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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밤하늘에 슈퍼문이 떴다
며칠 전이 우리의 5주년 기념일이었다. 괜스레 시계를 자주 보았을 뿐, 언제나처럼 작은 성냥갑 같은 우리의 안전한 보트 위에서 바람에 떨어지지 않기 위해 더 가까이 모여 앉아 있었다. 기술도 지식도 없는 집안에는 부적이 가득하다. 할 수 있는 것들은 머리에 손을 대어 서로의 머리 열을 비교하는 것, 체한 이의 엄지 검지 사이를 비명을 낼만큼 눌러 주는 것, 울음을 바라보고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괜찮다 해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늘 나란히 모여 앉는 것. 나란히 앉으면 서로가 서로의 모니터에 그리고 있는 것들이 다 보인다. 모니터에 반사되는 근심도, 열처럼 피는 열정도, 접히는 모니터가 환영처럼 남기고 간 절망의 얼굴도 다 보인다. 어쩌면 서로의 실패를 바라봐주는 일이 가족이 되어가는 길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남들에게는 얼마든지 괜찮은 사람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건 우리가 아니었잖아. 늘 함께 생활을 하는 스튜디오 안에서 상대 모르게 편지를 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시나리오를 쓰는 척 진땀을 흘리며 편지를 썼다. 줄 수 있는 게 이것뿐인 요즘이라서 손에는 잔뜩 힘이 들어갔다. 몇 달째 써야지 말만 하던 시나리오를 드디어 쓰는구나 흐뭇해하며 엠마는 나를 방해하려 하지 않았다. 엠마는 몰래 화장실에서 편지를 적었던 거 같다. 지난 크리스마스부터 우리의 창은 우리의 유일한 스크린이자 우리의 유일한 알림판이 되어 버렸다. 상장처럼 자랑하려고 늘 서로가 써 준 편지를 창에다 붙여 둔다. 크리스마스와 새해 그리고 기념일까지 창은 낯선 이국의 풍경보다 안전한 서로의 마음을 더 많이 투사해주게 되었다. https://youtu.be/JvaNZWq9zmc 어제는 선물처럼 가장 큰 달이 우리의 편지 옆에 떴다. 선명한 흉터로 자기임 드러내는 노란 구멍. 그것은 빛이 아니었다. 그것은 숨을 들이마시고 후후 내뱉는 입구멍, 우리를 잡아다가 그 뒤의 무엇에다 고발하는 섬뜩한 눈동자였다. 막 설거지를 끝낸 싱크대의 가득 찬 물들이 어느새 찌이익 소리를 내며 빨려 내려가고 있었다. 그처럼 그 구멍 또한 이곳의 지나치게 가득 찬 모든 것들을 자신의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었다. 그리곤 호흡처럼 저곳에서 오는 것들이 있었다. 호흡법을 다시 배워야 할 것만 같은 다른 향의 공기. 안개처럼 다른 감각으로 걸어야 할 것 같은 밤. 그 몽롱함에 취해 다 큰 이의 손을 잡자 하고 함께 소원을 빌었다. 속삭이는 입술. 사그락 거리는 호흡. 엠마의 쪽이 더 길어 나는 그녀의 기도를 바라볼 수 있었다. 며칠 째 아침이 올 때까지 잠을 못 이뤘다. 아침의 강한 햇살이 우리의 덧창에 탄흔을 내어 우리의 침대에는 노란 무덤들이 꽃피었다. 방전된 것처럼 갑자기 잠에 들면 일어나서 멍한 얼굴을 한참 동안 더듬어야 한다. 지난밤의 흔적을. 그 마지막 표정들을.  어제도 그제도 7시까지 버티다가 못 견뎌 잠에 들었다. 마트가 문을 여는 시간은 8시 반, 한 시간만 더 깨어 있다가 마트를 다녀와서 편한 마음으로 자야지 했는데 마지막 코너를 못 넘기고 그만 리타이어 되어 버린 것이었다. 오늘도 7시쯤, 깜박 잠에 들었다. 알람도 맞추지 않았는데 나도 모르게 깨어 버린 시간은 8시 반. 깬 김에 다녀와야지 하며, 무거운 옷들을 들어 입고 집을 나섰다. 오늘부터 이동 사유에 관한 증명서를 디지털로 쓸 수 있게 되어 나서는 일이 조금 간편해졌다.  몇 걸음 걸었을 뿐인데 등줄기에 땀이 나는 것이 느껴졌다. 두꺼운 코트는 이제 가장 큰 캐리어의 깊숙한 곳에 넣어둬야 하는 날씨가 된 것이다. 10여분 정도 지났을 뿐인데 저번 주보다 더 긴 줄이 마트를 둘러치고 있었다. 마트를 쭉 돌아 물품이 입고되는 창고까지 줄이 이어져 있었다. 사람들의 옷차림은 점점 여름을 향해가고 있었다. 나만 아직 갈비가 서리던 겨울에 머물러 있었다. 사람들의 거의 대부분이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마트를 들어서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잠을 거의 못 잔 눈썹 위로 내리쬐는 햇살에 몽롱한 기분마저 들었다. 읽고 있던 죄와 벌을 닫아 주머니에 넣고 마트의 지하층을 향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갔다가 물품을 골라 들고 올라오는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마트 안은 지난주에 비해 모든 물건들이 더 풍족히 진열되어 있었다. 계란도 과일이나 채소들도 마스크를 쓰고 있는 우리들만 아니라면 지난가을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조금 더 익숙해진 손길로 물건들을 골라 담고 실수도 없이 계산을 끝마치고 마트를 나섰다. 거리는 여전히 한 달째 굳게 닫혀 있었다. 이들의 하루를 사라진 수입을 그의 대한 보상을 괜히 염려하다가 집으로 가는 좁은 골목으로 들어섰다. 골목의 중간쯤 강아지와 함께 있는 한 여성 분의 모습이 보였다. 강아지가 볼일을 본 건지 검은 비닐로 뒤처리를 하고 있는 듯했다. 지난주에는 못 본 별 거 아닌 모습들.  꽃들이 지고 나뭇잎들이 어느새 골목에 그늘을 만들려 하고 있었다. 여름을 닮은 붉은 꽃들이 다른 담 위로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계절과 시간의 무심함이 씁쓸한 웃음을 밀어 올렸다. 왜 그토록 많은 책들이 그림들이 발명과 실험들이 미완으로 끝이 났는지.. 우리는 달을 향해 던져진 돌이라 얼굴은 늘 달을 향해 있는데 몸은 점점 땅을 향해 다가간다.  그 불가능함을 들어 나의 발사를 미리 취소해 준다고 내가 더 기쁠까? “아니. 그럼 뭐 하자고.” 나는 고개를 내저으며 집으로 이어진 3개의 현관을 차례로 열었다. 글 이미지 레오 2020.04.08 파리일기_두려운 날들이 우습게 지나갔다
자신부터 사랑하라
자신부터 사랑하라 자기개발서의 시작과 끝은 결국 자신을 믿고 사랑하라는 것으로 귀결된다. 뻔한 얘기는 쓰기 싫고 사랑에 대한 분석은 영 내키지가 않아서 쓰지 않았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다. 내가 가장 잘하는 건 분석이고, 그러니 사랑도 분석하지 않을 수 없다. 자유 평화 사랑에 의한 세상의 변화는 결국 사랑으로 귀결된다. 우리가 아는 사랑이란 말 속엔 착각 편견 최면 세뇌 암시 모든 두뇌의 작용이 들어간다. 그것도 가장 활발하게 두뇌를 활성화시킨다. 역으로 말하면 사랑하는 방법으로 다른 모든 일을 하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음을 뜻한다. 그 시작은 자신에 대한 선택에서 비롯된다. 성공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자신감을 얻기 위해 아침마다 거울을 보고 넌 할 수 있다. 넌 멋있다. 잘 생겼다. 예쁘다며 주문을 거는 것은 어찌됐든 자기긍정의 효과다. 그보다 더 강력한 주문은 널 사랑한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는 주문이다. 긍정적인 면을 강화하는 것보다 부정적인 면을 포용하는게 훨씬 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 사람이 위기에 빠지고 시련에 처할 때는 긍정을 강화하는 힘보다 부정을 극복하는 힘이 훨씬 더 중요해진다.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부정적인 상황 속에서 긍정적인 방법을 찾아야 대책을 세울 수 있다. 그러니까 목표를 달성하는 힘은 긍정적인 자세나 태도가 아니라 부정적인 관점과 비판을 부정하지 않고 긍정하는 힘이다. 긍정도 부정도 인정을 위한 현실적인 수단이지, 인생 자체를 부정하거나 긍정하는건 수단을 잘못 선택한 것이다. 언제나 인정이 기준이고 긍정과 부정은 방법이다. 그게 자신을 인정하고 현실을 인정하는 사랑이다. 긍정과 부정은 인정이란 전제위에서만 제대로 사용될 수 있다. 그게 곧 현실직시다. 내가 처한 현실, 세상에서 내가 나아갈 길은 내가 처한 현실을 어떻게 창조해 나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매일 매일 매순간 순간 내가 무슨 일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그 방향과 크기가 달라진다. 음악을 좋아한다. 작곡을 배울 수도 있고 악기를 배울 수도 있다. 노래를 배울 수도 있다. 다른 선택에 따라 나중의 크기가 달라진다. 작곡을 먼저 배우고 악기나 노래를 배우면 훨씬 더 능력이 커진다. 음악이란 하나만 파더라도 어떤 순서로 설계하느냐가 결과를 다르게 만드는 것이다. 내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인간을 사랑한다는 명제로 귀결된다. 인류를 사랑한다는 최종적인 목표가 전혀 다른 시작과 과정을 만드는 것이다. 사랑의 크기는 결국 노력의 크기를 만드며 그것은 결국 인생의 크기를 만든다. 방향은 그 과정에 일어나는 수많은 우여곡절이다. 스트레이트로 한번에 도달할 수는 없다. 그게 가능할만큼 세상이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이별도 할 것이고 배신도 당할 것이고 상처도 받을 것이고 슬픔도 겪을 것이다. 사랑의 크기가 커갈수록 고통과 아픔도 커진다. 다만 그 모든 것을 녹일만큼 사랑의 기쁨, 행복의 눈물이 커질 뿐이다. 어머니는 그걸로 고통을 견딘다. 고통을 견디는 모든 사람은 자신에 대한 확신과 사랑으로만 타락하지 않을 수 있다.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은 실패해도 괴로워도 자신을 위로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존재하는 자신의 생각 하나하나 행동 하나하나를 사랑하라는 말이다. 모든 말과 행동에 사랑이 담겨 있다면 충분히 남을 움직이고 세상을 감동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게 내가 수차례 겪은 인간의 힘이다. 인간은 오직 사랑으로만 더 크고 나은 존재로 나아간다.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