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bler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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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에 있어서 나는 상당히 무관심한 편이다.  매일 입는 옷은 티셔츠와 청바지다. 내게 있어 패션이란 딱 두가지를 의미한다. 편안하면서도 바보처럼 보이지 않는 것. 어느날, 빨간 신발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빨간 신발을 신은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감 넘치며 활력이 가득해 보였다.  새 운동화를 사려고 쇼핑몰에 갔다. 이런 생각을 하니 빨간 신발을 신은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완전히 빨간색, 흰색이나 검정색 신발에 빨간색 무늬가 들어간 신발 말고 100퍼센트 빨간색 신발 말이다. 그런데 머리속 한편에서 자꾸 다른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울리는 복장이 없잖아. 아마 우습게 보일껄. 네가 뭔데? 연예인이라도 되었음? 현실을 직시해. 너는 빨간 신발족이 아니야!
이런 이유들이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신발을 살지 말지 생각하느라 오랜 시간을 끙끙 앓았다. 생각할수록 확실해진 것은 이 문제가 단지 신발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국 설득해야 할 사람은 단 한 사람, 바로 나 스스로였던 것이다. 물론, 신발 하나 가지고 이렇게 고민하는 게 어리석다는 생각도 있었다.  죽고 사는 문제도 아닌데, 결국 나는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 이건 그런 신발일 뿐이라고. 남들이 뭐라고 하든 무슨 상관이람? 빨간 신발로 기분이 좋아질 수 있는데 신발을 안 사는 유일한 이유가 남들이 뭐라고 할 지 두렵기 때문이라면, 나는 정말 바보다!
그러게. 바보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결국 나는 빨간 신발을 사서 신었다. 내 영혼은 기뻐서 춤추고 날아갈 것 같았다. 빨간 운동화를 신었다고 더 유머 감각이 풍부해지거나 더 자신만만해지거나 더 생기가 가득해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이 운동화를 신으면 확실히 내가 남이생각하는대로사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느끼게 된다.
누군가는 이렇게 얘기할 것이다. '아니, 빨간 신발 하나 사려는 결심을 하느라 그렇게 오래동안 고민했다고? 별로 대단한 결정도 아닌데 말이야'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빨간 신발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당신이 어떤 종류의 사람이든, 아마 언제나 갖고 싶어 했던 것이 있거나, 무언가를 해보고 싶었거나, 이런 사람이 되어야겠다고(마음속으로) 열망하지만 스스로 포기한 적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며 스스로를 애써 설득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당신은 바로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 당신이 간절히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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