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강남시니어클럽 시험감독관파견사업단
서울강남시니어클럽 ‘시험감독관’ 사업…교직·공직 출신 시니어들 선호
빨라진 은퇴와 고령화로 제2의 직업을 찾는 만60세 이상 시니어들이 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위한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다. 시니어일자리는 주로 청소나 택배 혹은 음식업에 치중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27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17 60+시니어 일자리 한마당’에 채용을 목표로 참가한 기업들 역시 대부분 단순 서비스직 및 노무직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박람회에는 시니어들의 다양한 경력과 직업흥미를 고려해 여러 사업 활동을 개발하고 있는 전국 각지의 ‘시니어클럽’들도 다수 참여했다. 시니어클럽은 보건복지부 지원 아래 만60세 이상 시니어들을 위해 다양한 사회활동을 제공하는 ‘노인일자리지원기관’이다.
이들 시니어클럽의 일자리사업 중에는 특히 교직이나 공직에 몸담았던 경력을 활용할 수 있는 시니어일자리도 있었다. 바로 서울강남시니어클럽의 ‘시험감독관’ 사업이다.
140명 채용 중인 시니어 시험감독관…각종 국가 및 민간시험 관리감독 경험이 필수
채용 후 상·하반기 정규 교육 이수 필요, 지속적인 근로자 관리
강남시니어클럽의 시험감독관 사업은 각종 국가시험, 자격증시험, 민간시험 등에 파견돼 전문적으로 시험을 감독하는 감독관 일자리를 제공한다. 현재 시험감독관 사업에는 140명의 시니어근로자가 고용되어 있다.
박람회에 참여한 강남시니어클럽의 김경민 사회복지사는 이날 기자와 만나 담당하고 있는 시험감독관 사업과 관련해 상세한 채용과정과 근로환경을 설명했다.
김 복지사에 따르면, 강남시니어클럽의 시험감독관 사업은 시니어일자리 활성화를 위해 보건복지부의 예산을 배정받는 국가 지원 사업이다. 따라서 만60세 이상 시니어들이 채용지원을 할 수 있다. 근로는 최대 만65세까지 가능하다. 다만 시험감독과 관련한 사전 경험이 있는 시니어들은 최대 만70세까지 일을 계속할 수 있다.
시니어 시험감독관은 다른 시니어일자리에 비해 자격요건이 분명하다. 전직 교직이나 공직 출신으로 관련 시험 감독 경험이 있는 시니어들만 지원할 수 있다.
다만 김경민 복지사는 “민간기업 출신이라도 시험 감독 경험이 있고 채용 과정에서 감독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채용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현재 고용되어 있는 근로자 가운데 11명 정도가 일반 기업을 다니다 퇴직한 시니어다.
채용 과정은 매년 1월 초 사업설명회를 시작으로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친다. 김경민 복지사는 “국가시험이든 민간시험이든 시험 감독 경험이 있는 것이 유리하며, 면접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국가 자격증 시험이나 공무원 채용 시험, 일반 기업 입사시험 등 굉장히 중요한 시험들을 공정히 치러지도록 감독하는 직업인만큼 어느 정도의 전문성은 필요하다”는 게 김 복지사의 설명이다.
자주 있지는 않지만 기계나 전기, 안전 분야에서 실시하는 실기 시험을 감독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관련 경력이 있어야 한다. 김 복지사는 “이 분야에서는 적어도 20~30년은 일하신 분들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시니어 시험감독관은 채용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전문교육을 받아야 한다.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정기교육을 받으며, 시험 수요처가 요청 시 수시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김경민 복지사는 이와 관련해 “시간이 길지 않고 큰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말 근무에 일급 7만원…부담 없는 근로 시간과 업무 내용에 만족도 높아
시니어 시험감독관은 주로 주말에만 근무한다. 국가 및 민간 시험이 대부분 주말에 진행되기 때문이다. 대체로 사업단 내 고유 순번이 정해져 있어 이 순번에 따라 파견된다. 급여는 하루에 약 7만 원 정도이며 당일 바로 지급된다.
김 복지사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시니어감독관들의 총 급여는 많지 않은 수준이지만 막상 근로자들의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 복지사는 “공직이나 교직에서 일하다 은퇴하고 재취업을 준비하는 분들 중에는 갑자기 고객을 상대하거나 배달 같은 일을 하려니 낯설고 힘들어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고 설명했다. “그런 분들에게는 특히나 시험 감독관이 안성맞춤”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무원이나 교직원들은 이미 재직할 당시부터 관계자로서 관련 시험을 감독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자신의 경력과도 관련이 있고, 또 경험상 낯설지 않은 시험감독관 일을 재취업 일자리로 선호하는 시니어구직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다른 직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시간과 부담 없는 근무를 원하는 공직·교직 출신 구직자들이 주로 지원을 하고 있다.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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