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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풍향계] 중고생 전용 SNS 맞대결…KT 웃고 SKT 울고

최근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10jam이라는 SNS가 새로운 소통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KT에서 지난 8월 정식 서비스를 출시한 10jam은 학교와 지역을 기반으로 한 중고생들의 익명 SNS로 곧 30만 다운로드 돌파를 앞두고 있다.

`30만`이라는 숫자에 대한 평가는 다르다.

페이스북의 국내 월간 이용자 수가 지난해 11월 기준 1700만 명을 넘어섰고 인스타그램 이용자 수는 600만 명을 넘어섰다.

10대를 겨냥한 서비스만 두고 본다 해도 사진과 동영상을 기반으로 한 네이버의 SNS플랫폼 스노우가 출시 1년 만에 가입자가 1억 명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스노우는 글로벌 서비스 일 뿐 아니라 이용 가능 연령의 폭이 넓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미성년자를 제외한 전 연령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10대를 겨냥해 출시된 스노우도 10대가 아닌 사용자에 대한 별도의 제한 규정 없다.

반면 10Jam은 국내 `10대 중고생`들만 가입이 가능 한 것이 특징이다.

생년월일을 파악하는 별도의 인증과정을 거쳐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10대 중고생`으로 정확히 타겟팅 된 국내 플랫폼은 10jam이 유일하다.

(▲사진 = KT 의 10대 중고생 SNS 10jam 디자인과 캐릭터)
그동안 10대를 대상으로 출시됐던 SNS플랫폼들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놓는 것이 쉽지 않았다.

지난 2015년 1월 다음카카오에서 10대를 겨냥해 출시한 사진, 동영상 기반 모바일 메신저 쨉(zap)은 이용자가 적어 9개월 만에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무엇보다 10jam과 비슷한 시기 비슷한 서비스로 출시된 SK텔레콤의 `스쿨팅`이 베타서비스를 출시한지 5개월 만에 정식서비스 출시를 포기했다는 점에서 10jam의 선방이 더 주목된다.

KT는 10jam을 개발함에 있어서 외부 개발사의 도움 없이 순수 내부인력들이 직접 개발에 참여했다는 점도 성공의 비결로 평가하고 있다.

KT내부에서도 플랫폼 개발을 내부 인력들로 진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10Jam을 개발한 KT 플랫폼 사업기획실 담당자들을 만나 10jam의 개발과 운영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진 = KT 플랫폼사업기획실 10jam 담장자들. 왼쪽 아래 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영재 팀장, 성승현 차장(UI/UX디자인), 김남택 과장(기획/콘텐츠 운영관리), 박성현 과장(마케팅/제휴) 박주연 대리(기획/콘텐츠 운영관리), 강리라 대리(마케팅/제휴))

◇ “KT를 숨겨라”..그들만의 자발적인 문화가 형성되다 통신업계는 수년 전부터 통신서비스를 벗어난 수익사업을 찾기위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그 일환으로 KT에도 지난해 말 `플랫폼서비스사업실`이라는 조직이 새로 만들어졌다.

10jam은 KT의 플랫폼사업기획실 플랫폼서비스사업단에서 출시한 서비스다.

서비스 초기에는 관계를 맺을 수 있는 SNS가 아닌 `익명게시판`으로 시작했다.

김영재 팀장은 “직장인들의 익명게시판인 `블라인드 앱`에서 착안해 10대 청소년들도 자유롭게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고, 학교나 지역으로 분류해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일 수 있다면 10대들을 위한 플랫폼으로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것은 KT와의 연관성을 최대한 배제하고 플랫폼 자체만으로 승부했다는 점이다.

서비스 홍보 초기 모든 마케팅 활동에 KT라는 단어를 최대한 배제시켰다.

앱 스토어에 등록할 때도 애플 스토어처럼 서비스 출처를 꼭 밝혀야 하는 곳이 아니면 최대한 KT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심지어 통신 3사들이 모여 만든 앱 스토어 `원스토어`에는 KT를 밝혀야 하는 조건때문에 앱을 올려두지도 않았다.

이후 10대들의 반응을 이끌어낼 만한 크고 작은 마케팅을 진행했다.

10jam 캐릭터를 활용한 이모티콘을 배포하고, 10대를 위한 타겟팅 광고 뿐 아니라 최근에는 Mnet의 인기 프로그램 고등래퍼와 제휴를 진행하는 등 10대들의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했다.

마케팅을 담당하는 강리라 대리는 “KT를 드러낼 경우 통신서비스의 부가서비스처럼 인식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지양한 점이 초기 마케팅 성공의 키였다고 생각한다”며 “이용자가 늘어난 후에는 KT를 조금씩 노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서비스에도 5개월간의 시험서비스로 그친 SK텔레콤의 스쿨팅의 사례를 보면 서비스 출시 초기 KT를 철저하게 숨기려던 노력이 유효했음이 증명된다.

스쿨팅은 SK텔레콤 본연의 서비스와 연관성이 높았다.

SK텔레콤은 스쿨팅을 이용할 때 500MB의 무료 데이터를 제공하거나 게시물을 올리면 `팅(사이버 머니)`을 주는 등 통신사 본연의 서비스와 관련한 다양한 혜택을 함께 내놨다.

이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았다.

이용자들이 팅을 받기 위해 의미 없는 글을 올리거나 심지어는 `ㅇ`자 하나만 쓰여진 게시물도 있었다.

SK텔레콤 관계자도 “사용자간 자발적인 콘텐츠 생산을 기대했지만 이용자들이 팅 포인트 등 수혜를 받는 데만 치중하는 측면이 있고, 10jam이나 스노우 등 기존에 출시된 10대들을 위한 플랫폼이 인기를 끌고 있어 정식서비스는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진 = SK텔레콤의 10대 청소년 대상 익명게시판 `스쿨팅`. 2016년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시험서비스를 진행했다.)
10Jam에서는 혜택과 상관없이 자발적으로 의미 있는 게시물이 올라오면서 서로 소통하는 문화가 만들어졌다.

10대들의 센스가 담긴 웃긴 콘텐츠가 올라오기도 하고 고민상담 글이 올라오면 서로 위로해주고 공감했다.

무엇보다 그림이나 사진, 캘리그라피, 바리스타 같은 자신의 재능을 뽐내는 장이 되고 재능기부로까지 이어지는 것이 10jam의 주요 문화로 자리 잡았다.

SNS기획 초기 `10대 들의 익명`이라는 조건때문에 안 좋은 분위기로 흘러갈지 모른다는 내부의 우려가 있었지만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건전한 문화가 형성됐다.

오히려 학생들 스스로가 분위기를 헤치는 일은 하지 말자며 규칙을 만들고 지켜나갔다.

KT도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플랫폼 자체에도 일부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할 경우 재미있는 단어로 바뀌는 장치를 마련했다. 자살→살자, 왕따→쿵쿵따, 개X끼→멍멍이로 변환되는 방식이다.

그리고 콜 센터 직원들이 24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혹시 모를 사고를 방지하는 시스템으로 이중으로 보완책을 마련했던 것도 건전한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비결 중에 하나다.

◇ 10대들의 `당당한 요구`..`SNS로 진화` 10jam은 서비스 출시 초기 학교별, 지역별로 분류된 게시판에서 학생들이 익명으로 소통하는 공간이라는 기본에 충실했다.

처음부터 많은 기능을 담진 않았지만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발견될 때는 이를 적극 반영했다.

지난해 말에는 전국 게시판을 추가해 소통의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소통의 범위가 넓어지니 그들만의 문화도 더 활발하게 형성됐다.

캘리그라피 고수는 좋은 글귀를 글로 써주기도 하고, 그림 고수는 이상형 그려주기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캘리그라피 고수와 그림 고수가 만나 콜라보를 한 작품이 탄생하기도 했다.

(▲사진 = 일러스트 작가 세디와 그림작가 범띠의 콜라보 작품 )
기획업무를 담당하는 박주연 대리는 “재능을 뽐내고 나눠주는 문화가 형성되다보니 자신을 숨기기보다 드러내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많아졌다”며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는 기능들이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올해 3월에는 개인 보드 기능이 추가됐다.

자신을 잘 설명할 수 있는 이미지 추가가 가능하고 방명록과 쪽지 보내기 기능도 더햐졌다. 피로도가 높은 채팅기능은 버리고 전송한 쪽지를 삭제하는 학생들이 좋아하는 기능은 채택했다.

여타 SNS에서의 팔로우 기능처럼 `최애(가장사랑함)`로 등록해두면 그 친구가 올린 글을 쉽게 볼 수 있는 기능도 만들었다.

개인보드가 생기자 자신의 팬들을 위한 이벤트를 자발적으로 진행하고 경품을 거는 문화도 생겨났다.

그림을 잘 그리는 한 친구가 `그림에 어울리는 표정을 그려 달라`고 요청하자 다양한 표정의 그림들이 올라왔다.

모두 그림에 재능이 있는 실력자들이 주로 댓글을 달았다.

(▲사진 = 10jam 개인보드와 개인보드에서 진행된 이벤트와 댓글)
UX/UI 디자인을 담당하는 성승현 차장은 “서로 관심사가 비슷한 학생들이 소통하는 것을 보고 관심사가 비슷한 학생들끼리 모일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다음 달에는 관심사별 게시판도 오픈할 계획”이라며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들을 하나씩 추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지다 보니 관련 업체들의 제휴문의도 속속 들어오고 있다.

특히 교육업체의 문의가 많고, 10대들 대상 쇼핑몰 등 한 달에 한 두 건 정도의 제휴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교육업체 콴다(QandA)는 공부와 관련한 질문에 대답을 해주는 서비스로, 콴다와 제휴를 하면서 10jam에는 모르는 문제를 질문하고 풀어주는 게시물이 늘어났다.

10jam은 우선 관련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콘텐츠를 강화하는 쪽에 주력할 예정이지만 이용자 수가 더 늘어나면 광고 등 수익사업으로까지 이어나갈 계획이다.

물론 고민해야할 점도 있다.

`10대 중고생`이라는 콘셉트로 순항하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운영을 시작해 올해 대학생이 된 이용자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 가에 대한 문제다.

성승현 차장은 “강제적으로 탈퇴시키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대학생 이용자들은 스스로 이용 횟수가 줄어들면서 자정작용이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연 대리는 “졸업생들에게 묻고 답하는 긍정적인 문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졸업생들에게 졸업을 뜻하는 아이콘을 붙이거나 졸업생 게시판을 따로 만드는 방안 등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대` SNS이지만 초등학생의 가입은 철저히 제한하고 `10대 중고생`으로 한정해 선방하고 있는 10jam이 앞으로도 이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국내 10대를 대표하는 SNS로 더 성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수희기자 shji6027@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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