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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원짜리 포켓몬 시계, 뭐가 다를까?

로맹 제롬이 투르비옹 포켓몬 워치를 선보였다. 가격은 20만 달러. 원화로 환산하면 2억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다. 이 ‘억’ 소리 나는 포켓몬 시계를 누가 살까 의문이지만 전 세계에서 딱 한 점만 만드는 유니크 피스라 하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넓은 세상에 돈 많은 포켓몬스터 마니아 한 사람쯤은 있을 수 있으니까. 아무리 그래도 2억원이 넘는다니 도대체 어떤 시계인지 궁금증이 가시지 않는다. 시계의 면면을 살펴보자. 한눈에 봐도 화려한 모습의 투르비옹 포켓몬 워치는 직경 48mm의 큼지막한 케이스를 장착해 손목 위에서 실로 태풍과 같은 존재감을 발휘한다. 케이스는 로맹 제롬의 시그니처와 같은 블랙 PVD 코팅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졌고, 블랙 악어가죽 스트랩엔 포켓몬에서 영감을 받은 컬러 포인트를 가미해 발랄한 느낌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누가 뭐라 해도 이 시계의 백미는 단연 다이얼이다. 어블로그투워치 칼럼니스트 트래비스 칸나타(Travis Cannata)는 “내가 본 에나멜 다이얼 중 가장 아름다운 제품”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에나멜 기법을 사용해 20여 마리의 포켓몬을 하나하나 그려 넣고 이토록 선명한 컬러를 구현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투르비옹 포켓몬 워치의 다이얼은 클루와조네(Cloisonné) 에나멜 기법으로 탄생했다.
클루와조네 에나멜 기법은 가느다란 실로 윤곽선을 만들고 그 안에 도료를 채워 넣는 방식으로, 파텍필립, 피아제, 바쉐론 콘스탄틴 등 하이엔드 워치 브랜드의 메티에 다르 워치에 주로 사용되는 기술 중 하나다. 투르비옹 포켓몬 워치는 공들여 만든 다이얼을 아무런 방해(?) 없이 감상하라는 로맹 제롬의 의도대로 그 흔한 인덱스도 없고 핸즈 또한 속이 비워져 있다. 때문에 가독성은 분명 떨어지지만 2억원이 넘는 포켓몬 워치를 단순히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사진 않을 테니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시계 내부엔 RJ400-TS 칼리버가 탑재되어 있다. 이는 투르비옹이 장착된 오토매틱 무브먼트로 시간당 진동수가 28,800회에 달하며 최대 60시간의 파워 리저브 역시 가능하다. 투르비옹은 중력으로 인한 오차를 상쇄하는 장치로, 투르비옹이 들어가면 가격에 0이 하나 더 붙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최고급 시계 제조 기술로 꼽힌다. 게다가 로맹 제롬은 투르비옹에 위트까지 가미했다. 투르비옹 브리지를 피카추를 상징하는 번개 모양으로 만든 것. 사파이어 크리스털 백 케이스를 통해 RJ400-TS 칼리버가 구동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데 여기 이 시계의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가 숨어있다. 로터 위에 피카츄가 앉아 있는 게 아닌가. 그야말로 ‘심쿵’ 포인트다.

김수진 기자  |  beyondk@econov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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