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림으로 보는 달라도 참 다른 아시아
어쩌다한 이유로 홍콩에 거주한 지 1년이 되어간다.
홍콩에 거주하면서 보고 느낀 점을 공유해보려한다.
가장 첫 번째는 좀 센걸로 가봐야지.
홍콩 사람들을 관찰하자면 굉장히 흥미롭다.
그들이 나를 봤을 때 나도 흥미로운 존재인 걸 배재하면 암튼 그렇다.
영국령으로 인해 서구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아
'중국과 다르다(?)'는 차별성이 없지 않아 있다.
사실 내가 중국을 안 가봐서...뭐 함부로 단정짓긴 어렵다.
하지만 특별히 근무 환경에서는 웨스턴 특유의 수평적 문화가 드러나고,
그 ...어느어느 나라에서 볼 수 있는 꼰대 의식은 전혀 없는게 사실.
암튼 간에,
1년이 지나도, 아니 백년이 지나도 이해할 수 없는 문화가 있다.
그건 바로 '트림'이다. 아니 왜.! 왜왜왜왜왜 그러는거야!!!
쓰면서도 그 동안 들어왔던 트름소리가 귓가에서 멜로디를 이룬다.
아파트 동으로 걸어가며 들었던, 내 뒤에서 들리는
허공을 향해 자신감있게 내뱉는 트림소리는
아마 그 만의 아이덴티티가 아니였을까.
그것은 나만의 아름다운 착각이었다.
마트에서 계산을 기다리는 줄에서도 '걱'
비좁은 엘레베이터 안에서도 '걱'
특히, 헬스장에서 런닝 머신을 뛰며 스텝에 맞춰 내뿜는 '걱,궉,걱'
(정말 이때는....음식냄새가 날 정도로 리얼했다. 화났다.ㅋㅋㅋ)
식당에서도 예외없이 '걱거러러러러러러걱'
옳지 그렇지 카페에서도 '그억'
물음표 백만개가 생긴다.
왜 이 부분에서는 웨스턴 문화가 흡수되지 않은게야.
그런의미에서 재미있는 나라임은 분명했다.
중국문화에서 트림의 의미는 식사를 잘 먹었다는 감사의 의미라고 했다.
아마도 홍콩도 그 중국문화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모순아닌 모순이라면.....그들은 중국 문화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홍콩에 있는 내내, 영어학원을 다녔다.(지금은 마친상태)
그곳엔 정말 다양한 나라의 학생들이 모인다.
프렌치, 핀란드, 이태리, 일본, 중국, 필리핀, 대~한민국
특히, 영어 시험 코스를 수강할 땐 홍콩 사람들이 많았는데
마침 수업 시간이 저녁 6시 45분이었다.
수업시간 직전에 도착해서 음식을 와구와구 먹거나,
수업시간 도중에도 음식을 와구와구 먹는다.
음식의 종류도 다양하다. 햄버거, 과자, 피자, 빵, 파스타..ㅋㅋ
그래서 트림의 종류도 넘나 버라이어티한 것.
1교시가 끝날 쯤엔 다들 소화가 되었는지,
트림 협주곡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내 옆의 홍콩친구 스테파니가 '그어어어어어억' 하고 반주를 깔아주면,
옆 테이블에선 도입부를 시작하고, 그 옆테이블에선 클라이막스를 장식한다.
그 중엔 중국 만다린은 너무 시끄럽고, 중국 사람들 매너없어서 싫다는
케빈....머시기 한 애도 있었다. (흠..내가 보기엔 말이야...Same Same)
한 번은, 정말이지 어떤 친구가 너무 트름을 크게해서 깜딱 놀랐는데
나만 빼고 모두가 평온한 표정이었다. 난 아직, 갈길이 먼 스트레인져인가보다.
홍콩 사람들은 합리적이며, 직설적이다.
어느 면에선 윤리적 의식이 굉장히 강하나, 은밀한 곳에선 쉽게 무너지기도 한다.
아마, 홍콩여행 중 공중 화장실을 다녀온 여성분이라면 이해할 수도..
하지만 역으론, 본인에게 돌아오는 정도의 불쾌감을 잘 인내한다.
사실 별로 신경쓰지 않는 쿨함도 있다.
처음 홍콩에 와서 놀란 건, 내가 걷다가 모르고 앞 사람의 발을 밟거나 팔꿈치를 쳤을 때,
사과를 하기도 전에 쿨하게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사과 할 시간 안 준다. 빨리해야한다.ㅋㅋ
트림도 그런거 아닐까 싶다.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에 민감한 우리나라와 일본 사람들은 조금 더 예민하게 받아들여질지도..
타지에 살면서 느끼는 다른 문화 중 하나 '트림'
달라도 참 많이 다른 아시아다.