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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의 신뢰성



이탈리아가 또 해냈어! 라고 하면 모두들 눈치를 챌 것이다. 안 좋은 쪽으로 말이다. 항상 은행 관련 큰소식은 주말에 터지게 마련인데, 지난주 주말, 이탈리아 재무부는 작지만 엄청난 발표를 했다. 부도 위험에 처한 Veneto Banca와 Banca Popolare di Vicenza의 자산 매각에 대대적으로 개입하기로 한 내용이다.

이게 왜 문제가 되느냐, 고생고생해서 만들었던 은행연합(참조 1)의 규칙을 우회할 “창의적인 방법”을 이탈리아가 만들어서다. 그렇다면 규칙은 또 무엇이냐… 원래 은행연합의 취지는 은행 자본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납세자의 세금보다는, 개인 투자자들이 좀 희생하라는 내용이었다. 또한 정부의 보조를 금지했다.

거칠게 말하자면, 이번 이탈리아의 경우는 납세자들에게 부담을 지우고 정부가 나서서 (간접적으로) 보조하는 편을 택했다. 구체적으로는, 우량 자산을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Intesa Sanpaolo에게 매각하고, 부실 채권(100억-200억 유로)은 따로 배드뱅크(참조 2)를 만들기로 했다. 정부 예산으로 말이다.

선순위 채권(senior bond) 소유자들만 신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소식이 더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까닭은 불과 몇 주일 전인 6월 초, 스페인에서 똑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Santander 은행이 Banco Popular 자산을 매입하기로 했을 때는 우선적으로 채권자들이 손해를 보는 방식이었다.

우회한 방법은? “public interest”의 해석이다. 경제 악영향을 이유로 정부가 세금으로 처리키로 한 것이다. EC는? 결국 허락해줬다(참조 3). 하지만 이탈리아 정부만을 뭐라고 하기는 좀 뭐하다(말이 이상하다).

EU의 은행연합이 본질적으로 갖는 한계 때문이다(참조 4). 두 가지다. 우선 현재의 은행연합에 좋은(?) 규정이 다 있기는 하지만 대형은행이 아니면 각국 정부가 개입하기 너무 쉬운 구조다. 게다가 보통국가(응?)라면 다 있는 예금자 보호정책이 EU의 은행연합에는 없다. 둘 다 독일이 반대해서 안 들어가 있는데, 여기서 필연적으로 구멍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또한 이런 일이 발생했으니, 저 두 한계를 당장 고칠 수도 없을 것이다. 중소형 은행의 최종 대부자 역할은 모든 회원국들의 이해관계에 맞을 뿐더러, 예금보장 논의를 총선 전의 독일이 잘도 이해해 주겠다.

게다가 얼핏 보면, 시장경제에 맞지 않나? 선순위 채권부터 보호하는 정책이 말이다. 쉽게 뭐라 할 수 없는 일은 도처에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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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1. 스트레스 테스트(2014년 10월 27일): https://www.facebook.com/minbok/posts/10152755136419831



3. Il salvataggio delle banche venete(2017년 6월 26일): http://www.ilpost.it/2017/06/26/banche-venete-salvataggio/


4. 은행연합의 조건(2012년 12월 13일): https://www.facebook.com/minbok/posts/455224997858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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