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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기한 1년



이름에 정부가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정부출연연구소가 아닌 연구소가 있다. 이름하여 Institute for Government. 얼마나 급하게 작성했는지 오타도 있고 한데, 이 연구소에서 입수한(!?) 브렉시트 협상 시간표라고 한다. 한 번 링크 타고가서 보시라.

협상 기한이 딱 1년이다.

과연…?이라는 의문이 먼저 들 텐데(2019년 5월에 유럽의회 선거가 있으므로 저 일정이 이해는 된다), 그간 더 심각한 협상인 그리스 구제협상도 그렇고 유럽은 어떻게든 합의를 만들어내는 전통을 갖고 있었다. 실제로 저 1년을 지킬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영국과 EU 모두 어느 정도는 준비를 해놓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물론 준비되어 있다고 한다. 네덜란드 언론인 Volkskrant에서 독점 입수(!)한 바에 따르면, EU는 지난 9개월 동안 10 페이지 짜리 “가이드라인”을 준비해 놓았다. 기사 내용(참조 1)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당연히 EU 회원국끼리의 단결이다. 두 번째는 탈퇴 원칙이다. 영국에 살고 있는 300만 명의 EU 시민들의 지위와 권리, 유럽 대륙에 살고 있는 100만 명의 영국 시민들의 지위와 권리는 물론, 600억 유로라는 위자료(!)도 다뤄야 한다(참조 2).

(게다가 데이비드 캐머론이 장난친 게 하나 있다. 그는 EU 내 영국 입장을 강화한답시고 EU 분담금을 조삼모사식으로 감액시켰었다. 이는 영국의 협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세 번째는 “미래 관계”이다. 아무래도 새로운 무역 관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영국은 유사 이래 언제나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유럽의 분열을 획책해 왔었다. 영국의 기본 전략은 EU 회원국들의 분리다(참조 4). 중심국가와 남유럽 국가들, 북유럽 국가들의 입장이 판이하게 다를 것이기 때문에 영국은 상대방에게 다르게 접근하려 들 것이다.

그러다 말이 틀려지면?

그럼 우리, 헤이그에서 만나요! (참조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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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2. 모든 이별이 마찬가지이듯 금전 문제는 생각보다 복잡하고 심각하다. 서로의 자산, 그리고 EU에 근무중인 영국인 직원 5만 5천 명의 연금(!!) 등등.

3. Brexit 협상은 불어로(2016년 10월 22일): https://www.facebook.com/minbok/posts/10154556089444831 미셸 바르니에 외에 자비네 바이안트(독일)가 전례없는 불독합작을 보여주고 있는 모양이다. https://www.theguardian.com/politics/2016/sep/14/german-trade-expert-appointed-to-eus-brexit-taskforce

4. Why triggering Article 50 will expose the deep divisions inside the EU's 27 states: http://www.telegraph.co.uk/news/2017/03/21/triggering-article-50-will-expose-deep-divisions-inside-eus/

5. 참조 1의 기사에 나오는 표현이다. (Zie je in Den Haag!) 기사 중반부에도 언급되지만 국제사법재판소(ICJ)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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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독일은 이번에도 딴지를 걸 것인가
https://zeitung.faz.net/faz/wirtschaft/2020-03-24/bdd1ebbabcd0a0a38e87f2d620789372/?GEPC=s5 오랜 친구들이라면 한때 내가 계속 써왔던 독일헌재 vs. ECB의 연재 시리즈(참조 1)를 잘 알 것이다. 다시 요약하자면 CJEU(유럽사법재판소)는 ECB의 무제한적인 채권 매매 프로그램(OMT, 실제로 시행된 적은 없다)이 ECB의 관할에 들어간다고 판결내렸었고, 독일 연방헌재(BVerfG)는 이를 조건부 기본법 합치로 판결내렸었다. 지금의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에서도 뭔가 지출을 늘리자는 것은 과연 독일 기본법 합치일까? 저자인 오트마르 이싱(Otmar Issing)은 ECB의 수석경제학자(1998-2006)를 지냈고 현재는 물론 은퇴한(1936년생이다) 경제학자다. 하지만 독일 보수파 경제계의 수장 중 하나로서 당연히 현재의 코로나 사태때문에 불거진 재정 지출 확대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이다. 그의 말마따나 EU는 회원국에 대한 재정지원을 조약상 금지하고 있다(TFEU 제125조). 그의 제안은? 회원국 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추경을 하든지 긴급 예산을 편성하든지 하라는 얘기이다. 괜히 EC 혹은 ECB가 나서서 유로본드 같은 수단을 창설하지 말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코로나라는 긴급사태가 여유 있는 국가에서 여유 없는 국가로의 재정 이전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곰곰히 그의 말을 곱씹어 보면, 이는 OMT 혹은 ECB의 양적완화의 경우(참조 2)와 마찬가지의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는 듯 하다. 가령 EU가, 혹은 메르켈이 OK해서 코로나 대응 기금을 조성한다거나, 코로나 대응 채권(이건 바로 유로본드 문제로 직결된다)을 발행하자는 논의를 한다면? ECB가 여기에 개입한다면? 각국 정부와 국회가 나서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곧, 독일 정부와 독일 국회의 결재를 받으라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그의 말마따나 독일 기본법(제115조 제2항)상 자연재해(Naturkatastrophe) 혹은 예외적인 긴급상황(außergewöhnlichen Notsituationen)일 때 예외적인 재정지출을 허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독일 연방하원의 승인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게 하지 않고 EC/ECB 차원에서 계략(?)을 꾸미면? OMT만이 아니다. 독일은 은행연합(참조 3)은 물론 ESM(참조 4)도 모조리 다 독일연방헌재에 소를 제기했었다. 유럽정책의 사법화를 이끄는 일등 공신이 독일, 지금 누군가(…) 논의하고 있는 코로나 대응용 예산 지출, 혹은 EU 차원에서의 펀드에 대해서도 독일연방헌재에 소를 제기할 가능성이 꽤 있어 보인다. 전례를 봤을 때 독일연방헌재는 그 부담을 CJEU로 넘길 것이고 말이다. 독일이 법적으로 야기할(지 모를) EU 조약상의 문제가 해결(?)될 때 쯤이면, 아마 죽을 사람들은 모두 죽은 후일 듯… -------------- 참조 1. 독일 헌재의 OMT 최종 판결(2016년 6월 23일): https://www.vingle.net/posts/1646764 2. 독일 연방헌재는 ECB의 양적완화정책에 대해 기본법에 합치되는지의 판결을 아직 내리지 않고 있다. 3. 독일연방헌재의 은행연합 판결(2019년 8월 5일): https://www.vingle.net/posts/2653223 4. 세 가지 EU 뉴스(2014년 3월 23일): https://www.vingle.net/posts/307356
코로나 본드와 ESM
시대에 맞게 유럽도 이제는 화상회의를 한다. 짤방은 유럽이사회에서 영상회의를 준비하는 샤를 미셸 이사회 의장의 사진(참조 1)이다. 이번에 논의된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Covid-19 사태 때문에 부족해질 각국의 재정을 어떻게 지원하느냐였다. 결론만 말하자면 결론을 못 내렸다. EU가 그래도 국가들의 연합인데 EU 차원에서 (문자 그대로) 병든 회원국들을 긴급히 도와야 할 텐데, 어떤 수단이 있을까? EU 기관이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ECB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ECB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미 했다. 1,400조원 정도의 국채 구매다(참조 2). 이 발표가 나오자마자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은 말그대로 절반 이상 뚝 떨어졌다. 그렇다면 EU 기관은 무엇을 지원할 수 있을까? 여기서 ESM이 등장한다. ESM은 친구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기관일 텐데(참조 3), ESM 조약상 코로나와 같은 긴급 사태때 회원국을 도울 근거가 있기는 있다. ESM의 금융지원 수단 총 다섯 가지(참조 4) 중, 그 중 예방적지원(PCCL/ECCL)이다. 예를 들어서 이탈리아의 경우 ECB 덕택에(?) 채권 수익률을 낮출 수 있기는 했는데, 이 말 자체가 국채 시장이 그런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채권 매매(...)는 ECB가 맡고 있으니, ESM 조약상의 지원은 예방적 지원이 적당한데, 문제는 여기에 "건전한 거시경제 조건"이 들어간다는 점에 있다. 이탈리아가 여기에 해당되는가? No(참조 5). 여기서 이탈리아가 정 ESM의 지원을 원한다면, 그리스가 트로이카의 정책을 받아들였듯 이탈리아도 ESM의 간섭을 받아야 한다. 이건 이탈리아가 No. 사실 ESM 지원의 더 큰 문제는 이게 단기 부채라는 점에 있다. 코로나 사태는 분명 장기적으로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ECB이고 ESM이고 이탈리아 채권 갖고 뭐라 할 것 없이, ESM이 EU 회원국들 곗돈을 담보로 해서 ESM-채권을 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이른바 "코로나 본드" 이야기가 여기서 나왔다. 가령 ESM을 담보로 하여 1,400조원 정도의 코로나 채권을 발행하면 어떨까? 이정도 하면 유로존 GDP의 8%다. 대단히 큰 금액이고, 회원국들 모두가 공동으로 코로나에 대응한다는 명분도 있다. 수익률은 당연히 획기적으로 낮을 것이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가 바라는 것이 바로 코로나 채권이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조건을 안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연히 독일(그리고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핀란드 등)은 반대, 그래서 어제의 화상회의는 결실 없이 끝났다. 하지만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기 때문에, 독일 내에서도 생각(즉, 조건)은 좀 해 보자는 분위기가 있기는 하다(참조 6). 게다가 정확히 동일하지는 않다 하더라도 회원국 공동으로 발행한 채권의 사례가 과거에 없지 않다. 1975년 오일쇼크 당시 European Community 발행으로 채권이 나온 적 있었기 때문이다(참조 5). 지금 다시 한다면 TFEU 제352조의 행동(action)을 근거로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때에는 EMU도 없었고 유로도 없기는 했으며, 현재는 회원국 직접 금융보조 금지를 명령하는 명시적인 조항(TFEU 제125조 제1항)이 있다. 그대로 재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물론 독일은 아마 결정되는대로 즉시 곧바로 정책을 제소할 가능성이 있다(참조 7). 그러나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때에 금융은 무엇을 해야 할까? 최대한 빠르게 지원책을 강구해야 하지 않을까? 속도가 생명이다. 미 연준이 하지 않았다고 해서, ECB가 하지 않았다고 해서 못 할 일은 없다고 본다(참조 8). ---------- 참조 1. 유럽이사회에서 화상회의를 준비하는 샤를 미셸 EuCo 의장(2020년 3월 26일): https://www.consilium.europa.eu/en/media-galleries/european-council/meetings/2020-03-17-video-conference-of-the-members-of-the-european-council/?slide=3 2. EZB setzt für Krisenprogramm eigene Grenzen für Anleihekäufe aus(2020년 3월 26일): https://www.handelsblatt.com/finanzen/geldpolitik/geldpolitik-ezb-setzt-fuer-krisenprogramm-eigene-grenzen-fuer-anleihekaeufe-aus/25684400.html 3. 가령 AMRO(2019년 4월 18일): https://www.facebook.com/minbok/posts/10157073400814831 4. (1) 회원국 지원(Sovereign Bailout Loan), (2) 은행 자본 재구성, (3) 예방적 금융지원, Precautionary financial assistance (PCCL/ECCL) (4) 채권발행시장지원(PMSF), 및 (5) 채권유통시장지원(SMSF)이다. 5. ESM-Kredite statt Corona-Bonds(2020년 3월 26일): https://verfassungsblog.de/esm-kredite-statt-corona-bonds/ 6. Sollen die Corona-Kredite der EU an Bedingungen geknüpft sein?(2020년 3월 26일): https://www.tagesspiegel.de/wirtschaft/streit-um-europaeische-hilfen-sollen-die-corona-kredite-der-eu-an-bedingungen-geknuepft-sein/25681798.html 7. 과연 독일은 이번에도 딴지를 걸 것인가(2020년 3월 25일): https://www.vingle.net/posts/2822103 8. [차현진 칼럼] 코로나19 비상금융대책, ‘red tape’부터 끊어내라(2020년 3월 27일): https://firenzedt.com/?p=5642&fbclid=IwAR05lcL8JKf3hC8cvQWyxwbQ9oVF7KWXcMaeCBFz0R3HxG6lzphPI1HAXq0
독일 언론 "한국은 모범적 모델…배울 것 없다는 유럽의 오만 치명적"
"대규모 검사·자가격리·휴대전화 위치 추적으로 공공생활 중단 없이 코로나19 확산 저지" 독일의 '드라이브 스루' 코로나19 검사(사진=연합뉴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78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무증상자까지 대규모 검사를 시행하는 이른바 '한국식 모델'을 도입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 사망자가 1만명을 넘어선 이탈리아가 우리 정부에 방역을 조언해 달라며 한국 모델 적용을 위한 연구팀을 구성해 가동한 데 이어 독일에서도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체계를 조명하고 있다. 31일 독일 공영 방송인 ZDF는 휴대전화로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을 추적하는 모범 사례로 한국을 꼽았다. ZDF은 한국이 대규모 검사와 자가격리, 휴대폰 동선 추적으로 공공생활 중단 없이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독일 일간지 슈투트가르트 차이퉁은 독일 수상청 장관의 말을 인용해 "정부 관계자와 전염병학자들은 한국의 감염 추적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며 "독일과의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여전히 모범적 모델로 인정된다"고 말했다. 독일 권위지인 슈피겔은 "한국으로부터 배울 것이 없다는 유럽의 오만이 코로나19에 치명적"이라고 꼬집었다. 해당 언론은 "코로나19 억제 최상의 전략은 한국과 대만, 홍콩"이라며 "유럽이 아시아로부터 좀 더 거리낌없이 배운다면 전염병이 완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에 투입된 독일군(사진=연합뉴스) 이미 독일 연방정부는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모델'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30일 일주일에 30~50만건인 코로나19 검사를 하루 20만건까지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27일 누적 확진자 수 5만명에서 나흘 새 추가로 1만명이 확진되는 등 확산세가 커지면서 한국의 공격적 검사 모델을 도입하시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독일은 증상이 없거나 경미할 경우 검사 대상에서 제외해 무증상 감염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독일 현지 언론인 쥐트도이체차이퉁이 입수한 내무부 코로나19 대응 보고서에는 "독일이 확산을 통제할 수 있는 시기를 놓쳤다"며 "현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버리고 상황보다 더 앞서가기 위한 검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인상적인 본보기가 되는 나라"라며 "한국이 일상생활을 통제하는 강력한 조처를 하지 않는데 신규 확진자 수가 뚜렷하게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자회견장을 떠나는 옌스 슈판(가운데) 보건부 장관(사진=연합뉴스) 보고서는 "스스로 의심 증상을 느끼는 사람뿐 아니라 확진자와 접촉한 모든 사람에 대해 검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국이 도입한 '드라이브 스루' 검사 방식과 전화박스 검사소를 통한 검체 체취 방안 도입, 확진자 등에 대한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제안했다. 해당 보고서는 호르스트 제호퍼 장관의 지시로 로베르트코흐연구소와 외국대학 연구진이 참여했으며, 메르켈 총리와 슈판 장관,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국방장관 등에게 제출됐다. 31일 현재 독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6만 6885명이며 이 중 사망자는 64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