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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줌예줌 리포트 11

<인문 Zoom 예술 줌> 도상탈출, 바야흐로 사진
무주로 가려거든 6 - 기록이 된 시, 반디별

번외편, 데프콘에서의 짧은 시간, 아쉽지만 다음이 있다고 기약을 해 본다. 별을 봐야 할 터이다. 고맙게도 데프콘의 사장님은 우리 일행의 다음 촬영을 시원스레 허락해 주셨다. 게임에 지장이 없다면 말이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별처럼 살다 갈 수는 없을까? 반디별로 향하며 별과 같이 반짝이는 삶을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모두가 큰별일 수 없듯, 작은 가치가 반짝이는 세상이 아닐까. 가진 것, 이룬 것, 볼 것은 없어도 마음에 반짝이는 별 하나씩 품어 보는 시간이 되길 바라 본다.
무주의 하늘, 정지용이 노래한 고향 하늘의 '성근 별'은 오늘과 같은 느낌이었을까? 향수를 품어봄직한 무주의 별들을 답사길에서는 시간에 쫓겨 볼 수 없으니 다음 오는 날에 보기로 하자. 하늘도 길도 맑기를...

하늘에 유난히 밝은 별이 있다. 겨울 아침 이른 새벽에 보았던 찬란한 '샛별', 새벽에 보이는 '금성'을 부르는 말이다. 또는 '계명성'이라 한다. '샛바람'이라는 말이 있다. '동풍'이란 얘기다. 고로 샛별은 '동방의 별'을 말한다. '개밥바라기'라는 말이 있다. 개가 밥 먹을 시간, 저녁 해진 후에 서쪽에서 보이는 별을 '개밥바라기', '태백성', '어둠별'이라고 했다. 이 또한 금성의 다른 이름이다. 서양에서는 금성을 로마신화의 '비너스'로 명명하는데, 그리스에서는 '아프로디테',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이슈타르' 등 여러 나라에서 대체로 미의 여신의 이름으로 불린다. 헬라어로 '포스포로스(빛을 가져오는 자)'라고 하여 '재림 예수'를 의미하기도 한다는데, 석가모니가 금성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니, 밝음과 미의 상징이 금성인 것은 동방이나 서방이나 매한가지다.
같은 별일지라도 뜨는 때와 뜨는 곳에 따라 우리는 달리 부른다. 별이 이름만으로도 이쁘다. 금성의 자전 주기는 225일이고 공전 주기는 243일로 비슷하다. 금성의 하루는 지구의 117일이란다. 금성에서는 하루에 못할 일이 없겠다. 헌데, 금성의 하루는 거의 일 년과 같아서 나이는 하루에 한 살씩 더 빨리 먹겠다. 금성은 또 일반 행성들의 역방향으로 자전을 한단다. 금성에서는 해가 서에서 떠서 동으로 진다는 얘기다. 지구에 있다가 금성으로 가면 세월이 거꾸로 가는 느낌이 들까?

별들의 우리말 이름을 알아보자. '붙박이별'은 북극성 또는 항성을, '닻별'은 카시오페이아를, '늑대별'은 북두칠성의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를, '떠돌이별'은 행성을, '달별'은 위성을, '별똥별'은 유성을, '꼬리별, 살별'은 혜성을, '미리내'는 은하수를, 무수히 흩어진 잔별들은 '싸라기별, 싸락별'이라고 했다. '금싸라기'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싸라기, 싸락'이란 말은 하찮은 자잘한 것들이 아니라 소중한 식량인 쌀부스러기를 말한다. 해서 잔별들은 하나하나가 시인의 일용할 양식이며, 우리들 마음의 고향 같이 빛나는 소중한 빛이다. '싸락별'에게서 세상에 흩뿌려진 잔별들의 소중함을 배운다.

반디별 가는 길에는 시를 읊어야겠다. 별들의 예쁜 우리말을 하나하나 읊어보자. 하늘의 별도 별이려니와 땅 위의 별들을 위해, 마음 속의 별들을 하나하나 꺼내 보는 시간이면 어떨까? 이번 일행 중에 목소리 그윽하신 그 분께 올해로 탄생 100주년이라는 시인 윤동주의 별들을 하나하나 헤어 주십사 부탁을 드려볼까 보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 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 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별이 '아슬히 멀다'고 노래한 윤동주 시인의 어머니가 계신 북간도. 북간도는 왠지 북망산인 듯도 하다. 안타깝게도 그렇게 스러졌으니 말이다.

윤동주가 그리도 좋아마지 않았던 선배 정지용의 시, '압천'과 '향수'도, 손수 필사하여 읽곤 했던 백석의 시, '흰 바람벽이 있어'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까지 읊어볼 수 있기를... 시는 시인의 기록이다. 그리고 아름다운 노래다. 그 만큼 처절하다. 육개월만 더 살아도 좋았을 윤동주와 평양에서 남으로 자야를 찾아왔더라면 좋았을 백석과 6.25전쟁 발발 당시 납북을 면했더라면 좋았을 정지용 등의, 별 같은 시어들과 별이 주는 감성에 빠져보는 시간으로 무주행을 무쟈게 기다린다. <무주로 가려거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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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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