리 안에 내재된 가치들이기 때문이죠. 헨릭은 제 사진을 통해 아름다움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외모의) 아름다움, 그 이상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명확한 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는 우리 주변의 모든 것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끌어안아야 하는 중요한 가치일 것입니다. 외모나 겉모습이 전부는 아니죠. 이렇듯, 결국 아름다움에 절대적 기준은 없다는 생각에 도달한 저는 제 사진을 올리기로 결심했습니다. 물론, 저는 브래드 피트처럼 생기지 않았습니다. 네, 잘 알고 있어요. 흉측하게 튀어나온 뼈와 위축된 근육, 심지어 등뼈는 너무 굽어 노트르담의 꼽추 같죠.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제가 꿈을 이루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저의 재능과 기술을 이용했을 뿐이죠. 가 받은 교육과 정치는 소위 말하는 '완벽한' 외모 없이도 꿈을 성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습니다. 사람들은 해골 같은 제 모습에 별로 신경 쓰지 않으며, 항상 예의를 차려 저를 대합니다. 학교 선생님들 역시 저를 보통의 아이들처럼 대해주셨어요. 물론 외모는 중요해요. 특히 요즘 아이들에겐 매우 민감한 주제죠. 그렇기 때문에 다른 이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 제 모습을 보면, 사람들은 희망을 얻게 됩니다. 외모가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려고 이 글을 올린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몸을 잘 돌보고 가꿔야 합니다. 저는 그저 겉모습이 다른 사람이 우리를 판단하는 유일한 잣대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자신과 우리의 인생을 비추는 거울은 외면 뿐이 아니죠. 전 애초에 인생에서 외모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 생각엔 아직도 변함이 없습니다. 제가 모델처럼 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오히려 더 쉬웠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 역시 저와 같은 선택을 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가진 자질과 재능은 모두 다르고, 이는 외모보다 훨씬 중요한, 인생에서 우선시돼야 하는 가치입니다. 우리 사회는 사람의 능력이나 재능, 태도 등과 같은 내면적 가치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뚱뚱하고 마르거나, 키가 크고 작거나 등의 단순한 외모의 차이가 아니라요. 요즘은 사회 전반적으로 외모의 가치가 너무 과대평가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