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lyadop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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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에어팟 때문에… 아니 아이폰 7 때문에 블루투스 이어폰에 대한 얘기가 확실히 많아졌다. 우선은 에어팟. 애플이 만든 무선 이어폰인 만큼 평이 좋지만 많이 비싸다. 그 대응책으로 많이 거론되는 게 beats X가 아닐까? 그리고 수많은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들.
저음 괴물이라 불리는 ‘보스(BOSE)’라면 어떨까? 마침 BOSE의 새로운 블루투스 이어폰이 왔다. 넥밴드형 블루투스 이어폰인 ‘QC30(QuietControl 30)’이다. 넥밴드라고 하면 LG가 생각나긴 하지만… BOSE라니, 이름만 들어도 기대가 된다. 블루투스 스피커로 워낙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터라. 게다가 이 이어폰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노이즈 캔슬링’. 소음 차단이다. 노이즈 캔슬링 + 블루투스 무선 + 넥밴드형 이어폰.

디자인은 딱히 감흥 없다.
LG의 그것을 봤을 때와 비슷했다.
블랙 컬러도 칙칙하다.
게다가 저 덜렁거리는 유닛이 여간 거슬리는 게 아니다.
어디 넣을 수도 없고 감을 수도 없고…

그래도 일단 목에 걸어본다.
무겁지 않다. 가뿐하다. 그닥 불편하진 않다.
하지만 어쩐지 아저씨가 된 기분이다.
아, 내 나이 정도면 원래 아저씨인가…
광고 영상에서 본 외국 사람들은 멋있던데.
자꾸 외투 안으로, 카라 안으로 숨기고 싶어진다. 겨울이 가는 게 싫다. 외투를 벗기 싫다.

이런 스타일이라면 나쁘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귀에 유닛을 끼우면 기분 좋게 꽉 들어차는 기분이 느껴진다.
이어팁과 가이드의 사이즈도 3개씩 마련되어 있어서 나처럼 귀가 작은 사람에게도 좋다.
귀 안쪽에서 안정적으로 유닛을 지탱하는 가이드의 역할도 든든하다.

넥밴드는 고무 느낌의 재질로 부드러움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무게도 가볍다. 그런데 너무 가벼운가 보다.
어느 순간 밴드가 살짝 돌아가있다.
격렬하게 달리거나 운동할 때 필요한 제품을 찾는다면 다른 걸 알아보자. 어차피 방수도 안되니.
BOSE SoundSport라든지.

BOSE하면 저음, 저음하면 BOSE다.
BOSE 특유의 풍성한 저음이 잘 살아있다.
강력하면서도 유연하게 춤을 추는 듯 꿈틀대는 저음.
Red Hot Chili Peppers의 ‘Give It Away’에서 들리는 베이스가 젤리처럼 쫄깃하다.
또한 Modern Jass Quartet의 ‘All Of You’에서 들리는 더블 베이스는 초콜렛 녹는 듯 부드럽다.
그러면서도 노래 전체의 톤을 깔끔하게 유지해준다.
사운드링크 미니 2의 감동까지는 아니지만 충분히 인상적이다.

미세한 마이크로 주위의 소음을 잡아 상쇄시켜버리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
헤드폰에서 주로 보던 노이즈 캔슬링, 마침 BOSE의 QC35가 그런 헤드폰이었다.
이 QC30은 무려 블루투스 이어폰이다.
노이즈 캔슬링이 무선 이어폰에 들어있다니. 신기하다.
주위가 아무리 시끄러워도 완전한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
밀폐형 이어폰이 어쩌고 저쩌고 해도, 이 노이즈 캔슬링은 정말 혁명적이다.
이 우주 위에 음악과 나만이 공존하는 듯한 느낌.
<드래곤볼>에 나오는 새하얀 ‘정신과 시간의 방’에 들어간다면 이런 느낌일까?

단순한 캔슬링 수준을 넘어, 소음 차단의 정도를 12단계 레벨로 조절할 수 있다.
시끄러운 곳이라면 레벨을 높이고,
주위 소리도 함께 듣고 싶을 때는 레벨을 낮추면 된다.
레벨을 낮추면 신기하게도 주위 소리가 평소보다 더 잘 들린다. 마이크가 소리를 빨아들여서 들려주기 때문이다.

버스나 지하철에서는 커다란 엔진 소리, 환풍기 소리, 통로의 울림이 90% 이상 소멸됨을 느꼈다.
안내 방송을 하는 여자 목소리는 미세하게 들린다.
비닐 봉지 소리나 톤이 높은 사람의 목소리도 미세하게 간간히 들린다.
하지만 마치 진공 상태 같은 느낌으로 소음이 확 빨려 없어지는 듯한 고요함에 놀라게 된다.
시끄러운 소음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음악만이 남는다.

그런데 왜 굳이 단계를 이렇게도 세밀하게 나눠 놓았을까 싶다.
사람에 따라서, 최대치의 노이즈 캔슬링이 전하는 먹먹한 느낌은 이질감이 들 수도 있으려나.
나는 음악을 틀 때 어느 곳에서나 최대치로 설정했다.
오로지 음악을 깨끗하게 감상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악을 들으면서도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이 필요할 때가 있었다.
그럴 때는 레벨을 낮춰놓으니 편했다.

스마트폰 앱이나 리모컨에서도 볼륨과는 별도의 버튼으로 노이즈 캔슬링 단계를 조절할 수 있지만,
한 번에 쉽게 휙휙 바꾸기는 어렵다. 12단계나 되니 말이다.
버튼 하나로 쉽게 켜고 끌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다.

주위 소리를 더 명확히 들을 수 있는 이 기능을 써보니 자브라 엘리트 스포츠도 생각난다.
물론 자브라의 제품은 운동할 때 더 좋은 이어폰이긴 하다.
귀 안에 꽉 차게 피트되기 때문에 떨어질 일이 절대 없다.
완전 무선이라 편리하기도 하고.
하지만 음질에 있어서는 이 BOSE QC30이 조금이나마 더 깊이 있게 표현한다는 느낌.

마이크는 리모컨의 적절한 위치에 함께 있다.
입 근처에 자연스럽게 위치한다.
더 이상 케이블을 입에 물거나 귀에 이상하게 걸친 채로 말할 필요가 없다.
통화 품질도 대체로 만족스럽다.
상대방은 내 목소리가 작아졌다고는 했지만, 안 들린다며 짜증을 내진 않았다.

충전은 좀 오래 걸린다. 완전히 충전하려면 3시간 정도다.
스마트폰보다 더 오래 걸리니…
스펙 상의 사용 시간은 10시간이다. 실제로는 하루의 반 나절 정도는 쭉 들을 수 있었다.
충전시간 대비해 좀 아쉬운 수준이지만 출퇴근을 비롯해 조금씩 사용하기엔 충분하다.
기기를 틈틈이 케이블에 꽂아놓는 충전 강박증인 나에게는 그닥 문제가 되지 않는다.
충전하면서 음악을 들을 수 없다는 건 왠지 아쉽다. 그러니 사전에 잘 충전하자.

BOSE QC30의 가격은 45만원대. 해외 가격은 299.95달러.
어쨌든 BOSE답게 비싸다.
이왕 좋은 무선 이어폰을 들이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BOSE를 믿어도 좋다.
특유의 음질은 기본, 노이즈 캔슬링도 아주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완전 무선 이어폰에 집착하는 게 아니라면, 운동할 때 쓸 블루투스 이어폰을 찾는 게 아니라면, 애플 에어팟에 크게 집착하지 않는다면, 적절한 대안으로 충분하다. 그리 예쁘진 않은 넥밴드형 디자인이 조금 거슬리지만 이 정도만 참아내면 꽤 괜찮은 무선 이어폰이다.
장점 – BOSE다운 풍성한 저음! – 착용감이 편안하다. – 노이즈 캔슬링은 주위의 소음을 모두 집어 삼킨다. 대중교통, 길거리, 시장바닥, 어디서든지 최고. – 노이즈 캔슬링 단계를 조절해서 음악에만 몰두하거나 주위 소리를 더 잘 들을 수도 있다.
단점 – 가격이 꽤 부담스러운 편이다. – 덜렁덜렁 갈 곳 없이 흔들리는 유닛 – 패셔너블하게 보이도록 차고 다니기는 어렵다. – 소음 차단이 너무 잘 돼서 길거리에서 위험해질 수도 있다. – 격렬한 운동이나 헤드뱅잉을 하며 듣기에는 밴드가 매우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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