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몰랐던 뉴욕 1 - 뉴욕공립도서관
<김재열의 서방견문록> -뉴욕 편- 을 매우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은 이유중에 하나는 오래전 다녀왔던 뉴욕이 떠올려졌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는 그냥 껍데기만 보고 온 것이다. 이제 다시 뉴욕을 방문한다면 건축물 하나 조각 하나가 아주 새롭게 보일것 같다. "왜 뉴욕도서관 양옆으로 웅장한 사자상이 있을까? 도서관 건물 상단에 레녹스 라이브러리는 왜 새겨졌을까? 뉴욕공립도서관인데 왜 스티븐 슈어츠먼 빌딩이지?" 당시에 뉴욕도서관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들었던 이런 궁금증들이 책을 읽으면서 모두 명쾌하게 해소되었다. -------------------------------------------------------- 뉴욕 공립 도서관은 북쪽의 록펠러센터, 서쪽의 타임스스퀘어, 동쪽의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 남쪽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동서남북으로 둘러싸인 형세의 예사롭지 않은 좌표에 자리를 잡고 있다. 맨해튼 한복판 미드타운의 남쪽 끝자락이면서, 초호화 쇼핑의 거리 5번가에 인접해 있다. 높은 파고처럼 일렁이는 주변의 빌딩숲 한가운데 하얀색 대리석 건물이 평화로운 분지처럼 중후하게 내려앉아 있다. 1911년 뉴욕 공립 도서관 개관 시 도서관의 입구를 지키는 두 마리의 대리석 사자 상의 원래 이름은 ‘레오 애스터’와 ‘레오 레녹스’였다. 각각 뉴욕 공립 도서관의 전신이었던 애스터 도서관과 레녹스 도서관의 설립에 거액의 유산을 기부했던 모피 무역상 존 제이콥 애스터와 부동산 재벌 제임스 레녹스의 이름이 붙여진 것이었다. 대공황 시기 피오렐로 라과디아 뉴욕시장이 불황을 극복해낸 뉴욕 시민의 정신을 상징하는 의미를 담아 남쪽의 사자를 ‘인내’, 북쪽의 사자를 ‘불굴의 정신’이라는 별칭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이후 이어진 전대미문의 번영과 파란만장한 부침까지도 묵묵히 지켜본 두 사자 상은, 뉴요커의 유별난 사랑을 받는 동고동락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도서관의 이름은 2008년 뉴욕 공립 도서관 스티븐 슈워츠먼 빌딩으로 개칭되었다. 도서관 복원사업에 1억달러를 기부한 세계 최대의 사모펀드 블랙스톤그룹의 CEO인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의 이름을 도서관의 이름 뒤에, 물리적인 의미의 빌딩과 함께 덧붙였다. 도서관 입구를 들어서면 흰 대리석의 아름답고 스펙터클한 애스터홀이 펼쳐진다. 우아한 아치형 구조들이 11미터 높이의 천장을 떠받들고 있는 아름다운 보자르 양식의 메인 홀은, 마치 고대의 궁전과 신전을 합쳐 놓은 듯 압도적 장관을 연출한다. 도서관 최초 설립자 존 제이콥 애스터에 대한 확실한 경의의 표현이자 지식의 전당에 대한 확고한 헌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