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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스마트폰 한국 재진출 왜 포기했나?

외산 단말기의 국내 출시가 줄줄이 무산되면서 한국 휴대폰 시장이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외산 불모지`가 될 조짐이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진데다 보조금 규제로 시장까지 급격히 축소돼 외산폰의 한국 진출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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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정보)이루다 내부는 어떻게 생겼을까?.araboza
(솔직히 이루다 흥행은 디자인부 캐리다. 개귀엽게 그렸음.) 출처: 이루다 개발진 블로그 ..와 더불어 이제부터 본 개붕이가 얼마나 전공지식을 쉽고 짧게 풀어쓸수 있는지도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선 3줄요약: 1. 유저가 문자를 보내면 2. 지금까지의 유저와 이루다간의 대화내용을 전부 스캔하고 3. a)데이터베이스에서 b)제일 그럴듯한 답변을 c)딥러닝으로 찾은뒤 답장한다. 사실 이 글은 여기서 끝내도 됨. 왜냐고? 진짜 저 세줄요약이 다임ㅋㅋㅋㅋㅋ 나머지는 정확도를 올리기 위한 개발자들의 처절한 몸부림에 불과함 그러나 강건너 불구경이 제일 재밌는 법. 이 개발자들이 이루다를 만들어내기 위해 어떤 수학적 몸부림을 쳤는지 디테일하게 알아볼까? a) 데이터베이스에서 모델을 학습하기 위해 총 2억 개의 세션(문맥 + 응답)을 선별하였습니다. 일단 이루다가 뭘 보고 학습했는지부터 알아보자. 블로그에서는 자세한 디테일은 알려주지 않고 2억개의 문맥+응답 데이터셋만 선별해서 학습했다고 함. 그러면 우리가 할수 있는건 추론 뿐인데, 다른 블로그 포스트에 따르면 저희가 처음에 루다를 기획했을 때, 루다 페르소나에 대한 여러 고민이 있었어요. 일단 주 사용자층이 넓게는 10~30대, 좁게는 10대 중반~20대 중반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가운데인 20살 정도가 사용자들이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라고 하네. 즉, 예상을 해 본다면 개발자들은 거대한 데이터베이스 중에서 20대 여성이 주체인 대화만 뽑으니 2억개 학습 데이터가 확보됐다고 볼수 있음. 2억개 정도면 구글같은 인터넷 전체를 대상으로 학습시키고 있는 애들보다야 당연히 적은 숫자지만 그래도 학습 시키기에는 차고 넘침. 부럽다 ㅅㅂ 데이터 어디서 구했누??? 페이스북한테 돈주고 샀나? b) 제일 그럴듯한 답변을 원빈과 로버트 패틴슨은 우리 개붕이들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잘생겼다는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둘이 각각 "다른 방향으로" 잘생겼다는것도 모두 동의할 것이다. 만약에 "다른 방향"으로 잘생겼다면, 그 방향의 각도는 얼마나 될까? 애초에 수학과 거리가 멀어보이는 사람 얼굴인데 둘 사이에 각도라는게 존재는 할까? 이제부터 슬슬 재밌어지기 시작함. 이루다가 어떻게 제일 그럴듯한 답변을 뽑아내는지 생각해보기 전에, 다음 질문을 한번 고민해보자. 사람 얼굴은 몇차원일까? "3차원 아님?" 당연히 물리적으로는 3차원이지만, 여기서 말하는 차원은 그 데이터를 표현하는데 필요한 숫자의 갯수임. 3차원 공간에 있는 점 하나를 표현하기 위해선 x, y, z 숫자 세개가 필요하므로 3차원. 하지만 같은 공간에 있는 삼각형은 점 하나마다 숫자가 3개 필요하니 총 9차원짜리 데이터임. 본 개붕이는 대학을 미국에서 다니고 있어서 한국 수능에 과목이 몇개 있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구글 검색을 해보니 한국사, 국어, 수학, 영어 + 탐구영역 2개 + 제2외국어가 있다고 하니 개붕이들의 수능 점수는 최대 7차원짜리 데이터가 됨. (이쯤 와서 눈치챈 게이들도 있겠지만 현실에 있는 대부분의 데이터는 초고차원 데이터임. 사람 뇌가 직관적으로 볼수 없는 데이터다 보니 수학의 힘을 빌리는 거. 응용수학에서는 몇십년동안 하고있던걸 요즘 AI라고 포장해서 완전 신기술인거마냥 팔고있는거임.) 그래서 아무튼 사람 얼굴은 몇차원일까(=사람 얼굴은 숫자 몇개로 표현이 가능할까)? 해법 1. 단순하게 생각해서 얼굴 사진 안에 얼굴 있잖아? 그럼 표현 된거지? 그러므로 사진을 이루는 픽셀 갯수 = 사람 얼굴 차원 이다! 어거지같지만 이론적으로 틀린건 아니다. 아무튼간에 표현 했으니까 됐지 뭘 더 바람? 하지만 실용적으로는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음. 한번 장단점을 비교해볼까? 장점: 단순함. 이미지로 곧바로 변환 가능함. 모든 얼굴을 표현할수 있음(사진이니까) 단점: 한국 증명사진 최소 픽셀 크기가 94x113 인데 그러면 94x113=10622차원임.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 얼굴 표현하는데 숫자가 만개나 필요할것 같진 않음. 존나게 비효율적인것도 있고 무엇보다도 차원이 커질수록 수학 연산들이 우리가 생각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고 데이터 구조가 비선형적일 가능성이 커짐(차원의 저주). 장점보다 단점이 너무 커서 다른 방법이 필요함. 다른 방법이 필요한데... 그 해답은 심즈같은 게임들의 커스터마이징에서 찾아볼수 있음. 해법 2. 요즘 게임 커마 보면 대부분의 얼굴 표현할수 있더만? 그러므로 커마 슬라이더 갯수 = 표현하는데 필요한 숫자 갯수 = 얼굴 차원이다! 확실히 이런식으로 표현하니 10622차원에서 많이 줄었음. 근데 단점이 없는건 아님. 장점: 검은사막같은 게임들 커마 슬라이더 갯수 많아봐야 50개~60개 하지 않음? 그러면 ~60차원까지 많이 줄었으니 177배 줄었음. 쌉이득이네? 단점: 대부분의 얼굴이지 모든 얼굴이 아님. 1번 해법으로 하면 모든 얼굴을 표현할수 있지만 이 해법으로는 길가다가 보이는 진짜 창의적으로 못생긴 애들 외모는 표현해내기 힘듬.  즉, 이 문제는 숫자의 갯수를 최소화시키면서 최대한 많은 얼굴 범위를 커버할수 있는 방법을 찾는 문제임. 근데 공돌이들이 성형외과 의사도 아니고 그걸 어떻게 알어? 어? 근데? 최소화 시키면서 최대화 시킨다? 최적화 문제네? 문제에서 솔솔 나는 미적분의 냄새를 맡은 컴공들은 이걸 수학적으로 발견할 방법을 찾아냈고 그게 뭐냐면 해법 3. ???: 네? 이걸 100배 이상으로 압축시키고 멀쩡하게 복원시키라고요? 제가요? 뭐긴뭐야 인공신경망 딥러닝이지. 오토인코더(Autoencoder)라고 불리는 형태인데 학습 알고리즘은 다음과 같아(비전공자 ver.). 인공 신경망을 위와 같이 중간에 병목이 생기도록(압축을 시키도록) 디자인을 한다 해법 1의 이미지를 통째로 신경망에 집어넣는다(위 사진에서는 28x28=784차원 이미지) 그리고 신경망보고 최대한 원래 이미지를 복구시키라고 한다 그러면 이 신경망은 복구를 최대한 잘해내기 위해서 제일 효율적인 압축법을 터득한다 병목 부분에서 주어진 차원에 맞는 제일 효율적인 데이터 표현법이 등장하게 된다 이런식으로 만들어진 표현법은 설계를 제대로 했으면 이런것도 가능함 무엇보다도 이렇게 학습되어서 나온 데이터들은 벡터처럼 다룰 수 있음. 이게 굉장히 중요한데, 곧 있으면 알게 될거임. 그 전에 질문의 답먼저 내놓고 가자. 그래서 사람 얼굴은 몇차원짜리 데이터냐? 인공지능 말에 따르면 대략 100차원임. 숫자 100개 이내로 거의 모든 사람 얼굴을 정확하게 표현해낼수 있었음. 근데 지금 포인트는 그게 아니야. 얼굴을 벡터처럼 다룰수 있다니까??? 벡터에서 가능한 연산은 전부다 된다는 소리라니까??? 수학 좀 치는 애들은 이게 얼마나 개쩌는건지 알수 있는데 얼굴끼리 더하거나 서로 뺄수도 있고 당연히 여러개를 동시에 더하고 뺄수도 있고 내적도 쌉가능하고.. 어? 내적? 내적을 구할수 있으면 각도도 구할수 있지 않나? 맞아. 얼굴끼리의 각도는 이렇게 구할수 있어. 얼굴 두개 사이의 거리를 계산해서 유사도를 측정할수도 있고 (대부분 딥러닝을 이용한 연예인 닮은꼴 찾기 웹사이트가 이렇게 작동함) 어..유사도? 유사도면 3. a)데이터베이스에서 b)제일 그럴듯한 답변을 c)딥러닝으로 찾은뒤 답장한다. 제일 '그럴듯한'(=거리가 가깝거나 각도가 비슷한) 답변을 찾는데 쓸수 있지 않나? 맞아.  c) 딥러닝으로 찾은뒤 답장한다 *실제 이루다 내부 모델은 이거보다 더 복잡하나 기본적인 형태는 이거랑 거의 똑같다. 궁금하면 블로그에 가보도록 여기까지 따라왔으면 위에 있는 다이어그램이 어느정도 이해가 될거야. 1) A(유저가 친 채팅)와 B(이루다가 친 채팅)을 합쳐서 대화 문맥 인코더에 집어넣어서 벡터 표현으로 바꾼뒤에 2)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최대 2억개의) 답변 후보들의 벡터 표현을 전부 비교를 한 뒤 3) 두 벡터의 각도가 제일 좁은(=현재 문맥과 제일 비슷한 방향을 가지고 있는) 답변을 내놓는거임. 이런식으로.  그럼 이 방법론의 품질을 좌지우지하는거는 인코더인데... 얘네들이 뭘 썼냐면 구글이 내놓은 버트(BERT)라는 언어버전 오토인코더 비슷한놈을 썼음. 사실 지금 구글 검색도 버트 기반 벡터 유사도 검색으로 바뀐지 1년쯤 됐음. 몰랐지? 어느날 갑자기 구글 검색 성능이 엄청 좋아진걸 느낀 사람이 있을텐데, 그때가 이때임 (근데 버트가 무슨 비법소스마냥 감춰져있는건 아니고 오히려 무료배포중임. 개붕이들도 지금 당장 파이썬 깔고 버트 라이브러리 다운로드해서 쓰는거 쌉가능함.) 그리고 개발자 블로그 들어가서 읽어보면 알겠지만 지금까지 내가 설명한게 커다란 빅픽쳐쯤 되고 여기에 더불어서 hard negative니 하는 학습법을 써서 훨씬 더 성능을 끌어올렸음. 하여간 대단해... AI 트렌드에 늦게 탑승했는데도 이런 회사가 나오긴 하는구나. 결론+내생각 요즘 뭐 이루다 성희롱이다 뭐다 하는 이슈가 많이 올라오는데 글을 읽어봤으면 알겠지만 이루다는 결국엔 행렬 연산 집합체일 뿐인데다가 그 근본은 구글 검색과 다를게 없음ㅋㅋㅋ 현재 기술력으로는 감정 이입해도 안쪽팔릴만한 기계학습 모델은 없고 무엇보다도 성희롱 관련 논란은 "야동을 보면 변태가 된다"나 "게임을 많이하면 폭력적이게 된다"라는 논지와 전혀 다를게 없다고 생각함.  그리고 개인적으로 수학이 정말로 중요한 학문이고 앞으로 훨씬 더 중요해질 거라는걸 개붕이들이 느꼈으면 좋겠음. "뭐 씨 미적분 기벡 배워서 뭐에다 쓰냐?" 이런데 쓴다...  특히 급식개붕이들은 수학공부를 학부시절에 피똥싸기 싫으면 일찍 준비하는게 좋을거라 생각해. 그럼 이만! (출처) 비전공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쓰여졌길래 가져와봅니다. 요즘 여러모로 핫한 이루다의 내부. 궁금하셨죠?
[라이트하우스] ‘현타’보다 선명한 미래는 없다
- 욕망의 여정으로 보는 원초적 공포 ※ 영화 <라이트하우스>의 결말 등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 ------- 공포영화에서 공포는 주로 ‘어떻게’ 오는가. 우선 어제와 다른 오늘, 익숙한 시공간에 금이 가고 그 틈으로 괴물 또는 괴이한 무언가가 스며들겠지. 가족과 친구들, 주인공의 미래가 그것들에 갉아 먹혀갈 때 공포영화는 그 상황과 괴물을 공포의 근원으로 삼을 터. 이때 공포감의 운동성은 ‘칼’의 움직임과 닮았다. 평온의 막을 베고 침투해서는 난도질, 그러다 훅, 관객의 영역까지 찌르는 모양새. 물론 이 물리적 흐름으로 설명되지 않는 영화들은 있다. 로버트 에거스 감독의 두 번째 장편 <라이트하우스>(2019)도 그중 하나. 이 영화에는 침입, 침투, 그 무엇이든 쳐들어와 헤집는 운동성이 없다. 일상과 비일상 간 대조도, 공포의 제작 및 전달자도 부재하다. 그럼에도 국내외 영화 소개 페이지들은 이 작품을 ‘호러’로 분류 중. 실제로 제법 무시무시하다. 공포 전달용 일반 회로가 장착되지는 않았지만 무섭다는 말, 이 공포감의 정체는 뭘까? # 욕망과 욕망의 오디세이아 흑백으로 촬영된 <라이트하우스>는 20세기 초반의 두 등대지기, ‘고참’ 토마스 웨이크(윌렘 대포)와 ‘신참’ 에프라임 윈슬로(로버트 패틴슨)에 관한 이야기다. 에프라임은 등대 불빛을 교대로 관리하길 바라지만 토마스는 이를 완강히 거부한 채 불빛을 독차지한다. 두 남자, 억누름과 밀어올림. 무슨 일이 일어날까. 영화 중간의 짧은 숏 하나, 거꾸로 보이는 등대가 화면이 뒤집히면서 바로 선다. 이를테면 발기하는 페니스. 실제로 로버트 에거스는 여기다 진짜 페니스를 찍어 붙이려 했으나 무산됐다고 한다. 다시 ‘두’, ‘남자’임을 떠올리자. 그러니까 <라이트하우스>는 발기된 두 개의 욕망에 관한 이야기다. 외부 ‘침입’보다는 서로 간 ‘경합’이 어울릴 듯하다. 욕망은 둘인데 탐할 수 있는 실체적 대상, 즉 등대 불빛은 하나인 상황. 영화는 주로 욕구불만인 에프라임의 의식 흐름을 좇는다. 훔쳐보기는 수순일까. 그는 등대 불빛 칸에서 토마스가 인어인지 거대 촉수인지 모를 무언가와 ‘교미’ 비슷한 것을 하는 걸 보고, 자신을 대입시키고, 분출하고, 분노한다. 이런 식이다. 단, 경험 없는 상상은 결핍을 키우기 마련. 욕망은 끝내 해소돼야 한다. 어떻게? 나를 가로막는 토마스를 없애서라도. 애초에 이럴 운명이기는 했다. 이 등대섬은 그러라고 장만된 무대 같다. 폭풍우는 멈출 기미가 없으며 교대팀의 배는 오지 않는다. 고립은, 공간 감각은 물론 시간 경과에 대한 인식마저 도려낸다. 며칠 혹은 몇 주가 흘렀는지 시간적 배경을 그들도 관객도 모를 지경. 게다가 각자 과거의 고백과 의심이 뒤섞여 두 사람의 정체성마저 뭉개졌다. 에프라임의 ‘욕구 불만족’과 토마스의 ‘수호 의지’만이, 이 우주를 통틀어 남은 유이한 키워드인 것 같다. ‘이때 토마스는 누구인가?’ 토마스는 해독 불가한 모종의 구전 신화를 읊는 등 무언가에 홀린 듯하면서도, 일이 느리고 게으르다며 에프라임을 구박하고 말대꾸 시 급여를 안 주겠노라 협박까지 한다. 원시성과 현실성을 두루 갖춘 억압. 말은 안 통하는데 위협은 실재적이다. 익숙하지 않은가. 이를테면 누구나 한 번은 겪(었)을 폭압적 부모, 스승, 선배, 상사, 또는 그 비슷한 무엇들. 안타깝게도 이 토마스‘들’은 특정한 마법으로 소환된 게 아니라 그냥 원래부터 거기에 있었다. 우리, 그리고 우리의 욕망이 그렇듯. 두 욕망의 역학관계상 나중 것에 의한 전복은 필연이다. 영화 후반부에 이르러 에프라임은 마침내 등대 불빛을 오롯이 향유한다. 결과는? 그는 불빛을 보며 쾌락인지 고통인지 모를 표정으로 산화하듯 절규하다가 밑으로 굴러 떨어진다. 아마도 죽겠지. 불빛의 정체와 그 순간의 감정은 영영 알 수 없게 됐다. # ‘현타(현실 자각 타임)’와 ‘죽음’, 언제나 참 결자해지의 의지일까. 로버트 에거스 감독은 여기다 최종 숏을 붙임으로써 이 등대 치정극의 ‘장르’는 규정 지어준다. 바로 눈 하나를 잃은 알몸의 에프라임이 바닷가에 널브러져 죽어 가면, 갈매기가 그의 내장을 뜯어먹는 숏. 이때의 에프라임은 제우스의 불을 훔쳐 인간한테 전해줬다가 날마다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게 된 프로메테우스와 노골적으로 닮았다. 이를테면 ‘신화’로 박제된 ‘소멸’의 엔딩. 왜? 에프라임이 욕망했기 때문에. 오르가즘은 태생적으로 증발하는 것 아니던가. 거 ‘현타’ 한번 오지다. 한걸음 더. 욕망의 카테고리 중 가장 큰 것은 ‘숨’의 지속, 즉 생(生)에의 의지다. 이렇게 보면 증발하는 건 결국 우리 자신이요 기다리는 건 죽음이 된다. 선점자인 토마스도, 후발주자인 에프라임도 모두 죽었다. 쾌락이든 목숨이든 일단 점유한 자들은 길게 머무를 수 없다. <라이트하우스>에서 공포란, 곧 소멸할 쾌락을 좇도록 디자인된 우리의 방향성, 궁극적으로는 모든 것의 너머에 있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인 셈이다. 이 정도로 근원적인 공포감이 기존 호러영화들의 운동성을 짜잔, 두르기란 어렵다. 보다 날-공포인 만큼 그 성질에 대한 힌트는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찾아야 한다. 날것, 태초… 그렇게 인류의 출현부터 먼 미래까지를 ‘꿰어’버린 영화로 가보자.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 이 걸작 SF를 꺼내든 건 이 영화에 인류사를 유인원 시절부터 촉발시켜온 검은 돌기둥 ‘모노리스’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색이 입혀지기 전부터 우리 생을 운용했을, 절대적 배후 같은 물질. ‘증발’과 ‘소멸’, ‘죽음’ 따위의 <라이트하우스>적 공포는 바로 이 영험한 유물에 새겨진 지침처럼 존재한다. 애초에 운동성을 띨 필요가 없었던 것. 가라사대, 침투하지 않아도 그저 기다리면 인간들이 도착하리니. ← 공포계에 짜라투스트라가 있다면 이렇게 말했을 거다. (위)<라이트하우스>의 최종 숏 / (아래)<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모노리스’ # 이보다 선명한 미래는 없다 로버트 에거스는 장편 데뷔작 <더 위치>(2016)에서 마녀를 공포감의 근원이 아니라 불가피하게 선택되는 모종의 출구로 다뤘다. 무서운 건 모든 걸 왜곡하는 렌즈, 즉 인식 불능에 빠진 ‘맹신’의 시대였다. 그리고 <라이트하우스>에서는 비율 1.19:1의 흑백 프레임에다 ‘소멸론’을 인류의 기원신화인 양 보존해놨다. 말로 옮기자면 ‘인생은 고통이야, 몰랐어?’ 정도. 잘 느껴지지 않는다고? 욕망하고 살아가는 우리 앞에, ‘현타’와 ‘죽음’보다 선명한 미래가 또 있을까? ⓒ erazerh ※ 이 글은 ‘브런치’에도 올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